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아는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 얼굴에는 피가 몰려 벌겋게 달아올랐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지만 나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응시했다. 내가 진심으로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듯했다.
내가 손을 놓자,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조금 전의 질식할 것 같은 공포에 넋이 나간듯했다.
그녀는 도망치려 했지만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다시 끌고 왔다.
나는 임수아를 억지로 무릎 꿇게 했다.
그녀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머리카락이 뜯겨나가는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제발 살려줘. 돈 많이 줄게.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 줄게...”
나는 임수아의 머리채를 잡고 우진의 묘지로 끌고 가 우진의 무덤 앞에 무릎 꿇렸다.
“널 죽이진 않을 거야. 살아서 내 아들한테 속죄하게 해야지!”
나는 그녀에게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참회하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도록 강요했다.
그녀가 힘겨워할 때마다 나는 그녀의 아들을 볼모로 협박했다.
역시 이 방법이 통했다. 임수아는 모든 분노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냉소를 흘리며 나는 두 군데에 전화를 걸었다.
이제 모든 것을 끝낼 때가 되었다. 나는 내 아들을 이렇게 억울하게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단 한 놈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도착했다. 임수아를 보자마자 그들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감싸려 들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비웃음을 흘렸다.
“역시 임수아 씨는 매력이 대단해. 하지만 오늘 두 사람을 부른 건 서현민의 일 때문이야.”
“아이에게는 아빠가 있어야 하잖아? 모든 아빠가 친아빠는 아니지만.”
이쯤 되니 두 사람 다 내 의도를 파악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고 순간 분위기가 팽팽해졌다.
서연호는 얼굴을 굳히고 화를 냈다.
“미연아, 너 그렇게 할 짓 없냐. 현민은 내 아들이야, 그건 절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임수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공들여 계획했던 일이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