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1화

작가: 조십일
"두 가지 중에 선택해요. 하나는 맨몸으로 나가는 거예요. 하지만 주식은 어느 정도 줄 테니까 굶어 죽을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렇지만 회사와 아빠 딸은 욕심내지 말아요. 다른 하나는 이 증거들 법원에 제출하고 아빠의 남은 인생 감방에서 지내는 거예요."

하현주는 유상수에게 본인과 재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하지만 유현진의 말은 유상수에게 본인과 유현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뜻이다.

유상수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유현진의 말이 끝난 뒤, 유상수는 유현아와 백혜주를 바라보았다.

백혜주도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상수가 먼저 말했다.

"거짓말하지 마. 너한테 증거는 없어!"

"과연 그럴까요?"

유현진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유상수의 카톡으로 유현아의 기부 사기 증거를 보냈다.

"더 필요해요?"

유현진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더 있어요."

유상수는 안색이 변하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현진아. 네 엄마와 난 부부야. 그리고 넌 내 첫딸이지. 내가 한 행동들 너한테 용서받지 못할 거란 거 알고 있어. 하지만 난 세상 남자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할법한 실수를 했을 뿐이야. 그래도 난 여전히 네 아빠고 난 널 사랑해. 그런데 만약 나한테 일이라도 생기면 이 집안에 널 지켜줄 사람도 없어지는 거야. 너 잘 생각해."

"아빠…..."

유현진은 나지막한 소리로 유상수를 불렀다.

유상수는 유현진이 자기 말에 흔들렸을 거라 판단해 계속 말했다.

"현진아. 혹시 구암동 고아원 후원금 때문에 그러는 거면 다시 상의해 보자. 아무래도 네 엄마가 한평생 했던 일이라 나도 많이 후회했어."

"그래서 일부러 바람난 게 아니라는 거죠?"

"네 엄마와는 서로 사랑해서 만났어. 그런데 저 여자가 목적을 가지고 나한테 꼬리 쳐서 나도 실수한 거야."

백혜주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유현아도 유상수의 말에 경악했다. 유상수는 결국 자기를 선택했다.

"하하-"

전화기 너머로 유현진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유상수 당신, 정말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2화

    유상수가 떠난 뒤, 그의 비서가 남아 백혜주를 돌보았다.그녀는 제왕절개로 거의 보름 동안 병원에 있었지만 유상수는 단 한 번도 와보지 않았다.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매번 그저 그녀더러 몸조리를 잘하고 있으라고, 바쁜 일이 끝나면 가겠다면서 핑계를 둘러댔다.백혜주는 그 말을 믿었다. 그녀가 퇴원하게 되니 유상수는 사람을 보내 그녀를 아파트로 데려왔으며 도우미를 보내주었다.산후조리가 끝나고 몸이 거의 회복되어서야 유상수는 아파트로 찾아왔다.하지만 유상수의 목적은 단 하나, 그녀와의 잠자리를 위해서 온 것이다.출산한 지 얼마 안 되는 데다 워낙 체질이 좋지 못하다 보니 그녀는 출혈로 인해 또다시 입원하게 되었다.당시 의사는 두 사람을 한바탕 교육했다. 수술 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안전 조치도 없이 잠자리했으니 만약 또다시 임신이라도 하면 산모는 아주 위험하다.유상수는 아주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의사에게 물었다."그럼 언제쯤이면 다시 임신할 수 있을까요."병원에서는 제왕절개 수술 후 산모와 다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최소 2년 뒤에야 재임신이 가능하다고 했다.유상수는 그 말에 얼굴이 확 굳어지더니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딸을 낳았기 때문에 그런 태도라는 것을 백혜주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다 유상수의 연락이 뜸해지고 점점 무관심해지자 그녀는 그때야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차렸다.백혜주는 총명한 여자다. 그녀는 이내 유상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하현주의 강한 성격과 아이 문제로 두 사람이 자주 다툰다는 것을 알아냈다.유상수는 아들을 낳아 대를 잇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하현주는 몸도 회복이 되지 않았으니 둘째는 절대로 낳지 않겠다고 했다.유상수는 백혜주가 마음에 들어서 그녀를 원했다기보다는 배를 빌려 아들을 낳고 싶었을 뿐이다.직장인을 찾으면 번거로운 일이 많을 테고 학력이 너무 낮거나 예쁘지 않으면 여자로 보이지 않았는데 마침 그녀는 배경도 없고 대학생인 데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3화

    백혜주는 마음이 식었다. 그것보다 화가 나고 치가 떨렸다.유상수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돌려 백혜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실망과 원망이 가득 찼다. 유상수는 다급히 그녀를 다독였다."그 말은 신경 쓰지 마. 들으라고 괜히 한 말이니까.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랬어. 걱정하지 마, 내가 죽더라도 우리 현아 꼭 지킬게."백혜주는 불쾌함을 꾹꾹 눌러 삼키고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함께한 세월이 얼만데 그 정도로 흔들리겠어요? 오빠, 유현진에게 기대를 버려요. 걔는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니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강한서한테 투자한 돈도 기회를 봐서 다시 빼와요."유현진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말투로 말했다."이 일은 우리만 영향받는 게 아니야. 한성에서 받는 데미지가 더 강해. 유현진이 일을 키워서 강한서의 프로젝트가 날아간다면 강한서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 언제 우리 신경이나 쓰겠어? 연현 테크 프로젝트 곧 출시 될 거야. 강한서가 눈치채기도 전에 돈은 내 손에 들어올 거야."백혜주는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유상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 일에서 신경 꺼. 내가 알아서 할 테니."백혜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유상수는 늘 이렇듯 독단적이다. 어쩐지 하현주는 회사 경영권을 유상수에게 절대 넘겨주려 하지 않았다. 유상수는 오만한 데다가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으려고 했다.유현진이 강한서와 이혼하지 않은 이상, 유상수는 그 "가족애"로 유현진을 묶어둘 수 있다.하지만 유상수는 유현진에 대해 너무 몰랐다. 유현진에게 아버지로서 사랑을 준 적이 별로 없는데 어찌 유현진에게서 감정을 바라겠는가?유현진이 유씨 집안에서의 입지가 다져지면 제일 먼저 처리할 사람은 바로 그들이다.그녀는 빨리 움직여야 했다.다음 날.한성 그룹의 메인 계정에는 손 글씨로 된 사과문이 올라왔다.유현진은 바로 사과문을 클릭했다.그녀는 한눈에 강한서의 필적을 알아보았다.강한서의 글씨는 예리하면서도 정교하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4화

    문제가 생기면 직원에게 덮어씌우고 해고하는 일은 기업들의 일관 된 방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면접 영상을 공개하는 건 구직자들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게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으며새로운 룰이 비록 구직자들에게는 유리한 점이 많다 하지만 면접 과정에서 학력 때문에 무시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아무튼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아무리 성의 있는 사과문도 모니터 뒤에 숨은 사람들은 흠집을 내려고 애썼다.보통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자기 정보를 하나도 공개하지 않거나 어린 학생들, 혹은 한성 그룹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어쨌든 이 사과문은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점심 무렵, 그린 테크에서도 새로운 직원 채용 규칙을 공개했다. 그 내용은 한성 그룹과 정확히 일치했다.오후 한 시, 운해 그룹에서도 똑같은 룰을 공개했다.그제야 여론의 흐름은 역전되기 시작했다.그린 테크는 신씨 가문의 기업으로서 인터넷 산업의 선두 주자이고 운해 그룹은 송씨 가문의 고급 제조업 기업이다.두 회사는 한성 그룹과 마찬가지로 채용 문턱이 아주 높았다. 그런데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데서 충분히 두 기업의 한성의 강연 사고에 대한 태도를 보아낼 수 있다.이러한 규칙은 수많은 구직자의 지지를 받았다.웨스턴가든.송민준은 자기가 한발 늦었다는 것이 불쾌해졌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나한테만 빚지게 만들려고 했는데 한발 늦었네. 신씨네 그 또라이는 왜 먼저 나서고 난리야?"박해서가 말했다."그린 테크는 신학의 사망으로 신우가 관리한다고 해요."송민준은 한참 생각하고 말했다."너무 닮았어."유현진은 강한서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여론이 잠잠해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녀는 그나마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강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주강운도 여론이 바뀌는 걸 확인하고 유현진에게 강한서의 컨디션을 물었다.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했다."나도 잘 몰라요. 내 전화 안 받아요."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5화

    주강운은 흠칫했다. "설마 한서랑 이혼하게요?"유현진…...'내가 강한서랑 이혼하면 주 변호사님한테 소송 부탁하겠어요?'"내가 아니고, 우리 엄마가요."유현진은 하현주와 유상수 사이의 7년 전 이혼 합의서를 포함한 정황을 간결하게 설명했다."주 변호사님. 이 상황에 우리 엄마 이혼하게 되면 7년 전 이혼 합의서처럼 재산 분할이 가능할까요?"주강운이 말했다."어려워요."유현진은 가슴이 철렁했다."비록 합의서에 사인은 했지만 공증받지 않았어요. 게다가 현진 씨 말처럼 대부분 주식은 다 아버님 손에 있잖아요. 그리고 어머님이 사고가 나신 뒤 아버님이 치료비용을 지불했기에 법적으로 보았을 땐 남편의 도리를 다한 거죠. 그러니 맨몸으로 나가기는 힘들어요.""외도 증거도 소용없어요?"주강운이 웃었다."외도는 이혼 사유가 되죠. 판사님도 당연히 무책배우자한테 더 많이 기울 거지만 그래도 결국 재산은 분할해야 해요.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어머님의 치료비용을 지불했으니 상대 쪽 변호사가 이 점을 물고 놓지 않는다면 승소 가능성은 적어요."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울컥해서 말했다."혼인법은 부부 쌍방의 이익을 보호해 주는 게 아니에요? 왜 유책배우자의 이익을 보호해 주죠?"주강운은 머리를 숙이고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아무리 법이라도 절대적인 공정이란 없어요."유현진은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해요, 주 변호사님한테 화낸 거 아니에요.""괜찮아요. 이혼 소송 많이 해봤어요. 현진 씨 어머니의 상황보다 더 악질적인 사건도 맡아봤어요."주강운이 계속 말했다."맨몸으로 나가게 할 방법은 하나뿐이에요. 스스로 포기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어요.""그런 사람이 어떻게 재산을 포기해요?""어머님의 방법은 아주 훌륭했어요. 참고하세요."유현진은 고개를 저었다."우리 엄마는 힘들게 찾은 증거들을 내놓고 그 인간에게 사인을 시켰어요. 그런데 사고가 났죠. 유상수가 가만히 있었겠어요? 아마 그 약점들 다 지웠을 거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6화

    "그래요."유현진은 금고를 열며 물었다."어디서 볼까요?""처음 소송 때문에 만났던 그 카페에서 보죠."주강운이 부드럽게 말했다."길에서 조심해요. 퇴근 시간이라 길에 차가 많아요. 조금 늦어도 괜찮아요.""그래요. 이따 봐요."전화를 끊고 유현진은 금고에서 하현주가 정리한 물건을 꺼내 가방에 넣고는 코트를 걸치고 외출했다.주강운의 말대로 차가 많이 막혔다.평소 20분이면 도착했던 거리를 30여 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그녀가 도착했을 때, 주강운은 이미 도착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주강운은 역시나 창가 자리에 앉아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았다.유현진은 의자를 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주강운이 온화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금방 퇴근했어요. 뭐 마실래요?""우유로 할게요."주강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종업원에게 말했다."따뜻한 우유 한잔, 그리고 라테 한잔 당도 적게 우유는 빼고 주세요.""그냥 우유 두 잔 해요. 저녁에 커피 마시면 잠 못 자요."유현진은 말을 내뱉고 나서야 후회했다.그녀와 주강운은 이래라저래라하기에는 아직 그 정도로 친한 사이가 아니다.강한서도 한밤중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 비록 업무 효율은 올라가지만 잠을 설쳤다.그녀는 강한서에게 하던 그대로 저도 모르게 주강운에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주강운은 조금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유현진은 빠르게 머리를 굴려 말했다."저번에 커피 많이 마시면 카페인 중독 때문에 불면증이 올 수도 있다고 그랬잖아요? 금연이 힘들면 껌이나 씹어요."말을 끝내고 그녀는 가방에서 껌을 꺼내 넘겨주었다.며칠 전 촬영장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에게 준 껌이다.주강운이 웃었다."기억하고 있네요."주강운은 껌을 넘겨받으며 종업원에게 말했다."그럼 우유 두잔으로 할게요."길가에 세워진 마세라티에서 강한서는 어두운 얼굴로 창가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유현진은 가방에서 자료를 꺼내 주강운에게 넘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7화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던 유현진은 갑자기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그녀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강한서가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강한서는 안색이 아주 좋지 않았다. 시커멓게 내려온 다크서클은 딱 봐도 잠을 자지 못한 모양이다. 옷은 갈아입었지만 그녀가 민경하에게 부탁했던 옷이 아니다. 게다가 턱에는 거뭇거뭇한 수염이 자라났다."강한서…..."그녀는 강한서의 이름을 불렀다. 강한서는 그녀에게 다가와 손목을 잡고 의자에서 당겼다.강한서의 행동은 아주 거칠었다. 유현진은 손목이 부러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밖에서 다투기 싫어 나지막하게 말했다."강한서, 이거 놔."강한서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끌고 나가려고 했다.유현진은 강한서의 행동에 화가 나서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발버둥을 쳤다.유현진이 반항하니 강한서는 더 크게 화를 내며 그녀를 의자에서 당겼다.이내 그녀의 얼굴은 창백해졌다.그녀의 무릎은 의자 모서리에 부딪혔다. 살을 에는 듯한 통증에 그녀는 저도 몰래 앓는 소리를 냈다.주강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일어나 강한서를 막았다."한서야, 말로 해. 왜 이렇게 격하게 행동하는 거야."강한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목소리를 내리깔고 쌀쌀한 표정으로 말했다."비켜!"주강운은 비켜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갔다."할 얘기 있으면 진정하고 얘기해. 그런데 너 지금 난폭하게 나오면 친구로서 그리고 내 직업상 너 여기서 현진 씨 못 데리고 나가."강한서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마지막으로 말하는 거야, 비켜!"강한서의 독기 오른 두 눈을 바라보는 주강운은 조금도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였다.유현진은 강한서에게서 곧 뚜껑이 열릴 조짐을 알아차렸다. 유현진은 아픔을 뒤로하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주 변호사님. 오늘 여기까지 하죠. 먼저 가세요."주강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한서 지금 제정신 아니에요. 현진 씨를 이렇게 데려가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요.""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8화

    키스라기보다는 그냥 화풀이에 더 가까웠다.유현진도 서서히 발버둥을 멈추었다.유현진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강한서를 더 화나게 할 뿐이다.민경하는 뒷좌석에서 발생하는 일에 신경을 끄고 최대한 빠르게 운전했다.얼마 후 차가 멈춰 섰을 때, 강한서도 잠시 화풀이를 멈추었다.강한서는 차에서 내려 유현진을 끌어내려고 했다.유현진은 필사적으로 손잡이를 잡고 놓지 않았다.강한서는 말도 하기 귀찮아 바로 그녀를 차에서 들어내 왔다."강한서, 이거 놔!"강한서는 한쪽 어깨로 유현진을 들고 걸어갔다. 유현진은 속이 울렁거려 발버둥 치며 강한서의 어깨를 두드렸다.하지만 유현진의 힘으로는 강한서를 아프게 할 수 없다. 강한서는 그녀를 둘러메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미리 연락받은 황씨 아주머니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말했다."잠시만요, 대표님 오셨어요. 바로 문 열어드릴게요."황씨 아주머니는 휴대폰을 탁자에 올려놓고 다급히 문을 열었다.문을 여는 순간, 강한서가 유현진을 둘러메고 들어왔다. 두 사람의 안색은 다 좋지 않았다.황씨 아주머니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강한서가 쌀쌀맞게 말했다."방으로 들어가세요."황씨 아주머니는 더는 묻지 못하고 이내 슬리퍼를 꺼내 놓고 다급히 방으로 들어갔다."강한서, 나쁜 자식. 이거 놔!"유현지는 욕을 퍼부었다.강한서는 그녀를 소파로 던져버렸다.유현진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강한서는 그녀의 몸을 가로 타고 앉았다.아까 차에서와 똑같은 포즈지만 소파이기 때문에 공간이 널찍했다. 그는 한쪽 다리로 유현진의 무릎을 누르고 한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눌렀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턱을 잡고 머리를 숙여 키스했다.이번에는 차에서보다 더 격렬하게 행동했다.강한서는 그녀에게 키스를 퍼붓다 한 손으로 그녀의 바지를 벗기려 했다.유현진은 강한서를 밀치고 손을 휘둘러 그의 뺨을 때렸다.그녀의 눈가는 빨개졌고 입술은 터져서 피가 흘렀지만 눈빛은 여전히 고집스러웠다.강한서는 그녀의 몸을 누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429화

    강한서는 주먹을 꽉 쥐더니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주강운 때문에 이러는 거야?"유현진은 강한서를 밀치고 빨개진 입술을 닦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당신 또다시 힘으로 나에게 이런 걸 강요하면 나 당신 가만 안 둬!"신혼 첫날, 그녀는 강한서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 강한서에게 제압당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기분은 유현진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어 주었다."어쩔 건데?"강한서는 얼어버린 표정으로 물었다."유현진, 내가 주강훈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경고했지? 내 말이 말 같지 않아?"유현진은 어금니를 깨물었다."일 때문에 만났는데 왜 안돼?""일 때문에?"강한서가 화를 내며 물었다."어제 그 사고를 쳐놓고 당신 어떻게 빠져나갔어? 누가 도와줬는데? 그런데 왜 당신은 나한테 털어놓지 않는 거야? 당신 마음속에 내가 있기나 해?" 유현진은 "누가 도와줬는데?"라는 말의 뜻을 알 수 없었다. 오직 강한서가 마지막에 한 말만 들렸다."털어놔? 털어놓으면 그러라고 했겠어? 날 도왔겠어? 당신은 한 번도 날 도운 적 없어! 나 교통사고로 병원에 들어갔을 때 서명해 줄 가족조차 없었어. 당신 뭐 하고 있었어? 그리고 강민서가 증조할아버지 다치게 했을 때, 그때 당신은 또 어디 있었어? 당신은 내가 필요할 때 단 한 번도 내 옆에 없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당신한테 털어놔? 털어놓으면 당신이 내 앞을 막을 게 뻔한데!""그래서 주강운한테 갔어?"강한서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싸늘하게 변했다."너한테 난 대체 뭐야? 이 일로 회사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은 줄은 알고 있어? 당신은 늘 후과를 생각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일을 벌였어. 항상 당신 뒤에서 뒤처리하게 만들지!"유현진은 창백한 얼굴로 두 주먹을 꽉 쥐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내 뒤처리 부탁한 적 없어.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져! 내일 회사로 가서 내가 한 일이라고 공개할 거야. 마음대로 하라고 해! 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난 똑같이 했을 거야!"이 일이 회

최신 챕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4화

    [부정행위 같은 건 내부 조사로 진행해봤자 무슨 결과가 있겠어요? 학교 입장에선 당연히 부정하겠죠. 창피하잖아요.][부정행위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여기로 모이세요!]...댓글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던 그때, 그 대학원생은 좋아요가 제일 많이 눌린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았다. [진윤 학생의 루머가 퍼진 그날, 전 바로 해명 글을 올렸었어요.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피드는 계속 비공개로 전환이 되었어요. 서버 문제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피드를 업로드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며칠 사이 계정을 바꿔가며 계속 피드를 작성했지만 결과는 똑같았어요. 계속 업로드가 되지 않더라고요. 실체가 없는 압박 때문에 전 진윤 학생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없었어요. 그더라 오늘 점심이 되어서야 계정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었고요.][전 대학원 2학년생이에요. 솔직히 얘기하면 적지 않은 학생에게 과외를 해줬어요. 하지만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대부분이었어요. 진윤 학생은 제가 가르쳤던 학생 중 유일한 대학생이었어요.][과외비도 많이 챙겨줬고 사교성도 좋아서 다른 과외는 전부 거절하고 진윤 학생 한 명만 했었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공대의 많은 수업은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진윤 학생은 기초도 좋은 편이었고 본인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했어요. 새벽 2, 3시까지 공부하는 것도 기본이었어요. 그러니 그 정도 난이도의 시험은 통과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죠.][인터넷에선 다들 직접 보기라도 한 것처럼 진윤 학생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하던데 솔직히 얘기하면 만약 진윤 학생이 부정행위로 그 정도 성적을 받은 거라면 정말 제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제가 하고 싶은 말을 여기까지예요. 앞으로 악플에 더는 대응하지 않을 거예요.]그는 설명과 함께 캡처 여러 장을 함께 공개했다. 그 중에는 업로드에 실패했던 여러 개의 피드와 늦은 새벽 진윤과 문제집을 토론하던 대화기록 그리고 진윤이 그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3화

    어두운 표정으로 이번 일의 경위를 할 번 곱씹은 홍혜림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해금은 항상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조차 없었다. 조금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었고 조금만 늦으면 도와줄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 서해금은 늘 홍혜림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는 타이밍에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 당연히 홍혜림은 평소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서해금이 어떤 인간인데?’서해금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거지도 아버지로 모실 수 있었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친아버지도 아버지라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도와줄 리가 없어.’‘애초부터 이 모든 것이 서해금이 꾸민 짓이라면 말이 되긴 하지.’‘하지만 대체 왜?’홍혜림은 순간 자신에게도 조향대회의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또 올렸다. ‘설마 그것 때문에?’서해금 의도를 파악하게 된 홍혜림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가식적인 X. 감히 날 두고 수작을 부려?’생각에 잠긴 홍혜림이 인상을 폈다 찌푸렸다를 반복하며 가끔은 이를 악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윤이 걱정스레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홍혜림이 감정을 추스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역겨운 일이 떠올라서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아직 어린 나이라 홍혜림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한 진윤이 말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신고까지 했으니 저희가 여기저기 부탁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저희에게 사정을 해야겠죠. 엄마도 이젠 회사로 나가 보세요.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 회사에는 네 아빠와 형이 있어. 내가 할 일은 널 지키는 거야.”그 말에 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떠올렸다.“너한텐 좋은 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2화

    진윤: ...진윤이 흥, 콧방귀를 꼈다. “네가 얘기 안 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아? 한성 그룹 대표지?”진윤이 머리가 떨어질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변이 장난이 아녜요. 게다가 맞는 말만 골라서 한다니까요. 전엔 우리 형이 세상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도 그 형님 앞에선 꼬마에 불과한 것 같아요.”진윤의 뒤통수를 툭 치려던 홍혜림은 그의 머리에 감싸진 붕대를 보고는 시선을 내려 엉덩이를 차버렸다. “형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팔이 밖으로 굽어?”진윤이 바지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좋은 건 당연히 형이 더 좋죠.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형님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강한서를 향한 콩깍지가 두껍게 쓰인 진윤의 모습에 홍혜림은 괜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상대방이 강한서라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정인월이 직접 교육한 아이였으니 성품이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진수 그룹과 한성 그룹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협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연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윤은 한성 그룹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와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IT 업계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그러니 강한서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진윤에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홍혜림은 강한서가 아무 이유 없이 진윤을 도울 리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여자친구 대신 자신에게서 서해금의 일을 알아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홍혜림은 그 일엔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를 지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한 적도 없어 오히려 홍혜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 대표에게 우리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은근슬쩍 오 교수님을 귀띔하게 한 것도 너의 그 스승님 생각인 거야?”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도와주겠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1화

    입가를 파르르 떨던 홍혜림이 진윤의 손을 툭, 쳐냈다. “저리 가. 엄마한테 그런 농담하지 마.”진윤이 웃는 얼굴로 다가가 홍혜림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자 홍혜림이 진윤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얌전히 앉아있기나 해. 넌 애가 다치고도 얌전히 있지를 못 해.”잠시 말이 없던 홍혜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엄마한테 얘기도 안 하고 신고했어? 오 교수님께도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인데 이렇게 수상하게 구는 거야.”“엄마, 만약 학교 측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얼른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거예요. 저희가 오 교수님께 부탁할 시간 같은 건 주지도 않았을 거라고요.”“그럴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학교 명예가 걸린 일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려고 하겠어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이 멈칫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학교에서 너한테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 가짜라는 얘기야?”진윤이 말했다. “엄마, 서화 대학은 엄마와 아빠가 수많은 인맥과 돈을 들여 고르고 고른 대학이에요. 업계에서의 명성도, 학교 분위기도 말 할 것 없이 좋고요. 오랜 세월을 지내며 명성을 쌓아온 학교예요. 그만큼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는 얘기잖아요.”“그런 학교가 고작 이런 여론에 궁지로 몰려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지금은 예전과 달라요. 요즘은 순식간이면 소문이 퍼진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미숙하게 처리해도 오히려 힘들게 쌓아온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봐도 학교 측에서는 함부로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어요.”“오히려 진실을 파헤치는 편이 학교의 명성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잠시 조용하던 진윤이 말을 이었다. “엄마, 만약 엄마가 학교 이사진이라면 부정행위가 사실이었다는 결론과 부정행위가 루머였다는 걸론 중 어떤 게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홍혜림이 미간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0화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9화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8화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7화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6화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