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37화

Author: 무가
달빛이 처량했다.

제법 마왕을 바라보는 진서준의 두 눈은 깊은 우물과도 같이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내 친구를 다치게 한 대가를 네 목숨으로 받아야겠어.”

“하하하, 한 달 못 본 사이에 허풍이 더 심해졌어. 이 한 달 동안 너만 실력을 키우고 있었는지 알아? 내가 변경에 있으면서 너희 나라 여자들을 많이 죽였어.”

말하면서 제법 마왕은 피로 물든 주머니를 꺼내 진서준에게 보여주자 그 속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의 귀가 들어있었고 어떤 귀에는 여성 이어링도 달려있었다.

주머니에 귀가 한가득 담겨있었다.

제법 마왕이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여성을 살해할 때마다 그녀의 한쪽 귀를 잘라내 소장하는 것이다.

이 귀가 바로 제법 마왕의 훈장 같은 것이다.

마교의 4대 법왕 중 이 자식만 병적인 것이 아니라 나머지 세 법왕도 똑같은 버릇이 있었다.

매년 연말이 되면 이들은 모여 앉아 자신의 전리품의 숫자를 세어보고 했는데 극악무도하기에 짝이 없다.

주머니에 담긴 귀를 본 진서준은 깊은 곳으로부터 화가 솟구쳐 올랐다.

“쳐 죽일 자식.”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서준이 가뭇없이 사라졌고 그 속도가 하도 빨라 음속을 꿰뚫는 것 같았다.

땅거미가 지면서 진서준은 거의 암흑과 일체가 되어버려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어디 갔어?”

제법 마왕이 눈을 가늘게 뜨고 시선을 모아 자신을 향해 죽기 내기로 덤벼오는 진서준을 노려보았다.

‘이 자식의 실력이 어떻게 갑자기 늘었지?’

진서준은 한 달 전보다 훨씬 강해져 있었다.

“네가 강해지면 뭐 해? 넌 오늘 밤 반드시 내 손에 죽을 거야.”

한 가닥의 사악한 기운이 제법 마왕의 단전에서부터 솟구치더니 검은 안개가 제법 마왕을 둘러쌌다.

이때 진서준도 제법 마왕의 앞에 도착했다.

혈기와 영기로 응집된 좌우 두 주먹이 제법 마왕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안개에 부딪히자 하늘이 떠나갈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우르릉 쾅...

제법 마왕의 검은 안개는 이품 대종사의 회심의 일격을 거뜬히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견고했지만 진서준의 두 주먹 앞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38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불과 한 달밖에 안 지났는데 내가 이 자식을 당해낼 수 없단 말이야?’절세 천교라고 해도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이 정도 실력에 도달할 수 없다.“제기랄, 그날 너를 살려두는 게 아니었어.”제법 마왕은 그날 고양에서 진서준을 죽여버렸더라면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내 후회했다.“오늘은 절대 나를 못 죽여.”“법왕의 저력을 너 같은 애송이가 알 수 있어?”말이 끝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창을 던지자 진서준이 살짝 몸을 비켜 피하면서 제법 마왕에게 숨 쉴 틈을 주었다.그틈을 타 제법 마왕이 옷섶에서 검은색 알약을 몇 알 꺼내더니 바로 삼켜버렸다.“약을 먹어?”진서준이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너한테만 단약이 있는 줄 알아?”진서준이 손바닥을 뒤집자 단약 한 알이 그의 손바닥 위에 놓여있었다.단약이 배속으로 들어가자 영기가 썰물처럼 배속으로 밀려오더니 거의 바닥이 나려던 영해를 재빨리 채웠다. 촤락...진서준의 근육이 타이어처럼 탱탱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겉옷이 풍선 터지듯 산산조각이 났다.고동색의 피부가 달빛에 반짝이면서 마치 산바위마냥 견고해 보였다.진서준은 자기가 연제한 단약 중 최고로 강력한 단약으로 미치광이같은 제법 마왕을 죽이기 위해 온몸을 불살랐다.“당장 죽어버려.”제법 마왕이 사자후를 토해내며 산발을 한 모양이 인간 악마와 다름이 없었다.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검은 안개가 뭉게구름처럼 하늘을 가리더니 제법 마왕과 진서준을 반경 5미터가 안 되는 울타리에 가둬버렸다.심지어 달빛도 제법 마왕이 뿜어낸 검은 안개를 뚫지 못해 싸우는 모습은 안 보이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만 연속 들려왔다.“죽어! 죽어버려...”제법 마왕이 악을 쓰고 고함을 질러대자 실핏줄이 터지면서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다.지금의 제법 마왕은 미치광이와 다름없었고 머릿속에는 진서준을 죽이려는 일념밖에 없었다.처음에는 진서준이 버티는가 싶더니 제법 마왕의 공세가 점점 강해지면서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39화

    진서준은 줄곧 선법을 수련했기에 주특기가 법술이고 검도가 아니다.제법 마왕과 두 번 겨루면서 두 번 모두 천문검을 사용했기에 진서준이 검수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다.“난 또 뭐라고, 나는 뇌용이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제법 마왕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안하던 마음을 진정하면서 체내의 모든 음살 기운을 불러일으켰다.이 자식의 주먹에 한 대만 맞아도 바로 죽음이다.“죽일 수 있는지 없는지는 바로 알게 될 거야.”진서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뇌용이 귀청이 떨어질 듯이 포효하자 한창 격전 중이던 유기태 등이 손을 멈추고 저도 모르게 진서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진서준이 천둥을 지배할 수 있다고? 검수 아니었어?”사장로가 너무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이였다.“진 대가님이 검수일 뿐만 아니라 무도 대종사이고 술법 영선이기도 해.”유기태가 흥분해서 말했다.“그럴 리 없어! 이제 몇 살이나 됐다고!”사장로가 극력 부인했고 다른 두명의 장로도 유기태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앞으로 5백 년을 거슬러도 이런 요물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이들이 말하는 사이에 뇌용이 훌쩍 몸을 솟구치더니 제법 마왕을 향해 돌진했다.“이깟 천둥의 힘으로 날 대처할 수 있겠어?”제법 마왕이 고함을 지르자 손에 해골이 두 개 나타났고 뇌용과 해골이 부딪히니 삽시간에 하늘이 노래졌다.반경 1키로 미터 내에 있던 사람들은 거대한 종이 부딪히는 굉음을 들었고 바람이 사면팔방에서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제법 마왕이 서 있던 바닥에 50미터 가까이 되는 균열이 생기면서 마치 거인이 도끼로 지면을 내리찍은 것만 같았다.하늘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으며 번쩍이는 번개 아래 서 있는 제법 마왕의 얼굴이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그는 이 공포스러운 천둥에 내포된 힘을 느낄 수 있었고 아무리 극악무도한 제법 마왕이라고 해도 등골이 서늘해졌다.바로 이때 진서준이 몸을 솟구치자 그림자가 보이기도 전에 청색 검망이 제법 마왕을 향해 내리찍었다.진서준은 오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40화

    ‘이 자식은 인간이 아니야.’그들은 제법 마왕이 진서준을 죽여주기를 진심을 다해 기도했다.아니면 세 사람이 오늘 진서준의 손에 죽을 게 뻔했다.천둥이 썰물처럼 밀려오면서 제법 마왕을 천둥 바다에 빠트려 뜨리자 눈에 보이는 건 죄다 청색이다.우르릉 쾅...제법 마왕의 온몸이 불에 타버려 성한 곳이 없었다.진서준은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서 두 손에 힘을 모으니 천둥 빛이 끝없이 손바닥에서 번쩍이면서 뼈까지 환히 보였다.마치 구름을 타고 다니는 신선이 제법 마왕을 향해 신벌을 내리는 것만 같았다.“아직도 살아있어?”“최후의 발악일 뿐이에요.”천둥이 물러가자 제법 마왕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온몸에 불에 그을린 자국이 수두룩했으며 검은 연기마저 뭉게뭉게 피어오르니 마치 금방 불바다에서 뛰쳐나온 것만 같았다.“죽이지...죽이지만 말아줘. 다시는 너한테 덤비지 않을게.”제법 마왕의 목소리가 꽉 잠겨있어 마치 죽음이 임박한 노인과도 같았다.진서준이 발을 들어 천천히 다가갔다.“윤진이가 다치는 그 순간 내가 맹세했어. 하늘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진서준은 가족에게 상처 준 범인을 절대 용서할 수없었다.제법 마왕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끝없는 후회와 원한이 가슴속에서 솟구쳤다.“날 죽이면 마교에서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제법 마왕은 마교로 진서준을 협박했다.“4대 법왕 중의 한 명이 죽으면 나머지 세 명은 죽을 때까지 범인을 찾아다닐 거야. 솔직하게 말해서 그 세 사람의 실력이 나보다 훨씬 강해.”진서준이 제법 마왕의 앞으로 다가가 이미 일그러진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말 다했어? 다 했으면 이젠 지옥으로 가.”진서준이 자기를 봐주려는 기미가 안 보이자 제법 마왕은 젖 먹던 힘까지 끌어모아 마지막으로 한번 겨뤄보기로 결심하고 두 손바닥을 부딪히자 폭파음이 터져 나오면서 청색 불빛이 먹통 같은 어둠을 잠깐 밝히더니 이내 사라져 버렸다.천지가 고요하더니 제법 마왕이 잔뜩 한을 품고 뒤로 넘어졌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41화

    차에 앉아 있던 유기철은 사장로와 오장로가 진서준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모습에 온몸이 식은땀에 젖었다.“운전해. 빨리 도망가. 절대 잡히면 안 돼.”유기철이 기사를 향해 고함을 지르자 기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시동을 걸고 도망가려 했다.시동 소리를 들은 진서준이 고개를 돌려 힐끗 보면서 말했다.“이미 왔으니 도망갈 생각하지 마.”천문검이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쏜살같이 날아와 바로 차 앞에 내리꽂히자 기사가 겁을 먹고 바삐 브레이크를 밟았다.“브레이크를 왜 밟아? 빨리 운전해. 그깟 검으로 우리를 어떻게 할 수 없어.”유기철이 목청이 터지라고 소리 질렀다.오늘 밤 만일 진서준에게 잡히는 날이면 절대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기사가 다시 엑셀을 밟자 공포스러운 광경이 발생했다.천문검의 검신에서 한줄기 청색 빛이 뿜어나오더니 검기가 톱처럼 변하면서 이천만짜리 승용차를 반으로 잘라버렸다.쾅 하는 소리가 귀청을 때리자 세 장로는 동시에 머리를 부둥켜안았다.혹시라도 진서준의 칼이 자기를 향해 날아올까 봐 무서워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유기태와 두 명의 호국사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이게...이게 바로 진 대가님의 실력이에요?”“너무 공포스럽지 않아요? 이건 단순히 검기만 이용한 거지 검신도 아니에요...”이렇게 어린 나이에 국안부의 상경이 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이 정도 실력이라면 은세 대종의 핵심 제자도 진서준을 상대하기 어려웠다.“켁켁켁...”유기철이 반동강이 난 차에서 부랴부랴 내려 차를 보니 머리카락이 쭈뼛해졌다.만일 방금 검이 가로질러 날아왔더라면 유기철은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지 오래다.“은영과 어떻게 했어?”진서준이 유기철을 향해 느릿느릿 물었다.“날 살려주면 은영과 줄게.”유기철이 고개를 돌려 진서준과 흥정을 시도했다.“너는 조건을 제시할 자격이 없어.”진서준이 손을 내밀자 천문검이 철컥하고 손에 쥐어졌다.그걸 본 유기철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42화

    어떻든 간에 두 사람은 친형제이고 함께 40여 년을 살아왔다.“진 대가님...한 가지만 부탁드릴게요.”마지못해 유기태가 진서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살려달라고요?”진서준이 담담하게 물었다.“네. 비록 사람 구실을 못 하는 등신이지만 그래도 저와 친형제잖아요. 만일 걱정되신다면 오늘부터 유씨 가문 족보에서 파버리고 죽든 살든 내버려둘게요.”유기태가 다급히 덧붙여 말했다.유기철이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유씨 가문은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이 제일 좋은 징벌 방법이다.유씨 가문의 그늘이 없다면 유기철이 제아무리 복수하고 싶어도 힘든 일이기에 진서준에게 위협도 안 될 것이다.“그래요. 호국사님 말대로 해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유씨 가문 가정사에 참여하지 않았다.유기철의 얼굴이 회색빛이 되어 비록 목숨을 부지하기는 했지만 유씨 가문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초상집의 개와 다름없었다.그리고 유기철의 막내 아들 유문기가 사지가 부러져 아직 병원에서 응급을 받고 있었다.“진 대가님이 요구한 물건을 드리고 당장 꺼져.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유기태가 싸늘하게 말했다.“알겠어. 둘째 형 잘 있어.”유기철이 은영과를 꺼내 놓고는 까마득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성약당에 은영과가 아직 몇 그루나 있어?”진서준이 사장로를 향해 물었다.“아직 두 그루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 그루 모두 성약곡의 내전에 있어 들어가려면 열쇠가 있어야 해요.”사장로가 고분고분 대답했다.“누가 열쇠를 가지고 있어?”“큰 장로님이 갖고 계시는데 아직 수련 중이세요.”“내일 성약곡으로 함께 가. 너희 큰장로가 출관하기까지 못 기다려.”진서준이 냉랭하게 말했다.진서준에게 낭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하루 빨리 엄마의 행방을 찾아야 했고 명년 3월이면 신농산에도 가야 했다.“네네. 내일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사장로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 밑으로 옅은 희열이 휙하고 스쳐 지나갔다.진서준이 내일 그들과 함께 성약곡으로 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43화

    간교한 달빛이 커튼을 넘어 허사연의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밝히고 있었다.검은색 레이스 잠옷을 입은 허사연이 얇은 이불로 대충 몸을 가리고 있어 절반 이상의 피부가 밖에 드러나 있었다.진서준이 그 자리에 선 채로 10초가량 지켜보다 정신을 차리니 몸속으로 뜨거운 것이 솟구치면서 아랫배가 찌릿찌릿했다.허사연이 깰까 봐 조심조심 침대로 다가가니 옅은 소녀 향이 풍겨왔다.시각과 후각의 이중 충격으로 하여 진서준의 체내 혈액이 빠르게 흐르면서 아랫배가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아까부터 반응이 있었던 진서준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허사연이 깨기만을 기다렸다.“사연아...”진서준이 허리를 굽혀 허사연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어...”허사연이 낮게 신음하며 몸을 뒤척이더니 가까스로 눈을 떴다.“서준 씨, 왔어요?”허사연이 몽롱한 표정으로 물었다.“어. 왜 갑자기 내 방에서 자? 그리고 이 잠옷은 뭐야?”진서준이 침대에 걸쳐 앉더니 허사연을 품에 안으며 물었다.잠이 확 깬 허사연이 진서준인 것을 보고 반항하지 않고 편한 자세를 찾아 고쳐 누웠다.“서준 씨를 위해서죠.”허사연이 고개를 숙이더니 진서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마치 술 취한 모습이었고 품에 안은 허사연의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나를 위해서?”진서준은 호흡이 턱 막히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이건 무슨 뜻일까? 오늘 밤 내가 드디어 진정한 남자가 된 단말인가?’진서준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진작에 욕망으로 꿈틀거리던 진서준은 손을 뻗어 허사연의 쇄골로부터 시작해 서서히 아래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진서준의 손길이 닿자 워낙 콩닥거리던 가슴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우리가 이렇게 오래 사귀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여자 친구의 책임을 다 못한 거 같아요. 혹시 날 원망하는 건 아니죠?”허사연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당연하지. 내 여자 친구가 되어달라는 건 그 일 때문이 아니야.”진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스킨십보다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44화

    허사연이 자기를 위해 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네가 부끄럼타는 모습이 제일 예뻐.”진서준이 허사연의 아래턱을 잡고 얼굴을 들어 올리자 잘 익은 복숭아처럼 빨갛게 달아올라 저도 모르게 깨물어버렸다.진서준이 깊이 숨을 들이쉬면서 말했다.“너무 예쁘다.”사랑에 빠진 여자는 남자 친구의 칭찬에 약했고 허사연도 마찬가지였다.허사연의 눈썹이 반달처럼 되더니 호호 웃으며 물었다.“얼마나 예뻐요?”“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보다 더 예뻐.”“그런데 20년이 지나서 늙어버리면 내가 싫어지겠죠?”허사연이 속상한 듯 말했다.“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항상 18살짜리 소녀만 좋아하잖아요.”진서준이 그 말을 듣고 큰소리로 웃었다.“왜 웃어요?”허사연이 진서준의 허리를 꼬집으며 말했다.“만일 내가 늙었다고 버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아니야. 넌 영원히 늙지 않을 거야. 난 너와 한평생 함께하고 싶어.”진서준이 허허 웃으며 은영과를 꺼내자 이내 허사연의 눈빛을 사로잡았다.은영과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냄새가 허사연의 코를 자극했다.“이게 뭐예요?”“널 영원히 젊게 해줄 수 있는 맛있는 과일이야. 이걸 먹으면 너도 윤진이처럼 아기 피부가 될 수 있고 한평생 늙지 않아.”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짜예요?”허사연이 놀라면서 물었다.“당연하지. 그리고 이걸 먹으면 너도 진정한 수련자가 될 수 있어.”“너무 좋아요. 이젠 나도 서준 씨를 도울 수 있어요.”허사연이 기쁜 나머지 눈물이 맺힌 얼굴로 진서준에게 키스하자 진서준이 침대에 누우면서 격렬한 키스를 퍼부었다.허사연이 숨을 쉬지 못해 발버둥을 쳐서야 진서준은 입을 뗐다.고개를 들어 허사연을 보니 상반신이 눈앞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서준 씨...”허사연의 얼굴이 빨갛다 못해 터질 것만 같았고 마치 전기충격을 받은 듯 온몸이 찌릿찌릿했다.특히 진서준의 다른 한 손이 계속 허사연의 아래쪽을 파고들었다.“안 돼요.”“왜?”“오늘...생리가...”허사연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45화

    어젯밤 진서준이 집으로 돌아올 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걱정되어 다들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문소리가 들리자 허윤진은 진서준이 온 줄 알고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방 앞까지 왔다가 방안에서 들려오는 야릇한 소리를 들어버린 것이다.확인하지 않아도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에 그녀들은 두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았고 장난기 많은 허윤진도 문을 벌컥 열어 진서준을 놀라게 하지 않았다.사실 어젯밤 두 사람이 정식으로 일을 치른 건 아니고 허사연이 입으로 진서준을 위해 고통을 덜어줬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는 극락을 맛보고 말았다.“언니, 어젯밤 좋았어?”진서준이 나가자 허윤진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그러자 김연아 몇몇도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다들 첫 경험을 못 겪어봤기에 허사연을 통해 알고 싶어했다.“무슨 헛소리야?”허윤진의 물음에 허사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내가 다 들었어. 어젯밤 언니가 형부 방에 있었잖아.”허윤진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나도 알아야 준비할 수 있을 거 아니야. 전에 내 친구가 그러는데 처음 할 때는 무척 아프대.”허윤진의 말을 듣고 허사연은 오해가 깊어졌음을 느꼈다.“너 헛소리 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허사연이 급히 부인했다.“뭐가 아니야. 어젯밤 다 같이 들었어.”허윤진이 방문에 귀를 대고 엿듣고 있을 때 김연아가 조용히 다가왔고 그 뒤로 한보영이 왔으며 심지어 변희영도 다가와 엿들었다.진서라만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창피해서 어떡해.”허사연은 허윤진이 혼자서 엿들은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귀뿌리까지 빨개져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다.항상 맏언니 노릇만 해오던 허사연의 위엄이 순간 와르르 무너져버렸다.“언니 걱정하지 마. 우리는 가족이잖아.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게”허윤진이 가슴을 치며 맹세하자 허사연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만하라고 했어. 이제 남자 친구가 생기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어. 난 다 먹었으니까 방에 가서 쉴래.”말하고 나서 허사연은 그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3화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9화

    진서준과 허사연은 차를 타고 조호의 회사로 향했다.이 회사는 그냥 겉치레일 뿐, 진짜 돈이 들어오는 곳은 유흥업소들이었다.유흥업소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운 좋게 돈 많은 도련님들이라도 걸리면 하룻밤에 수억 원이 순식간에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진서준 씨!”진서준이 들어서자 조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조호는 진서준 옆에 있는 허사연을 힐끗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잡담은 그만하고 하경범을 잡아가는 제일 좋은 타이밍만 말해.”진서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이 말에 조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매일 오후마다 하경범은 천국찻집이라는 곳에 갑니다.”조호는 재빨리 대답했다.“보통은 경호원 몇 명만 데리고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얼씨구? 저런 인간이 매일 차나 마시러 간다고?”진서준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진서준 씨, 사실 그곳은 이름만 찻집이지 실제로는...”조호는 옆에 여성이 있다는 걸 의식해서 말을 흐렸지만 진서준은 그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냥 인기 많은 인터넷 셀럽이 가득한 고급 유흥업소일 것이다.“진서준 씨, 듣자 하니 그 찻집의 주인은 성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짜로 움직이실 거라면 하경범이 이동 중일 때를 노리는 게 좋을 겁니다.”조호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응? 성씨 가문이 이런 사업도 해?”진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진서준은 오영수에게서 성미영에 대한 정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정의로운 성격의 성미영이 자기 가문에서 이런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네, 듣기로는 성씨 가문의 한 직계 후손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여자에 미쳐 있는 놈이라 르벨의 돈 많은 도련님들과 꽤 친분이 깊다고 하더군요.”조호는 본인이 아는 정보를 전부 쏟아냈다.“좋아, 대충 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조호의 회사를 나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8화

    진서준이 허사연의 캐리어를 들어주며 옆방으로 걸어갔다.그 뒷모습을 보며 도지아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인간은 원래 모여서 사는 걸 선호하는 동물이다.사회를 벗어나서 혼자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가족도 친구도 없이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결국 감정 없는 시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그렇게 되면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어제 전화할 때 그랬었지? 이번에 너 자기 출신을 찾으러 온 거라고.”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허사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너 원래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이잖아?”“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예전에 말해주셨어. 사실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 길에서 주워 온 아이였다고.”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허사연은 진서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허사연이라면 이 비밀을 절대 밖으로 흘리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었다.“뭐라고? 아버님이 주워 온 아이라고?”허사연이 깜짝 놀랐다.“그래.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건 나뿐이야. 가족 중에서도 할아버지가 나한테만 알려주셨지.”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전, 오영수가 내 등에 있는 용을 보고는 내가 용맥의 일족이라고 했어. 그래서 오영수를 따라 여기 와서 오영수 셋째 삼촌에게 내 출신에 관해 알아보려 했던 거야.”“네 등에 용이 있다고? 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허사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동안 둘이 알몸으로 함께한 시간도 적지 않은데 허사연은 한 번도 본 기억이 없었다.“내가 체내 혈기를 모을 때만 그 용이 나타나거든.”진서준이 설명을 이어갔다.“그런데 오영수 삼촌이 아직 돌아오질 않아서 일단은 여기서 며칠 기다려야 해.”“아니, 그럼 오씨 가문에서 널 안 재워줬어?”허사연이 의아해했다.명문대가인 오씨 가문에 빈방이 없을 리가 없었다.“그날 오영수를 찾아갔는데 마침 오영수 할아버지가 위중했어. 그리고 그 집안엔 그 어르신을 그냥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지.”진서준이 담담하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7화

    “진짜 예쁜 새색시 숨겨놓고 있었네?”허사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누구라도 자기 남자 방에 예쁘고 몸매가 완벽한 여자 하나가 같이 있는 걸 보면 의심 안 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아침이었다.설마 이 여자가 아침에 막 찾아온 건 아니겠지?“사연아, 오해야. 내가 제대로 설명할게.”진서준은 머리가 띵해졌고 뇌가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아가씨, 오해하지 마세요. 어제 저랑 진서준이 같은 방에서 잔 건 맞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니까요?”도지아가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네? 밤새 안 자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요?”허사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설마 밤새 불태우느라 못 잔 건 아니겠죠?”허사연의 농담과 진담이 뒤섞인 말에 진서준은 헛웃음만 나왔다.“사연아, 이쪽은 도지아야. 우리 진짜 그냥 친구야. 일단 들어와. 천천히 설명할게.”허사연이 방에 들어오자 진서준은 서로에게 소개했다.그러고는 이 방에서 일어난 상황을 설명했다.“도지아는 황예은이 소개해 준 환자야. 다리 치료를 부탁받았거든. 종아리를 봐봐. 이틀 전에 내가 직접 발라준 연고가 있어.”허사연이 내려다보자 확실히 연고가 발라져 있었다.“그리고 도지아가 밤새 안 잔 건 원기를 수련하느라 그랬던 거야. 너도 예전에 수련한다고 며칠씩 안 잔 적 있잖아?”허사연은 오해가 풀리자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내가 뭐 어쨌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혹시라도 오해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진서준이 빠르게 대답했다.“뭐야? 내가 그렇게 의심 많고 질투 많은 여자로 보여?”허사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 아니지. 우리 사연은 누구보다 속이 넓은 부드러운 여자지.”진서준이 급히 정정했다.“됐어, 너 겁먹은 거 너무 귀엽다.”허사연이 피식 웃었다.“넌 여기 좀 쉬고 있어. 내가 방 하나 잡고 올게.”진서준은 더 머뭇거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나가 버렸다.진서준의 뒷모습을 보며 허사연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도지아 씨, 진서준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6화

    “내가 가면 안 돼?”사실 진서준은 거절하려 했었다.르벨은 안개가 짙게 깔린 늪지대 같은 곳이라 진서준조차도 어디에 함정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러니 허사연이 온다면 다칠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거절하면 허사연이 상처받을 게 뻔했다.“당연히 되지. 지금 위치 보낼게.”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하며 위치를 보냈다.자기 여자를 지킬 자신도 없으면서 강자들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자기야, 잘 자.”허사연이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일찍 자.”진서준이 다정하게 답했다.전화를 끊고 나니 진서준의 졸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은 창가로 다가가 이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봤다.“오씨 가문, 안씨 가문, 하씨 가문... 너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든 난 전부 박살 낼 거야. 이번엔 반드시 나와 아버지의 정체를 밝혀내고 말겠어.”진서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렇게 별다른 사건 없이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진서준이 막 눈을 뜨자마자 도지아의 흥분한 외침이 들려왔다.“진서준, 됐어. 나 생겼어!”도지아는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밤새 잠을 자지 않은 게 분명했다.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너 아직 처녀 아니었어? 대체 어떻게 임신한 거야?”“미친놈아, 임신은 개뿔, 무슨 헛소리야?”도지아는 얼굴이 빨개지며 진서준을 노려봤다.“그럼 왜 아침부터 난리야?”진서준이 되물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아침부터 흥분해 날뛰지 않을 것이다.“어제 네가 준 수련법 기억나지? 나 벌써 원기를 형성할 수 있게 됐어.”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긴 도지아는 자랑스럽게 선언했다.고작 하룻밤 만에 원기를 형성한 건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다.“뭐? 그렇게 빠르다고? 너 타고난 천재 맞네?”진서준이 다소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보통 무인은 원기를 익히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데 그것도 매일 꾸준히 수련할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었다.심지어 재능 있는 자들도 한두 달은 족히 걸린다.그런데 도지아는 단 하룻밤에 이 어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