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Bab 2151 - Bab 2160

2312 Bab

제2151화 첫사랑을 배신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공지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온시환이 그녀를 부축해 차에서 내리고 방까지 데려가는 동안 공지민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온시환은 의사를 불러 외상을 치료하게 한 후 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으로 그녀의 발을 닦아주려고 무릎을 꿇었다.공지민은 오늘 너무 지친 상태였다. 그의 손바닥이 발바닥을 감쌀 때 뜨거운 온기에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몸을 움찔했다. 그녀는 발을 빼내려 했지만 온시환이 단단히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움직이지 마. 지금 몸 상태로는 씻을 수 없으니까, 그냥 발 닦고 푹 쉬어.”공지민은 그를 내려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그녀의 느닷없는 정중함에 온시환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발을 다 닦아준 뒤 그는 욕실로 들어갔다.온시환의 발목 부상은 심하지 않았기에 간단히 샤워만 마치고 침대로 돌아왔다.공지민은 이미 누워 있었다. 온시환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무언가 물어보려 했지만 그녀의 고른 숨소리를 듣고는 묻는 걸 멈췄다. 대신 그도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그날 밤 공지민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꿈을 꾸었다. 시간을 거슬러 나타난 소년, 농구장을 누비며 주위의 함성을 한몸에 받았던 그 생생한 모습이 눈앞에 아련히 펼쳐졌다.눈을 떴을 때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졌다. 지금이 언제인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혼란스러웠다.아마도 오하윤을 보고 나서 감정이 크게 요동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지금 당장 방을 나가고 싶지 않았다.한편 아래층에서는 오하윤이 여전히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하윤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오늘 온시환 앞에서 공지민이 과거 첫사랑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폭로할 생각이었다.구은우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공지민 따위에게 가당키나 할까?그녀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오하윤은 초조한 듯 자꾸만 위층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온시환이 내려온 지 한참이 지나도 공지민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결국 참지 못한 오하윤이 물었다.“시환 씨, 지민이는 아직 자는 건가요?”모두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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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2화 별것도 아닌 일로 질투

오하윤은 오늘 캠핑을 나가는 김에 공지민을 제대로 비꼬아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공지민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시환 씨, 지민이 번호 좀 알려주실래요?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편지를 전해달라고 맡겼는데, 그동안 지민이가 연락을 끊고 사라진 것처럼 지내서 아직도 전달을 못 했거든요.”온시환은 별생각 없이 바로 번호를 불러줬다.오하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캠핑을 떠났고 추지성도 합류했다. 펜션에는 온시환과 공지민만 남게 되었다.원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온시환은 두 시간쯤 지나자 슬슬 밀려오는 지루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 함께 남겠다고 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공지민이 가기 싫다면 그냥 그녀를 혼자 두고 자신은 따라갔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온시환은 답답한 마음을 안고 한 시간을 더 아래층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공지민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공지민은 창백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아직 상처가 낫지도 않았는데 또 나가려 하는 그녀를 보자 온시환은 화가 치밀었다.“너 또 뭘 하려는 건데? 제발 좀 위층에서 얌전히 쉬면 안 돼?”하지만 공지민은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 처럼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온시환의 차를 두고 걸어서 산길을 내려가려는 듯했다.“공지민!”온시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얘는 갑자기 또 왜 이래?’“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또 혼자 산 아래로 내려가려고? 정말 내가 끝까지 참아줄 줄 알아?”공지민은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온시환은 그녀의 이런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평소의 그녀는 항상 그의 비위를 맞추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가 없으면 마치 살아갈 수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그런데 지금 그녀의 눈빛은 너무나도 싸늘했다.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만 같았다.“너...”온시환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공지민은 그를 밀쳐냈다.“좀 귀찮게 굴지 말고 나한테 신경 꺼.”온시환은 원래 여자에게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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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3화 모두가 부러워했던 커플

한편 오하윤의 눈가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그녀는 공지민이 왜 펜션을 떠났는지 알고 있었다. 바로 그녀가 보낸 문자 때문이었다.오하윤은 공지민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은우가 사실 너에게 편지를 썼어. 마침 수능이 끝날 무렵이었고 뭔가 바쁜 일이 있었던 건지 그 편지를 너에게 전달하라고 다른 친구에게 맡겼더라. 그런데 그 편지가 결국 나한테 왔어. 솔직히 말해서 내가 그 편지를 질투심에 선생님한테 넘겼거든.]그 시절, 반 친구들은 각자 서류가 담긴 파일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고 선생님은 그 파일에 학생들의 자료를 보관했다. 졸업 후 몇 년이 지나더라도 누군가가 파일을 찾아가고 싶다면 선생님이 파일을 보관한 곳에서 찾아 줄 수 있었다.아마도 구은우가 쓴 편지는 선생님이 그 파일에 넣어두었을 가능성이 컸다.오하윤은 그 이야기를 공지민에게 전하며 살짝 도발했다.[네가 산 아래로 걸어서 내려간다면 구은우가 남긴 또 다른 물건이 뭔지 알려줄게.]하지만 사실 그 편지 외에 구은우가 남긴 건 아무것도 없었다.오하윤은 공지민이 온시환을 붙잡고 살아가며 이미 구은우를 잊은 줄 알았다. 그런데 공지민은 구은우와 관련된 물건을 얻기 위해 정말 떠났다.‘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야?’오하윤은 속으로 흥분을 금치 못했다.‘이걸 온시환에게 말하면 분노하지 않을까? 그럼 공지민은 이제 끝장이겠지. 특히 스폰해 주는 사람들은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는 걸 가장 싫어하잖아.’그녀는 손에 들린 술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시환 씨, 제가 왜 지민이가 떠났는지 알아요. 아마도 지민이가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 남긴 편지를 찾으러 간 것 같아요. 어제 선생님이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우리 고등학교 졸업 파일이 아직 남아 있으니 필요한 사람이있으면 찾아가라고요. 거기에 지민이 첫사랑이 남긴 편지가 있다던데 아마 그것 때문일 거예요.”온시환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쥔 채 그 이야기를 듣고 단번에 부정했다.“지민이가 이렇게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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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4화 보고 싶으면 보라고 해

오랜 시간이 흐르며 편지지는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었다. 혹시라도 훼손될까 봐 공지민은 아주 조심스럽게 편지를 열었다.편지의 내용은 사실 간단했다. 수능이 끝날 무렵 구은우는 밤에 할 말이 있다며 그녀에게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그날 밤 공지민은 집에서 기다렸지만 구은우는 오지 않았다.그리고 몇 달 후 구은우를 다시 만났을 때는 이미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동안 그는 해외에 있었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가 해외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도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구은우는 곁에서 아버지를 보살폈고 깜빡하고 휴대폰을 가져가지 않아 공지민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다시 만났을 때 구은우는 그동안의 일을 사과하며 그녀를 웃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공지민도 별다른 말 없이 넘어갔다.그날 그녀는 약속을 지키며 정말 얌전히 기다렸지만 결국 구은우는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후에 둘은 연인 관계를 확실히 했다.편지의 첫 구절은 구은우가 자주 부르던 ‘지민아’였다.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고 맑았다. 그 첫 마디를 보는 순간 공지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편지의 내용은 다른 게 아니었다. 단지 그녀에게 ‘나의 여자 친구가 되어줄래?’라고 묻는 글이었다.대학교에 들어가 둘이 사귀게 되었을 때 구은우는 그녀에게 편지를 읽어봤는지 물었다. 공지민은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 이후로 그는 더 이상 편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손에 들어온 편지. 그 짧은 다섯 문장이 그녀의 마음을 울렸다. 공지민은 편지를 몇 번이나 읽고서야 조심스레 접어 넣었다.일어서려는 찰나 뒤에서 온시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공지민?”온시환은 오늘 산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여기서 공지민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가 이미 제원으로 돌아갔을 거라 생각했다.‘허,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공지민이 여전히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그는 잠시 우쭐해졌다. 물론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다.“여기서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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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5화 완전히 빠져버린 거야

공지민은 그를 한 번 흘깃 보더니 천천히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그날 밤, 온시환은 평소와 달리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았다. 오늘 함께 있는 여자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고 처음인 데다 그저 작은 배역 하나만 약속했을 뿐인데도 바로 따라왔다. 평소라면 아침까지 그녀와 즐겼을 테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기분이 내키지 않았다.자꾸만 시선이 공지민 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정말 잠든 것을 확인하자 그는 마치 정성껏 준비한 연극에 관객이 한 명도 없는 기분이 들었다. 어쩐지 허무하고 금세 흥미를 잃어버렸다.온시환은 대충 일을 마치고 여자에게 감독을 소개해 준 뒤 옆에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처음에는 공지민이 자는 척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담배를 반쯤 태우고 침대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확인해 보니 진짜로 잠들어 있었다. 그는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왜 혼자만 초조해하고 불안해해야 하는 걸까?‘나는 이렇게 속이 뒤집히는데, 이 여자는 어떻게 이렇게 잘도 잘 수 있지?’온시환은 참지 못하고 공지민을 흔들어 깨웠다.“공지민! 일어나!”공지민은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왜 그러는데요?”그 말에 온시환은 잠시 멍해졌다.‘왜 그러냐고?’방금 그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던 걸 보고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다른 여자들처럼 화를 내며 소리치고 자신이 제일 소중한 사람인지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공지민은 한 번도 질투한 적이 없었다. 여러 번 이런 장면을 마주해도 그녀는 늘 침착하고 조용했다.‘왜 이렇게 무덤덤하지? 나를 좋아한다면서?’그의 마음 한편에서 이상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온시환은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담배를 꺼트리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배고파. 네가 만든 음식 먹고 싶어. 근처에 24시간 마트 있으니까 가서 재료 좀 사 와서 만들어 줘.”원래라면 거절할 줄 알았지만 공지민은 이미 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온시환은 안도하는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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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화 이제 와서 뭔 진심인 척이야?

온시환은 마지막 말을 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조용히 태우고 있었다.한편 공지민은 장을 보고 돌아와 주방에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온시환은 주방 문가에 서서 그녀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응시했다.꽤 오랜 시간 그녀의 등을 향해 시선이 꽂혀 있었다. 공지민이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눈길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때쯤 온시환이 드디어 움직였다.그는 몇 걸음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진짜 이런 늦은 시간에 날 위해 요리를 하겠다는 거야? 안 졸려?”온시환은 원래 그렇게 난잡한 사람은 아니었다. 과거에 큰 수술을 받은 뒤 그는 굳게 다짐했다. 이번 생은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자고, 어떤 일에도 얽매이지 말자고.그래서 가족이든,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의 눈에는 모두 한순간 스쳐 가는 것들일 뿐이었다.그저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면 된다고 여겼다.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라면 하루라도 더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방금 반승제와의 대화 이후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공지민을 좋아했다. 그 마음이 깊진 않을지 모르지만 그에게는 그 정도로도 몹시 소중한 감정이었다.어쩐지 공지민에게 자주 화가 났던 이유는 그녀를 신경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마침 공지민도 그를 좋아하니 한번 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물론 그녀가 조금이라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 끝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차피 세상에는 여자가 많으니 굳이 한 사람에게 얽매일 필요는 없었다.공지민은 허리를 감싼 그의 팔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칼질을 멈추지 않았다.온시환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귀에 입을 맞췄다.“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결국 내가 너를 신경 쓰게 만들고 싶어서 아니야? 이제 내가 조금 신경 쓰이는 것 같은데 기분 좋지 않아?”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공지민이 감동할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좋아요.”온시환의 얼굴에 웃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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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화 생지옥 같은 삶

오하윤은 평생 누구를 질투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공지민만큼은 달랐다. 그녀는 공지민을 뼈에 사무치도록 질투했고 그 이유는 단순히 구은우 때문만은 아니었다.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며 만약 공지민을 자신의 처지로 끌어내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구은우를 위해 복수한 셈이라고 여겼다.무엇보다도 공지민의 아리따운 외모가 눈에 거슬렸다. ‘만약 공지민도 나처럼 계부에게 갇혀 지하실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다면 어떨까?’오하윤은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러나 천천히 멀어지는 버스를 바라보며 실소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한편 자동차에 탄 공지민은 그런 속내를 알 리 없었다. 그녀는 단지 차창 밖으로 물러나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오하윤의 고향은 작은 군청 소재지에 있는 낡은 동네였다. 도시에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그녀는 오하윤이 알려준 주소를 따라 오래된 주택가로 들어섰다. 주변을 둘러보며 라면을 한 그릇 먹는 동안 그 주택가가 이미 사람들이 거의 떠나간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오래전 그 건물에서 두 여성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했다. 한 명은 투신했고 다른 한 명은 살해당했다는 소문이었다. 문제는 그 사건의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공지민은 주변 가게에서 오하윤에 대해 물어봤고 분식집 주인은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졌다.“오하윤이요? 걔 엄마가 스스로 뛰어내린 사람이잖아요. 엄마가 결혼을 세 번이나 했는데, 마지막 남편이 가정폭력이 심했대요. 결국 더는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그때 열네 살이던 하윤이만 남겨두고요. 그 동안 하윤이는 한 번도 오지 않았어요. 몇 년 전에 잠깐 왔던 게 전부예요. 그때도 계부가 걔를 붙잡으려고 했는데, 하윤이가 경찰을 불러 간신히 빠져나갔어요. 그 이후로는 고향에 발길도 안 했어요.”공지민은 하루 종일 분식집에 앉아 주변을 지켜봤다. 그러다 건물 밖으로 나오는 오하윤의 계부를 발견했다. 그는 체구가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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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8화 공지민 네가 이겼어

시간은 그렇게 한 주가 흘렀다. 공지민은 핸드폰을 켜고 나서야 문보영이 남긴 수많은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온시환 쪽은 여전히 조용했다.그동안 공지민의 눈은 너무 울어서 퉁퉁 부어 있었다. 작은 숙박업소에서 머물며 지낸 일주일 동안 그녀는 한 번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문보영의 메시지를 읽어도 답하지 않고 천천히 일어나 세수를 했다. 얼굴을 닦고 나가자마자 문보영의 전화가 걸려 왔다.“지민아!”수화기 너머로 문보영이 다급하게 외쳤다.“너 대체 지난 일주일 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계속 전화 안 받으면 신고하려고 했어!”공지민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대답했다.“왜 그래?”“왜 그래라니, 너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온시환이 너 찾는다고 나한테 전화만 수십 통을 했어. 나보고 너 숨겨둔 거 아니냐고 의심하는데, 내가 얼마나 억울했는지 알아? 이제 핸드폰 켰으니까 위치 추적해서 곧 너한테 갈 거야. 네가 알아서 잘 설명해봐.”공지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온시환에게 무슨 설명이 필요하다는 건가?그는 평소에도 자주 잠수를 탔고 그녀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비밀이 있기 마련이니.그러나 그녀가 사진첩을 가방에 넣고 제원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려는 순간 온시환이 나타났다. 문보영과 통화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온시환이 헬기를 타고 온 건가 싶을 만큼 빠른 등장에 놀랐지만 그를 본 순간 더욱 놀랐다. 그는 한눈에 보기에도 야위어 있었다. 공지민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온시환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그녀의 턱을 그러잡았다.“공지민, 네가 이겼어. 이제 나랑 같이 돌아가자.”그의 말에 공지민은 당황했다. 도대체 이겼다는 게 무슨 뜻일까? 둘 사이에 내기를 한 적도 없는데.온시환은 가슴속에 쌓인 답답함에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일주일 전 둘이 헤어진 날 언쟁이 심했지만 공지민이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줄은 몰랐다.게다가 작은 시골 마을에 숨다니, 그가 걱정하도록 일부러 이런 짓을 한 건가?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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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9화 나는 여기서 기다릴게

공지민은 좌석에 기대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시환은 그녀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 손을 들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공지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자 그는 다시 달래기 시작했다.“그만 화 풀어. 그날은 내가 잘못했어. 어차피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그동안 하루하루 대충 즐기며 살자는 주의였거든. 이제 돌아가면 다른 여자들은 다 정리할게. 그러니까 더 이상 화내지 마.”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생각했다. 앞으로 다시 다른 여자와 얽힐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지민이 싫증 나기 전까지는 아닐 거라고.그는 그녀를 끌어당겨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내가 운전할 테니 좀 자, 자기야.”공지민은 눈을 한 번도 뜨지 않았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지만 중간에 비행기를 탔던 것 같았다.제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고 가장 먼저 가방부터 찾았다. 하지만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그녀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리며 온시환을 바라봤다.“내 가방 어디 있어요?”온시환은 여자와 함께 멀리 다녀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의 가방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아마 비행기에 두고 내린 것 같아.”공지민은 대꾸도 하지 않고 곧장 공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지민아, 됐어. 그냥 가방 하나잖아? 나 지금 좀 피곤한 데 빨리 가자. 네가 원하는 가방은 몇 개든 사줄게.”하지만 공지민은 그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온시환은 화가 났지만 그녀를 뒤따라갔다.공지민은 공항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직원은 가방을 곧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녀는 한쪽에 앉아 기다렸다. 온시환은 점점 지쳐갔다. 오늘 밤에는 술자리도 예정되어 있었다.공지민이 참여한 드라마가 오늘 방영을 시작하자마자 시청률이 기록을 깼다. 그녀가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중도 하차했지만 드라마는 여전히 대성공이었다.온시환은 이 드라마의 작가로서 축하 자리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하지만 약속 시간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고 가방이 그 안에 도착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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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0화 연애하면 개다

이 술자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지만 공지민에게선 한 통의 전화도 오지 않았다.답답한 마음이 들며 온시환은 문득 의아해졌다.‘얘 대체 나랑 연애를 할 생각은 있는 건가? 나를 좋아한다며?’그는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뿜다가 마침 추지성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그는 추지성에게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한 뒤 2차를 가기로 했다.2차는 바로 근처의 바였다. 온시환은 이미 술에 취해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코끝에 있는 작은 점은 더욱 요염하게 보였다.추지성 역시 꽤 많이 취해 있었고 주변 사람들과 허풍 섞인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너희들 시환이 얼굴 좀 봐. 얘가 직접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서면 다른 사람은 전혀 기회가 없을 거야.”“하하하. 그러고 보니 예전에 내가 시환이랑 같이 해외에 아이디어 얻으러 간 적 있었거든. 교회에 갔을 때, 국제적으로 유명한 영화감독이 시환이를 캐스팅하려고 했다니까? 그냥 지나가던 일반인인 줄 알고 명함을 건넸다니까. 그 영화가 바로 「블랙 해커」야. 동양 배우들이 단역 하나 얻으려고 서로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던 작품인데, 감독은 시환이를 보고 바로 초대했어.”온시환이야 외모보다 그의 여러 논란 때문에 유명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달려드는 이유는 그의 잘생긴 외모 때문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남자 배우들조차 고백할 정도였으니.그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추지성이 떠드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온시환과 추지성은 같은 연예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고 연예계 밖에서는 반승제와 서주혁과도 가까웠다. 하지만 이 둘은 연예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바쁘게 지냈기에 온시환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은 대부분 추지성이었다.추지성은 그가 오늘 유독 말이 없는 게 이상했다.“시환아, 너 원래 술 잘 마시잖아? 오늘은 왜 그래? 한마디도 안 하고. 이번에 드라마 기록도 깨졌는데 이 형이랑 한 잔 안 할 거야?”온시환은 이미 짜증이 가득했는데 그 말에 더욱 짜증이 치밀었다.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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