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향긋한 냄새가 나는 국물 면이 식탁에 올려졌다.“먹어. 계란은 버터로 구웠어. 네가 좋아하는 맛이야.”묵묵히 면을 바라본 임정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면, 다른 사람에게도 해준 적 있어요?”임정아의 말에 다른 뜻이 담겨 있는 것을 당연히 알아들은 송지원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없어. 바빠서 다른 사람에게 요리해줄 시간이 없었어.”가볍게 웃은 임정아는 방금 본 강연희의 SNS 게시물이 떠올랐다.정성스러운 케이크 옆에 예쁘게 담긴 면 한 그릇, 지금 눈앞의 것과 똑같았다.아홉 개의 사진 중앙에는 한 가족이 그려진 웹툰 이미지가 있었다.[직접 만든 사랑의 면, 어떤 선물이나 축복보다 진심이 담겼지.]무슨 뜻인지는 뻔히 알 수 있었다.갑자기 지겨움이 느껴진 임정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지원 씨, 우리 이혼해요.”동공이 흔들린 송지원은 주먹을 쥐었다가 서서히 풀고는 임정아를 가만히 바라보며 무표정으로 말했다.“이유는?”임정아는 손을 내밀어 천천히 반지를 벗어 식탁 위에 놓았다.“이유 없어요. 질렸어요.”“내일 주말이라 가정 법원이 문 닫았을 테니 월요일 아침 9시, 가정 법원 앞에서 기다릴게요.”그녀의 동작을 지켜보던 송지원은 반지에 시선을 고정한 채 차갑게 말했다.“반지, 다시 껴!”임정아가 피식 비웃었다.“송지원 씨, 웃기네요. 화났어요? 뭐야, 내가 안 낀다고 강제로 끼워요?”송지원은 그녀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천천히 말했다.“임수아,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마지막으로 말한다, 반지, 다시 껴!”말에는 거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오후 5시부터 회의를 시작해 밤 9시까지 계속했고 아주 중요한 회의도 내일로 미루며 서둘러 돌아와 밥상을 차렸다.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임정아가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직접 손으로 면을 뽑아 국수를 만들었지만 세 번이나 만들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하루 일찍 돌아오기 위해 업무를 압축했고 이미 이틀째 잠을 자지 못했다는 걸 송지원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