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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Author: 종이워치
양서은은 임완유의 표정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사실 진실이 밝혀졌으니 이건 기쁜 일 아닌가?

그런데 임완유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양서은은 다시 한번 발표된 내용을 확인하며 유은수의 소개를 보자 그 이유를 알았다.

‘배후에 있던 사람이 바로 임 대표님의 어머니라니.’

“먼저 나가 주세요.”

예천우가 손을 내저으며 양서은에게 나가라고 하자 양서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나갔다.

그녀는 자신도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면 임완유에게 이렇게 급하게 알려주는 게 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양서은이 나가자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다가가 조용히 그녀를 안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완유야.”

임완유는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번 일은 정말 너무 슬펐고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큰 상처였다.

그때 임완유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천우야, 넌 미리 알고 있었던 거지?”

양서은이 이 이야기를 꺼낼 때도 예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놀라는 기색도 없었으며 그저 침묵만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게다가 예전에 전화 통화에서 예천우는 두루뭉술한 말만 했었다.

“예상은 했지만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 그냥 너보다 조금 일찍 알았을 뿐이지.”

예천우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어.”

그는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던 이유가 바로 임완유를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키려는 의도였다.

“알았어. 하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전혀 말이 안 돼.” 임완유는 여전히 충격이 가득했다.

“아마도 예전에 네가 임연 그룹에 공헌한 것이 네 어머니를 자극한 것 같아. 네 엄마는 네가 임연 그룹에 남긴 흔적을 지우고 싶었을 거야.”

예천우는 이렇게 추측했다.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내가 예전에 뭐 했든지 간에 이제 와서 나랑 상관없잖아. 그냥 지금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

임완유는 어머니가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유은수와는 가족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게 당연한 거고 자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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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196화

    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예천우는 좀 힘들겠지만 유은수는 임완유 정도는 손쉽게 속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사실은 루루 화장품이 최근에 판매가 엄청나게 잘 되고 있어. 그런데 그 원료 중 하나의 배합 비법이 예천우의 손에 있거든. 이 화장품은 정말 좋긴 해.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말이야. 예전엔 문제없었어. 왜냐하면 너희가 회사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희가 떠났잖아 그래서 일이 참 까다롭게 되었어. 혹시 예천우가 그 재료 비법을 회사에 넘겨줄 수 없을까?”유은수는 자기가 가지고 싶다는 게 아니라 회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임연 그룹을 위해 임씨 가문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고 점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기가 사과를 받을 줄 알았는데 유은수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다른 얘기는 없어요?”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그게 무슨 말이지? 화제를 돌리려는 건가?’화가 치밀어 오른 유은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다른 얘기를 말하는 거야? 지금 설마 그 재료 비법이 아까워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옆에 서 있던 예천우도 이 말을 듣고 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재료 비법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아줌마가 완유를 음해한 사건에 대해 먼저 설명해 줄 수 있어요?”유은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예천우가 옆에 있었던 거네.’임완유에게는 막대해도 괜찮았으나 예천우는 그나마 안 되었다. 그녀는 급히 말투를 고치며 말했다.“천우야, 너도 여기 있었구나. 내가 아까는 네가 있는지 몰랐어. 나한테 화내지 말아라. 그런데 임완유를 음해했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악성 루머를 만들라고 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야?”이 말에 예천우와 임완유는 모두 놀랐다. 유은수는 인터넷에서 이미 진실이 공개된 걸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임

  • 용왕 귀환   제1197화

    유은수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어차피 아무리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일단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고 딱 잡아뗄 생각이었다.유은수의 조급하고 합리적인 변명에 임완유는 조금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엄마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전혀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더 헷갈렸다.그러자 임완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예천우는 유은수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바로 말했다.“아줌마, 마지막으로 기회 드릴게요. 이 사건에 관해서 다 사실대로 설명해 주시고 왜 완유를 해쳤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시면 바로 그 재료의 비법을 드릴게요.”“정말 내가 아니야. 천우야, 네가 날 오해하는 거야!”유은수는 억울하고 답답한 듯 말하며 말했다.“난 네가 나를 오해하는 걸 알아. 내가 예전에 했던 일 때문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그때 나는 정말 완유를 위해서 했던 거야. 완유가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고 싶었을 뿐이지. 근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 이제 너도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된 거 알아. 그리고 완유가 너와 함께라면 행복할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겠어? 내 딸한테 해를 끼칠 수 있겠냐고! 만약 정말 내가 한 짓이라면 지금 당장 이 일에 대해 맹세 할게. 지금 내가 한 말이 조금이라도 거짓이라면 난 천벌을...”“알겠어요.”예천우는 임완유를 보고 빠르게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맹세할 필요는 없어요!”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했다. ‘쳇. 너희들 둘이서 나를 속이려고 한다고? 어림도 없지. 난 얼마나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그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유은수는 곧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재료 비법을 얻는 게 더 중요하고 임완유라는 딸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천우가 자신을 싫어할지라도 어차피 자신에게 도와주지 않을 거니 일단 재료 비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예천우가 정말 자신이 해쳤다고 확신한다면 그가 재료 비법을 자신

  • 용왕 귀환   제1198화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

  • 용왕 귀환   제1199화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 용왕 귀환   제1200화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 용왕 귀환   제1201화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 용왕 귀환   제1202화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 용왕 귀환   제1203화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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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20화

    예천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신향 씨는... 정말로 제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라는 거예요?”“아...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그럼 됐어요. 정말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거예요.”예천우는 그렇게 말하며 이미 팔을 놓고 있는 이신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매달릴 수 없었고 작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전부 천우 씨 뜻대로 할게요.”예천우는 더 미련 두지 않고 호텔 로비를 빠져나갔다.그런데 막 호텔을 나서자마자 눈에 띄는 광경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출입구 옆에 세워진 빨간 페라리 한대가 있었다.그 안에는 마치 현실감 없는 미모를 지닌 여자가 앉아 있었고 지나는 사람마다 시선을 빼앗겨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그녀의 매혹적인 자태는 모든 시선을 빨아들이는 자석 같았다.남자들은 저런 여자를 가질 수 있다면 뭐든 내놓을 수 있다는 표정들이었다.그런데 그 여자가 예천우를 보자마자 반가운 목소리로 외쳤다.“도련님!”예천우는 살짝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선우서림?’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바로 차량으로 다가가 탑승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 눈엔 그저 부러움 그 자체였다.차에 오르자마자 선우서림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예상보다 더 빨리 끝났네?”“무슨 말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선우서림 정도의 정보력이라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다 파악했을 터였다.“글쎄. 도련님이 뭘 했는지... 자신은 모를 리가 없겠지. 근데... 혹시 아까 그 여자랑... 안 잤어?”선우서림은 다소 실망스러운 듯 말했지만 그녀는 속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예천우가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어야만 자신도 예천우의 애인이 될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예천우와 임완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근데 나를 왜 찾아왔어? 무슨

  • 용왕 귀환   제1419화

    이신향은 예천우의 말을 듣자 괜히 마음이 울컥했다.‘천우 씨는 진짜 너무 좋은 사람이야...’“고마워요. 천우 씨, 사과도 해야 하지만... 오늘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그녀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천우 씨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전 제 인생 자체가 끝장났을 거예요.”그때 그 상황을 떠올리기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만약 그때 예천우가 없었다면 자신은 분명 조신우에게 끌려갔을 테고 그런 사람에게 붙잡혀 살게 된다면 인생은 고통뿐이었을 것이다.예천우는 담담하게 웃었다. “우린 친구잖아요. 서로 도우며 사는 거죠. 그리고 지금은 신향 씨도 저를 돕고 있잖아요.”“제가... 도와주고 있다고요?”이신향은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백성 그룹을 저 대신 이끌고 있잖아요.”“그건 제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천우 씨가 기회를 주신 거죠. 그렇게 얘기하니까 더 고맙잖아요.”이신향은 눈이 반짝이며 진심을 담아 말했고 예천우는 손을 들어서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알겠어요. 고맙다는 말은 여기까지 해요. 더는 안 돼요.”예천우는 속으로 제발 대화가 빨리 끝났으면 하고 있었다.솔직히 지금 이 상황은... 너무 위험했다.마음은 잘 다잡고 있어도 몸은 솔직했기 때문이다.“알겠어요. 안 할게요. 대신 제가 몸으로 감사해도 된다면... 그럼 다시는 말 안 할게요.”이신향은 얼굴에 붉은 기운이 가득한 채로 그의 목을 감아 안으며 입을 맞췄다.그녀는 몸을 예천우에게 바짝 기대며 천천히 스치기 시작했다.예천우는 순간 멍해졌고 평소 같았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했을 텐데 이번엔... 늦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는 이런 감각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몰랐다.하지만 머릿속에는 신념이 확고했다.책임감이라는 단어가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서로의 체온이 뜨겁게 오르던 그 순간 예천우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입을 열었다.“신향 씨, 잠깐만요... 제 말 좀 들어봐요.”이신향은 그의 눈빛이 진지하다는 걸 알아채고 조용히 멈췄

  • 용왕 귀환   제1418화

    원래는 분명히 말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예천우는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동의 행동은 분명 호감 가는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오히려 불쾌하기까지 했고 일부는 분노를 자아낼 정도였다.하지만 예천우는 이제동도 아주 나쁘거나 악의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단지 그도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 했을 뿐이다.무엇보다도 이신향은 아버지를 꽤 존경하고 있다는 걸 예천우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이재동도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헤어지자고 말해버리면 이신향이 분명 상처받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았다.‘그래. 그냥 나중에 신향 씨가 직접 아버지에게 말하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그렇게 하면 서로 감정 상할 일도 없고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어차피 예천우는 또다시 가짜 남자 친구 역할을 하며 불려 다닐 여유 따윈 없었다.조신우 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이어갔다.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향이 진하게 풍겨왔다.그리고 그건 당연했다.오늘 올라온 요리들은 하나같이 고가의 재료로 만든 귀한 음식들이었고 식당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만을 위한 최고급 요리였다.이재동 가족에게 이런 자리는 처음이었고 이런 걸 먹어본 적이 없으니 입에 넣는 순간부터 반응이 달랐다.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들이었다.그중에서도 이신향은 가장 들떠 있었고 기분도 최고였다.특히나 부모님이 오랜만에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그녀는 아버지와 그리고 예천우와 연거푸 술잔을 주고받았다.그런데 놀랍게도 이재동의 주량은 꽤 대단했다.마오타이를 한 병 비운 뒤엔 더는 예천우의 귀한 술을 손대지 않았다.그 대신 이런 좋은 술은 아껴야 한다며 종업원에게 일반 백주를 가져오라고 시켰다.하지만 예천우가 그런 걸 올리게 둘 리가 없었다.결국 종업원은 또 다른 비싼 술인 페이톈 마오타이를 내왔다.그렇게 술잔

  • 용왕 귀환   제1417화

    “아!”도민현은 예천우의 말에 깜짝 놀라 얼굴에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용왕님, 그게...”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 움직이겠습니다!”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아무리 상상해도 그는 믿기 어려웠다.‘용문을 이끄는 용왕님에게 또 다른... 그것도 이렇게 무서운 신분이 있었다니…’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가 바로 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니... 이건 그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용도 예씨 가문이라면... 수십 년 역사에 빛나는 용도에서 손꼽히는 네 개의 최고 명문 중 하나...’그 존재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땀이 맺혔다.도민현이 자리를 뜨자 남아 있던 이재동과 그의 가족들 또한 속으로 깊은 충격을 받았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또 뭐야... 그건 또 얼마나 무서운 신분이야?’예씨 가문이 정확히 어떤 가문인지는 몰라도 분위기만 봐도 대단한 집안이라는 건 확실했다.특히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응대하던 걸 보면 그 위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이재동은 감히 따져 묻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저... 천우야.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내가 눈이 어두워서 네 진짜 실력을 알아보지 못했어. 괜한 말을 했고 또 멍청한 짓까지 해서 널 곤란하게 했구나... 그... 사과의 뜻으로 내가 술 석 잔 자진해서 마시겠으니 부디 용서해다오.”이재동은 급히 잔을 들고 술을 따르며 말했다.특히 아까 딸을 절대 예천우에게 줄 수는 없다면서 오직 조신우만이 이신향의 가장 적합한 혼처라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만약 예천우가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했다면 이신향의... 인생을 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재동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가 잘못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이 바로 그 인생의 갈림길이었을지도 모른다.그는 절실했다.‘이건 우리 가족 운명을 바꿀

  • 용왕 귀환   제1416화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 용왕 귀환   제1415화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 용왕 귀환   제1414화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 용왕 귀환   제1413화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 용왕 귀환   제1412화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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