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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521 - Chapter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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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1화

송지원은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히 다가가 등을 두드렸다.그녀의 성격상 이렇게까지 분노한 모습을 보일 때면 속으로는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그러나 임정아는 그를 거칠게 밀치며 눈에 끝없는 증오를 담아 쏘아붙였다.“송지원 씨 그날 내가 당신들 따라 올라갔어요. 직접 들었어요. 당신 송인아를 호적에 올리겠다고 했고 송인아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송지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때 네가 밖에 있었던 거야?”임정아는 혐오로 가득 찬 눈빛으로 대답했다.“맞아요. 아니었으면 어찌 당신들 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그렇게 똑똑히 봤겠어요? 정말 역겨웠어요. 내가 어떻게 그렇게 긴 세월을 그런 남자와 함께 보냈는지 스스로가 끔찍할 정도였어요. 송지원 씨 당신은 더 이상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당신과 강연희가 어떤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당신은 이미 내게 ‘더러운 남자’로 찍혔어요.”그녀는 문득 자신이 출연한 연극 속 여배우가 낙태하고 남자 주인공이 후회하는 장면을 떠올렸다.그 기억을 떠올리며 일부러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렇지 당신은 모르겠죠? 나 한 번 아이를 가졌었어요. 하지만 내가 그 아이를 낙태했어요.”송지원은 고개를 번쩍 들며 놀라 물었다.“뭐라고?”임정아는 일부러 냉정한 목소리로 덧붙였다.“반년 전 당신이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이었어요. 그날 송인아를 보러 갔던 날 의사한테 임신 사실을 들었어요. 그런데 내가 놀이공원에서 당신과 강연희 모녀가 함께 있는 걸 보고 말이에요.”그녀는 잔인하게 웃으며 한 마디 한 마디를 또렷하게 강조했다.“난 당신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리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송인아를 안고 있던 당신 송인아는 강연희를 엄마라고 부르고 당신은 아빠라 불리는 걸 보게 됐죠.”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그날 놀이공원에서 우연히 그들과 마주친 것만은 사실이었고 임신한 적은 없었다.그저 그가 상처받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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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임정아는 그의 손에 의해 숨이 막히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그러나 육체적인 고통보다 심리적인 고통이 더 깊었고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난 이미 이혼할 결심을 했어요. 왜 하필 가치 없는 남자를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하죠?”그 말에 송지원은 더욱 격앙되어 손에 힘을 더 주었다.“너는... 나를 속이고 있는 거라고 해. 빨리 그렇게 말해줘.”임정아는 더는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그의 손에 맡겼다.수년간 이어진 심리적 고통에 익숙해져 있었으니 이런 고통쯤은 버틸 수 있었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목소리는 생기 없이 차가웠다.“송지원 씨, 차라리 나를 죽여요. 그래야 당신 때문에 더는 역겨울 일이 없겠죠.”그 순간 송지원은 갑자기 허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짓눌렀다.마치 폭력과 처벌이 섞인 키스처럼 숨 쉴 틈조차 주지 않았다. 목을 조르는 힘도 줄어들지 않았다.숨이 막혀 오자 임정아는 본능적으로 그의 손을 떼려 했지만 그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격렬하게 몸부림쳤지만 곧 정신이 흐릿해지고 의식이 끊어질 듯했다.그럼에도 슬프게도 그녀의 마음 한편은 여전히 그를 향한 아픔으로 얼룩져 있었다.완전히 정신을 잃기 직전 송지원은 그녀를 놓아주었다.붉게 충혈된 눈 떨리는 몸 꽉 쥔 주먹. 그는 자신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차분함을 되찾은 그는 낮게 말했다.“예전엔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잘할게. 이미 없어진 아이는 어쩔 수 없어. 앞으로는 우리에겐 더 많은 아이가 생길 거야.”임정아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숨을 몰아쉬었다.“앞으로? 송지원 씨, 당신이 아무리 힘이 세도 내 마음은 못 바꿔요. 난 반드시 당신과 이혼할 거고 다시는 당신과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어요. 그러니 꿈도 꾸지 마요.”그러자 송지원은 허리를 숙이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눈물 자국을 닦아주려 하면서 마치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한 듯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수아야, 우린 끝까지 함께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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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송지원은 손에 힘주어 그녀의 얼굴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이혼? 수아야, 넌 이생에서 그 단어를 잊어. 네가 뭘 원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그 단어는 내 사전에 없어.”임정아는 차갑게 웃으며 더는 대답하지 않았다.조금 전 광란은 그녀의 마지막 에너지까지 앗아가 버렸다. 이제는 그저 조용히 잠들고 싶을 뿐이었다.두 사람은 말없이 침묵 속에서 마주 섰다.공기는 차갑고 슬픔으로 가득했다.얼마 후 노크 소리가 났다.“정아 언니, 윤정희 언니가 음식을 가져왔어요. 문 열어주세요.”송지원은 그녀를 놓아주고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임정아의 조수 미소가 서 있었고 송지원을 보자 순간 방을 잘못 찾은 줄 알고 당황했다.“송지원 씨... 죄송해요. 방을 잘못 찾았나 봐요.”송지원은 평소처럼 차분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괜찮아요. 주세요.”“아닌가요?”미소는 눈을 크게 뜨고 문 번호를 다시 확인했다. 분명 임정아의 방이었다. 눈이 동그래졌다.“송지원 씨가 어떻게 정아 언니 방에...?”송지원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수아는 내 아내예요. 당신이 수아의 조수 미소 씨 맞죠? 수아가 평소에 당신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늘 곁에서 잘 챙겨줘서 고마워요.”미소는 얼떨떨한 얼굴로 중얼거렸다.“당신과 정아 언니?”송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 상자를 건네받았다.“고마워요.”그리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미소는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정신을 차리고 다리를 꼬집으며 혼잣말했다.“꿈이 아니지? 방금 송지원 씨가 정아 언니를 자기 아내라고 했어. 말도 안 돼. 정아 언니 남자친구도 없었잖아. 근데 누구 아내야? 그분이 송지원 씨인데... 엄청난 권력을 가진 송지원 씨가 정아 언니 남편이라고? 말도 안 돼...그런 걸 내가 어떻게 하나도 몰랐지? 이거 분명 꿈일 거야.”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터벅터벅 복도를 걸어갔다.“나 아직 잠이 덜 깼나 봐... 이건 분명 꿈일 거야. 다시 자야겠어.”방 안에서 송지원은 배달된 음식들을 펼쳤고 푸짐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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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양 비서가 말했다.“저녁에 회식 자리가 있는데 한 대표님도 참석한다고 합니다. 시장님도 함께 가시겠습니까?”송지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시간 없어.”양 비서가 다시 말했다.“자선 행사 관련인데 임정아 씨도 초대장을 받았고 아마 참석할 것 같습니다.”송지원은 걸음을 멈췄다.“갈 거야.”그는 고개를 돌려 닫힌 문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양 비서, 넌 아내랑 다툴 때 어떻게 풀어?”양 비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잠겼다.“꽃이나 가방을 사주거나 돈을 보내주거나 영화 보러 가거나... 근데 시장님, 임정아 씨는 대스타라 그런 걸로는 별로 감동 안 받을 것 같은데요.”송지원의 눈빛이 더 어두워졌다. 임정아가 아이를 낙태했다는 말이 떠오르며 가슴 깊이 찢어지는 고통이 밀려왔다.“여자가 아이를 낳아주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일까?”양 비서는 잠시 진지하게 생각한 후 대답했다.“사랑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실망해서 그 남자를 아이 아버지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거겠죠.”송지원의 얼굴은 점점 더 험악해졌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며 말했다.“영상은 빨리 보내. 그리고 이번 달 보너스는 삭감이야.”양 비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보너스 삭감이요? 왜요...?”...오후 촬영에서 임정아는 평소보다 늦게 나타났고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게 분명했다.그녀는 화려한 메이크업을 했지만 붉어진 눈가는 감출 수 없었다.그녀는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배우였기에 누구도 섣불리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지 못했다.미소만이 넋이 나간 얼굴로 화장하다가 화장품 상자를 떨어뜨릴 뻔했다.오늘 오후에는 송지원을 다시 보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는 근처에서 계속 일하고 있었다.다만 이번에는 성상 그룹 대표인 진세찬이 함께였다.진세찬은 유명한 투자자로 평소 당당한 성격이었지만 송지원 앞에서는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송지원이 촬영장에 나타나자 현장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오후에도 송지원 씨를 만나다니.”“절대 우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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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사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꽃다발쯤은 그저 그런 이벤트로 넘겼을 것이다.하지만 성상 그룹 광장은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경원에서 손꼽히는 번화한 장소였다.오늘 이곳에서 촬영이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연예인들에게는 인지도를 높일 좋은 기회였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999송이의 장미꽃다발은 단번에 현장의 모든 관심을 집중시켰다.임정아와 예천우를 제외한 배우들과 조연들까지도 저 꽃다발이 혹시 자신을 위한 것인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무거운 꽃다발을 들고 온 사람은 임정아 쪽으로 다가왔고 마침 그 자리에 한민정도 있었다.한민정은 설레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오기를 기대했지만 꽃은 모든 시선을 받으며 임정아 앞에 놓였다.촬영 장소가 백화점 중앙 홀이라 위아래로 10층이 넘는 층마다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있었다.꽃다발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현장은 떠들썩했으며 선명한 붉은 장미가 임정아 앞에 놓이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대스타, 남자친구 있어요?”“제 아들이 있는데 착하고 돈 많고 잘생겼어요. 시내에 건물이 여러 채 있는데 우리 아들 어때요?”“임정아 씨, 너무 예뻐요. 티비보다 열 배는 더 예뻐요. 무슨 화장품 쓰세요? 제 아내한테도 사줘야겠어요.”“임정아 씨, 당신을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저랑 결혼해 주시겠어요?”“예천우 씨, 사랑해요.”“임정아 씨, 당신 정말 너무 예뻐요. 사랑해요.”...현장은 마치 임정아의 개인 팬 미팅처럼 보였다. 가끔 예천우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모든 시선은 임정아에게 쏠려 있었다.임정아는 당당하게 꽃을 받아 들고 관객들에게 키스 날리자 다시 한번 함성이 터졌다.멀찍이 떨어진 휴게실에 앉아 있던 송지원은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귓가에 함께 들려오는 건 뜨거운 박수갈채와 임정아를 향한 열렬한 환호성이었다.그는 수많은 큰 자리를 경험해 왔지만 임정아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구애를 받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사랑받는 모습은 처음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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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잠시 쉬는 시간, 임정아는 예천우와 함께 대기실로 향했다.두 사람은 아까 촬영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이어질 스케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외모가 워낙 뛰어난 두 사람이 드라마 속에서도 커플 역을 맡고 있으니 조금만 가까이 붙어도 사람들이 망붕 렌즈를 끼고 쳐다봤다.대사를 주고받다가 예천우가 참지 못하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선배님 정말 괜찮겠어요?”“시선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 이러다가 배우 생활 접게 되는 건 아니죠?”임정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공과 사가 분명한 사람이니까 걱정하지 마. 네가 나한테 대놓고 대시를 해도 그럴 일은 없을 거야.”그제야 예천우는 미소를 장착하고 핸드폰을 꺼내 들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렇다면 저한테도 계획이 있어요. 선배, 제가 오늘 제대로 화풀이하게 해줄게요.”예천우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키에 예쁘장한 ‘소년’이 대기실로 찾아왔다.등 뒤로 살기 가득한 시선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예천우는 그 소년을 임정아 옆으로 끌어당겼다.“선배, 여긴 제 후배 조성현이라고 하는데 회사에서 새로 받은 연습생이에요. 중성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그쪽으로 이미지 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말 못 알아보겠죠?”임정아도 잡아먹을 듯한 그 시선을 무시한 채로 조성현의 손을 잡고 말했다.“성현 씨, 나 좀 도와줄래?”30분 뒤, 임정아와 조성현은 함께 화장실을 다녀왔고 다시 돌아오려다 송지원에게 붙잡혔다.“두 사람 안에서 뭐 했어?”임정아는 고강도의 댄스 촬영을 하고 나니 조금 땀에 젖어 있었고 두 볼이 발그레했으며 립도 살짝 번져 있었다. 그래서 언뜻 보면 막 키스를 하고 나온 사람 같기도 했다.게다가 조성현의 머리카락과 옷도 조금은 너저분해졌다.이런 두 사람이 화장실에서 나란히 나왔으니 오해를 사기 딱 좋았다.임정아는 몸을 돌려 조성현의 옷매무시를 정리해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먼저 가봐.”조성현은 임정아를 위해 혼신의 연기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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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조성현은 싱긋 웃더니 몸을 돌려 걸어갔다.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또 임정아를 향해 윙크를 날리기도 했다.“선배, 아직도 궁금한 게 많은데 저녁에 또 찾아와도 되죠?”임정아가 대답하기 전에 송지원이 버럭 화를 냈다.“꺼져!”조성현은 몰래 임정아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고 도망갔다.분노에 부들부들 떠는 송지원을 보며 임정아는 통쾌하기보단 슬픈 감정이 먼저 들었다.그래서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많이 괴롭지?”송지원은 서서히 앞으로 걸어와 임정아를 벽 쪽으로 몰고 갔고 거대한 몸집이 임정아를 잡아먹을 것 같았다.새빨갛게 물든 눈가와 팔뚝 위로 올라온 힘줄이며, 인내심이 극한에 달한 모양이었다.‘감히 다른 남자랑 같이 있어? 내가 두 눈 버젓이 뜨고 있는데?’그래서 이를 꽉 깨문 채로 말했다.“임수아! 당장 해명해!”그러나 임정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해명? 무슨 해명이요? 그것보다 저한테 그런 걸 강요할 자격이 있어요? 7년 내내 강연희랑 깨끗하지 못한 관계로 지낸 걸로 아는데요.”“새벽에도 강연희 모녀를 찾아가면서 그게 떳떳한 사이라고 감히 할 수 있을까요?”“성인 남녀가 밤새 한 방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면 고작 화장실 한 번 같이 다녀온 우리도 당연히 아무 일도 없는 거겠죠.”송지원은 크게 한 방을 먹은 듯 서서히 주먹을 풀었다.‘나와 강연희가 그렇게 보였다고?’‘아니. 난 그저 병원으로 데려다줬을 뿐이야. 단 한 번도 그런 의미로 같이 지내 본적 없어. 방안에도 의사와 간호사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그게 같은 의미겠어?’‘붉어진 두 볼과 번진 립을 보면, 두 사람이 키스를 한 게 틀림없어!’송지원의 시선은 다시 천천히 차가워졌고 속으로 그 남자를 죽일 수천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손을 뻗어 임정아의 입술을 꾹꾹 문지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키스했어?”“임수아, 생각할 기회 줄게. 대답 잘못하면 너 대신 그 사람이 잘못되는 거니까.”임정아는 아주 오랜만에 그 이름을 듣는다는 생각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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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임정아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일부러 그런 거예요.”“나도 지원 씨처럼 우린 아무런 일도 없었고 아무 사이 아니라고 얼마든지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정말 믿을 수 있겠어요?”송지원은 눈시울이 빨개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오랜 세월 함께해온 믿음이 있는 만큼 임정아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아까 그 사람과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게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방금 느꼈던 그 애매한 분위기에 송지원은 가슴이 찢겼다.고통, 분노, 두려움... 그 모든 부정적인 감각이 송지원을 자극했다.임정아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런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만 해도 분노가 치솟았다.“정아야, 난 지금 두 사람 키스했냐고 물은 거야.”임정아는 대답하지 않고 도발하듯 송지원을 빤히 쳐다봤다.송지원은 애간장이 타서 미칠 것 같았고 주먹을 임정아 옆의 벽을 향해 내꽂았다.벽에 걸려있던 거울이 산산조각이 나고 그 조각에 긁힌 송지원의 손등에도 피가 뚝뚝 떨어졌다.하지만 임정아는 봐도 못 본 척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이런 임정아의 태도에 송지원은 또 가슴이 철렁했다.‘내가 어떻게 되든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과거엔 송지원이 채소를 썰다가 손이 작게 베어도 눈물을 뚝뚝 흘리던 임정아였다. 하지만 지금 송지원을 향한 태도는 차갑기 그지없었다.심지어 지금 당장 눈앞에서 죽어버려도 임정아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무기력함이 서서히 송지원을 덮어오고 송지원은 이제 정말 두려워졌다.어느 날인가 임정아가 정말 자신을 모르는 사람 취급한다면 송지원은 정말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었다.“정아야, 나 다쳤어. 손등에서 피 나.”낮은 목소리에는 슬픔과 절망이 섞여 있었다.처음 듣는 말투에 임정아는 깜짝 놀라버렸고 그러나 곧 다시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로 말했다.“나도 눈 달려있으니 당연히 알고 있어요. 지원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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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임정아는 지금 이 상황이 서글프기만 했다.송지원과 한평생을 기약하고 믿고 살았는데 왜 이렇게 상황이 꼬여버린 걸까?그래서 송지원의 손을 뿌리치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화장실을 나섰다.송지원은 말없이 멀어지는 임정아의 뒷모습을 보다가 서서히 표정을 굳혔다.이어 물을 틀어 피가 나는 손등을 대충 씻어내고 손수건으로 지압하며 양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비서는 피가 멎지 않는 송지원의 손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고 무슨 일이 묻기도 전에 송지원이 명령했다.“아까 정아 옆에 나타난 남자 정보를 알아내.”“예천우 말씀인가요? 관련 정보는 이미 가지고 계시지 않은가요?”“그 사람이 아니라 피어싱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 말이야.”“남자요?”“정아 씨 옆에 다른 남성분은 보지 못했는데요?”양 비서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러자 송지원이 방금 촬영한 사진을 꺼내 조성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남자가 누군지 당장 알아내.”양 비서는 상대를 알아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시장님 촉이 좋으신 줄 알았는데 오늘엔 제대로 헛다리 짚으셨어요.”송지원은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딴 헛소리 할 거면 당장 사직서 내!”양 비서는 빠르게 표정을 지우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시장님, 이 사람은 여성분이에요. 그리고 마침 인적 사항도 가지고 있긴 해요.”‘여자?’송지원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여자라고?”양 비서는 핸드폰을 꺼내 방금 전해 받은 프로필을 눌러 송지원에게 보였다.“정아 씨 주변 사람들의 인적 사항을 요청하셔서 이번에도 미리 알아보고 있었어요.”“이름은 조성현이고 정아 씨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새로운 걸그룹 후보입니다. 중성적인 이미지에 목소리도 저음에 최적화 되어 있어 데뷔 전부터 여성 팬 몰이를 하고 있으며 회사에서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고 합니다.”송지원은 프로필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굳은 얼굴을 서서히 풀었다.“확실해?”“당연하죠! 뭐 대단한 인물도 아니고 프로필을 조작할 이유가 없잖아요.”송지원은 턱 끝까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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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양 비서가 대답했다.“성상 그룹 대표 진세찬입니다. 술자리가 시끌벅적한 게 좋다면서...”“이런 빌어먹을!”송지원의 표정이 무섭게 굳어졌다.“진세찬의 최근 몇 해 동안 거래 내역 조사하고 정씨 가문과 진세찬의 협력을 중단시켜.”양 비서가 대답했다.“진 대표님은 정아 씨가 시장님의 아내분이라는 걸 모르고 계세요. 경원시에서 시장님이 정씨 가문의 최대 주주라는 걸 알고 계신 분도 몇 명 없는데 너무 갑작스럽지 않을까요?”송지원은 옷매무시를 정리하며 무표정으로 말했다.“이런 시답잖은 술자리 문화를 재정돈할 필요가 있겠어. 연예인을 술자리로 부르는 그 의도가 뭐지?”굳은 표정의 송지원을 보며 양 비서도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네네. 바로 말씀하신 대로 움직이겠습니다.”“잠깐.”“정씨 가문이 해외 투자로 지난 분기 이윤이 얼마나 되지?”양 비서가 잠시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꺼내 확인한 후 대답했다.“2조 5천억 좀 되지 않을 겁니다.”송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모두 내 개인 계좌로 돌려놔.”양 비서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투자를 중단시킬 건가요?”“그래. 용돈 주게 현금이 좀 있어야겠어. 그리고 작년 배당금도 전부 빼놔. 올해 남은 분기 배당금도 추가 투자하지 말고. 이번에 선물도 사고 용돈도 줘야 하거든.”양 비서의 얼굴을 이미 하얗게 질려버렸다.‘용돈 스케일 한 번 크네. 용돈 두 번 받다가는 갑부 되겠어.’송지원이 송금받고 바로 어플로 이체하려고 하자 양 비서가 말렸다.“어플로는 한도가 있어요.”송지원이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그래?”“계좌 이체는?”“그것도 있지 않을까요?”“다른 방법은? 번거롭네. 차라리 정아 계좌 두어 개 보내줘.”양 비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서둘러. 당장 보내야 하니까.”“네. 빨리 보내드릴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세트장에 앉아 있던 임정아의 핸드폰이 계속 울리기 시작했다.[OO은행 입금 100,000,000원 / 입금자: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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