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Bab 2161 - Bab 2170

2312 Bab

제2161화 지민아 우리...

온시환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반승제에게 답장을 보냈다.[하,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너 설마 아직도 내 이름 연락처에 저장 안 했어?]반승제는 당연히 그가 온시환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갑작스러운 그의 이런 돌발 행동이 여자를 두고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의아했을 뿐이다.[연애하면 개다? 나중에 너 진짜 연애하면 우리 앞에서 개처럼 짖는 거 잊지 마라.]예전부터 온시환은 남들의 연애사를 구경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특히 반승제와 성혜인의 관계를 보며, 반승제를 조롱하며 놀리는 것을 큰 재미로 삼곤 했다.아무튼 반승제 앞에서는 절대로 웃음거리가 될 수는 없었다.[걱정 마. 연애 같은 거 개나 줘버리라 그래.]이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도 온시환의 마음은 어쩐지 개운치 않았다.공지민이 오늘 밤 정말 단 한 통의 전화도 안 하다니.그는 이 생각에 점점 더 화가 났다. 정말 무정하고 냉혈한 사람처럼 느껴졌다.‘이러면서 무슨 날 좋아한대? 다 거짓말이야.’온시환은 공지민과의 채팅창을 열고 잠시 망설이다가 메시지를 보냈다.[나 데리러 와.]메시지를 보낸 뒤 휴대폰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추지성이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누구한테 데리러 오라고 했어?”“응, 지민이한테 오라고 했어.”“이 시간에 온다고? 그리고 펜션에서 싸우지 않았어?”온시환은 냉소를 지으며 약간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그새 잊었냐? 걔는 나한테 푹 빠져 있잖아. 나만 바라보는 강아지라니까.”추지성은 눈을 흘기며 속으로 생각했다.‘이 쓰레기 같은 놈을 빨리 어떤 여자가 제대로 길 좀 들였으면 좋겠네.’역시나 공지민은 메시지를 받고 곧장 달려왔다.그녀가 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입을 모아 놀려댔다.“와, 부른다고 바로 오네. 진짜 강아지 맞네. ”“여자가 이렇게 자존심 없이 굴어도 되는 거야?”“진짜 온시환 매력 대단해.”온시환은 이미 술에 취해 테이블에 고개를 묻고 있었다.공지민은 다른 사람들의 조롱에 대꾸하지 않고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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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2화 이 정도로 무심하다니

온시환은 방금 닉네임을 바꾼 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지민과 연애라도 시작한다면 정말로 개처럼 굴어야 하지 않을까?그는 절대 그런 굴욕스러운 짓은 할 수 없었다.앞좌석에서 대리운전 기사가 물었다.“목적지가 어디세요?”온시환은 오늘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뜸 공지민에게 몸을 기댄 채 말했다.“오늘은 너희 집에 갈 거야.”공지민은 사실 오늘 온시환을 집에 들이고 싶지 않았다. 막 구은우의 사진을 받은 참이었고 혼자 조용히 그것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그녀는 이미 일주일 동안 눈물을 흘렸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앞으로 한 달은 멍하게 지낼 것 같았다.그러나 그녀의 시선이 온시환의 코끝에 있는 작은 점에 닿는 순간 마음이 약해졌다.이 점을 가진 남자에게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공지민은 한숨을 쉬고 기사에게 자신의 집 주소를 말했다.그렇게 차는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온시환은 차에서 내릴 때 이미 술이 다 깬 상태였다. 공지민에게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올라가면서 그는 속으로 다짐했다.‘이번엔 반드시 공지민의 안방에 들어가 봐야겠어.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계속 실패했잖아. 뭔가 비밀이 있을 것 같단 말이지.’두 사람이 집으로 올라가는 내내 온시환은 공지민에게 기대어 있었다. 공지민이 문을 열 때까지도 그는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온시환은 소파로 가서 몸을 푹 기댔다.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공지민이 그를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는 갑자기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지민아, 오늘 밤은 네 안방에서 잘 거야.”그 순간 공지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방금 그 사진첩을 방에 그대로 둔 상태였다. 아직 치울 틈도 없었고 게다가 안방에는 들이고 싶지 않았다.“이미 손님방 정리해 뒀어요.”온시환은 즉시 화를 냈다. 왜 그는 안방에서 잘 수 없다는 말인가.“너 설마 방에 남자라도 숨겨 둔 거 아니야? 공지민, 너 지금 나를 두고 바람피우는 거야?”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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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3화 그러니까 우리 한번...

공지민은 그의 팔을 천천히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아침에 뭐 먹고 싶어요?”온시환은 그녀가 어젯밤 일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려는 걸 보고 자연스럽게 넘어가기로 했다.“아무거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걸로. 대신 저녁에는 네가 끓인 사골국 먹고 싶어. 괜찮지?”공지민은 간만에 그의 온화한 말투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온시환은 침대에서 조금 더 뒹굴다가 씻고 나와 보니, 공지민이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공지민이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이렇게 주방에서 일하는 모습은 늘 그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궁금했다.공지민의 안방에는 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온시환은 주방 문가에 서서 팔짱을 끼고 물었다.“지민아, 대체 언제쯤 나를 네 안방에 들여보낼 거야?”공지민의 손이 잠시 멈칫하더니 그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왜 그렇게 내 안방에 관심이 많은 거죠?”“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한 번 보고 싶단 말이야.”공지민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이 주제에 대해 대화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온시환은 그제야 깨달았다. 다른 문제라면 공지민이 대체로 자신에게 양보했지만 안방 문제만큼은 그녀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는 걸.그는 깊은숨을 내쉬며 얼마 전 자신이 그녀를 찾아갔을 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더 이상 그녀를 상처 주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그는 이마를 손으로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 그는 정말 공지민과 연애를 해보고 싶었다.하지만 그 말을 꺼내는 게 너무 어려웠다.여태껏 수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정작 연애라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순간, 지금의 아늑한 분위기에 용기가 생겼는지 그는 자존심 같은 건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반승제 앞에서 개처럼 짖는 일이 생기더라도 상관없었다.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더듬거리며 말을 꺼냈다.“지민아, 우리 꽤 오래 알고 지냈잖아. 물론 내가 전에 한 짓들은 진짜 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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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4화 지금부터 너는 내 여자 친구야

문보영이 공지민 곁으로 다가가 조용히 무언가를 말하려던 순간 온시환이 말을 꺼냈다.“아침밥에 보영 씨 몫은 없어요. 사람 봤으면 이제 돌아가요. 나랑 지민이는 아직 할 얘기가 좀 남아 있거든요.”“시환 씨랑 지민이가 무슨 얘길 하는데요?”“남녀 사이에 흔히 하는 그런 얘기. 아침밥도 빨리 먹어야 하고요!”온시환은 일부러 ‘아침밥’이라는 단어에 힘을 줬다. 마치 공지민이 준비하는 음식이 아닌 그녀 자신을 가리키는 것처럼 들렸다.문보영은 그의 뻔뻔한 태도에 기가 찼지만 더 머묻기는 애매했다.“그럼 난 이만 갈게. 지민아, 꼭 연락해. 그리고 지난번 얘기한 거 네가 다시 연기하길 원한다면 언제든 말해. 아직 가능성은 남아 있어.”온시환은 문까지 그녀를 배웅하며 그 말을 듣고는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지민이가 다시 연기하고 싶다면 보영 씨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내가 다 알아서 할 수 있거든요.”문보영의 얼굴에 비웃는 기색이 스쳤다.“내가 왜 이러겠어요? 온 작가님이 지민이한테 아무것도 해준 게 없으니까 그렇지. 다른 여자들한테는 그렇게 잘해주면서 지민이한테는 정말 짠돌이시더라고요.”온시환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문보영의 말이 뼈아프게 와닿았다. 돌이켜보니 그는 정말 공지민을 위해 한 일이 거의 없었다.그는 문을 닫고 돌아서서 공지민을 바라보았다.공지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보영 언니한테 좀 더 예의를 지켜요. 언니는 내 유일한 친구예요.”온시환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지민아, 너 다시 연기하고 싶어?”공지민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살피는 듯했다. 그녀는 대답 대신 주방으로 돌아가 요리를 계속했다.온시환도 따라와 주방 문가에 기대어 다시 물었다.“진심이야. 너 정말 연기하는 게 좋아?”공지민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좋아한 적 없어요. 시환 씨 곁에 다가가고 싶어서 시작했던 거예요.”그녀의 대답은 온시환을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차분히 곱씹어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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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5화 진짜 쓰레기다 너

“넌 왜 아무 의견도 없어? 만약 네가 공개하기를 원한다면 한 번쯤 고민해 볼 수도 있는데...”온시환은 속으로 생각했다.‘어차피 친구들 앞에서 강아지처럼 몇 번 짖는 게 뭐 대수겠어?’공지민이 조금만 귀엽게 애교를 부리거나 부탁했더라면 그도 별다른 생각 없이 그녀를 친구들에게 소개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공지민의 대답은 뜻밖이었다.“괜찮아요. 시환 씨가 알아서 하세요. 결정하는 대로 따를게요.”다른 여자들이 이렇게 이해심 깊었다면 온시환은 그저 감동하며 고마워했을 것이다.그런데 그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졌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공지민을 바라봤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프라이팬을 뒤적이며 요리에만 몰두하고 있었다.온시환은 잠시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이내 자신과 타협했다.‘이게 내가 원했던 결과 아닌가?’게다가 조연급 배우와 연애를 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다른 작가들이 알게 된다면 그를 조롱할 게 뻔했다.평소에 다 같이 여자들을 가볍게 대하던 그들 사이에서 누군가를 진지하게 대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내가 기회를 준 건데 공지민이 그걸 못 잡은 거지.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잖아.’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은 후 온시환은 다시 침대로 향했다.최근 방영 중인 그의 드라마가 대히트를 치면서 드디어 그는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저녁 무렵까지 잠을 자던 온시환은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떴다.‘아, 지민이가 사골국을 끓여준다더니 벌써 다 준비했나 보네.’하지만 그 순간 반승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가 모임을 가지자며 부른 것이다.온시환은 평소 다른 사람들을 비웃는 걸 즐겼지만 오늘은 자신이 비웃음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추지성 같은 친구들 앞에서 체면을 구기는 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반승제만큼은 달랐다.그는 즉시 침대에서 일어나 정성을 들여 차려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 공지민이 그를 불러 세웠다.“저녁에 사골국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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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6화 내가 네 남자 친구라는 건 알고 있는 거야?

그러나 어차피 공지민은 그를 정말 좋아하니까 조금 잘난 척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공지민이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온시환은 느긋하게 술 한 잔을 들이켰다. 여전히 예전과 같은 여유로운 태도였다.“그래서 내가 말하는 거야. 너희도 여자를 너무 대단하게 여기지 마. 여자 때문에 죽네 사네 하는 거, 남자로서 진짜 쪽팔린 일이야.”서주혁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시환은 그의 아픈 기억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 어깨를 으쓱하며 넘겼다.“봐, 내가 우리 중에서 제일 쿨한 놈일걸?”반승제가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온시환은 남녀 관계에서 자존심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당당히 턱을 치켜들었다.“걱정하지 마. 후회하지 않을 거야. 너희는 내가 부러워서 이를 갈게 될걸.”반승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화제를 서주혁에게 돌리려 했다. 하지만 장하리 사건 이후 서주혁은 지나치게 말수가 적어졌다.얼마 전에도 몇 번 모임을 제안했지만 서주혁은 항상 집에서 서보겸을 돌봐야 한다며 나오지 않았다.몇 사람은 조용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온시환은 그런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온시환은 예전에 반승제가 성혜인을 쫓아다니던 모습을 보며 속으로 다짐했다.‘난 절대 여자 때문에 저렇게 하지 않을 거야.’그 다짐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었다. 비록 자신이 꽤 비열하다는 걸 인정하더라도 말이다.다만 온시환의 삶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두는 게 중요했다.비록 지금 공지민과 연애를 시작했지만 그가 그녀에게 모든 걸 맞추는 건 불가능했다.온시환은 한참을 술자리에 있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집으로 돌아오자 온시환은 문득 공지민이 여전히 그녀의 집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온시환은 바로 공지민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자기 집으로 들어와 살라고 말했다.그는 공지민이 기뻐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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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7화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온시환은 심지어 이삿짐센터까지 불러 자신의 차를 따라오게 했다.한편 공지민은 집 안에서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이 시간에 누구지?’그녀는 인터폰 화면을 확인하고는 온시환이라는 것을 알았다.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문을 열었지만 온시환의 뒤에 서 있는 이삿짐센터 직원들을 보자 당혹스러움이 스쳤다.“이건 또 뭐예요?”“네가 우리 집으로 이사하기 싫다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직접 이삿짐센터를 불렀어. 넌 짐만 챙겨서 나랑 같이 가면 돼.”온시환이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하자 공지민은 단호하게 뿌리쳤다.그녀의 안방에는 아직 정리하지 못한 물건들이 많았다. 게다가 온시환과 함께 사는 건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온시환은 자신이 직접 찾아온 걸 그녀가 기뻐할 거라 기대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기쁨이라고는 한 조각도 보이지 않았다.문 앞에 서 있던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둘 사이의 대화를 지켜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그럼 짐을 옮길까요, 아니면 그냥 돌아갈까요?”온시환이 대답하기도 전에 공지민이 단호하게 말했다.“여긴 제 집이에요. 이사 안 가요.”온시환은 순간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광대가 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며 화가 치밀었다.“이게 무슨 뜻이야? 공지민, 내가 그동안 너한테 너무 관대하게 굴었나 봐?”공지민은 그 말을 듣고 헛웃음이 나왔다.온시환이 이 말만큼 자주 하는 게 없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생각하기엔 그가 언제 자신을 관대하게 대했다는 건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아마 구은우와 비교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녀는 항상 온시환에게서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으려 했다.구은우와 닮은 건 코끝의 점 하나와 그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 외에는 단 하나도 비슷한 점이 없었다.하지만 코끝의 작은 점을 볼 때마다 그녀는 마음이 약해졌다. 그 점이 너무도 닮아서, 그녀의 원칙마저 무너뜨릴 정도였다.공지민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옅은 웃음을 지었다.“요즘 좀 피곤해요. 이사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시환 씨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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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8화 사줄 수 있어?

아침이 밝을 때까지 푹 잔 뒤 온시환은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공지민이 요리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를 보면 언제나 묘한 안정감이 느껴졌다.항상 조용하고 담담한 그녀의 모습은 몇 년간 연예계에 몸담았던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어떻게 이토록 차분하고 담백한 성격으로 그런 환경에서 버텼을까.그러다 그녀가 그와 가까워지고 싶어서 연예계에 들어갔다는 말을 떠올리자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다.둘이 아침을 함께 먹은 후 공지민은 책 한 권을 꺼내 들더니 저녁에 뭐가 먹고 싶냐고 물었다.온시환은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기댔다.“저녁엔 내가 약속이 있어서 밖에서 먹어야 해. 너도 같이 가자.”공지민은 몸을 약간 굳히며 손을 들어 그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었다.“싫어요. 전 시끄러운 자리는 별로 안 좋아해요.”“근데 너 연기할 땐 술자리에서도 잘 버티던데, 그땐 어떻게 했어?”“억지로 참았죠.”“지금은 왜 안 참아?”“이젠 연기도 안 하고 시환 씨는 제 남자 친구니까요.”온시환은 그녀의 말에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래, 지금 남자 친구 앞에서 애교 부리는 거구나?”그는 일어나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다시 웃으며 그녀의 무릎에 누웠다.코끝의 작은 점이 더 매혹적으로 보였고 웃음기 어린 눈빛과 어우러져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공지민은 그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가볍게 만지작거렸다.온시환은 예전엔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적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가지거나, 영감을 얻기 위해 밖으로 나가곤 했다. 집에 있으면 늘 외로움만 느껴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공지민이 곁에 있어서인지 집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햇볕을 받으며 집에 있는 게 이렇게나 포근하고 편안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몸속 깊은 곳까지 나른함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다.그는 공지민과 함께 일주일을 집에서 보냈다. 그러다 추지성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너 요즘 왜 이렇게 조용해? 설마 착실하게 살기로 한 건 아니겠지?”평소라면 서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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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9화 우리 자기 정말 최고야

온시환이 막 농담이라고 말하려던 찰나 단체 채팅방에 또다시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번엔 그를 태그한 메시지였다.[시환아, 우리 기대 저버리지 마. 너 같은 역대급 쓰레기마저 변하면 우리 전부 다 집에 가서 얌전히 장가가야 할지도 몰라.] 이들 중 온시환과 친한 사람들의 가족들은 그를 반면 교훈으로 삼곤 했다.만약 그런 그마저 안정된 삶을 택한다면 그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올 게 뻔했다.비교 대상이 사라지면 그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테니까.온시환은 바로 답장을 보냈다.[기다려. 지민이가 60억을 모아 놨다더라. 지금 나한테 30억짜리 시계 하나 사준다고 했거든.]추지성은 곧바로 엄지를 치켜든 이모티콘을 보냈고 다른 사람들도 연이어 반응했다.온시환은 은근히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나중에 공지민에게 120억 정도 보상해 주면 되겠지.’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 한구석의 찜찜함을 내려놓았다.그러고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30억짜리 시계 사진을 공지민에게 보냈다.공지민은 그 사진을 바로 문보영에게 전달했다. 문보영은 과거 유명 브랜드들과 협력하던 사람이었기에 이런 고급 시계를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문보영은 시계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공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이거 뭐야? 네가 필요한 거 아니잖아, 그치?”“응. 시환 씨가 갖고 싶다고 해서.”문보영은 한숨을 쉬며 소리쳤다.“공지민, 너 정말 제정신이야? 30억이 그 자식한테는 푼돈일지 몰라도, 넌 그 돈 모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같이 잔 것도 모자라서 이제 돈까지 갖다 바칠 생각이야? 세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딨어? 온시환이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돼? 그 인간이 너를 이렇게까지 매달리게 할 정도로 특별하다고? 차라리 오늘 밤에 나랑 파티에 가자. 내가 더 멋지고 잘생긴 사람들 소개해 줄게. 온시환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이 많아.”“부탁이야, 언니. 이 시계 최대한 빨리 구할 수 있어?”문보영은 공지민의 단호한 태도에 가슴이 답답해졌다.“너는 그렇게 아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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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0화 이 시계는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

온시환은 그녀가 하는 게임을 흘낏 보며 물었다.“이 게임이 그렇게 재밌어? 작은 캐릭터 하나 끌고 다니면서 퍼즐 푸는 게 뭐가 그리 재미있는데.”그는 공지민의 손을 잡아 자신의 손안에 쥐며 말했다.“그만하고 밖에 나가서 술이나 마시자. 그게 훨씬 재밌어. 그리고 보영 씨가 너한테 연기 다시 할 생각 없냐고 물어봤잖아? 같이 나가서 감독들도 좀 만나고 좋잖아.”“시환 씨, 정말 가고 싶지 않아요.”공지민은 원래부터 조용한 성격이었다. 연예계에서 활동하던 시절에도 억지로 감당한 일들이 많았다. 만약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면 결코 자신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온시환은 그녀의 차가운 반응에 살짝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 공지민이 자신에게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은 것만 같았다.지난 한 주 동안 두 사람은 꽤 잘 지냈다. 함께 밥을 먹고, 꽃을 구경하고, 목욕을 하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온시환도 이런 따뜻한 순간은 처음이었다.그러나 한 주가 지나니 살짝 지루해졌다. 그는 천성적으로 북적이는 분위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공지민이 자신을 위해 조금이라도 변해주길 바랐다.하지만 공지민은 단호히 거절했다.온시환은 더 이상 억지로 끌어내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말했다.“알았어. 난 지성이랑 술 마시러 갔다 올게. 늦지 않게 들어올게.”“네.”공지민은 여전히 태블릿을 손에 들고 조용히 퍼즐 게임을 이어갔다.온시환은 그녀를 뒤로하고 술자리로 향했지만 그의 얼굴은 내내 굳어 있었다.그가 술집 룸에 들어서자마자 추지성이 농담을 던졌다.“너 오늘도 안 나왔으면, 우린 진짜 네가 스님이라도 된 줄 알았을 거야.”온시환은 방금 친구들과 한 내기를 떠올리며 팔목에 찬 30억짜리 시계를 자랑하듯 보여주었다.추지성이 한눈에 그 시계를 알아보고 물었다.“이거 그 30억짜리 맞지?”온시환은 눈빛에 살짝 자부심을 띠며 대답했다.“그래, 바로 배달왔지. 지민이 걔 자기는 명품 하나 안 사면서 나한테 돈 쓰는 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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