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는 몸을 돌려 별장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어두컴컴한 등불이 도예나의 뒷모습에 떨어지자 몸매가 더욱 아름답고 가냘프게 보였다.강남천은 도예나를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고 있다.그때 강남천은 단지 도예나를 이용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러나 두 사람이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그때보다 마른 거 같네.’도예나는 처음 만났을 때 보다 훨씬 여위어 허리를 한 손에 쥘 수 있을 것만 같았다.도예나의 그림자가 별장 입구에서 사라지고서야 강남천은 천천히 눈길을 거두었다.그리고 도예나는 가볍게 대문을 닫고 문짝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잘 넘어 갔어!’도예나는 강남천이 이것저것 물어 보다가 탄로날 까 봐 두려웠다.자신이 감정을 통제 못하고 강남천에게 직접 따질까 봐 두려웠다.“엄마, 왜 그래요?”앞에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다.도예나는 마음이 녹여 웅크리고 앉았다.“세훈아, 세윤아, 제훈아, 수아야, 지금 올라가서 짐 챙겨. 한 시간 후에 우린 공항으로 갈 거야.”“우리 공항에 뭐 하러 가요?”“우리 방금 이사 와서 하루 묵었는데, 지금 또 어디로 이사 가는 거예요?”“엄마, 꼭 지금 가야 돼요? 내일 가면 안 돼요?”“도대체 무슨 일이에요?”네 아이의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도예나는 그들에게 명확히 대답할 방법이 없었다.“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 어린 녀석들이 뭔 질문이 이렇게 많아! 당장 올라가서 짐 챙겨!”설민준은 아이들을 위층으로 보내고 그제야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난 어린 아이가 아니라 네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아. 그러니 사실대로 말해. 무슨 일이야?”“갑자기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하는지 나도 모르겠어.”도예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헬기 있어? 헬기 타고 떠나는 게 가장 좋을 거야!”도예나는 강남천에게 그들의 행방을 남길 수 없다.‘갑자기 헬기? 뭔 일이 있긴 하네!’도예나의 표정을 보고 설민준의 이번 일이 아마 심각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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