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수준 맞지 않는 결혼은 결국, 파국으로 흘러간다. 7년의 결혼 생활. 소유하에게 오승현은 단 한 번도 따뜻한 남편이 아니었다. 그는 늘 차가웠고, 변덕스러웠고,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도 유하만은 철저히 외면했다. 승현과 연애하던 시절, 유하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을 품에 안은 줄 알았다. 그녀는 이 남자와 함께라면, 앞으로의 삶이 찬란할 줄로만 믿었다. 그러나,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날, 혼자 기억하는 결혼기념일에 유하는 깨달았다. 이 집에서 자신만 ‘외부인’이라는 걸. 남편은 첫사랑을 앗아간 대가라며 유하를 미워했고, 아들은 ‘아빠의 첫사랑인 이모'가 더 좋다며 유하를 무시했다. 가족 모두가 등을 돌린 날... 유하는 웃었다. 텅 빈 마음, 타들어간 심장으로 결국 이혼을 선언했다. “양육권도 재산도 다 줄게요. 그러니 나 좀 놓아줘요.” 그 후, 세상은 유하를 다르게 기억하기 시작했다. 버려진 아내, 소유하? 아니다. 세계적 디자이너, 그리고 천재 화가. 유하의 작품은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수백억을 내고도 손에 넣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다 마음이 식어 돌아서니, 이번엔 남편과 아들이 오히려 유하를 놓아주질 않는다. “엄마는 내 엄마예요! 다른 애 만나지 마요!” “당신이 먼저 날 선택했잖아. 책임져. 이혼? 절대 못 해.” 배신으로 무너졌던 여자, 이제는 모든 걸 거머쥔 여자가 되어 돌아온다.
もっと見る의료실 안에서 승현은 긴급으로 받아 든 보고서를 넘기고 있었다. E국에서 온 의사는 곁에서 보고서에 적힌 수치와 상태를 E국말로 설명했다.검사 결과는 분명했다.승현은 오래 걸리지 않아 유하의 현재 몸 상태를 파악했다. 그러다 보고서는 마지막에 페이지에서 멈췄고, 승현은 같은 페이지를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그곳에 적힌 것은 유하의 눈 검사 결과였다.승현은 그 몇 장의 보고서를 바라본 채,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물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는지, 곁에서 설명하던 E국 의사도 점점 말을 줄였다.승현은 한동안 더 보고서를 들여다보다가 다시 E국말로 의사에게 몇 가지를 확인했다. 그러고는 보고서를 내려놓고 의료실을 나섰다.문밖으로 나온 승현은 기다리고 있던 직원에게 담담히 지시했다. 의사들을 미리 잡아 둔 호텔로 모시고 가 쉬게 하라고. 의료진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당분간 이곳에 머물 예정이었다.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던 승현은 준서가 복도를 가로질러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준서는 자기 방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뒤쫓아오던 희은은 승현을 보고 예의 바르게 인사한 뒤, 승현이 묻기도 전에 준서의 방으로 들어갔다.승현은 준서의 방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두 아이가 달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서재 쪽이었다.잠깐 생각하던 승현은 준서를 찾아가지 않고 서재로 들어갔다.서재 안은 조용했다.통유리로 막힌 발코니에 유하는 담요를 덮고 긴 의자에 몸을 웅크린 채 잠든 듯했다. 재윤은 맞은편 긴 의자에 앉아 있지 않았다. 작은 의자를 하나 가져와 유하 곁에 붙여 두고 앉아 있었고, 한 손은 담요 밖으로 나온 유하의 손을 잡고 있었다.승현이 들어오자 재윤은 고개를 들어 한 번 바라봤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승현은 유하에게 다가가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뺨의 온기를 확인했다.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자 손을 거두고 옆에 앉았다.“무슨 일이야?”승현의 질문은 모호했다. 누구를 지목하지
재윤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유하는 한동안 재윤을 돌보았다. 그러다 나중에 알게 됐다. 재윤이 밤마다 악몽에 놀라 깨어난다는 것을. 여러 방법을 써 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밤, 재윤이 또다시 악몽에서 깨었을 때 유하는 문득 예전에 부르던 그 동요를 낮게 흥얼거려 보았다.그날 밤, 재윤은 아주 편안하게 잠들었다.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유하는 재윤을 미처 챙기지 못할까 봐, 일부러 자신이 흥얼거리는 동요와 잠자리에서 들려줄 이야기를 녹음했다. 유하가 곁에 없어도 재윤이 그걸 들으면서 잘 잠들 수 있도록.지금은 더 이상 그런 녹음이 없어도 재윤은 악몽에 놀라 깨지 않았다. 그래도 가끔은 유하에게 매달렸다. 같이 자 달라고, 잠들기 전까지 이야기해 달라고, 동요를 불러 달라고.유하는 가능한 한 재윤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사실 유하는 재윤이 곁에 있는 감각을 좋아했다.유하의 인생이 가장 밑바닥으로 가라앉았던 시절에 곁으로 다가온 아이. 재윤은 유하 마음속에서 늘 특별한 자리를 차지했다.그 감정을 굳이 말로 옮기자면, 깊은 바닷속에서 하늘이 내려 준 꽃 한 다발을 건져 올린 기분과 비슷했다. 유하는 그저 물속에 깊이 가라앉은 꽃을 건져 올려 햇볕 아래 놓았을 뿐인데, 비바람에 휩쓸려 말라붙었던 마음속 방 전체가 향기로 가득 찬 것만 같았다.유하를 아는 사람들은 늘 유하가 재윤을 구했다고 생각했다. 재윤이 자기 어머니가 남긴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 사람이 유하라고 여겼다.하지만 유하는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재윤은 본래 보석이었다. 아름다운 꽃이었다. 유하는 그저 운이 좋았다. 보석 위에 먼지가 내려앉았을 때, 꽃이 잠시 고개를 숙였을 때, 마침 옆에서 손을 내민 것이 전부였다.그 정도에 불과했는데도 유하는 마음속 어딘가, 아무리 애써도 채워지지 않던 빈자리가 꽃향기와 보석의 빛으로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끝내 아물지 않을 것 같던 상처도 꽃잎이 떨어져 쌓이는 동안 서서히 아물어 갔다
유하는 재윤이 화집을 보면서 문득문득 던지는 질문에 가끔 대답해 주었다. 원래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이 없는 준서도 오늘은 평소와 달리 옆에 앉아 있었다. 유하를 한 번 보고, 재윤을 한 번 보며 말 한마디 끼어들 틈을 찾지 못했다.준서의 눈은 점점 더 서운한 빛이 짙어졌다.아마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준서도 버틸 만큼 버틴 모양이었다. 준서는 잠시 앉아 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부러 들으라는 듯 발소리를 크게 내며 서재를 나갔다.서재 문이 쾅 닫혔다.재윤은 유하의 표정을 살피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 화집을 넘겼다. 공기 속에 침묵이 한동안 머문 뒤, 재윤이 불쑥 입을 열었다.“스승님은 준서가 많이 싫으세요?”“어?”유하는 멍해졌다. 바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스승님은 아마 준서를 싫어하는 건 아닐 거예요.”재윤이 스스로 말을 이었다.화집장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났다. 팽팽하던 분위기가 조금 느슨해지고, 유하의 어깨와 등이 덜 굳어지는 것을 본 뒤에야 재윤은 계속 말했다.“제가 누군가를 싫어하면, 그 사람이 제 앞에 있어도 그냥 무 하나가 놓여 있다고 생각해요. 아예 없는 사람처럼 취급해요.”재윤은 조곤조곤 설명했다.“그런데 준서가 있을 때마다 스승님은 눈이 안 보이시는데도 준서가 옆에 있는 걸 아시는 것 같아요. 계속 집중 안 되고, 딴생각하시잖아요.”재윤의 시선이 화집 한쪽 구석에 적힌 화가의 이름에 닿았다.“방금 스승님이 알려 주신 저 그림 화가 이름도 틀렸어요.”유하는 민망한 듯 코끝을 만졌다.“미안. 아마, 아마 내가 헷갈렸나 봐.”“스승님이 요즘 기억력이 좀 안 좋으시긴 한데요.”재윤은 유하가 얼버무릴 틈을 주지 않았다.“이 질문, 어제도 제가 했어요. 어제 스승님이 하신 대답은 맞았어요.”‘이 녀석, 언제 이렇게 사람 말을 떠보는 법까지 배운 거야.’유하는 속으로 난감해하면서도 겉으로는 어색하게 웃으며 모르는 척했다.다행히 재윤은 더 캐묻지 않았다.한동안 공기 속에는
하루 종일 화투판을 벌인 데다 새벽에는 설아가 불러서 깨우기까지 해서, 다음 날 유하는 정오가 다 되어서야 눈을 떴다. 잠에서 깬 뒤에도 몸은 여전히 무거웠다.식사는 평소처럼 방 안 작은 테이블에서 했다.유하는 승현이 뭔가 물어볼 줄 알았다. 어제 MB그룹 인감도장을 들고 장난처럼 멋대로 써 버린 일에 대해.하지만 식사가 끝날 때까지 승현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묵묵히 유하가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챙기기만 했다.유하가 바란 건 이런 태도가 아니었다. 유하는 승현이 성격 좋은 남편인 척, 계속 참고 넘어가게 만들려고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니었다.“나한테 물어볼 거 없어?”유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유하의 식사를 다 챙긴 뒤에야 승현은 식기를 들고 자기 몫을 먹기 시작했다. 요 며칠 내내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유하의 물음에도 승현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크림수프를 떠먹었다.“물어보면 네가 말해 줄 거야?”승현이 유하가 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하지 않을 리 없었다. 다만 유하가 자신에게 말해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는 지난 세월 동안 너무 많은 신뢰와 대화가 비어 있었다.“당연하지.”유하의 대답은 뜻밖이었다.“난 네가 어젯밤 그 자리에 앉아서 화투판을 이어 갔을 때, 이미 내 대답을 들은 줄 알았는데.”승현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유하를 바라봤다.간밤에는 큰 눈이 내렸다. 안방의 작은 거실은 발코니와 가까웠고, 지금은 속 커튼이 걷혀 있었다. 닫힌 유리문 너머로 난간에 쌓인 눈이 햇빛을 받아 새하얗게 반짝였다.햇살이 비스듬히 방 안으로 들어와 유하의 몸 위에 내려앉았다. 햇빛을 받은 유하의 몸은 금빛으로 감싼 듯했고, 핏기 없이 창백한 낯에도 따스한 빛이 얹혔다.부드럽게 웃고 있는 유하를 보며 승현은 잠시 멍해졌다. 오래전으로 되돌아간 듯했다.그날, 큰눈 속에서 마주했던 웃음.승현은 침묵에 잠겼고, 유하도 그 고요를 깨지 않았다. 한참 뒤, 공기 속에 다시 숟가락이 도자기 그릇에 닿는 소리만 낮
인생무상.이 네 글자에 대해, 유하는 스스로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다. 이해하고 있었고, 받아들일 준비도 되어 있다고 여겼다.유하의 삶은 원래부터 변덕과 우연으로 가득했다. 계획대로 흘러간 적이 거의 없었고, 완전한 결말을 맞은 일도 드물었다.그래도 괜찮았다.유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소성란이 곁에 있고, 마음 터놓을 수 있는 몇 명의 사람이 주변에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지금까지의 삶은 오히려 기대보다 훨씬 넘쳤다.유하는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단 한 번, 욕심을 부
너무 아팠다.유하의 눈가에 붉은 기운이 번졌다. 손은 여전히 승현의 가슴 위에 얹혀 있었지만, 끝내 밀어내지는 못했다.유하는 이를 악물었다.“난 너랑 같이 죽기 싫어. 남들이 알면 무슨 사랑해서 같이 죽은 줄 알 거 아냐? 그런 관계로 엮이기 싫어. 죽고 싶으면 너 혼자 죽어. 나까지 끌고 가지 마.”“그래.”승현은 웃었다.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그럼 집에 가자. 집에 밥도 다 돼 있어.”“집에 가서 밥 먹자.”...유하는 절벽 바닥에서 위로 겨우 끌어올려졌다.가까스로 절벽 가장자리에 제대로 섰다.이미 어
유하가 보기엔, 승현 같은 인간은 정말 골칫덩어리였다.결과만 보고 과정은 신경 쓰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그런 사람과는 누구도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체면을 차릴 여지도 없이 밀어붙이는 타입.본인이 스스로 납득하고 포기하지 않는 한, 끝까지 주변 사람들만 괴롭히고 문제를 만들어 낸다.그 인간을 떠올리기만 해도, 유하는 가슴이 답답해졌다.순수하게 화가 났다.유하는 청산의 한쪽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그 얘기는 그만하자. 어젯밤에 이미 다 말해 놨어. 더는 버티지도 않더라.”“응, 그 얘긴 하지 말자.
서재 문을 닫자, 방 안이 한층 더 조용해졌다.바닥에 흩어진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한 번 훑어본 뒤, 연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책상 뒤에 앉아 있는 하지철을 가만히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아빠, 무슨 일이에요?”왜 어머니가 울면서 뛰쳐나갔는지, 그리고 왜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렸는지...연우는 묻고 있었다.“그 눈빛은 뭐야?”하지철의 말투는 거칠었고, 기분도 말투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말하며 그는 책상 뒤쪽으로 걸어갔다. 그 과정에서 바닥의 도자기 파편을 발로 차게 되었고, 조각들이 이리저리 튀며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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