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연회장으로 이동했고, 생일잔치도 곧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송 회장은 시후와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 송 회장의 옆에는 장남과, 셋째 아들, 넷째 아들이 앉아 있었다. 송 회장의 상속인들 중 송영예의 아버지는 장남이고, 민정의 아버지는 차남이었다. 하지만 민정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민정은 혼자 상속을 받게 될 것이었다. 송 회장의 셋째, 넷째 아들은 나이가 비교적 어렸기 때문에 그들의 자녀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10대, 막내는 6살 정도 되었다, 모두 아직 학교에 다니는 터라 세대 교체에서는 경쟁력이 별로 없었다.그리고 나머지 손님들도 모두 다른 테이블들에 차례로 앉았고, 시후는 자연스럽게 천진 그룹, 로이드 그룹, 이화룡과 함께 한 테이블에 앉았다.오송 그룹은 또 다른 그룹 식구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함께 앉은 그룹 대표들은 또 다시 오송 그룹에게 아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식탁 위에 맛있는 음식들과 와인이 일찌감치 준비되어 있었다. 시후 역시도 귀빈석에 앉기는 했지만, 민정과는 함께 앉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눈은 계속 해서 시후를 주시하고 있었고, 결코 중간에 다른 곳을 바라보지 않았다. 시후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진설아, 그의 왼쪽에는 임 대표가 앉아 있었다. 임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시후에게 낮은 목소리로 "은 선생님, 청년재 별장 인테리어가 거의 끝났는데, 언제 이사하실 건가요?"라고 속삭였다.그러자 시후는 "내부가 다 꾸며지면 그 때 이사 가도록 하죠."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유나와 상의하여, 별장의 내부 가구들의 배치가 끝나면 이사를 가서 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훨씬 더 생활 환경이 나아질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층에서 장모와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능한 그녀의 방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임 대표는 이 말을 듣고 황급히 "은 선생님, 제가 그럼 미리 가구, 가전제품들을 넣어 둘까요? 그러면 사모님과 함께 빨리 묵으실 수 있을 것 아닙
이때 시후의 카톡에는 민정으로부터 온 메시지가 있었다. 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이때 최우식 대표 부자는 반대편 귀빈석에 앉아 있었다. 우신은 민정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민정의 시선이 닿는 곳에 시후가 있었다. 둘 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보였다. 한 명이 놓으면, 다른 한 명이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명이 휴대폰을 들면 다른 한 명이 들고, 이건 딱 봐도 카톡을 주고받고 있는 걸로 보였다.우신은 또 다시 분노가 끓어올랐다. 자신이 민정에게 카톡을 보냈을 때는 자신에게 프로필 사진 조차도 보여지지 않았는데. 심지어 말을 걸어도 그녀는 거의 상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시후와 이야기를 하는 빈도를 보면 1초라도 늦을까 봐 걱정하며 바로바로 답장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여성스럽게 수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도 여자를 무수히 많이 꼬셔봤으니, 우신은 민정이 은시후를 좋아하게 되었음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그러자 그는 옆에 있던 최우식 대표에게 "아버지, 이 은시후라는 놈을 꼭 죽여야 해요! 오늘 밤 죽여버리세요!!"라고 말했다.최우식 대표는 뼛속까지 가득한 우신의 분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들, 내가 너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 줄 아느냐?”우신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우식 대표는 민정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불만스러운 유일한 점은 네가 일을 너무 성급하게 해서 경중과 완급을 구분할 수 없다는 거야.. 은시후라는 저 놈은 힘이 좀 있긴 하지만, 배경이 없는 평범한 놈일 뿐, 우리는 그를 언제든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이게 급한 일이 아니라고! 그 때문에 이룸 그룹과 관계를 깰 필요가 없어~ 지금은 민정 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 급선무라고!"우신은 여전히 달갑지 않았지만, 대답할 수밖에
오늘 밤 이화룡이 죽임을 당한다는 생각에 우신은 가슴이 두근댔다. ‘아버지 말씀이 맞아, 이화룡은 은시후가 서울에 있을 때 가장 큰 힘인 셈이야! 은시후를 무난히 처리하려면 먼저 그 힘의 원천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이 원천을 우리 집의 것으로 만들어야지! 이렇게 되면 오송 그룹이 앞으로 서울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된다! 그 때쯤이면 은시후는 날 모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천진 그룹은 물론 로이드 그룹까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오송 그룹을 핥으며 대가를 치를 것이다.’이때 최우식 대표는 우신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우신아, 벌써부터 흥분하지 마라.” 우신은 황급히 얼굴의 흥분을 거두며 "아빠, 알겠어요!"라고 말했다."그래." 최우식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회장님의 축하 선물은 잘 챙겨 왔니?”우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준비 다 됐습니다. 듣자 하니 송 회장님께서는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저도 좀 관심이 생긴 중국 미술 작품을 한 번 준비해봤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웨이민준이라는 사람 아시죠? 아마도 회장님께서 좋아할 거라고 믿어요!”최우식 대표의 눈에 흐뭇한 빛이 역력했다. 웨이민준의 작품은 최근 냉소적 리얼리즘을 표현한 작품으로 중국의 현대 미술에서 유명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생일 잔치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송 회장은 작은 단에 올라, 현장에 있던 모든 내빈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며, 축사를 했다. 축사가 끝난 뒤 생일잔치는 모든 사람이 돌아가면서 축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송영예의 아버지, 삼촌, 사촌이 일어나 송 회장의 앞으로 나왔다. 세 사람은 먼저 할아버지께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인사한 다음 생일 선물을 드렸다. 비서는 옆에서 선물을 받은 뒤 송 회장에게 물건들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송영예의 아버지 송천명은 종이 한 장을 송 회장에게 드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아버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제가 따로 모시고 가지는 못해서
세 아들이 선물을 한 뒤, 민정과 영예는 함께 일어나 할아버지 앞에 섰다. 두 사람은 동시에 송 회장 앞에서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영예가 말했다. “저는 8천만 원어치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이건 옥 장식인데요, 할아버지 복 많이 받으세요." 이어 민정도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드렸다. “저는 금 장신구 7천만 원어치를 선물로 드립니다. 할아버지! 꼬고 만수무강 하시고 장수하셔요~"다른 하객들도 이때 하나둘씩 나가 큰 선물을 주었다. 이룸 그룹 식구들이 직접 선물한 것만큼 비싼 것들은 없지만, 기본은 모두 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의 물품들이었다. 이때 최우식 대표와 아들 우신이 일어섰다. 우신은 선물을 들고 최우식 대표와 함께 송 회장 앞에 나타났다. 우신은 시후를 도발적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곧 그림을 하나 선물할 텐데, 이건 분명 모든 내빈 중에서 가장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은시후와 반드시 비교되겠지? 분명 그와 자신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걸?!’ 이런 생각에 우신은 그림을 들고 최우식 대표와 함께 송 회장에게 인사를 했다."회장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준비한 선물입니다. 회장님께서 그림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어서.. 밤새도록 며칠 동안 억대 가치가 있는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꼭 가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하객들이 잇달아 곁눈질을 했다. 그림을 보니 최근 중국에서 유명하다는 현대 미술가의 작품이었다. 한국에서도 전시를 열었던 만큼 꽤나 유명한 작품들의 작가였고, 그렇기에 가장 평범한 그림이라도 적어도 10억 원은 될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그림을 오송 그룹이 선뜻 생일 선물로 내어 놓다니..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2007년 영국 경매에서 54억으로 낙찰된 작품이 있었다. 그러니 지금은 더욱 더 가격이 비싸질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 전시회에서는 BTS의 리더 RM이 그의 작품을 관람하여 더욱 인기를 끈 작가가 되었다!송 회장은 그림을
우신이 보기에, 자신이 선물한 그림은 은시후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대체 무엇으로 자신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이번에 자신이 은시후를 압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자신은 이미 모든 손님들을 가장 놀라게 하고, 송 회장도 가장 기쁘게 만들었다. 결국, 우신이 보기에, 시후는 데릴사위에 쓸모없는 가난뱅이였고, 어떤 변변한 선물도 내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가 무엇을 보내도 자신이 보낸 그림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일부러 "송 회장님, 은 선생님은 오랫동안 풍수라는 사기극을 벌여 왔다고 들었는데.. 선물도 사기극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산 비싼 진품이겠죠..?" 그리고는 우신은 시후에게 "내가 준 선물은 10억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은 선생님의 선물은 제 것보다 더 값지겠죠?"라며 냉소했다.송 회장은 이 말을 듣고 눈썹을 찡그리며 우신에 대한 불만을 더했고, 얼굴빛도 싸늘해져 말했다. “은 선생님을 무시하지 말 게나! 분명 내 눈에는 가장 값어치 있는 보물을 가지고 오실 테니!”우신은 깜짝 놀랐다. ‘송 회장이 이렇게 말하다니..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믿음이 굳건한 거야?’그러자 시후는 그의 이름이 호명되자 웃음을 지으며 일어섰다. 도대체 어떤 선물을 줄지 모두들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빈손으로 보이는 그에게는 뭔가 값진 선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설마 송 회장에게 마사지를 해드릴 것도 아니고.. 그림을 아무렇게나 넣어도 그 부피는 절대 주머니에 들어갈 수 없다! 시후는 빈손으로 일어섰기에,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게 틀림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설령 선물을 준비했다고 해도 별로 값어치가 없을 것 같았다. 오송 그룹 우신 도련님이 드린 그림에는 결코 미치지 못할 것이었다.송 회장은 이미 목청을 돋우었고 그의 눈은 계속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후의 양손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자 그는 오히려 흥분하여 몸을 떨었다. 그는 오히려 시후가 선물상자나, 족자를 들고
시후는 그를 보고 경멸하듯 웃더니 이내 주머니에서 나무로 만든 작은 네모난 상자를 꺼냈다. 이 작은 네모난 상자는 시후가 시장에서 그냥 산 것으로 5천 원 정도를 주었다. 중요한 것은 회춘단이 환약이기 때문에 주머니에 직접 넣거나, 화장지로 싸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우신은 이 작은 나무 상자를 보자마자 경멸하듯 입을 삐죽거렸다. "아이고 지랄 났네~ 이게 뭐야? 다이소에서 한 5천 원 주고 산 거냐?""반은 맞혔네, 그치만 그냥 나도 지나가다 산 거야~?” 시후의 말에 모두가 아연실색했다.은시후.. 송 회장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 아니야? 송 회장은 팔순을 넘겼는데, 5천 원짜리 나무 상자 하나를 준다고..? 설령 이 나무 상자 안에 아직 물건이 있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값어치가 있는 물건이겠는가? 진짜 값진 물건은 이런 싸구려 상자에 담을 수 없다. 그러자 주변에서 야유가 쏟아졌다.송영예마저 입을 가린 채 슬며시 '허허..'하고 웃음 소리를 냈다.우신은 시후의 약점을 잡았다. "은시후, 너 송 회장님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런 쓰레기 같은 걸 보내면서 트집 잡으려고 하는 거 아니야?"시후는 상대하지 않고, 작은 나무 상자를 열어, 안에 검고 동그란 회춘단을 드러내어, 송 회장에게 주었다. "송 회장님, 제가 준비한 생일 선물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얻게 된 회춘단인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우연하게 얻었다고 말한 것은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였다.송 회장은 이를 보고 감격의 온 몸이 달아올랐다. 그는 단숨에 머리카락이 곧장 쭈뼛서는 것을 느꼈고, 격동하며 일어섰다. 송 회장은 막 일어나자마자, 온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는데, 이는 그가 너무 들떠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기 때문이다! 은 선생님이 자신에게 최제천 선생과 같은 기회를 주다니!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꿈이 실현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은 선생님, 정말 저에게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가 몸을 덜덜 떨며 시후에게 다가갔을 때 모든 하객들은
이미 팔순이나 된 고령의 송 회장이 시후에게 무릎을 꿇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치대로라면 80세까지 살면 부모들이 흙에 묻히는 사람이 많은데, 게다가 송 회장은 이룸 그룹의 가장 큰 어른이기도 하다! 이룸 그룹은 서울에서 가장 큰 대기업 재벌가인데..?! 그들은 80세의 회장이 뜻밖에도 20대의 젊은이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것에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최우신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뭐야?! 약 한 알에 송 회장이 무릎 꿇어? 진작 말했으면 내가 저 그림을 가지고 가서 약으로 바꿔 왔을 텐데!! 그러면 송 회장은 200살까지 살았을 테고? 그럼 나는 민정이랑 결혼을 거저 먹게 되었을 텐데!’이때 이룸 그룹의 사람들도 표정이 다양했다. 송민정은 걷잡을 수 없는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부모는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할아버지가 그녀를 키워서 성인이 되었고, 그 때문에 민정은 송 회장과 가장 정이 깊었다. 게다가, 그녀는 일찍이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최제천 선생이 얼마 전 회춘단을 먹을 기회를 얻은 것을 알고, 할아버지가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송민정 역시 할아버지가 이런 기회를 얻어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기를 바랐다.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보며 가장 답답해하는 것이 바로 송영예였다. 송 회장은 아직 살아 계셔서, 줄곧 철저하게 자신의 아버지에게 권력을 넘겨주지 못했고 아버지는 이룸 그룹을 철저히 거머쥘 수 없었다. 이에 이룸 그룹 유일한 후계자가 되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금도 송 회장은 유산을 나눠주지 않아 사후에 세 아들에게 얼마를 물려주려 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더 알 수 없는 것은 아빠도 엄마도 없는 송민정에게 송 회장이 얼마나 많은 자산을 줄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송영예의 아버지가 이룸 그룹을 통째로 차지하지 못하면 자신은 더더욱 힘들게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할아버지께서 더 오래 사시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는 이 늙은이가 틀림없이 노망이 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았거나...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은시후에게 절까지 할 수 있을까?!송 회장은 따져보면 오늘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다. 비록 오송 그룹이 이룸 그룹보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자기 아버지가 장악할 수 있는 자산은 결국 이룸 그룹의 재산보다 더 많았다. 그리고 송 회장보다 나이도 적으니 더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될 것이다!게다가 다른 하객들을 보면 평범한 집안도 많았지만 적어도 억대의 자산은 가지고 있었다. 현장에서 가장 수준 낮은 놈을 꼽으라면 바로 은시후 그 놈이었다. 그런데 송 회장은 하필이면 이 냄새나는 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기도 했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이야?? 은시후가 대체 뭐길래?? 송 회장은 왜 이리 공손하며, 은시후에게는 절까지 하는 거야? 다시 말해, 그가 이마를 바닥에 찧을 정도라면, 자신의 손녀도 순순히 보내줄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생각만 해도 우신은 마음이 우울했다! 만약 은시후를 꺾지 못한다면, 송 회장은 그를 민정의 남편으로 삼고 싶어 할 지도 모른다. 그러자 우신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송 회장님! 어떻게 이런 냄새 나는 놈의 말을 믿을 수 있습니까? 이 상자는 딱 봐도 맨발 까구려 상자예요! 그리고 이 약도 기껏해야 만 원 안팎일 텐데.. 이 자식에게 속아서는 안 됩니다!”송 회장은 우신을 노려보며 "우신 군, 당신은 비록 이룸 그룹의 손님이지만, 은 선생님은 나의 은인이에요. 은 선생님에게 다시 한 번 건방진 짓을 하면, 나도 더 이상 참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더 이상은 무례한 짓을 하지 말아 주세요."우신은 화가 나서 "송 회장님! 정말 노망이라도 나신 거예요? 이런 사기꾼을 믿으세요?”라고 막말을 했다.그러자 민정이 일어나 "최우신! 너 분수에 맞게 말해! 건방지게 굴지 말고!"라고 소리쳤다.우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송 회장님이 좀 이상하니까, 혹시 너도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이런 쓰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