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백지연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다.방에 돌아가서 연단 보전을 연구하려 했는데 침대에 누워 몇 분 정도 책을 보니 신수민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신수민은 샤워를 갓 마치고 핑크 잠옷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길고 섹시한 다리가 대부분 노출되어 있어 섹시한 모습을 보였다.방에 들어간 신수민은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이태호의 방문을 안에서 잠그더니 입을 열었다.“여보, 나 어때? 예뻐?”이태호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나서 대답했다.“예뻐, 너무 예뻐.”말을 마친 이태호는 손에 든 연단 보전을 옆으로 내던지고 말했다.“여보, 오늘 밤 너무 주동적이어서 좀 적응 안 돼.”신수민은 곧 얼굴이 빨갛게 된 채 말했다.“왜? 적응 안 되면 나 그냥 갈래.”신수민이 떠나려 하자 이태호는 황급히 침대에서 뛰어내려 뒤에서 그녀를 꼭 안고 말했다.“적응 안될 리가 있겠어? 적응돼. 너무 적응돼. 너무 서프라이즈라 그냥 해본 말이야.”“난 너에게 서프라이즈 해주면 안 돼?”신수민은 얼굴이 빨갛게 된 채 쑥스럽게 말했다.“여보, 우리 그만 자자.”이태호는 기뻐하며 연단을 연구하려던 일을 까맣게 잊고 신수민을 침대에 쓰러트렸다. 창밖에서 달빛이 쏟아져 들어왔고 방안은 사랑의 분위기로 가득 찼다.다음 날 아침, 늦은 아침이었지만 신수민은 잠에서 깨지 않았다.“여보, 안 일어나?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출근 안 해?”이태호는 신수민이 일어나지 않자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살며시 키스하고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신수민이 기지개를 켜더니 대답했다.“당신 탓이야. 밤새도록 괴롭히더니 지금 몸이 부서질 것 같아. 출근 못 하겠어. 요즘 회사에서 업무 능력이 뛰어난 부대표를 뽑아서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어. 그리고 도시에 있는 갑부나 이름 있는 가문들은 모두 우리 신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어. 그래서 앞다투어 계약하려고 하니 걱정할 것 없어.”그녀의 말에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호기심에 물었다.“참, 신민석은? 예전에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
서건우는 눈살을 찌푸린 채 감히 밖에 나가지 못했지만 정희주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아, 너무 답답해, 옥살이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아파트 근처를 산책해도 되잖아.”서건우가 씁쓸하게 웃으며 정희주에게 말했다.“부근에 전부 작은 점포뿐이야. 괜찮은 쇼핑몰 하나 없는데 산책할 게 뭐가 있어.”정희주가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서건우가 웃으면서 대답했다.“조금만 참아. 한칼당 당주가 우리 상황을 알고 난 후 화를 크게 냈어. 이번엔 장로 여섯 명을 모두 소집했으니 이태호는 곧 죽을 거야.”“여섯 장로라고?”그 말을 들은 정희주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한칼당의 가장 무시무시한 존재가 오고 있는 게 분명했다. 서건우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하하, 이번엔 내가 직접 그들에게 안내할 거야. 그들이 이태호 그 자식을 죽이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볼 거야. 여섯 장로는 내공이 최고 레벨이야. 칠급 무왕의 내공을 가진 강자인데 이런 강자가 이태호 하나를 못 죽인다는 건 말이 안 돼.”“칠급 무왕이면 아주 대단한 거야? 여보?”그의 말을 들은 정희주가 눈빛을 반짝이며 묻자 서건우가 대답했다.“물론이지. 한칼당엔 고수가 아주 많아. 하지만 그 여섯 장로는 당주 밑에 있는 가장 강한 존재라고 볼 수 있어. 만약 그 여섯 장로가 손을 잡는다면 당주도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야. 그러니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 이번에 당주가 이태호를 꼭 죽여야 한다는 마음이 확고한 것 같아.”“그렇게 대단해? 잘됐어. 기회가 이렇게 오는구나.”정희주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눈빛이 이글거렸다. 그들이 출세할 날이 곧 다가온다고 생각했다. 이태호만 죽인다면 그녀와 서건우는 무서울 게 없었고 앞으로 태성시에서 편한 삶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노크 소리가 들리자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그들이 여기에 숨어 있다는 걸 부모님도 모르는데 어떻게 찾아오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찾아
장로들은 곧 집에 들어섰고 나장로가 서건우의 다리를 보더니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서건우 씨, 고생 많았어요.”서건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수고는요, 전 비록 한칼당을 떠났지만 평생 한칼당의 사람이에요. 그러니 한칼당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 건 당연한 거예요.”그는 태성시를 떠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를 떠난다면 한칼당의 사람들은 그를 탈영병으로 취급하고 사람을 보내 죽일 것이다.그래서 유일한 기회가 바로 숨어서 한칼당의 사람이 찾아와 그들을 위해 보복하는 걸기다리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는 지금 자신의 선택이 매우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호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그는 꿈에서까지 이태호를 죽이고 싶었다.“여러분 수고했어요. 오늘은 일단 쉬고 계시다가 내일 움직이도록 해요.”서건우가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희주가 황급히 귀띔했다.“자기, 장로님들을 이런 곳에 머물게 할 거야? 장로님들이 오셨으니 우리도 이태호를 두려워할 필요 없어. 장로님들을 우리가 살던 별장으로 모셔야지.”정희주는 이사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녀는 여기에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 없었다.“맞아, 우리 별장으로 모시고 나가서 맛있는 것도 대접해야지.”서건우도 곧 맞장구치고는 장로님들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이태호는 심심해서 혼자 마당에 앉아 연단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 연단에 관한 지식이 매우 자세히 적혀 있었지만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히 도전할 수 없었다.“형부!”아리따운 여자가 밖에서 걸어들어왔다. 신수연이라는 것을 발견한 그는 황급히 책을 거두고 그녀에게 말했다.“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날 찾아온 거예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내가 부탁한 일은 다 했어요?”“하하.”신수연이 크게 웃더니 이태호가 훔치라고 부탁한 옥패를 꺼내 이태호에게 넘겨주며 말했다.“어젯밤 엄마가 샤워할 때 몰래 방에 들어가 바꿔온 거예요.”“바꿨다고?”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신수연을 바라보았다. 신수연은
몇백만 원을 더 송금한 걸 본 신수연은 기뻐하며 그제야 백진운이 이태호에게 선물한 옥패를 이태호에게 넘겨주었다.“참, 형부, 엄마가 요즘 불평하던데요.”신수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태호의 맞은편에 앉아 이태호에게 말했다.“무슨 불평하는데요?”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리고 묻자 신수연은 그제야 대답했다.“추석이 지나면 날짜를 골라 결혼하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언니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그런 결혼식을 선물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엄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추석이 지난 지 한참 됐는데도 형부가 아무 말이 없잖아요.”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었다.“열흘 후로 해요. 제가 저녁에 언니한테 말해서 내일 드레스 고르러 가고 결혼사진도 찍고 할거예요.”“정말이에요? 그럼 돌아가서 엄마한테 말할게요. 엄마가 알게 되면 매우 좋아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신수연은 순간 기뻐하며 말했다.“당연히 정말이죠. 주소는 태성시에서 가장 큰 고급 호텔에 있는 펜트하우스로 해요.”이태호가 잠깐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펜트하우스면 비쌀 텐데요.”그 말을 들은 신수연은 다시 한번 놀랐다. 하지만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녀가 말을 이었다.“그것도 좋겠어요. 남군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결혼식을 하겠다고 했으니 가장 좋은 호텔이 아니면 큰소리쳤던 게 거짓말이 되잖아요.”신수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말했다.“형부가 가장 좋은 장소를 고르긴 해도 남군을 놀라게 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 남군에게는 도시가 백 개 넘게 있어요.”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나 이태호는 뱉은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에요.”신수연은 돈을 받고 기분 좋게 자리를 떴다. 운전하는 내내 콧노래를 불렀고 많은 걸 사느라 오후에야 집에 돌아갔다.“너 무슨 옷을 이렇게나 많이 샀어?”소지민은 신수연이 한 보따리 가득 안고 돌아오자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신수연은 그녀의 핀잔에 오히려 웃으면서 대답했다.“기분 좋아서요.”“무슨 일인데 이렇게 기분 좋아?”소지민이 어이없다는
소지민의 말을 들은 신영식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술을 마시고 그냥 한 얘기를 진짜 믿은 거야?”잠시 머뭇거리던 신영식이 다시 말을 이었다.“서 전왕은 전왕이야, 매일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성주나 군주 정도는 돼야 초대장을 내밀 자격이 있을 거야. 주장 정도라도 되면 모를까, 그렇게 공사다망한 사람이 태호와 우리 수민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아?”소지민도 신영식의 말에 일리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전왕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뱉은 말을 부인하진 않을 거잖아요.”신영식이 웃으면서 말했다.“시간이 되면 온다고 했지 꼭 참석할 거라고는 안 했잖아. 그때 가서 시간이 안 된다고 하면 그만이야. 그게 어떻게 뱉은 말에 책임지지 않는 거야?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주제를 알아야 하는 거지.”같은 시각, 별장 안에서 하루 동안 푹 휴식하고 난 한칼당 장로들이 몸이 근질거려 서건우를 찾아가 말했다.“서건우 씨, 그만 갑시다. 앞장서서 이태호를 죽이러 가요. 시간을 오래 끌면 그 자식이 무슨 소문이라도 듣고 도망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다시 찾아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 될 거예요.”서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로님들의 말씀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돌아서서 웃으며 정희주를 향해 말했다.“희주야, 넌 여자이니 따라가지 마. 괜히 참혹한 현장을 보게 되면 충격받을 거야. 내가 다섯 장로님들을 모시고 가면 되니 넌 집에서 우리가 좋은 소식을 전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서건우는 정희주가 따라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태호가 그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이태호에게 보복하려는 것이었다. 이태호를 흠씬 두들겨 패고 이태호의 앞에서 그의 여자를 모욕하고 마음속에 맺힌 원한을 풀려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는 이태호의 집에 아주 예쁜 여자 경호원이 여섯 명 있는데 얼굴이나 몸매가 환상적이라고 미리 다섯 장로에게 말했다. 이런 일은 적어도 네 명의 남자 장로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래서 정희주가 따라가면 적어도
“무기? 장미꽃비?”이태호는 마음이 두근거렸고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이 무기는 천지현황 네 개 레벨로 나뉘는데 레벨마다 중급, 고급, 하급으로 나뉜다. 그중 천품 고급의 무기가 가장 대단했지만 아주 드물었고 황품 하급의 무기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기가 현품의 무기에 이르려면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이태호는 이번에 얻은 무기 장미꽃비가 지품 중급 무기일 줄 몰랐다. 이런 레벨은 그의 예상을 초월했고 순간 얼굴에 기쁜 기색이 내비쳤다.천품 무기는 전설에나 존재하는 거라 미친 어르신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그는 말할 나위 없었다. 이런 무기를 얻은 이태호는 아주 기뻤다.많은 정보가 전해졌고 이태호는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정보들을 하나씩 받아들였다. 정보를 전부 받아들이고 난 그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 장미꽃비는 공격기술이었는데 시작할 때 열 개의 장미꽃잎이 펼쳐지다가 나중에는 백 개, 그 후로 천 개까지 펼쳐질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건 뒤로 갈수록 정신력과 영기의 소모가 큰데 이태호의 내공이 아주 높았기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이 무기를 연마할 수조차 없었다.“괜찮은데, 이 무기는 나중에 시간이 될 때 제대로 연습해봐야겠어.”이태호가 웃으며 격동된 목소리로 말했다.“이태호 그 개자식 어디 있어, 어서 나와!”그때 이태호는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꽉 쥐었다.“서건우 저 개자식이 감히 또 찾아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며칠 전에 찾아내지 못했는데 오늘 감히 제 발로 찾아오다니!”말을 마친 이태호가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 거실에는 연초월과 이태식이 은재를 안은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일을 두려워했으나 여러 번 겪으면서 이태호가 대단하다는 걸 느낀 후 이젠 아무렇지도 않았다.“아빠가 또 나쁜 사람을 때려야겠네.”은재는 이태호가 내려오는 걸 보더니 기뻐하며 손뼉을 쳤다. 이태호는 그런 딸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그럼 뒤에 있는 저 사람이 바로 이태호의 아내란 말인가?”대장로가 신수민을 힐끗 보더니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저 여자 참 예쁘게 생겼군. 여자다운 모습이 앞에 있는 저 계집애들보다 더 매력 있는데.”서건우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신수민에게 눈독을 들였는데 이 늙은 영감탱이가 신수민에게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니. 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대장로님, 장로님에겐 저 어린 미인들이 더 어울려요. 아직 젊으니 남자친구를 못 사귀어 봤을지도 모르는데 저 여자들의 처음을 만끽하고 싶지 않으세요? 이태호는 나랑 원한이 있으니 그자의 여인은 내가 손봐주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신수민은 이미 애까지 낳았으니 어린 계집애들이랑 못 비겨요.”“하하, 그래요. 서건우 씨 말대로 해요.”그의 말을 들은 대장로는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그럼 이 여자들의 처음을 만끽하도록 하지.”“죽고 싶어 환장했군!”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는 이호호는 그들의 음흉한 미소를 바라보며 화가 치밀어 대장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충동적으로 굴지 마.”방에서 나오던 이태호가 마침 이 장면을 보고 황급히 소리 질렀지만 안타깝게 이미 한 발 늦었다. 이호호는 이미 상대방과 뒤엉켜 붙은 후였다.“턱!”둔탁한 소리와 함께 이호호가 줄 끊어진 연처럼 거꾸로 날아갔다. 그리고 날아가는 순간 공중에서 피를 한 모금 토했다.“슉!”이호호가 곧 나무에 부딪히려는 순간 이태호가 그림자로 변해 갑자기 날아올라 이호호를 받아 안았다. 그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고 천천히 착지했다.이호호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방이 이렇게 손쉽게 그녀를 날려 보낼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제야 그녀는 이번에 찾아온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 같았다.이태호의 품에 안긴 이호호는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날 이태호가 그녀의 독을 빨아주던 장면이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감사합니다. 주인님.”정신을 차린 이호호는 고개를 숙
적어도 영감탱이가 아무렇게나 만들었던 그 드래곤 신전보다 훨씬 강했다.“이 자식이 우리 내공을 알아보다니!”나장로는 얼굴이 어두워진 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대장로가 손을 쓰긴 했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영기조차 가동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내공을 어떻게 알아본 것이란 말인가?“저 자식에게 무슨 비법이 있는 게 분명해. 하하, 우리 저 자식을 죽이고 몸에 그 비법을 수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 수색해 보자고!”대장로가 씩 웃으며 말했다.“자식, 네가 우리 내공을 알아보면 또 어때서? 네가 우리 상대가 될 수 없다면 당연히 어쩔 수 없겠지. 네가 우리 한칼당의 강자를 그렇게 많이 죽였으니 오늘이 바로 너의 기일이 될 거야.”서건우도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이태호, 난 그래도 네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 우리 한칼당의 오대 장로를 불러낸 걸 보면 말이야. 바장로께서 일이 있어서 못 오셔서 그렇지 오늘 여기에 있는 사람은 여섯 명의 최강자야. 이런 분들이 손을 잡으면 우리 당주님도 상대가 안 돼. 넌 오늘 꼭 죽을 거야.”“그래?”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도리어 덤덤하게 웃었다.“그렇다면 너희 당주도 별거 아니네. 많이 쳐도 팔급 무왕의 내공 정도밖에 안된다는 말이잖아? 하하, 내가 여기 있는 장로들을 다 죽인다면 너의 당주는 외톨이가 되는 거 아니야? 그러면 감히 날 찾아오기나 하겠어?”앞에 있던 다섯 사람은 순간 입꼬리를 씰룩이며 이 자식이 감히 혼자의 힘으로 그들 다섯을 죽인다는 황당한 소리를 지껄인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맞은편 산기슭에 있는 숲속에 숨어 있던 정희주는 망원경으로 이곳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이호호가 대장로에게 맞아서 날아갔고 피까지 토한 걸 본 그녀가 흥분하며 말했다.“하하, 잘했어. 이태호는 이번에 반드시 죽을 거야. 그의 여섯 경호원이 다 강자라고 들었는데 이번엔 아무 소용없겠군. 우리 사람이 더 강할 테니 말이야.”“자식, 그럼 네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어디 한 번 보여줘 봐!”오급 무왕이라는 여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