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은 하세량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하세량은 자신의 앞날과, 나아가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 걸고 동혁과 함께 하려 했다.동혁이 전신이기 때문이다.하세량에게 있어서 동혁에게 잘 보이는 일은,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의 운명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그래서 하세량은 동혁의 일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세화가 끌려간 그 순간, 동혁이 하세량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먼저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 하세량이 먼저 동혁에게 전화를 걸어 즉시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이런 일을 천미 씨가 어떻게 믿겠어?’류혜진조차 믿지 않고 동혁이 허풍을 떨고 있는 줄 알았다.설명하기 귀찮은 동혁은 마침 선우설리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휴대폰을 들고 다른 곳으로 갔다.“무슨 일이야?”동혁이 전화를 받고 물었다.선우설리가 말했다. [회장님, 노광훈 등 몇 명이 전에 가란은행에서 재직할 때 법을 어기고 규율을 어긴 일들을 제가 이미 다 조사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선우설리는 이전에 하세량으로부터 가란은행 사장으로 채용된 후, 노광훈 몇 명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노광훈 등 몇 명의 비리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선우설리는 노광훈 등이 죽을 줄도 모르고 세화를 건드릴 줄은 몰랐고, 이렇게 된 이상 그간 조사한 것을 계속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물어볼 필요가 있어? 직접 하 시장에게 자료를 보내서 알아서 사람을 잡게 하면 돼. 법의 심판을 받게 말이야.”동혁은 별거 아니란 듯 말했다.선우설리는 예쁜 외모와 함께 일을 잘 처리해서, 무슨 일이든 지시하지 않아도 미리 해 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동혁의 생각을 너무 의식해서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먼저 동혁의 의견을 구했다. 사실 선우설리는 현명하고 재주가 뛰어나서 동혁의 생각을 묻지 않고도 이해할 때가 많았다. [예, 회장님.] 동혁은 전화를 끊고 다시 돌아왔다. 천미는 이미 동혁에게 몇 마디 나쁜 말을 했고, 이때 다시 동혁의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이동혁, 노광훈
세화는 류혜진의 말이 듣기 거북해서 불만스럽게 말했다. “엄마, 우리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동혁 씨에게 사과를 하라고 해요? 게다가 동혁 씨가 수선화에게 이미 증언을 시켰으니 곧 그 사건도 잘 종결될 거예요.” “너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저 놈을 감싸고 있어?” 류혜진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방씨 가문 하나 때문에 하마터면 네가 감옥에 갈 뻔했어. 그럼 3대 가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서 편하게 있을 수 있겠어? 너는 꼭 우리가 너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가슴 졸이며 살게 하고 싶니? 저 놈이 머리 좀 숙인다고 손해 볼일이 뭐가 있어?” 세화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동혁이 세화를 제지했다. 동혁은 천미를 보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천미 씨가 자리를 만드세요. 한번 두고 보시죠. 그때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게 될지!” 동혁은 천미라는 여자를 정말 귀찮아했다. ‘그래 이 기회에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고, 심천미에게 본때를 보여줘서 저 여자가 다시는 나를 무시하지 못하게 해야겠어.’ “사람 속도 모르고 호의를 무시하다니!” 천미가 콧방귀를 뀌었다. 만약 세화가 아닌, 동혁의 태도만 봤더라면, 천미는 이 일에 절대로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혁의 말에 대해 천미는 전혀 개의치 않았고, 단지 동혁이 체면을 중요시 여겨, 그냥 고집스럽게 말하는 줄 알았다. “천일아, 전 가란은행장 노광훈에게 네가 연락 좀 해줘.” 천미는 그 자리에서 나천일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나천일은 천미와 마찬가지로 장해조의 양아들이었고, 강오그룹 내에서의 지위는 천미와 비슷했다. 그래서 나천일이 나선 것은 천미가 나선 것과 같았다. 곧, 노광훈 등 몇 사람이 만남에 응했고, 역시 한 가지 조건으로 동혁이 직접 사과하는 것을 요구했다. 세화와 천미가 절친이라고 들은 후, 노광훈 등도 더 이상 세화를 노리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노광훈 등 세 사람은 아직 병원에 있기 때문에, 동혁 등에게 일심병원으로 와서 얘기하자고 했다. “
“못 할 거 같은데!” 지금 온몸에 살기를 두르고 있는 천일은 보통 사람에게는 약간의 자비를 보일지 모르겠지만, 동혁에게는 전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내게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이,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그런데도 내가 너를 때리지 못할 거 같아?” 천일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천일은 자신에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동혁을 혼내주려고 했다. “누가 도와달라고 했습니까?” 동혁은 천일을 태연하게 흘끗 쳐다보았다. 모든 것은 천미가 잘난 척하며, 기어코 동혁에게 사과를 하도록 강요해서 벌어진 일이다. 천미가 세화와 아주 가까운 사이여서, 동혁은 차마 천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천일과 같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동혁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보기에 번쩍 든 천일의 손이 허공에 뻣뻣하게 멈춘 것 같았다. 동혁이 가볍게 보내는 눈빛이 천일에게는 오히려 온몸에 한기가 도는 느낌을 준다. 천일이 올린 손은 마치 신비한 힘에 갇힌 듯 무거워져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천일은 머리가 쭈뼛거리고, 몸의 솜털이 모두 곤두서 있었다. 천일은 이대로 손을 휘둘러 뺨을 후려갈기면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천일아, 멈춰, 정말 이 놈의 빰을 때려죽일 작정이야?” 바로 그때 옆에 있던 천미가 차갑게 소리쳤다. 비록 천미도 동혁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당연히 천미는 세화를 봐서라도 천일이 동혁을 때려죽이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천일은 고수였고, 천일이 때리는 뺨의 힘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천일이 손을 내려놓은 것을 보고, 천미는 바로 동혁을 노려보았다. “천일이의 말이 맞아. 천일이는 어쨌든 우리를 도와주러 온 거야. 그러니 아무에게나 시비 좀 걸지 마. 능력도 없으면서, 성질은 있어가지고!” 동혁은 그저 태연하게 웃으며 아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잘난 체하는 이 여자와 말을 해봤자 나만 손해야.’ ‘그냥 직접 내 실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천일은 그제야 자신의 심신을
“그러니 누가 너보고 남의 다리를 차서 부러뜨리고, 술까지 들이켜게 해 중환자실로 보내라고 했어? 거의 죽을 뻔했다고.” “우리 강오그룹이 나서서 화해를 하지 않았더라면, 노광훈, 그 놈들이 너를 패가망신시킬 때까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야!” 다 동혁 자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도록, 천미는 몇 마디 말로 동혁을 설득했다. 천미는 동혁에게 체면을 좀 구기는 게 죽는 것보다 낫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천미의 말속에 깔려있는 동혁에 대한 무시는, 그저 동혁을 매우 불쾌하게 할 뿐이다. ‘내 무릎이 언제 이렇게 싸게 변했어?’ 그때 엘리베이터가 6층에 도착해 문이 열렸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요? 누가 누구에게 무릎을 꿇을지 보자고요!” 동혁은 천미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동혁은 그렇게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지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흥, 네가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구나!” 천미는 화가 나서 하마터면 그대로 몸을 돌려 돌아갈 뻔했다. ‘이동혁, 저 자식 정말 사람 짜증 나게 하네. 자기 아내를 구하기 위해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뭐가 어때서?’ 세화가 아니었다면 천미는 지금 동혁이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천일은 동혁의 뒷모습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천미야, 저놈이 이렇게 너를 무시한다고? 안 되겠어, 이따가 병원에서 떠날 때 내가 혼 좀 내서 직접 네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해야겠어!” “됐어, 내 일에 참견하지 마!” 천미는 매섭게 천일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천일이 너, 내 이름을 부르면서 괜히 친한 척하지 마!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까지는 아니니까!” 말을 마치고 천미는 동혁을 쫓아갔다. “모르는 척하는 거야? 난 계속 너를 좋아한다고.” 천일은 헛웃음을 두어 번 지었고, 얼굴에 그늘이 지며 씁쓸함을 느꼈다. 간호사의 안내로 동혁 등 세 사람은 노광훈의 병실밖에 도착했다. “노 행장님, 문 여세요. 이동혁이 무릎 꿇고 사과하러 왔으니까!”천일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노광훈 등 세 사람은 울부짖으며 끌려갔다. 노광훈 등은 가란은행에 재직하는 동안 많은 비리를 저질러, 감옥에 가야 했다. “동혁아, 노광훈 그 놈들이 잡혔을 때 왜 네게 살려달라고 한 거지?”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천미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동혁에게 물었다. 천미는 지금까지도 방금 전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노광훈 등이 끌려가기 전에 동혁에게 미친 듯이 절을 하고 애걸복걸하는 장면은 거짓이 아니었다. “내가 선우설리에게 저 놈들의 비리들을 조사하게 해서, 체포하게 했으니까요. 저 놈들 운명이 내 손에 쥐어져 있으니, 당연히 내게 살려달라고 해야 하지 않겠어요?” 동혁은 본래 천미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에, 천미에게 직접적으로 진실을 말했다. “선우설리가 네 지시를 들었다고?” 천미가 더 놀랐다. 천미는 선우설리가 성세그룹 회장의 비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며칠 전 진성그룹의 대출 중단 위기가 잘 해결된 후, 선우설리는 하세량 시장에 의해 가란은행의 사장으로 특별 초빙되었다. ‘설마 이동혁이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 성세그룹의 회장이라고?’ 천미는 죽는 한이 있어도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천미의 반응에 천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일은 갑자기 콧방귀를 뀌었다. “천미야, 이 바보 같은 놈의 허풍은 들을 것도 없어! 선우설리 라면 나도 본 적이 있지. 듣자 하니 부잣집 명문가 딸이라고 하던데, 그런 부류는 원래 교만하기 짝이 없어. 그런데 어떻게 이 놈의 지시를 따를 수 있겠어? 자신이 무슨 성세그룹의 회장이라도 된데?” 동혁은 천미에게는 조금 참을성을 보였다. 하지만 천일에 대해서는, 동혁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동혁은 갑자기 천일을 쳐다보며 웃으며 말했다. “네가 방금 나를 혼내주겠다며, 천미 씨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하겠다고 했지?” “그래 맞아, 뭐가 잘못됐어?” 천일은 도발하는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노광훈이 네게 무릎 꿇었다고 기고만장하는가 본데, 넌 내 앞에
세화가 그룹 내 권력을 장악한 요 며칠 동안, 진씨 가문 사람들은 매우 괴로워했다. 그래서 줄곧 세화가 이번에 감옥에서 돌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사실 세화가 돌아오든 말든 상관없어. 어쨌든 세화는 이미 사장에서 해임되었고, 세화의 비위를 맞추던 임원들도 모두 해고 됐잖아. 세화는 그저 아무것도 못하고 완전히 당한 거야. 이제 진성그룹은 다시 큰형 가족이 권력을 잡았으니, 우리에게도 좋은 날이 다시 돌아왔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진한강 부자는 모두 무능한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다. 진한강 부자는 진성그룹 내에서 다시 권력을 잡고, 친척들이 진한영 앞에서 자신들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친척들에게 모두 충분한 보상을 해주었다. “사실 세화가 사건을 뒤집으면 더 좋지. 내일이면 향방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올 텐데, 이때 진성그룹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이 있으면 우리 매물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지금 세화도 쫓겨났고, 매물도 잘 팔리면 더 좋은 거 아니야?” 진씨 가문의 한 사람이 한 말이 곧 많은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었다. 진한영도 그 말을 듣고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지금의 진씨 가문의 일들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잘 풀리고 있어!’ 진한영의 반응을 눈여겨본 방세한이 큰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저희 그룹 판매팀이 향방주택과 관련된 시장평가를 했어요!” “오 그래, 평가 결과는 어땠어?” 지금 진한영은 내일 오후 분양 판매에 신경을 계속 쓰고 있어서, 방세한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물었다. “상황이 좋아서 H시 부동산 시장의 판매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큽니다!” 방세한의 말에 진씨 가문 사람들은 한바탕 환호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은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방한그룹이 높은 연봉으로 다른 도시에서 전문 판매팀을 스카우트했는데, 전에 퇴사한 그 우세희의 팀보다 더 대단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방한그룹 판매팀의 평가 보고서가 분명 우세희가 만든 것보다 더
진한영은 방세한이 직접 인정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진한영의 안색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세화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모함을 한 사실에는 관심 없다. 진한영은 방씨 가문이 그렇게 한 것이, 진성그룹에 대해 숨기고 있는 야망이 있기 때문일까 봐 걱정했다. 화란은 약혼자인 방세한이 혹시라도 욕을 먹을까 봐 재빨리 말했다. “할아버지, 원망하시려면 저희 탓을 하세요. 세화가 권력을 잡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저희가 방씨 가문을 찾아가서 세화를 물러나게 시킬 방법을 찾았어요!” “맞아요. 아버지도 보셨겠지만, 세화가 사장이 되더니 가문의 어른들도 안중에 없어서, 저희가 이런 식으로 세화를 상대할 수밖에 없었어요.” 진한강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섰다. 진한강은 진한영이 화가 나서, 그룹의 경영권을 준 것을 번복할까 봐 무서웠다. 방세한도 상황을 지켜보더니, 서둘러 세화의 일은 자신이 장인인 진한강을 도와 그룹의 권력을 되찾게 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세화의 말처럼 진성그룹에 대해 무슨 야망이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 진한영은 불만스럽게 콧방귀를 뀌었다. 세화에 대한 계획을 자신은 완전히 몰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놓였다. ‘방씨 가문에서 감추고 있는 꿍꿍이만 없으면 상관없어.’ ‘우리 가문과 방씨 가문이 곧 사돈이 될 텐데, 이런 때 괜히 지난 일을 들춰서 체면을 구기면 진씨 가문에 안 좋으면 안 좋았지 좋은 것은 하나도 없어.’ 그래서 진한영은 크게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럼, 진성그룹 계좌에 있는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향방주택 계좌로 이체하고, 방한그룹의 판매팀이 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 진한강 가족들은 매우 기뻐했다. 즉시 전화를 걸어 그룹의 자금 이체를 지시했다. 곧 진성그룹의 계좌에 있던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향방주택의 특별 자금 계좌로 이체되었다. “세한아, 이제 나머지는 너희 가문에게 맡기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 앞으로 우리 진씨 가문이 다른 도시에도 진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박학명이다. 박학명은 진한영이 낚시를 할 때 알게 된 낚시 친구로, 제3자 공증 기관의 회장이었다. 이 말을 들은 진한영은 놀라서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박 회장, 무슨 말이야? 우리 향방주택 매물은 아직 팔지 않았어!” [진 회장, 우리 사이에 이러면 곤란해! 뭐 이런 일로 사람까지 속이려 하나?] 박학명이 말했다. [방금 진성그룹 산하 부동산 회사의 모든 자산을 다른 도시의 회사에 양도했고, 우리가 공증을 했다고.] 갑자기 흥분한 진한영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한영은 황급히 침실을 나와 진한강을 불렀다. “한강아, 당장 가서 우리 진성그룹의 부동산 회사 자산이 양도되었는지 확인해!”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놀라 연이어 와서 무슨 상황인지 물었다. 곧 당황한 표정으로 진한강이 돌아왔고, 휴대폰을 든 손을 떨며 말했다. “아버지, 확인했는데, 저희 부동산 회사 명의의 모든 자산이 향방주택 매물을 포함하여 S시의 세방그룹에 패키지로 매각되었답니다. 판매 가격은 200억 원입니다!” 헉! 현장에 있던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이 충격적인 소식에 잠이 다 사라져 버렸다. 향방주택 프로젝트 초기에 이미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는데, 뜻밖에도 200억 원에 팔렸다. 이것은 최저 판매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진한영도 충격으로 온몸에 피가 솟구치면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진한영은 늙어빠진 두 손을 내밀어 진한강을 붙잡고 초조하게 물었다. “방금 송금한 4000억 원은? 아직 있지?” “그것도 없어요. 아버지, 이제 우리 부동산 회사는 빈 껍데기예요!” 진한강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져 초초하게 진한영을 보고 있었는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방씨 가문이야. 방씨 가문의 짓이 틀림없어!” 진한영이 갑자기 발을 동동 구르더니, 화가 나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방씨 가문일 리가 없어요. 세한이와 저는 내일 약혼식을 한다고요!” 화란은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