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화 강운시 대변인, 서준영!

조유찬과 오민경은 충격에 휩싸여 어안이 벙벙했다!

“도, 도련님도 참, 무슨 그런 말장난을 하세요? 저 여자가 어떻게 하씨 일가의 따님이에요?”

조유찬은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그러게 말이에요. 하씨 일가의 따님이 어떻게 찌질이 같은 제 전남편과 함께 있겠어요? 이건 말도 안 돼요!”

오민경도 머리를 내저으며 소리쳤다.

서준영 같은 쓸모없는 놈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하씨 일가의 따님이라는 거물급 인사와 가까이하냐는 말이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진강오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저 새끼가 네 전남편이라고?”

오민경은 얼른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니까요. 저의 찌질이 전남편이에요.”

진강오는 턱을 치키고 하연우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서준영을 째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찌질이였어! 칫! 고작 너 따위가 감히 내 여자를 뺏으려고?! 뒈졌어 이제!”

그는 한껏 거만을 떨며 조유찬과 오민경에게 말했다.

“일어나. 몰라서 그런 거라면 용서돼. 다만 너희 둘은 연우 씨를 건드렸으니 좋은 꼴은 못 볼 거야.”

조유찬은 바닥에 털썩 무릎 꿇고 큰소리로 외쳤다.

“강오 님, 부디 저를 구해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저 이대로 죽어요. 우리 가문도 망한다고요.”

진강오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야 당연히 널 구해주지. 넌 내 끄나풀이잖아. 걱정 마, 오늘 밤에 최선을 다해 널 하씨 일가의 강운시 대변인으로 만들어줄게. 단 요구가 하나 있어.”

“말만 하세요!”

조유찬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나 대신 저 서준영이라는 놈 잘 지켜보고 있어! 여기서 살아나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거든!”

진강오가 음침한 기운을 내뿜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조유찬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본인을 위해서, 조씨 가문을 위해서 그는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도 서준영이 사라지길 원하니까!

바로 이때 홀 안에 뜨거운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가서 큰 소리로 말했다.

“자, 우리 다 함께 뜨거운 박수로 용진 하씨 일가의 하연우 아가씨를 맞이합시다.”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스포트라이트가 단상을 비추었다. 하연우는 롱드레스를 입고 하늘거리는 천사처럼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 순간만큼은 그녀가 가장 빛나는 진주였다.

“하연우 씨 정말 너무 예쁘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쿠궁!

사회자의 말을 들은 서준영은 머리가 띵해졌다. 그는 충격에 휩싸여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연우가 바로 요즘 소문으로만 들리던 용진 8대 가문 중의 하씨 일가 따님이라니!

하연우라... 다 같은 하씨 성이니 그럴 만도 했다.

그는 어리석게도 이제야 알아챘다!

어쩐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느낌을 주더라니, 그녀가 정말 하늘의 천사였다...

용진 하씨 일가의 따님이니 영락없는 천사이지 않은가? 고귀하고 신성불가침한 존재,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그런 존재이다.

서준영은 무대 위에 고고하게 서 있는 하연우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토록 고귀하고 만질 수조차 없었다.

그 순간 서준영도 깨달았다. 본인과 그녀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그가 마주해야 할 상대는 무려 용진 하씨 일가와 같은 방대한 집안이다.

그래서 그날 밤 여비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서준영이 끊임없이 노력할 신념을 자극했다!

한편 하연우는 우아한 백조처럼 장내를 훑어보았고 눈길이 닿는 곳마다 아무도 감히 직시할 수 없었다.

인파들 속에서 조유찬과 오민경은 더욱 난처해하며 머리를 푹 숙였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저 하연우가 하씨 일가를 대표하여 강운시에서 도덕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를 한 명 골라 하씨 일가가 강운시에 투자할 프로젝트의 대변인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하연우가 낭랑한 목소리로 가슴에 와닿게 말했다!

무대 아래가 순간 떠들썩해졌다!

적잖은 사람들이 이미 전해 들었다.

“다들 누군지 알아?”

“모르지 당연히. 다만 하연우 씨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분명 호락호락한 자가 아닐 거야!”

조유찬은 그들의 말을 들으며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낯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정상적인 상황에 따라 그와 오민경이 방금 하연우를 그렇게 대했으니 둘은 절대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

하연우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럼 우리 다 함께 강운시에서 가장 걸출한 젊은 인재를 모십시다...”

현장에 박수갈채가 터지고 다들 서로를 마주 보며 하연우가 말한 가장 걸출한 젊은 인재를 찾아 나섰다.

가장 걸출한 젊은 인재라?

조유찬은 이유 모를 확신이 들었다. 서준영 그 쓸모없는 놈은 절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본인이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서준영만 아니면 불평이 없을 것이다!

“어휴, 이게 다 오민경 저 상년 때문이지! 그렇지 않으면 나도 하연우 씨의 심기를 건드릴 일이 없잖아!”

조유찬이 수만 번도 더 후회하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오민경은 한창 무대 위의 하연우를 노려보며 속으로 쉴 새 없이 욕을 퍼부었다!

‘그냥 금수저 물고 태어났을 뿐이잖아! 뭐가 그렇게 대단해?! 그래봤자 내가 버린 찌질이를 주워갔으면서!’

오민경이 속으로 욕했다.

그 시각 파바박 하는 소리와 함께 네 개의 스포트라이트가 위에서 내리비추더니 조유찬을 환하게 밝혔다!

순간 그는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곧장 희열에 휩싸였다!

장내의 모든 시선이 순식간에 그에게 쏠렸다!

“헐? 나라고? 진짜 나야?!”

조유찬은 잔뜩 흥분하며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라 오민경을 부둥켜안았다!

“자기 맞네. 자기였어! 강오 도련님 정말 너무 대단하셔!”

오민경은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조유찬도 눈물을 왈칵 쏟으며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진강오를 향해 무릎을 털썩 꿇었다.

“고맙습니다, 강오 도련님!”

한편 진강오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

‘나 아직 인맥을 동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거지?’

다만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그도 슬쩍 잔을 들 수밖에 없었다.

조유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그를 축하하는 고위 인사들에게 손짓하며 막 무대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하연우가 쌀쌀맞게 말했다.

“그전에 또 한 가지 선포할 일이 있어요. 강운시 조씨 일가는 도덕이 없고 무능하여 하씨 일가와 협력할 자격을 취소하겠습니다! 무릇 조씨 일가와 협력한 자들은 모두 우리 가문과 협력할 자격을 잃게 됩니다!”

스읍!

장내에 있던 하객들이 전부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것은 하씨 일가의 몰살이란 말인가!

조씨 가문이 하씨 일가의 미움을 사다니, 실로 재수 없을 노릇이었다!

순간 조유찬은 멍하니 넋을 잃고 그 자리에서 개망신을 당했다!

그를 비추던 불빛도 갑자기 꺼졌다!

한편 하연우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사악한 미소를 날렸다. 이어서 그녀는 다른 한쪽을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자 이제 다 함께 서준영 씨를 모셔봅시다!”

말이 끝난 순간, 네 개의 스포트라이트가 구석에 있는 서준영을 환하게 비췄다!

조유찬은 문득 온몸이 서늘해졌다!

그는 조씨 가문이 망했다는 걸 알고 있다!

이는 하연우의 복수이다!

조유찬은 고개 돌려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는 서준영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 담긴 아쉬움과 극도의 회의심을 외면한 채 장내에 뜨거운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편 서준영은 조명 아래에서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귓가에는 뜨거운 박수 소리만 울려 퍼지고 눈앞엔 오직 무대 위에 있는 하연우의 진솔한 웃음만 보였다.

그는 숨을 길게 내쉬고 주먹을 꽉 쥐고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마치 별빛이 쏟아지듯이 눈부시게 걸어 나와 무대에 올랐다.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송경문
재미있어요 더 보고싶어요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