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준은 도예나와 함께 빠르게 H 지역을 떠났다.30분 후, 차는 별장 입구에 멈춰 섰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네 아이가 뛰쳐나왔다.“엄마, 민준 삼촌, 드디어 돌아왔어요?”“엄마, 어디 다쳤어요?”“삼촌, 어디 갔었어요?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눈치가 빠른 아이들은 도예나의 옷소매가 긁힌 걸 발견했다. 피가 나지는 않았지만, 피부 위로 빨간 자국이 남은 게 보였다.네 쌍이 눈동자에 근심걱정이 가득했다.설민준이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별일 아니니까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도예나는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앞치마를 두른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30분만 기다려, 점심 바로 해 줄게.”“엄마, 우린 이미 밥을 먹었어요.”강세윤이 큰 소리로 말했다.“형이랑 제훈이랑 같이 스테이크 구워 먹었어요.”도제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엄마랑 민준 삼촌 것도 남겼으니까 여기로 와서 먹어요.”설민준이 스테이크를 썰어 입에 넣더니 과장된 말투로 말했다.“정말 대단한걸, 우리 집 셰프가 만든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 내가 너희들 아빠하면 안 돼……?”“지금은 이 문제를 말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강세훈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진지하게 물어볼 게 있어요.”도예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게 느껴졌다.똑똑한 네 아이가 모이면 도예나 못지않은 총명함을 발휘할 수 있었다.요즘 들어 비정상적인 도예나의 행동과 오늘의 부상, 이 모든 것에 아이들이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런 날이 언젠간 올 줄 알았지만,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엄마, 아빠가 보고싶어요…….”수아가 울망울망한 눈을 한 채로 말했다.“집에 가고 싶어요. 성남시로 돌아가고 싶어요…….”강세윤도 말을 보탰다.“엄마, 우리 하루만 더 있다가 돌아가요. 저도 아빠가 보고싶어요…….”“아빠는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자주 혼내고 엄격하게 대했지만, 저는 아빠를 사랑해요. 아빠를 너무 오랫동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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