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서준영은 만인의 주목을 받았다!무대 아래에 있는 조유찬은 뻘쭘해서 쥐구멍에라도 기어들어 가고픈 심정이었다!오민경도 충격에 휩싸여 눈과 귀를 의심했다.서준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늠름하게 걸어갔는데 더없이 멋있어 보였다.‘분명 내가 버린 찌질이인데, 대체 뭣 때문에!’오민경은 멘붕이 와서 버럭 소리쳤다.“말도 안 돼! 쟤는 그냥 쓸모없는 놈이야. 이 오민경이 내쫓은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쟤가 뭔데 강운시 대변인이 되냐고!”그녀의 목소리가 홀 안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하연우는 날카로운 눈길로 그녀를 째려봤다. 화들짝 놀란 오민경은 황급히 고개를 푹 숙였다.주위에 있던 고위 인사들도 따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삿대질했다!“건방진 것! 감히 저따위로 하연우 씨가 고른 인재를 평가해?!”“넌 뭐야? 뚫린 입이라고 막말을 내뱉고 있네! 당장 끌어내!”뭇사람들의 질책에 오민경은 식겁하여 허리를 굽신거리며 사죄했다.조유찬도 재빨리 달려와 그녀를 제 뒤로 끌어당기며 쉴 새 없이 사과만 해댔다.“죄송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실언했나 봅니다.”그는 무대 위의 서준영을 올려다봤다.불과 며칠 전까지 찍소리도 못한 채 욕먹고 두들겨 맞던 찌질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만인의 주목을 받는 젊은 인재로 거듭났고, 중요한 건 그가 하씨 일가의 강운시 대변인으로 발탁되었다는 사실이다!조유찬은 전혀 달갑지 않았다!“망했어, 다 끝장이야! 우리 조씨 집안은 인제 끝장났다고!”그는 괴로움에 휩싸여 큰소리로 외쳤다.한편 이 모든 게 오민경 저 쌍년 때문이었다!무대 위에서 서준영이 하연우 앞으로 걸어가자 그녀는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마치 현모양처인 것마냥 그의 양복과 넥타이를 정리해주며 환하게 웃었다.“옷이 다 구겨졌네.”서준영은 살짝 난감해하며 대답했다.“연우야, 이러지 마. 다들 보고 있단 말이야...”그 모습을 본 무대 아래의 뭇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하씨 일가의 따님께서 아무런 집안 배경도 없는 젊은이를 위해 옷매무
“퉤! 뭣 때문에 사과해?”오민경이 턱을 치키고 거만하게 쏘아붙였다.“찰싹!”순간 서준영이 손을 번쩍 들어 그녀의 뺨을 가차 없이 내리쳤다. 오민경은 반쪽 얼굴이 비뚤어진 채 어안이 벙벙하여 부어오른 얼굴을 움켜쥐고 그에게 포효했다!“서준영! 네가 감히 날 쳐?!”그도 그럴 것이 서준영은 처음 그녀에게 손찌검했다!찌질이 따위가 이젠 감히 손까지 대다니!무대 위에 있는 하연우는 서준영이 자신을 위해 선뜻 나서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이 한 대는 네가 타인을 존중하지 않아서 맞은 거고!”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또다시 오민경의 다른 쪽 얼굴을 내리치며 윽박질렀다.“이건 네가 파렴치한 줄도 모르고 지조 없이 행동해서 맞은 거야!”“찰싹!”오민경이 고함을 지르기도 전에 세 번째 싸대기가 곧바로 날아왔다!서준영은 계속 분노하며 쏘아붙였다.“그리고 이건 네가 병상에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존중할 줄 몰라서 처맞은 거야!”뺨을 세 대 맞은 그녀는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바닥에 쓰러진 채 입가에 피가 잔뜩 고여서 꽥꽥 울부짖었다.“그만, 그만 때려. 내가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게...”지금의 서준영은 연기 4단계의 실력을 지녀서 힘을 공제하지 않았더라면 뺨 한 대로 그녀를 죽여버릴 수 있다!그는 뒷짐을 지고 온몸으로 분노를 내뿜으며 마치 횡포한 군주처럼 호통쳤다.“당장 꺼져! 두 사람 더는 내 눈앞에 띄지 마!”조유찬은 허겁지겁 바닥에 쓰러진 오민경을 일으켜 세우고는 줄행랑을 쳤다.이어서 홀 안에 뜨거운 박수갈채가 울려 퍼졌다.하연우는 그에게 다가와 흐뭇한 눈길로 말했다.“준영아, 너 드디어 변했어. 더는 나약하지 않잖아.”서준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이젠 널 위해서 더는 약해빠지고 움츠러들지 않으려고!”“고마워.”하연우가 웃으며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인파들 속의 진강오가 이 모습을 보더니 화나서 잔을 부수고 이를 악물었다.“서준영!
“건방진 것! 감히 우리 한 장군님을 저주해?! 죽고 싶어 환장했어?!”이때 한 장군의 뒤를 따르던 장교 한 명이 버럭 화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영에게 총을 겨눴다.다른 사람들도 코웃음 치며 비웃는 기색이 역력했다.“너 뭐라고 했어? 한 장군이 골수까지 독이 들었다고?”“웃겨 정말! 한 장군은 보기 드문 용감한 장수야! 내가 알기로 이미 내공 입문 수준이라던데 어떻게 독이 뼛속까지 스며든다는 거야?”“하연우 씨, 이게 바로 당신이 선택한 인재예요? 너무 별로인 것 같군요.”뭇사람들의 야유와 냉소에 하연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서준영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물었다.“준영아, 한 장군이 골수까지 독이 든 게 확실해? 이런 거로 장난치면 안 돼. 저분은 무려 수도권 주둔군의 부장이라 권위가 아주 높아.”서준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연우야, 내 말 확실해.”하연우는 가볍게 웃으며 한 장군을 일깨워주었다.“한 장군님, 난 준영의 말을 믿어요. 지금 바로 병원 가서 검사받아보시는 게 좋을 텐데요.”“참나! 그럴 필요 없어요. 내 몸은 내가 잘 알아요.”한 장군이 코웃음 치며 화난 어조로 쏘아붙였다.“하연우 씨, 이 녀석의 헛소리를 진짜 믿는 거예요? 야 이 녀석아, 솔직하게 말할게. 며칠 전에 수도권의 송 신의한테 금방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컨디션이 아주 양호하대! 주먹 한 방에 호랑이도 때려죽일 수 있다고 했어! 그런데 네 말은 지금 수도권의 송 신의가 너보다 의술이 뒤처졌다는 뜻이야? 나 원, 웃겨 죽네!”그의 말을 들은 뭇사람들도 숨을 몇 번 들이쉬며 의논하기 시작했다.“송 신의라면 무려 수도권에서 명성이 자자한 고참 신의잖아!”“한 장군, 기회 되면 저희도 송 신의를 한번 뵙고 싶습니다!”“맞아요, 저희도 송 신의께 병을 보이고 싶어요. 그런데 그분은 일 년에 환자를 15명만 보고 있고, 게다가 난치병이 아니면 봐주지 않는다고 하셨죠.”한 장군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송 신의의 룰이니 나도 깨뜨릴 순 없죠. 그래도 일단 말
그의 말이 끝난 순간 장내가 충격에 휩싸였다!모두 깜짝 놀라며 서준영을 바라봤다.“허튼소리! 내가 볼 땐 네가 바로 원흉이야!”“맞아! 자식이 처음부터 눈알을 데굴거리더라니, 분명 네가 한 장군에게 독을 탔을 거야!”“저놈 잡아! 당장 체포해!”뭇사람들은 맹비난해대며 모든 책임을 서준영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이때 하연우가 버럭 화내며 그들을 질책했다.“그만 해요! 삼촌들, 준영이는 제가 고른 사람이에요. 저는 준영의 인품을 믿어요!”“연우 씨, 이 녀석을 쉽게 믿어선 안 돼요.”“그래요. 연우 씨가 강운시에 처음 오셔서 아직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험악한지 모르실 거예요. 이 녀석이 무슨 사기를 쳐서 연우 씨의 믿음을 샀는지는 모르지만 절대 착한 사람은 아니에요!”“맞아요! 좀 전까지 한 장군은 우리와 함께 술을 잘 마시고 있었는데, 저 자식이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중독됐다고 했잖아요. 분명 저놈 짓이에요!”다들 누명을 쓰고 싶지 않아 고래고래 소리치며 희생양을 찾아 나섰다.하연우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뭇사람들을 쭉 훑어보며 싸늘하게 물었다.“왜요? 지금 내 말도 못 믿겠다는 건가요? 서준영은 내가 데리고 들어왔어요. 얘한테 문제 있다는 건 나한테도 문제가 있다는 걸 뜻하겠네요?”다들 머뭇거리며 서로 눈빛만 주고받았다.그들은 감히 하연우를 의심할 엄두가 안 났다.하연우는 그들을 상대하기 귀찮아 서준영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한 장군 구할 수 있겠어?”서준영이 머리를 끄덕였다.“응, 그치만 지금은 구하고 싶지 않아.”다름이 아니라 방금 저들이 그에 대한 태도만 봐도 마음이 식기 마련이다.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하물며 서준영이라고 아무나 다 구하겠는가!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또다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지랄하고 자빠졌네! 네가 진짜 신의라도 된 것 같아?”“야 이 자식아!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계속 허풍 치다가 한 장군만 죽게 생겼어!”“제가 볼 때 저 자식이 독을 탄 게 틀림없어요! 장교님, 얼른 저 자식을
하연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냉큼 서준영의 앞을 가로막으며 차갑게 쏘아붙였다.“지금 뭐 하는 거야?!”유호석은 그녀가 선뜻 나서니 살짝 두렵고 초조했지만 눈 딱 감고 소리쳤다.“연우 씨가 이 자식을 좋게 보고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 자식은 사기꾼이에요! 반드시 쏴 죽일 거예요!”“털끝 하나 건드리기만 해봐. 당신이 수도권 주둔군 본부 장교라 해도 널 갈아엎을 거야!”하연우가 단호한 말투로 으름장을 놓았다.뒤에 있던 서준영은 그녀의 말에 감동이 밀려왔다.게다가 그녀가 이렇게까지 크게 화내는 걸 처음 보았는데 그 이유가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니, 서준영은 몰래 기쁨에 겨웠다.“야 이 자식아! 평생 그렇게 여자 뒤에 숨어서 찌들어 살래?!”유호석은 하연우가 무서워 이런 식으로 서준영을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왔다.하연우는 그의 팔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해.”서준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난 평생 네 뒤에만 있고 싶지 않아. 걱정 마, 저 사람은 아직 날 건드릴 수 없어.”순간 룸 안에 괴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하연우마저도 갸우뚱하게 그를 바라봤다. 서준영은 전보다 훨씬 용감해지고 책임감도 생긴 듯싶었다.“하하, 어린놈이, 일찌감치 무릎 꿇고 빌어 그냥!”“저건 진짜 총이야!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린 아직 살고 싶으니까!”다만 서준영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맑고 차분한 눈빛으로 유호석을 쳐다봤다.“10미터 밖에서는 총알이 빠를지 몰라도 10미터 안에서는 네 총으로 날 해치지 못해!”“건방진 것!”유호석이 버럭 화내며 방아쇠를 당겼다!“펑!”총소리가 울리자 하연우는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유호석! 네가 감히!”하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총알이 총구에서 발사됐으니!하지만 서준영에게 있어 그 총알의 속도는 더할 나위 없이 느렸다!모두의 경이로운 눈길 속에 서준영은 손을 들어 고작 두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는 총알을 덥석
“서준영 신의님, 저를 살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전에는 제가 서준영 씨를 몰라뵈서 미안합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주세요, 신의님.”한 장군이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는 비록 중독되어 기절했지만 듣고 느낄 수 있어 룸 안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만약 서준영이 나서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저승으로 갈 게 뻔하다.서준영이 머리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웃었다.“한 장군님, 이러실 필요 없어요. 한 장군님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목숨 바쳐 전장에서 피 흘리며 맞서 싸웠으니 저는 후배로서 실로 탄복할 따름입니다.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한 장군은 그의 말을 듣고 활짝 웃으며 속으로 그를 아주 높이 샀다!서준영처럼 막강한 재능을 지니고도 겸손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는 요즘 세대에 보기 힘든 기특한 인물이다!“참으로 겸손하시네요, 서 신의님. 앞으로 저 한성균이 필요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말씀만 하세요!”한성균이 웃으며 말했다.서준영도 이번엔 선뜻 대답했다.“네, 그럴게요.”이어서 뭇사람들은 한성균의 리드하에 저마다 서준영에게 잔을 들어 술을 권했다.이렇게 젊은 신의이지만 다들 자세를 낮추고 사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하연우는 서준영의 옆에 앉아 턱을 괴고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며 줄곧 그를 쳐다봤다.그녀는 처음으로 서준영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느꼈다.고작 며칠 사이에 오씨 가문에서 쫓겨난 ‘찌질이’가 이토록 훌륭한 의술을 얻게 되었고 심지어 두 손가락으로 날아오는 총알까지 집다니!이건 내공을 익힌 고수만이 해낼 수 있는 실력이다!하씨 일가 혹은 강운시에서 내공을 익힌 고수는 그다지 하연우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지만 그것이 만약 서준영이라면 범상치가 않다.닭 잡을 힘도 없던 그가 고작 3, 4일만에 내공을 익힌 고수가 되었으니!“준영아, 너 혹시 몸에 숨은 비밀이 있지?”하연우는 나지막이 물었다.그가 바로 만천하를 휩쓴 신의 서구영의 손자란 말인가?서준영은 흠칫 놀라더니 배시시 웃었다.“아니, 내가
서준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임현우가 몸을 홱 돌리고 한상진의 뺨을 후려치더니 발로 힘껏 걷어차서 바닥에 내팽개쳤다.“상진아! 너 요즘 많이 컸다? 내가 칼을 안 빼 드니까 X발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네? 어딜 감히 서준영 씨한테 손을 대?!”한상진은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버럭 화내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임현우와 눈이 마주친 순간 겁에 질려 부은 얼굴을 움켜쥐고 소리쳤다.“현우 형님, 왜 때려요 저를? 이 자식이 시건방을 떨었단 말이에요! 게다가 어떤 큰 인물이 돈을 써서 이 자식 숨통을 끊으라고 했어요...”임현우는 그를 노려보더니 또다시 싸대기를 날렸다. 한상진은 바닥에 나뒹굴었고 임현우는 그에게 포효했다.“안 닥쳐? 그 자식이 뭐야? 서준영 씨라고 불러!”임현우는 곧바로 몸을 돌리고 서준영에게 아양을 떨어댔다.“준영 씨, 죄송해요. 부하들이 철없고 눈치가 없어 준영 씨를 몰라뵈었어요.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주세요. 제가 돌아가서 무조건 엄하게 다스리겠습니다!”임현우는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저번에 병원 문 앞에서 그 사건을 겪은 후 그는 바로 서준영을 뒷조사했다.주병곤이 여기에 있는 제 별장을 서준영에게 줄 정도이니 그의 마음속에서 서준영의 지위가 얼마나 높을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내저었다.“현우 씨가 이렇게 말하니 관두죠.”임현우는 안절부절못하며 말을 이었다.“준영 씨, 편하게 말 놓으세요.”이 광경을 본 한상진 일당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현우 형님이 대체 왜 찌질이에게 사과하는 걸까?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이게 꿈이야 생시야? 대체 무슨 경우냐고?’한상진이 버럭 소리쳤다.“형님, 대체 왜 그러세요? 저런 찌질이 따위를 왜 두려워하시는 거예요? 게다가 오늘 일은 석주 어르신의 분부를 받고 왔는데 형님이 이러시면 어르신께 뭐라고 설명해야 하냐고요?”임현우가 머리를 홱 돌리고 그를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석주 어르신은 내가 알아서 설명해! 너희들 뒈지고 싶지 않거든
서준영은 차가운 시선으로 오민경을 쳐다봤다.“할아버지 뵈러 왔어.”오민경이 소리쳤다.“집에서 내쫓긴 찌질이 주제에 무슨 낯짝으로 할아버지를 보러 와?! 꺼져! 당장 꺼지라고!”오민경은 아직도 서준영이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때린 것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조유찬은 줄곧 묵묵히 소파에 앉아 서준영을 쳐다볼 뿐 아무 말도 없었다. 하지만 그도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고작 사흘 전에 찌질이 취급을 받던 가난한 녀석이 눈 깜짝할 사이에 하씨 일가의 하연우에게 선택받아 대변인으로 거듭났고 강운시의 인기쟁이로 떠올랐다.그는 이 현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가 또 뭘 할 수 있겠는가? 서준영의 뒤에는 하연우가 있고 그녀는 용진 하씨 일가 출신이다. 조씨 일가는 하씨 일가에 비하면 개미 새끼에 불과하다.옆에 있던 양지선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서준영!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민경이가 돌아오자마자 울며불며 너한테 맞았다고 하는데 얘 말이 진짜야? 네가 감히 내 딸한테 손을 대?”말을 마친 양지선은 앞으로 달려가 그에게 싸대기를 날리려 했다!그런데!서준영이 허공에서 그녀의 손을 덥석 잡고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또 때리시려고요? 전에 이 집에서 지내면서 당신들한테 마음껏 괴롭힘을 당한 건 그렇다 쳐요. 이젠 더는 날 때리고 욕하면 안 되죠.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꺼져, 멀리!”서준영이 손을 뿌리치자 양지선이 뒤로 밀려나며 헛걸음질을 쳤다. 그녀는 서준영의 눈빛에 식겁하고 말았다!이 자식이 전에는 묵묵히 당하고만 있더니 오늘은 왜 갑자기 180도로 확 바뀐 걸까?“이런 망할 놈! 네가 뭔데 우리 집에서 큰소리야!”양지선이 버럭 화냈지만 서준영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곧장 어르신의 침실로 들어갔다.침대에 누워있던 어르신은 서준영을 보더니 얼른 일어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준영아, 드디어 왔구나...”서준영은 재빨리 다가가 어르신을 부축했다.“할아버지 뵈러 왔어요.”그는 말하면서 원기단 한 알을 꺼냈다.“이건 제가 만든 원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