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릴리는 속으로 생각했다.‘선비님께서 로스차일드 가문과 맺은 협력은 거풍환을 거래하고 AI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 사람들은 선비님뿐만 아니라 로스차일드 가문과 엔비디아까지 주시하고 있었어. 선비님이 필요로 했던 그래픽카드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회장 하워드가 직접 해결한 일인데, 손금옥과 그 배후 인물들의 정보력은 정말 엄청나군...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머지않아 진실을 알게 될 거야…’이렇게 판단한 릴리는 입을 열었다.“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선비님께서는 거풍환을 조건으로 하워드 로스차일드와 협의를 맺으셨고, 로스차일드 가문이 선비님을 위해 AI 모델을 구축해주기로 했습니다. 말씀하신 그래픽카드 납기 지연도 아마 그 때문일 겁니다. 다만 그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릅니다.”손금옥은 눈을 크게 뜨며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현재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AI 모델은 로스차일드 가문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데… 설마 은 선생님께서 하워드와 합의한 게 바로 그 모델입니까?!”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바로 그 모델입니다.”손금옥은 단번에 상황을 이해하고 크게 감탄했다.“역시 은 선생님답습니다! 하워드 손에서 AI 모델을 끌어내다니… 이건 앞으로 폴른 오더와 오시연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무기가 될 겁니다.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릴리는 상대가 진심으로 이 사실을 기뻐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고개를 끄덕였다.“폴른 오더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현대 사회 안에 존재하는 조직이죠. AI 모델은 사회 전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니, 그들도 그 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델이 있다면 선비님께서 그들을 훨씬 빠르게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손금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릴리 아가씨, 이렇게 서로 인식을 공유했으니 저는 곧 이곳을 떠나겠습니다. 혹시 저를 찾을 일이 있다면 오늘처럼 관음사에 와서 향을 피우세요. 향을 올린 시점부터 48시간 안에 제가 이곳에 와서 릴리 아가씨를 만나겠습니다.
원래 안예선은, 시후가 미국에 가서 피터 주를 구출하면 반드시 사방보당을 손에 넣을 것이라 생각했다.설령 사방보당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삼지 않더라도, 최소한 일정 기간 손에 두고 그 안의 이치를 깨닫는 데 사용할 수는 있을 거라 여겼다.하지만 안예선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시후가 사방보당을 손에 넣자마자, 이중열을 시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그것을 한국으로 돌려보낼 줄은.그렇게 짧은 시간으로는, 그 안에서 어떤 도법도 깨달을 수 없을 것이다.이 점이야말로 안예선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었다.그녀는 시후가 사방보당을 독차지하길 바란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 보물은 너무나도 귀한 것이었고, 시후 역시 그것을 뉴욕에서 가져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에, 잠시라도 손에 두고 깨달음을 얻은 뒤에 한국으로 돌려보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이때 릴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선비님께는 선비님 나름의 생각이 있으시겠죠. 사방보당은 선비님께서 뉴욕에서 가져오시고 또 사람을 시켜 한국으로 돌려보내신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피터 주가 치른 대가가 더 컸습니다. 게다가 사방보당 자체가 선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나라의 근간과도 같은 중대한 보물입니다. 선비님께서 그것을 개인적으로 보관하지 않으신 건, 세상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지 않기 위함일 겁니다.”손금옥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은 선생님의 그릇이 크다는 건 분명 감탄할 만한 일이지만, 이번 기회를 놓친 건 안타깝네요.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릴리가 말했다.“선비님께서 수련하신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이정도 성취를 이루셨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진다면, 앞으로의 가능성은 끝이 없을 겁니다. 사방보당의 기회를 놓친 것쯤은 문제 되지 않아요.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요.”손금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릴리를 바라보고 진지하게 말했다.“릴리 아가씨, 저희가 가장 걱정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은 선생님께서 지리산에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손금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금으로서는 은 선생님께서 지리산에 가지 않고, 『구현경서』를 건드리지 않기만 하면, 기본적으로는 큰 위기를 피할 수 있습니다.”릴리가 물었다.“말씀하신 그 위기라는 게… 맹장명 때문인가요?”“맞습니다.” 손금옥이 고개를 끄덕였다.“맹장명 때문입니다. 릴리 아가씨의 스승님이죠.”릴리가 다시 물었다.“스승님이… 정말로 죽지 않은 건가요?”손금옥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죽긴 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죽은 건 아닙니다. 때가 되면 다시 되살아날 수 있지요.”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보아하니 스승님은 정말 자신을 위해 승룡격의 육신을 길러, 그 몸을 빼앗으려는 거군요.”“맞습니다.” 손금옥은 릴리가 그 수준까지 꿰뚫어 본 것에 놀라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맹장명은 운 좋게 천 년을 살았지만, 그것도 그 사람이 얻을 수 있는 한계였습니다. 설령 열 번을 다시 태어난다 해도 천 년을 넘는 수명을 얻을 수는 없죠. 천도를 넘어서려면 반드시 승룡격을 갖춰야 하는데, 자신의 명격은 바꿀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택한 겁니다. 스스로를 위해 승룡격의 육신을 만들어내려는 거죠. 천 년 동안 쌓아온 수련 경험에 그런 육신까지 갖추게 된다면… 천도를 넘는 것도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릴리가 물었다.“그렇다면 은 선생님께서 지리산에 가지 않고, 『구현경서』 속 심법을 수련하지 않으면 위협을 받지 않는 건가요?”손금옥은 고개를 저었다.“그 부분은 아직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게 가장 최선이고 현실적인 방법입니다.”릴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물었다.“그런데 손 씨는 도대체 정체가 뭐죠? 그리고 배후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손금옥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죄송하지만, 그 질문에는 답해드릴 수 없습니다.”릴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왜죠? 이렇게 뒤에서 돕는 것보다, 차라리 선비님과 직접
그 시각.릴리는 안예선의 예상대로, 관음사로 향하는 도시고속도로에 차를 올리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안예선의 추측과 같았다.가짜 비구니가 계속 시후를 주시하고 있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시후를 보호해왔던 만큼, 지금 이 상황에서도 분명 어딘가에서 시후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 여겼다.어쩌면 상대는 지금 자신과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만약 정말 주변에 있는 거라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 역시 은밀히 감시당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 혼자 관음사로 향하는 행동 자체가, 상대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는 신호가 될 것이다.물론 릴리도 자신의 추측이 틀렸을 가능성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자신의 착각일 수도 있고, 상대가 애초에 자신을 주시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릴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한 번 시도해보는 데 큰 대가가 드는 것도 아니고, 아무 성과가 없으면 그대로 차를 돌려 돌아가면 그만이었다.평일 점심 시간이라도 차들은 많았다. 릴리는 차를 몰아 40분 남짓 만에 관음사 입구에 도착했다.관음사가 있는 관악산은 규모가 크고, 산을 따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차량은 모두 입구 주차장에 주차한 뒤 도보로 입장해야 했다. 그래서 릴리는 곧장 주차장으로 들어가 차를 세운 뒤, 절 안으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둘러보며 상대에게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드러내고, 상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점심 시간이었지만 등산객들은 많았고,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릴리는 다행히 차량이 없는 자리를 골라 차를 세웠다.차를 완전히 멈춘 뒤,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그대로 올라탔다.릴리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릴리는 오시연의 부하들에게 들킨 줄 알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옆쪽을 바라봤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갈색 니트 모자를 쓴 노부인이었다.조금
안예선은 말을 하다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표정이 살짝 굳으며 말했다.“손 실장, 릴리가 관음사로 찾아올 수도 있어. 혹시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겠군. 나는 잠시 떠나 며칠 쉬고 올게요. 그러니 손 실장은 여기서 하루 더 머물러. 만약 내일 이 시간까지도 릴리가 오지 않으면 나를 다시 찾아오고, 릴리가 혼자서 찾아온다면 기회를 봐서 한 번 만나봐요. 시후가 『구현심경』을 수련할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번에 미국에 가서 로스차일드 가문과 어떤 협력을 맺었는지도 물어보고. 오늘 아침에 들은 소식인데, 실리콘밸리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기다리던 몇몇 기업들이 이유 없이 납기가 연기됐다고 하더군. 나는 이 일이 시후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손 실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사모님, 갑자기 왜 릴리가 관음사로 저를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안예선이 차분히 설명했다.“지난번 지리산에서 릴리를 막아섰을 때, 릴리는 우리의 정체는 몰랐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한 이유가 시후를 걱정해서, 혹시 위험에 처할까 봐 그랬다는 건 분명히 눈치챘을 거야.”“이번에 시후가 『구현경서』를 가지고 돌아와 곧바로 서초화원으로 가서 릴리를 만났다는 건, 마음을 열고 모든 걸 털어놓았다는 뜻이겠지. 릴리의 지능이라면 이 모든 게 맹장명이 꾸민 함정이라는 것도 분명 간파했을 거고, 『구현경서』가 시후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달았을 거야.”“지난번에는 시후가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가 직접 개입했지만, 이번은 그때만큼 긴급하지는 않아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죠. 릴리는 우리가 여전히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충분히 짐작할 거라서...”“만약 릴리가 우리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고, 또 우리들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걸 확신하게 되면,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에게 만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낼 거야.”“손 실장은 지난번에는 비구니로 위장해서 릴리를 만났어. 만약 앞으로 24시간 안에 릴리가 있는 어떤 절이나 암자라도 찾는다면, 그건 우리에게
릴리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선비님, 이 복사본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시후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릴리에게 맡길게. 보관해도 되고, 전부 태워버려도 괜찮아.”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처리하겠습니다.”릴리는 시후를 문밖까지 배웅한 뒤, 구영산에게 한숙현을 시켜 시후를 샹젤리 온천으로 데려다주도록 했다. 그리고 혼자 다시 최상층 별채로 돌아와 『구현경서』 복사본을 모두 정리했다.릴리는 원래 이 종이들을 바로 화로에 넣어 태워버릴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녀는 혼자 방석 위에 앉아 몇 분간 명상에 잠겼다가, 갑자기 결심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의 가방을 찾아 복사본을 전부 넣고, 릴리는 가방을 멘 채 별채를 나섰다.돌계단을 내려온 뒤, 릴리는 이곳을 지키고 있던 장시우에게 말했다.“구 씨에게 말해서 눈에 띄지 않는 차 한 대 준비해 달라고 해요. 잠깐 다녀올 곳이 있어.”장시우가 서둘러 물었다.“아가씨, 제가 함께 모실까요?”릴리는 단호하게 손을 저었다.“아니. 혼자 다녀올게요!”……그와 동시에, 관음사 산중 별원.연로한 손금옥은 안예선이 쉬고 있는 선방으로 들어와 공손하게 말했다.“사모님, 도련님께서 비행기에서 내리신 뒤 바로 서초화원으로 가셨습니다. 아마 릴리를 만나러 가신 것 같군요.”“그래, 알겠어요.” 안예선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보아하니 시후에게는 릴리가 비밀을 나누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 모양이군.”손금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도련님과 릴리는 모두 많은 비밀을 짊어진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두 사람의 비밀은 그 놀라운 정도도 비슷하니, 마음을 터놓게 되면 분명 공통된 이야깃거리가 많을 겁니다.”안예선은 감탄하며 말했다.“무엇보다 릴리가 너무 영리하다는 게 크지. 시후가 그 아이와 더 많이 소통할수록 실수할 가능성은 더 낮아질 거야. 40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이 자신의 곁에서 계속 오류를 바로
하영수가 물었다. "아버지, 혹시 앞으로 계획이 있으신가요?"하성호가 말했다. "내가 좀 고민을 해봤는데.. 대기업들을 찾아 다녀 보기로 했다. 엘에이치 그룹 외에도 LCS 그룹, Koreana 그룹도 있지. 박혜정의 집안과도 협력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 결국 적의 적은 친구 아니냐. 그러니 그들도 우리와 비슷한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박혜정의 생사는 현재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상실감을 겪고 있을 거다..”하영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아버지, 이 세 집안은 굉장히
김상곤은 "아직도 나에게 고맙다고 하네.. 괜찮아.. 그 때 너도 이렇게 날 간호해줬잖아..”라고 말했다.한미정은 이 말을 듣고 또 다시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녀는 작게 속삭였다. "그건 다 예전 일이니까 계속 얘기하지 마...""왜~~~! 어때서 그래?" 김상곤은 큰 감동을 받은 듯 말했다. "나는 결코 그 날 있었던 일을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데.. 오랫동안 너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 마침내 이제서야 그 기회를 잡았어.. 그런데 왜 말을 못하게 해..."그러자 한미정이 다시 말했다. "아니.. 말을 못하게 하
이렇게 생각하자, 김상곤이 말했다. "좋아, 네가 뛰고 싶다고 하니까 나도 따라가야 지 뭐.”"그래 좋아!" 한미정이 서둘러 말했다. "그럼 먼저 나가~ 난 옷을 갈아입고 바로 출발할 테니까~!""알았어..." 극도로 우울해진 김상곤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고, 풀 죽은 얼굴로 돌아서서 문 밖으로 나갔다. 그의 눈에 이 침실은 거의 30년을 기다렸던 환상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려 들어온 이곳에서 나와 문밖에 서서 한미정이 안에서 옷을 갈아입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미정이 옷을 갈아입은 후, 그
"그 녀석은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면 바로 반격하여 엿을 먹일 그런 성격이야. 그리고 만약 바로 반격할 수 없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라도 비밀리에 반격을 할 성격이지.. 어쨌든, 그 녀석은 목표가 하나 정해지면 눈에 보이는 것이 그것 하나일 뿐이네.. 게다가 그 녀석의 눈에는 제약이나 족쇄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야..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지난 번에 소리와의 일이 있지.. 그 때 소리가 그 녀석의 이모인데 어쩌라는 식으로 나오더라고..? 일단 소리가 먼저 시후를 업신여기고 그 녀석의 아내와 아내의 집안 사람들을 무시하긴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