“연적?”
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
“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
경주도 피식 웃었다.
“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
“그렇다고!”
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
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
“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
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
“신은 무슨!”
아람은 어이없었다.
“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
“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
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
“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
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
“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
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
“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
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
“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
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