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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rd with Zero Balance

The Card with Zero Balance

By:  Forced Love AgainCompleted
Language: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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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ear I started middle school, my parents solemnly handed my sister and me each a bank card. "This is your college fund. There's 100,000 dollars in each one. The password is your birthday. Don't touch it unless it's truly an emergency." I listened. I treated that card like a treasure. I never bought a single new piece of clothing. Even my worn-out canvas shoes got patched with glue and worn again. I thought that if I was just responsible enough, I'd live up to my parents' idea of "fairness." Then, after the SATs ended, I wanted to use the money on the card for a graduation trip with my classmates. Instead, the ATM screen flashed a number that burned my eyes: [Balance: $0.00]. At that very moment, my sister posted photos on her social media of a first-class ticket to Iceland. It hit me then. Two identical cards, and only hers had ever held real money. For six straight years, my parents had played a worthless card to string me along — buying my youth, my obedience, my very self. If they couldn't keep things from tipping over, then I'd tear it all down myself. With my own two h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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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Chapter 1

주천우가 내가 없는 걸 알아챈 건 두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그가 전화를 걸 때면 내 휴대폰에선 늘 시끄러운 해외 록 음악이 울렸다. 주천우가 멋대로 설정해 둔 벨 소리였다.

내 취향에는 도무지 맞지 않아, 예전에 내가 선호하는 편안한 경음악으로 변경해 달라며 애교 섞인 부탁을 건넨 적도 있었지만 주천우의 반응은 그저 냉담하기만 했다.

그때 그의 차갑고 단호했던 말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내가 왜 네 비위까지 다 맞춰야 하냐?”

무안해진 나는 서둘러 사과했다.

그런데 방금, 절친인 진민정의 SNS에 새 피드가 올라왔다.

[어이없어. 석 달 전에 어떤 바보한테 추천해 준 노래인데, 난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어서 질린 곡을 얘는 아직도 벨 소리로 쓰고 있네.]

주천우가 불과 3분 전에 흔적을 남겼다.

[그 바보가 누군데?]

[너 말고 또 있겠냐!]

진민정의 댓글은 칼답이었다.

액정 너머로는 여전히 전화 수신음이 끈질기게 울리고 있었다.

문득 헛웃음이 나왔다. 주천우는 대체 마음을 몇 갈래로 쪼개어 쓰기에 두 여자 사이를 태연히 겉돌 수 있는 걸까.

내가 전화를 받지 않자, 이번에는 화약통이 터지듯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너 대체 어디 간 거야? 제발 적당히 좀 해, 늦은 밤에 나 피곤하게 하지 말고.]

주천우의 원망 섞인 푸념은 끝날 줄을 몰랐다.

진짜로 가슴이 철렁한 모양이었다. 그때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가씨, 정말 모르는 모양인데 그저께 바로 그 버스 정류장에서 성폭행 사건이 터졌었어요. 병원으로 실려 간 피해자도 결국 숨을 거두는 바람에 지금 온 도시가 공포에 떨고 있다니까요. 그래서 오늘 아가씨를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 태웠을 때 심장이 얼마나 내려앉았는지 몰라요. 내가 부모였으면 걱정으로 밤을 꼬박 새웠을 겁니다.”

내 손가락이 미세하게 파르르 떨렸고 시선은 다시 휴대폰 화면으로 향했다.

[너는 왜 이렇게 철이 없냐? 데리러 가는 게 아주 조금 늦었을 뿐이잖아.]

[진민정은 손님이고 네 단짝이기도 한데, 네가 좀 양보해 주면 어디가 덧나냐?]

휴대폰을 쥔 손이 주체할 수 없이 떨려왔고 가슴은 마치 날카로운 칼로 후벼 파는 듯이 아파왔다.

기사 아저씨는 당황했는지 황급히 위로를 건넸다.

“아이고, 울지 마요, 아가씨. 내가 괜히 흉흉한 소리를 해서 미안해요. 더는 얘기 안 할 테니까 마음 가라앉혀요.”

나는 붉어진 눈시울로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순간 참담함과 동시에 알 수 없는 해방감이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

“아니에요. 일깨워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한걸요.”

잠시 후, 주천우로부터 마지막 문자가 당도했다.

[됐다, 나도 이제 지쳐서 도저히 너 못 달래겠으니까 혼자 알아서 머리 좀 식혀.]

내게 도달한 스물여덟 통의 문자 중 스물일곱 통 반이 전부 내 이기심을 나무라는 꾸짖음이었다.

그래 놓고 마무리는 달래기에 지쳤다는 투정이라니.

해일처럼 들이닥치는 극도의 피로감 속에서 나는 휴대폰의 전원을 차단하고 아무 생각 없이 눈을 감아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내가 너무 곤히 잠든 것을 본 기사 아저씨는 나를 깨우지 않고 무려 세 시간이나 더 기다려 주셨다.

고마운 마음에 수고비로 5만 원을 더 얹어 드렸다.

기사 아저씨는 무척 기뻐하시며 내리기 전에 다정한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아가씨, 들어가면 얼른 발부터 녹여요. 신발이 아주 흠뻑 젖었네.”

따뜻한 배려에 가슴이 뭉클해져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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