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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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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1화

봉현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어?”유강후가 말했다.“목숨으로 바꾼 거야·당시 나의 상황도 지금의 너처럼 좋지는 않았어,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잖아?”그는 손을 내밀어 봉현수를 일으켰다.“이미 사람을 시켜 단풍 마을에 익숙한 사람을 찾아오라고 했으니 잠시 후 그쪽 상황을 물어보다가 혹시 예솔 씨 소식을 듣게 된다면 상황을 분석해 보고 다시 말해.”잠시 후 비서가 와서 단풍 마을 사람이 왔다고 말했다.유강후와 봉현수는 옆에 있는 작은 회의실로 갔다.그 사람은 50세 전후로 이름은 진민기라고 했다. 단풍 마을 사람으로 현지 상황에 매우 익숙했다.봉현수가 그에게 지예솔이라는 여자에 대해 아냐고 묻자 그 사람은 즉시 대답했다.“알아요. 지석준의 딸이에요. 그 아이는 우리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유명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 아이는 엄마를 따라 경원시에 갔어요. 이곳을 떠난 지 십몇 년이나 되였는데 반년 전 갑자기 돌아왔어요.”지예솔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봉현수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지석준은 어떤 사람이에요?”진민기가 말했다.“다른 사람을 물어보면 20여 년 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지석준은 인상이 깊어요.”“지석준은 우리 단풍 마을 사람이 아니에요. 가장 먼저 단풍 마을에 공부를 가르치러 온 대학생이에요. 잘생겨서 여기 모든 소녀를 매료시켰고 나중에는 이곳의 성씨 가문의 소녀와 함께 있었어요. 바로 예솔이의 어머니 성수민이예요.”“이 혼사를 원래 성씨 가문에서는 동의하지 않았어요. 지석준은 잘생기긴 했지만, 다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석준은 성의 표현을 위해 성씨 집안에 큰 금액의 예단을 내놓았죠. 그래서 허락을 받아내고 결혼했어요.”“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솔이를 낳았어요. 부부는 한 명은 공부를 가르치고 한 명은 작은 장사를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요.”“그 후 결혼한 지 약 십 년째 되던 해에 성씨 가문의 막내아들이 결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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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하지만 며칠 사이에 지씨 모녀는 짐을 싸서 단풍 마을을 떠났어요. 성수민은 떠날 때 임신 중이라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라요, 정말 죄를 지은거죠.”...그 사람의 말을 들은 봉현수는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는 지예솔이 예전의 일을 언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다. 단지 예전에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살았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그들을 데리고 경원시에 와서 생계를 꾸렸으며 나중에 봉씨 가문의 구제를 받아 봉씨 가문의 하인이 되었다고 했다.그 당시 그는 어렸기 때문에 지예솔과 그의 어머니가 고향을 등지고 떠났을 줄을 생각하지도 못했다.그는 단지 지예솔이 그가 열두 살 되던 해에 아름다운 천사처럼 그의 세계에 나타났다는 것만 알고 있다. 그 이후로 그의 세계에는 더 이상 다른 소녀가 들어올 수 없었다.그는 천사의 날개는 이미 상처투성이였고 그 위의 깃털은 이미 피에 물들어 있다는 것을 몰랐다.모든 사람이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은 아니며 모든 부모가 부모 될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그들은 어떻게 됐어요? 솔이가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괴롭히나요?”진민기는 봉현수가 지씨 집안 일에 이렇게 관심이 있어 하는 것을 보고 그와 지씨 집안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지예솔이 밖에서 만난 친구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 진민기는 말했다.“지씨 집안 큰딸이 동생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 성씨 가문에서는 그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값어치도 안되는 낡은 집을 그들에게 돌려주었어요. 필경 그 당시 이 일이 크게 알려져서 온 마을 사람들이 그들에게 삿대질하며 욕했기에 그들도 감히 예전처럼 할 수 없었어요.”“그 낡아빠진 집이 값어치가 없어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그쪽에서 정말 개발하기 위해 철거를 한다면 남매의 생활이 힘들어질 거예요.”몰래 봉현수를 쳐다본 진민기는 그의 몸에서 품어져 나오는 포악한 기운에 깜짝 놀랐다.“당신들은 지씨 집안 큰 딸의 친구인가요?”봉현수가 말했다.“솔이는 제 아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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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날이 밝을 무렵 이웃인 장미연이 채소 바구니를 들고 왔다.그녀는 지예솔의 집 문 앞에 고급세단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했다.진민기가 차에서 내리며 웃으면서 말했다.“미연 씨 아침부터 채소 뜯으러 가는 거예요?”그를 알고 있었던 장미연은 웃으면서 말했다.“진 주임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이 차는 주임님 거예요? 이른 아침부터 왜 이곳에 주차했어요?”진민기가 웃으면서 대답했다.“내가 무슨 능력으로 이런 고급세단을 살 수 있겠어요? 이건 가스전 엔지니어의 차예요. 아, 맞다. 예솔이가 집에 있나요? 일 있어 찾았지만, 너무 이른 새벽이라 방해가 될까 봐 문을 두드릴 수 없어서요.”장미연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무슨 일로 예솔이를 찾는 건가요? 마을의 집들이 철거되는 건가요? 진 주임님, 집이 정말 철거된다고 하여도 예솔이의 집을 절대 성씨 가문에서 가져가게 하면 안 돼요.”“그 집안 사람들은 인간도 아니에요! 어제 성민호의 마누라가 마을 어귀에서 말하는 걸 들었는데 만약 보상을 받는다면, 보상받은 집하고 돈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것이라며 지씨 가문의 두 아이는 한 푼도 가질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어요. 아니면 그 인간들이 찾아와 소란을 피울 거래요.”“정말 괘씸해요. 이 일을 꼭 도와주셔야 해요.”진민기는 머리가 아팠다. 차 속의 사람이 이 말을 들을까 봐 그는 서둘러 장미연에게 말했다.“알았어요. 우리 여기는 평화로운 마을이에요.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차창을 내리고 냉엄한 얼굴이 나타났다.“말하게 해요.”장미연은 차에 탄 사람을 보고 놀라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는 평생 이렇게 기품 있는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 기세는 정말 강했다. 마치 영화 속의 갱단 보스처럼 그 눈빛이 날카로워서 그녀는 약간 두려웠다.비록 그녀는 산속에서 사는 무식한 여인이지만 그녀는 이 사람이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충 추측했다.그녀는 기뻐하며 말했다.“이번 가스전 개발을 맡으신 엔지니어세요?”진민기는 서둘러 말했다.“함부로 말하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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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창가의 테이블 위에는 붓과 디자인 초안이 놓여있었다. 봉현수는 설계도를 들어 보았다. 그것은 어린이 머리핀 설계도였다. 매우 특별한 디자인으로 단아하면서 동심이 가득했다.지예솔의 디자인 재능이 뛰어났다. 당시 학창 시절에 그녀는 많은 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봉현수는 그녀의 디자인 원고들을 모두 가져갔고 지금도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그는 고등학교 시절 지예솔의 첫 설계도가 반지였던 것을 아직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그녀는 그들이 결혼할 때 반지는 그 도안처럼 만들 거라고 했다.나중에 반지는 만들어졌지만 그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설계도를 보며 한참을 넋 놓고 있던 그는 또다시 다른 방을 둘러보았다.그는 세 방 모두 사람이 산 흔적이 있는 것을 보고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예솔이가 다른 사람이랑 함께 살고 있나요?”장미연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아니요. 줄곧 남매 둘만 살았어요. 제가 하루에 두세 번 와도 손님이 와있는 걸 본 적이 없어요.”“아, 아니다. 그들이 금방 돌아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중매하러 왔어요.”봉현수의 안색은 약간 어두워졌다.“무슨 중매요?”장미연은 따뜻한 물을 빠르게 보온병에 넣으며 말했다.“예솔이는 이쁘게 생겨서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그 마을 이장의 아들이 여러 번 예솔이의 카카오톡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예솔이는 모두 거절했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며칠 기다리다가 간 적이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완전히 미련을 버린 것 같지 않았어요. 아마 설날이 되면 또다시 예솔이를 찾으러 올 거 같아요.”“예솔이는 자신이...몸이 안 좋다고 했어요. 그래서 중매하러 오는 사람이 적었어요. 참! 이렇게 좋은 아이가 나이도 젊은데 왜...”진민기는 그가 계속 말을 할까 봐 서둘러 그를 말렸다.“그만해요. 미연 씨, 차를 한 잔씩 따라주세요.”봉현수는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져서 모든 방을 둘러보았다.지예솔의 방은 알아보기 쉬웠다. 깨끗하고 깔끔해서 방에 들어서면 담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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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이렇게 최고 브랜드의 옷을 입고 반년 만에 지예솔과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은 정연석뿐이다.화가 치밀어 오른 봉현수는 머리가 어지러워서 비틀거렸다.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그는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만 가지 방법이 있다. 하지만 정연석은 다르다. 그가 공개적으로 정연석을 해치면 지예솔은 그와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다.그와 지예솔은 정연석 때문에 이미 여러 차례 강한 충돌이 발생했다.‘정연석이 해외에 있는 것이 아니었어? 왜 여기에 나타난 거지?’이때 밖에서 장미연의 과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와, 여기에 왜 이렇게 많은 선물 박스가 쌓여 있어요? 게다가 모두 고급 상품이에요!”“좋은 물건이 많은 걸 보니 예솔이 집에 손님이 왔나 봐요.”“이 계집애가 종일 집에 오지도 않고 어디 간 거지?’...방에서 나온 봉현수는 한쪽 구석에 있는 소파 위에 확실히 많은 선물박스가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그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모, 솔이의 전화번호가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전화를 걸어서 어디 있는지 한번 물어봐 주세요.“하지만 집에 손님이 왔다고 말하지 마세요.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거든요.”“알았어요. 바로 가서 할게요.”청평읍 제일 병원.응급실에서 나온 지예솔은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손에 보고서를 꽉 쥐고 벽에 기대어 한참을 서 있고 난 뒤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의사의 말이 그녀의 귓가에서 맴돌았다.“혹시 전에 심장 이식 수술받은 적이 있어요?”“도리대로라면 사오 년이 지나도 이식한 심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지금은 심한 거부반응이 일어났어요. 이러면 조금 힘들거든요.”“갑자기 환자에게 맞는 심장을 찾는 것은 물론 있다고 해도 수술하기도 힘들어요.”“이런 2차 심장 수술은 국내 최고의 전문의도 받을 엄두를 못 내요.”“우리 작은 읍내 병원에서는 이런 수술을 할 수 없어요. 수술하고 원하신다면 빨리 이식할 수 있는 심장을 찾아 의사를 연락해 전원하세요.”“하지만 저는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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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말을 마친 후 정연석은 바로 일어나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지예솔이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하지 말아요, 그래도 소용없을 거예요.”정연석이 몸을 돌리기도 전에 그녀는 갑자기 뒤에서 그를 껴안고 등에 얼굴을 묻었다.뜨거운 눈물이 신속히 정연석의 옷을 적셨고 그 바람에 추운 겨울 아침은 그날따라 유난히 뜨거웠다.정연석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 아팠지만 돌아서서 무릎을 반쯤 꿇은 채 지예솔을 꼭 껴안고 마치 어린애를 달래듯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일단은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 나머지는 내게 맡기고 울고 싶으면 울어. 어떻게든 방법은 있을 거야.”지예솔은 마치 남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그의 옷깃을 꽉 움켜쥐고 손을 놓지 않았다.그녀는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정연석의 호의는 단지 그녀를 위로하려고 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예솔은 남동생이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정연석은 현재 그녀가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지인이었다.한참을 지난 뒤 지예솔은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고 그제야 정연석의 옷깃을 놓아주었다.그녀는 자신의 눈물로 얼룩진 그의 옷을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미안해요, 방금은 제가 실례했어요.”정연석은 지예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솔아, 날 너무 남처럼 대하지 마. 우리 사이가 이렇게 서먹서먹한 사이는 아니잖아.”지예솔은 자신의 손을 빼가며 말했다.“제가 까먹고 오빠의 외투를 집에서 가져오지 못했어요. 병원 내부에는 에어컨이 있어서 괜찮지만 밖은 추우니 나가지 마세요.”“괜찮아, 내가 이미 비서를 시켜 사 오라고 했으니 곧 가져올 거야.”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어 말했다.“우리 그냥 병원 옮기자. 여기는 의료 시설도 따라가지 못하니 최소한 읍내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해. 아니면….”그는 또다시 머뭇거리더니 계속하여 말했다.“아니면 경원시로 돌아가자. 거기 가면 나도 더 편하고 의사든 기술이든 더 좋고 잘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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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봉현수는 병원의 어느 한 모퉁이에 숨어 정연석이 지예솔을 안고 휴식실로 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의 모습은 유달리 얌전하고 착해 보였고 정연석의 품에 안겨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 마치 그 사람의 품에서 떨어지기 아쉬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그 상황을 지켜보던 봉현수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 아파져 왔다.지예솔은 그와 함께 있을 때처럼 격렬하게 반항하는 행동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봉현수가 살짝 터치만 해도 증오의 눈빛으로 쳐다보던 그녀가 지금은 엄청 착해 보였다.그녀는 정연석을 그렇게도 좋아하는 건가?봉현수는 지예솔의 모든 소원을 들어줄 수 있지만 다른 사람한테 안겨있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정연석을 쫓아 휴식실로 향했다.그는 문밖에서 반쯤 닫힌 문틈으로 정연석이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살며시 뽀뽀를 해주는 것을 보았다.그 행동은 너무 부드럽고 가벼워서 지예솔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얼핏 보기에 그 두 사람은 마치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한 쌍의 커플인듯했다.봉현수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당장 뛰어들어 정연석을 죽이고 싶었지만 그러면 그녀가 원망이 가득한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면서 정연석을 감싸고 자신에게 독설만 퍼부을까 봐 두려워 참을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그 자리에서 지예솔이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정연석이라고 말한다면 상상만 해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봉현수의 시선은 잠이 든 듯 가만히 누워 있는 지예솔에게만 향하며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도 않았다.시간이 얼마 지났는지 모르지만 그때에서야 봉현수는 비틀거리며 병원에서 나왔다.봉현수가 나오는 것을 본 비서 안시현이 그를 부축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정연석은 이미 반년 전에 귀국했어요. 그는 이름을 바꾼 후 새로운 등록증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경원시는 물론, 주 씨 본가에도 돌아간 적이 없다고 해요. 저희도 지금까지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어요.”“반년 전?”봉현수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말했다.“반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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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대표님, 아까 확인하시라던 일 방금 확인해 보니 정연석의 새 호적에는 미혼으로 표시되어 있었어요. 지예솔 씨도 아마 이름을 새로 바꾸신 것 같아요. 두 사람 모두 유용한 단서를 찾을 수 없어요.”“참, 그리고 경원시 쪽 전문가와 간호팀은 이미 연락이 되었는데 바로 보내올까요?”봉현수의 긴장했던 마음은 그제야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그는 피곤하고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바로 보내라고 해. 이쪽 병원과도 잘 말해두고 솔이한테는 그 전문가와 간호팀은 우연히 여기에 공부하러 왔다며 믿을만한 이유를 대게끔 해.”“그리고 심장을 찾는 일은 서둘러 처리해야 해. 비용이 얼마 들건 상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찾아야 해.”말을 마친 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지원아, 주씨 가문의 세무에 최근 문제가 생긴 거야?”호텔 안에서 정연석은 사람을 시켜 따뜻한 요리와 국물을 들여보내도록 했다.지예솔은 음식을 조금 먹고 또 좀 쉬었더니 그제야 정신이 좀 드는 듯했다.그녀가 지현우를 염려하여 병원에 가려고 하자 정연석이 붙잡으며 말했다.“지현우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고 내가 두 명의 간병인을 불러 잘 간호하고 있으니 소식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이 올 거야.”“이곳은 병원에서도 가깝고 만약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바로 병원에 도착할 수 있어. 너 방금 쓰러졌으니까 더는 이렇게 버티면 안 돼. 내가 옆에 있을 테니 여기서 푹 쉬고 한잠 자.”그는 방금 들고 들어온 주머니를 지예솔에게 건네며 말했다.“방금 사 온 옷이니 우선 며칠 동안 이걸로 갈아입어.”지예솔은 그 옷의 가격표를 한번 보더니 일곱 자리 숫자의 가격을 보고 가장 좋은 옷을 샀을 거란 생각에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오빠, 이 옷들 가지고 가서 환불하세요. 전 지금 이렇게 비싼 옷을 입을 필요 없어요.”“이미 산 건 환불 못 해.”그는 지예솔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솔아, 넌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있어. 이 정도로는 아무것도 아니야.”“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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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정연석의 커다란 뒷모습을 보면서 지예솔은 마음속으로 조금의 상실감과 괴로움을 느꼈다.그녀는 그에게 신세 진 것이 너무 많았다.정연석은 좋은 운명을 갖고 태어난 사람으로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을 졸업했고 집안 형편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으며 외모도 아주 훌륭했다.게다가 그때 아무나 갈 수 없다는 공무직에 합격해 경원시에서 활약할 수 있었으나 지예솔을 위해 그 길을 포기하고 상업에 종사하게 되었다.그리고 나중에 봉현수의 개입으로 인해 그는 또 어쩔 수 없이 해외 발전을 선택했다.지금은 외국에서도 잘 자리 잡고 있었지만 지예솔의 문제로 다시 귀국하게 되었다.다시 보면 정연석은 한평생 지예솔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던 것 같았다.이런 사람이라면 평생을 맡길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지예솔은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불끈 쥐더니 자신의 엉망진창이 된 몸에 이렇게 깨끗하고 선량한 정연석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녀의 마음도 이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은 지 오래였고 이렇게 망가진 자신이 그의 곁에 설 수 있는 신부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지예솔은 천천히 창가로 걸어갔고 밖에는 어느새 너무 가늘고 작아 마치 바늘처럼 촘촘히 박혀 있는듯한 눈송이가 흩날리고 있었다.그녀는 나가 보지 않아도 밖이 얼마나 추운지 짐작이 갔고 마침 정연석이 대문을 나서며 비서가 건네준 두꺼운 서류봉투를 가지고 몇 마디 말을 주고받고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갑자기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깜짝 놀라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다.하지만 호텔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단지 몇 대의 검은색 승용차만 그곳에 주차되어 있었다.그 차들은 그다지 비싼 차는 아니라서 그 사람이 왔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눈빛은 그녀에게 마치 자신이 사냥감이고 짐승에 의해 묶여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봉현수의 눈빛과 비슷했다.지예솔은 두려운 마음에 얼른 커튼 뒤로 물러서서 조심스럽게 밖을 내다보았다.밖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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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지예솔은 처음으로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지경이었으며 또한 그녀가 쳐다볼 수도 없는 별 같은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 소년이 태양이고 밝은 달이며 찬란한 빛이라면 자신은 먼지 속의 흙이고 구석의 들풀이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림자라고 생각하며 두 사람은 이 세상의 두 평행선으로 영원히 마주칠 날이 없다고 생각했다.화면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며 다음 해 봄이 되었다.배꽃이 활짝 핀 어느 날, 지예솔은 나무 위로 올라가 담 밖의 느릅나무잎을 따고 있었다.새해가 되기 전 그녀는 어머니가 그 집의 고용인으로 들어갔기에 골목 입구의 전통 한옥으로 이사하게 되었다.마음씨가 착한 전통 한옥 사람들은 어머니가 동생과 자신을 데리고 들어와 옆 뜰에 있는 작은 방에 사는 것을 허락했고 괜찮은 학교도 찾아주었다.지예솔은 그런 집에 살게 되어 매우 만족했고 고마웠다.그녀는 태어나서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고 그렇게 맛있는 사탕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하여 그 집 부인이 느릅나무 전을 드시고 싶다고 하면 그녀는 반드시 가장 부드러운 잎을 따다가 전을 만들어주려고 했다.지예솔이 나무 절반까지 올라갔을 때 밑에서 갑자기 소년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거기서 뭐 하는 거야?”지예솔이 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니 문밖에서 봤던 그 잘생긴 소년이었다.그는 잘생긴 얼굴을 올려 쳐들고 햇빛에 비친 모습이 마치 신과도 같았다.그 소년이다.저번에 문 앞에서 봤던 그 사람이다.지예솔은 당황한 나머지 나뭇가지를 잡고 있던 손을 놔버렸고 그대로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소년은 미간을 찌푸리며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고 그대로 땅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다행히 이곳은 잔디밭이어서 그녀는 별로 아프지 않았지만 부끄러움이 앞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지예솔은 뻘쭘한 탓에 몸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를 털어내며 당황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봉현수 도련님, 안녕하세요.”소년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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