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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Author: 은광수
남자라면 그 누구도 자기 여자를 빼앗아 간 사람과 형제처럼 지낼 수 없다. 아무리 돈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때문에 나는 연승호를 꿰뚫어 볼 것처럼 빤히 바라봤다.

“나랑 협력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만 너무 친한 척하는 거 아니야?”

연승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수호 형, 막말로 여자는 마구 갈아치워도 한번 사귄 친구는 끝까지 간다잖아. 고작 여자 하나 갖고 뭘. 만약 수호 형이 원한다면 내가 양보할게.”

“나 지금 돈 벌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은 없어. 나 큰돈 벌 거야! 형이 나 돈 벌 수 있게 해준다면 백연우는 그냥 줄 수 있어.”

나는 일순 미간을 팍 찌푸렸다.

“백연우 씨는 너랑 약혼한 사이잖아. 네 약혼녀잖아.”

“그게 뭐 어때서? 약혼녀가 아니라 마누라라고 해도 필요하면 양보할 수 있어.”

이건 나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연승호가 이런 말을 할 거라고 나는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한창 충격에서 해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연승호가 내 어깨를 두르더니 허허 웃으며 말했다.

“수호 형, 이런 건 일도 아니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사업을 위해 자기 마누라를 남의 침대로 밀어 넣는 사람 수도 없어.”

“이 바닥에서 그런 건 이상한 일이 아니야.”

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연승호의 손을 쳐냈다.

“너한테는 별거 아닐지 몰라도 나는 못 받아들여.”

“그리고 경고하는데 백연우 씨한테 잘해.”

연승호는 여전히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계속 술이나 마시자고.”

얼마 뒤, 연승호는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그러더니 우리더러 알아서 마시라고 하고는 물 좀 빼러 간다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 말이 당연히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의미였다.

화장실 앞에서 연승호를 발견했을 때, 그는 여직원을 안고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딱 봐도 각별해 보이는 두 사람은 이러는 게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았다.

‘불과 몇 분 전에 백연우 씨한테 잘해주라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바로 직원과 애정 행각을 벌여?’

‘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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