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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마

주현호와 양지은이 보디가드를 데리고 나타났다. 자신의 부하들이 다 처참히 무너진 모습을 보고 주현호도 화를 참지 못했다

“쓸모없는 것들 같으니라고. 이선우랑 저 노인네 하나도 똑바로 처리 못해?”

“도련님, 정말 강합니다. 대신 복수해 주세요 제발요.”

흑곰이 주현호 발밑으로 기여와 옷소매로 그의 구두를 닦으며 말했다. 주현호는 이미 최은영과 이설에게 완전히 주의를 뺏긴 상태였다. 그녀들의 기세와 미모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양지은은 그들에게 상대도 안 됐다. 주현호는 흑심을 품고 그쪽으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전 주현호라고 합니다. 이건 제 명함이에요. 보아하니 양성 사람은 아니신 것 같은데 소개를 좀 해보자면 저희 집안이 양성에서도 알아주는 집안입니다. 혹시 백조라고 불린다는 전쟁의 여신이 양성으로 왔다는 소문을 들으셨나요? 그분이 저희 집에 방문하신다고 해요. 지금 저희 삼촌이랑 같이 있으시다는데 진심으로 두 분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주현호가 음침하게 웃으며 명함을 내밀었다. 그는 이런 빅뉴스를 들었으니 이 둘이 절대 자신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양지은은 그 모습을 보고 굉장히 불쾌한듯한 표정이였다.

“오빠, 무슨 헛소리야? 삼촌이 같이 있긴 무슨.”

주현호가 두 여성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 걸 양지은도 눈치채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삼촌을 만나고 오는 길이였다. 그리고 삼촌에게서 백조 여전사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소식도 입수했었다. 언제 도착하는지는 삼촌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그들도 여기저기에 백조에 관한 소식들을 수소문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양지은과 주현호가 이곳에 온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주현호의 말이 끝나자 이설에게서 서늘한 기세가 느껴졌다.

그들은 양성에 비밀리에 왔다. 부대에서도 대장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이들이 어떻게 알았을까? 이설은 이미 살기 어린 눈빛으로 주현호를 응시하는 중이었다. 최은영에게서 명령이 떨어지면 그녀는 바로 주현호를 살해할 준비가 되여있었다.

“너네 집안이 뭔데 감히 여전사님을 만나.”

이설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주현호는 저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최은영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주현호 씨라고 했나요? 당신이 이선우 씨 어머님을 해하라고 시킨 거예요?”

최은영의 기세가 마치 당당히 군림한 여왕님처럼 위엄이 넘쳤다. 하지만 그녀도 살기를 내뿜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모르는 사람이 자신과 이선우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신의 엄마도 이선우의 존재를 알게 될 것이고 그럼 이선우도 어머니도 위험해진다. 하지만 최은영은 자신의 신분이 밝혀지는 건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이선우 씨랑은 무슨 사이신데요? 혹시 클럽에서 꼬신 건 아니죠?”

양지은이 날카롭게 말했다.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최은영과 이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개와 카리스마가 자신을 위축되게 만들었고 외모나 몸매에서도 자신이 밀리는 것 같아 기분이 별로였다. 그리고 주현호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달라서 더욱 불쾌했다.

“감히 우리 아가씨를 농락해?”

이설이 양지은의 뺨을 쳤다. 이설 눈에 살기가 너무 가득해 양지은은 반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울먹거리며 주현호의 도움을 구했다.

“오빠, 나 맞았어. 빨리 혼내줘.”

주현호도 최은영과 이설의 기세에 눌렸지만 또 조금 기쁘기도 했다. 이 기회에 저 둘을 확실히 제압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가씨들, 전 그냥 진심으로 친구로 지내고 싶었던 것뿐인데 제 약혼녀를 때린다면 이건 말이 달라지죠. 기회를 줄게요. 제 약혼녀한테 사과하던지 저랑 가서 술 한잔 하던지 둘 중에 선택하세요. 아니면 살아서 이 병원을 나서기 힘들 겁니다.”

주현호는 말을 마치고 보디가드들에게 눈치를 줬다. 순식간에 그들이 최은영과 이설을 둘러쌌다.

“협박하는 건가?”

최은영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저 한심하게 주현호를 쳐다볼 뿐이었다. 주현호가 계속 얘기했다.

“이렇게 나오시면 저도 어쩔 수 없죠. 근데 이것만 알아두세요. 저희 삼촌만 없으면 양성의 절반은 저희 집안 겁니다.”

“삼촌이 그렇게 강한가요?”

최은영이 은근슬쩍 그를 떠봤다.

“비록 저희 집안이 양성에는 일류는 아닐지 몰라도 의약 방면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힐걸요. 저희 집안의 의약품은 직접 군부대에 보급됩니다. 그리고 이미 여전사분이 저랑 약혼녀 결혼식에서 주례를 봐주시기로 했어요. 이게 뭘 뜻하는지 알아요? 이젠 저희 집안이 일류로 될 수도 있다는 소리죠. 삼촌의 승진도 멀지 않았어요.”

이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어?”

주현호가 발끈했다.

“아이고, 갑자기 웃긴 일이 생각나서.”

이설은 입을 막았지만 웃음이 새여 나오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주현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당장 내 약혼녀한테 사과하지 않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이설이 끝내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렸다. 최은영도 주현호의 가소로운 모습에 따라웃었다. 주현호도 더 이상 참지 않았다.

“날 비웃는다 이거지? 그래, 이건 너희가 자초한 거야.”

“시작해, 너무 심하게 굴진 말고.”

주현호가 보디가드들한테 명령했다. 그때 이선우의 목소리가 병실 안에서 들려왔다.

“최은영 씨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둘 줄 알아.”

목소리에서 살기가 묻어났다. 이선우가 병실에서 뛰쳐나와 최은영의 손을 잡고 그녀를 자신의 뒤에 숨겼다. 최은영은 순간 그의 다정함에 놀라 이선우가 얼마나 강한 살기를 내뿜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에게 보호받는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이설은 그 살기에 종래로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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