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또 한 번의 거절: Bab 731 - Bab 740

933 Bab

제731화

“대호 오빠! 내 발... 발이 부러진 것 같아...”“입 닥쳐!”성대호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꾸짖었다.“멍청한 것!”그가 다시 속도를 올리자 차 밑으로 목발이 들어가며 뒷바퀴가 갑자기 튕겨 올라갔다.“악!”배지유의 종아리가 완전히 부러졌다.차 문이 열린 채로 도로를 질주하던 차는 바로 교통경찰의 눈에 띄었다. 두 대의 경찰 오토바이가 곧바로 추격하며 외쳤다.“앞차, 멈추세요! 0731차량 소유자, 즉시 멈추세요!”백미러로 잠시 상황을 살피던 성대호는 핸들을 꽉 쥔 채 교차로를 지나면서 급히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다.배지유는 심한 통증에 의식이 흐려져 갔지만 본능적으로 의자에 매달려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차는 급하게 방향을 틀었고 관성에 의해 결국 차 밖으로 떨어졌다.“끼익.”뒤에서 달리던 차는 도로에 사람이 떨어지자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따라오던 차들은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추돌했다. 결국 앞차는 큰 충격을 받아 앞으로 밀렸고 배지유 다리 위로 덮쳐왔다.“아악!”성대호는 여전히 미친 듯이 도망쳤고 다음 교차로를 향하던 중 경찰차와 경호원들에 의해 마지막 도망길도 차단당했다.“차에서 내리세요! 당신을 위험 운전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휴게실 안,소식을 들은 주현정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내 도아린에게도 상황을 전했다.도아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성대호는 자신이 받은 증거가 배건후가 일부러 넘긴 것임을 알게 된 뒤 숨었어요. 건후 씨는 이미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어머님께는 아무 얘기도 안 하던가요?”주현정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배석준이랑 이혼한 후, 건후는 나와 일부러 거리를 두었어. 내가 그와 만난 횟수는 널 만나는 것보다 적었어! 건후도 참... 무슨 일이 있으면 가족들에게 말해서 상의하지...”도아린은 저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렸다.‘가족?’‘배지유처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가족은 오히려 재앙을 불러오는 존재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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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도아린은 머릿속에서 그 마지막 말을 계속 반복하며 마치 차가운 바다 깊이 빠져든 듯한 무력감을 느꼈다.‘건후 씨가 죽었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중에 나한테 해줄 얘기가 많다고 했잖아. 어떻게 그 약속을 어길 수 있어!’“아린아, 도아린!”주현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도아린을 몇 번이나 불렀지만 반응이 없자 그녀의 손을 잡았다.“건후 씨가 죽을 리 없어요.”도아린은 중얼거리듯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 어떻게 죽을 수 있죠? 약속을 지키지 않을 사람이 아닌데, 나한테 할 얘기가 아직 많다고 했잖아요!”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감정이 격해져 주현정의 어깨를 잡고 힘껏 흔들었다.“절 속이는 거죠? 건후 씨는 살아 있어요! 혹시 얼굴을 많이 다쳐서 못 나온 건가요? 아니면 불구가 돼서?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건가요? 건후 씨가 죽을 리 없잖아요!”“아린아...흑흑...”두 여자는 서로 부둥켜안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도아린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마치 무언가 꽉 막힌 듯 괴로웠다. 갑자기 그녀는 주현정을 밀쳐내고 돌아서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급히 온 탓에 아무것도 먹지 못한 그녀는 헛구역질만 하며 숨이 가빠졌다.주현정은 급히 생수를 건넸지만 그마저도 마신 뒤 토해냈다.주현정은 도아린의 등을 토닥이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배건후와 도아린은 결혼 이후 다른 부부들처럼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을 보내지 못했고, 결국 이렇게 되자 그녀는 아들이 도아린을 소홀히 대해온 것이 마음이 아팠다.도아린이 아들을 위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현정은 위로를 받았지만 도아린을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아린아, 건후는 헛되이 죽지 않을 거야! 나는 반드시 그놈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도아린은 온몸에 힘이 빠져 겨우 일어섰다.“어머님, 할 말이 있어요.”그녀는 눈물을 닦고 감정을 추스르며 배건후가 자신에게 남긴 두 가지 서류를 꺼내 들었다.서류를 확인한 주현정은 아들이 이런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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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집에 돌아온 후, 도아린은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뒤 피곤함에 몸을 맡기며 잠에 들었다.꿈속에서 그녀는 사고가 나던 날로 돌아갔다. 구급차에 누워 있는 자신과, 두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싸며 귀에 대고 속삭이는 배건후의 모습이 보였다.하지만 배건후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고 그녀는 배건후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지만 눈을 뜰 수 없었다.갑자기 도아린은 비명처럼 낮게 소리치며 꿈에서 깨어났다.그때 옆 방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일북은 그녀의 안전을 위해 가장 가까운 방에 있었지만 방 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악몽에서 깨어난 도아린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쾅!번개가 치고 그 뒤로 낮게 울리는 천둥소리가 들렸다.도아린은 발코니로 가서 창문을 닫으려다 갑자기 아래 전봇대 근처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남자는 검은 코트를 입고 야윈 체격을 감췄으며 고개를 숙인 채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에는 담배를 물고 있었다.그는 깊게 한 모금 들이킨 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꺼내 꾹 눌러 끄고는 다시 걸어갔다.쾅!다시 번개가 치자 그 검은 그림자는 밤의 어둠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도아린은 창문을 확 열고 머리를 내밀었지만 그 남자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그는 약간 다리를 절뚝거리는 듯 보였고 크고 굵은 빗방울이 코트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남자는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괜찮으세요?”일북이 소리를 듣고 방으로 다가왔다.“혹시 돌아오는 길에, 집 아래에서 사람 본 적 있어?”도아린이 급히 물었다.일북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예, 나이 든 남자가 있었어요. 전화하면서 사투리 쓰고 있었어요.”‘나이든 남자?’배건후는 원래 연성 출신이라 가끔 그 지역 특유의 억양을 쓸 뿐 사투리는 쓰지 않았다.도아린의 눈빛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아마 내가 너무 예민했나 봐. 계속 누군가가 감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일북은 방으로 돌아갔다가 이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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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민철홍은 종종걸음으로 뒤따르며 대답했다.“네, 다 준비됐습니다!”대문 앞에 있던 사람들은 자동으로 길을 터주며 주현정과 도아린이 대형 홀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회의실 안에서, 도아린은 테이블에 둘러앉은 경영진을 살펴보다가 한 사람의 부재를 눈치챘다.‘우정윤!’그는 특별 보좌관으로 새로운 경영진과의 연계를 담당했어야 했고 사직했다고 해도 대행 총괄인 신 대표가 그를 쉽게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게다가 해남에서 도아린이 장수현을 만났을 때도 우정윤은 나타나지 않았다.‘어디에 있는 걸까?’도아린은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써서 일북에게 전달했고 일북은 확인 후 바로 회의실을 나갔다.“모두 모였네요, 이제 발표하겠습니다.”주현정이 마이크를 켜고 입을 열었다.“여러분도 알다시피, 배 대표가 교통사고를 당해 일정 기간 요양 중입니다.”“이 기간 동안 외부에서 떠도는 소문은 많지만 하나하나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어제 민 사장님께서 경영진을 대표해 배 대표를 찾아갔습니다.”테이블에 앉아 있는 임원들의 시선이 모두 민철홍에게 집중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의 표시를 보였다.“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배 대표는 본인이 보유한 모든 주식과 경영권을 도아린 씨에게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주현정이 도아린에게 손을 내밀자, 도아린은 모두가 잘 볼 수 있도록 일어섰다.회의실은 잠시 침묵이 흘렀고 모두가 상황을 이해한 후, 눈앞의 여자가 바로 배건후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임을 깨닫자 회의실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일부는 도아린이 이 직무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고 또 다른 이들은 이 결정 자체에 의문을 품었다.“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넘겨준다고?”“아니면 강요당한 것일까? 혹시 뭔가 음모가 숨어 있는 게 아니야?”수군거리는 사람들 속에서도 도아린은 당황하지 않고 여유 있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그 모습을 본 주현정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더욱 확신했다.‘배지유가 도아린 절반만 닮았어도...’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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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그럼요.”도아린은 오늘 회의를 위해 미리 준비를 해두었다.그녀는 한 비서에게 전화와 프로젝터를 연결하라고 지시했다. 곧 대형 스크린에 배건후가 장수현에게 문서를 전달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타났다.변호사로서 의뢰인이 유언장 같은 문서를 작성할 때, 분명 녹화도 요구했을 것이었다.장수현에게 모든 것을 전달한 후, 배건후의 시선이 카메라로 향했다.그의 눈빛은 깊고 날카로웠으며 자세는 단정하고 위엄이 넘쳤다. 그저 영상 속 모습만으로도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압박감을 느꼈다.주현정은 주먹을 꽉 쥐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더 이상 아들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도아린은 제 전처입니다. 나는 도아린 씨가 모건 그룹을 잘 이끌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도아린 씨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저를 의심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 임명은 변경되지 않으니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는 사직서를 제출하세요!”일부 사람들은 도아린의 대표 승임을 저지하기 위해 회사를 협박하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할 생각이었지만 배건후의 말을 들은 후, 그들은 도리어 잠시 망설였다.그의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이 시점에서 사직을 한다면, 그것은 회사 명령에 불복하는 것이었다.가벼운 처벌로는 모건 그룹에서 영원히 일할 수 없을 수도 있고 심할 경우 업계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다!그 누구도 자신의 경력을 걸고 이런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었다.모두가 망설이면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잃는 것에 불만을 가진 채, 도아린이 자신의 머리 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도아린은 세 개의 서류를 꺼내 민철홍, 신 대표, 그리고 다른 책임자에게 각각 전달했다.“모건 그룹은 배 대표 혼자만의 회사가 아닙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죠. 여러분은 제가 회사를 망치고 여러분이 고생해서 쌓아온 기반을 무너뜨릴까 봐 걱정하시는데,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그녀는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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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우정윤 씨와 배건후 씨가 해남에 간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어요.”일북이 사실대로 답했다.“장 변호사님께 전화해 봤는데요. 장 변호사님 말로는 배건후 씨가 서류봉투를 넘겨주기 전부터 우정윤 씨는 이미 그 곁에서 없었다고 합니다.”도아린은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허벅지 쪽을 찧었고 따끔한 통증에 그녀는 숨을 들이켰다.“아가씨?”“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도아린은 고통을 참고 입을 열었다.“우 실장이 해남에서 누구와 접촉했는지 계속 조사해 봐. 난 잠깐만 혼자 있을게.”일북이 사무실을 나가자 도아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벅지를 주무르기 시작했다.이 시점에서 우정윤이 사라진 건 큰 문제였다.일이 터질 걸 알고 배건후를 배신한 채 먼저 도망쳤거나, 아니면 배건후가 스스로 일이 터질 걸 예상하고 그에게 더 중요한 임무를 맡겼거나 둘 중 하나였다.하지만 괜한 추측은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우선 배건후가 지정한 프로젝트를 안정시키는 게 먼저였다.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서류를 안고 들어온 한유미는 도아린이 다소 민감한 부위를 주무르는 걸 보고는 얼굴이 벌게졌다.‘사무실에서 혼자 뭘 하시는 거지?’도아린은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가 재빨리 손을 책상 위에 올렸다.“방금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서 주무르고 있었어요. 꽤 아프더라고요.”“아, 네.”한유미는 문을 닫고 다가와 서류를 내밀었다.“신 대표님께서 맡은 프로젝트에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 대표님은 도 대표님이 직접 해결해 주셨으면 한답니다.”도아린은 서류를 받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솔직히 말해봐요. 신 대표님 말이에요. 모건 그룹 경영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어요?”한유미는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신 대표님과 배 대표님은 원래 협력 관계였어요. 친구라기엔 애매하고 적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사이였죠. 신 대표님은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신 대표님이 지시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모건 그룹에 큰 문제가 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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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유서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는 비밀조직 LY가 그저 도아린에게 체면을 세워주라고만 하는 줄 알았다. 사람들에게 도아린과 협력 중이라고 말하되, 협력 방식은 자신이 정하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도아린이 이 정도로 끈질길 줄 몰랐다. 그녀는 전혀 주저함 없이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있었다.“도 대표님께서 정말 성의가 있으시다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습니까?”“저는 좋습니다.”도아린은 전화를 끊고 일북에게 이동할 차를 준비하라고 했다.한유미는 그녀가 회사를 떠나는 걸 지켜본 후 신지훈의 사무실로 향했다.“신 대표님, 도 대표님께서 유 대표님을 만나러 갔습니다.”신지훈은 의자에 느슨하게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펜을 돌리고 있었는데 반 바퀴만 돌고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럴 때면 그는 항상 다시 집어 들고 계속해서 돌렸다.한유미는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생각했다.‘배 대표님은 펜을 아주 능숙하게 돌리던데 신 대표님은 반 바퀴 돌리기도 힘든가 보네...’“그 늙은것들 잘 감시해.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네.”한유미가 문을 닫고 나간 뒤 신지훈의 펜이 또 떨어졌다. 그는 허리를 숙여 펜을 집고는 컴퓨터를 켰다.도아린이 요양 센터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센터 공사는 이미 끝났고 지금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본사에서 오는 방문객을 응대하는 담당자도 따로 있었다.하지만 도아린의 공식 임명 소식을 아직 전달받지 못한 담당자는 그녀를 신지훈의 비서로 착각했다.“죄송합니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서 도아린 씨가 다소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이 철판 닭갈비에 넣은 고기도 유 대표님 농장에서 가져온 겁니까?”“네, 맞습니다.”“여기서 농장까지 얼마나 걸립니까?”도아린은 채소를 냄비에 넣으며 물었다. 이어 담당자에게 튀긴 고추를 한 그릇 더 달라고 요청했다.그는 고추 냄새에 기침이 나올 뻔했지만 참으며 답했다.“차로 산길을 돌아가면 한 시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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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이튿날, 도아린은 일북과 함께 양식장으로 향했다.산에 오르자마자 양식장에 그녀는 새로 도착한 사료 한 묶음을 봤다.누군가 샘플을 검사하더니 큰 창고로 옮기는 것이었다.그들은 내려가는 길에 마침 양식장에서 먹이를 주는 광경을 마주쳤다.사육사가 마당에서 호루라기를 불자 다양한 품종의 닭들이 산비탈에서 양식장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어떤 닭들은 날개를 펼쳐 거의 먹이 주는 곳까지 미끄러져서 내려왔고 산비탈은 온통 날갯짓하는 닭들로 가득 찼다.그 장면을 본 도아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닭도 명령을 알아듣는구나...”일북은 핸드폰을 꺼내 몇 장 사진을 찍더니 도아린의 뒤를 따랐다.양식장 직원들은 도아린이 지역 특산품을 사러 온 손님인 줄 알고 그들을 선물용 매장으로 안내했다.그때 도아린의 전화를 받고 직접 마중 나온 유서하는 그녀가 판매 직원과 판매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표정이 굳었다.“도 대표님?”“유 대표님, 직원분들이 정말 전문적이시네요.”도아린이 가볍게 칭찬하자 유서하는 판매 직원을 흘끗 보며 쓸데없는 말을 했는지 확인하려는 듯한 눈빛을 날렸다.그리고는 곧 도아린을 경계하며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이제 스무 살 갓 넘은 이 여자가 대체 무슨 능력이 있길래 비밀조직 LY의 사람들이 저 여자를 지원하는 거지?’상사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직원은 얼른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사무실에서 이야기하죠.”“어차피 온 김에 좀 둘러보고 싶은데 반대하진 않으시겠죠?”도아린이 이렇게 나오자 유서하는 바로 거절할 수 없었다.그는 옆 사람에게 눈치를 주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양식장이 좀 지저분하긴 한데 도 대표님이 개의치 않는다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마당에서는 수많은 토종닭과 야생 산닭들이 먹이를 쪼고 있었고 바닥에는 닭똥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냄새가 고약했다.하지만 도아린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다가갔다.“제가 사료를 줄 수 있을까요?”유서하는 다소 귀찮아했지만 사람을 시켜 사료를 가져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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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유서하는 그들에게 방을 마련해 주고, 달콤한 후식을 보내주었다.“창고에 있는 사료를 가져올 수 있어? 가져가서 성분을 확인해 보고 싶어서 그래.”“한번 해볼게요.”일북은 어두운 틈을 타서 밖으로 나갔다.도아린은 핸드폰을 켰지만 청룡은 여전히 답장을 주지 않았다.그녀는 오늘 본 것, 들은 것, 그리고 의심스러운 점들을 모두 정리해 청룡에게 보냈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배건후에 대한 정보를 찾아봐 달라고 당부했다.하지만 청룡은 어제처럼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그녀가 온 것 때문인지 창고 근처에는 경호원들이 배치돼 있었다. 그는 창고 앞 땅바닥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그를 유인해 내지 않으면 일북은 창고 문을 열 방법이 없었다.도아린은 고민하다가 화장실로 들어갔다.둘러보던 중, 오래된 샤워기가 눈에 띄었고 그녀는 수건으로 샤워기를 세게 당겼다.순간 샤워기 헤드가 부러졌고 물이 사방팔방으로 뿜어져 나왔다.“아악!”도아린은 큰 소리로 외치며 방을 뛰쳐나갔다.“누구 없어요? 사람 없어요?”“무슨 일이에요?”한 사람이 달려왔지만 창고를 지키던 남자는 아니었다.도아린은 젖은 옷을 움켜쥐고 불평했다.“물을 틀었더니 샤워기 헤드가 부러져서 사방으로 물이 튀었어요.”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곧장 안으로 들다가 확인했다.“온수기가 누전된 것 같아요. 당장 사람을 불러서 고칠게요.”그 남자는 급히 뛰어갔고 이내 전체 양식장의 전기가 차단됐다.창고 문 앞에 있던 남자도 일어나며 불평했다.“왜 갑자기 인터넷까지 끊긴 거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누군가가 갑자기 도아린의 입을 틀어막았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그 사람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넓고 단단한 손바닥, 뼈마디가 굵은 남자의 손이었다.도아린은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죽였다.‘나는 단지 샤워기를 망가뜨렸을 뿐인데... 온수기가 누전된 건 이 남자가 벌인 일인 건가?’그 남자는 도아린을 숙소 뒤편 벽까지 끌고 가서야 손을 놨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입 앞에 가져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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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회의가 끝난 후, 신지훈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사무실을 나오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신 대표님!”도아린은 서류를 일북에게 건네며 가볍게 웃었다.“잠시만요.”신지훈은 한유미에게 눈치를 준 뒤 미소를 띠며 돌아봤다.“도 대표님, 무슨 지시 사항이라도 있나요?”도아린은 문 앞에서 서성이는 민철홍을 보고 바로 답하지 않았다.그는 일부러 펜을 떨어뜨리고는 바짓단을 정리하는 척했다. 그러자 한유미가 다가가서 말했다.“민 사장님, 어제 데이터가 좀 맞지 않더라고요. 담당자와 확인이 필요해요.”민철홍은 약간 눈살을 찌푸리고는 한유미를 따라갔다.회의실에는 도아린과 신지훈만 남았다. 그녀는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여러 고위직들 앞에서 신 대표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지 않았어요. 괜히 신 대표에게 불편한 상황을 만들까 봐요.”신지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왜 그렇게 생각하시죠?”“유서하네 양식장이 단순히 사료 문제로 폐쇄된 건 아닐 거예요. 사료 불합격은 그저 구실일 뿐이고 이 일에는 여러 세력이 개입했겠죠. 그 안에 신 대표님 손길이 없을 리 없잖아요.”신지훈은 가볍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제가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도 대표님께서 취임하기 전에 이미 정리했겠죠.”“어쨌든 감사합니다.”도아린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회의실을 나섰다.그 뒤에 서 있던 신지훈은 서서히 웃음을 거두고 어두운 눈빛을 드리웠다.점심시간이 되자 비서가 들어와 보고했다.“도 대표님, 프런트에 강씨 성을 가진 남자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예약이 없다고 합니다.”“기다리라고 하세요.”도아린은 하던 일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일북이 차를 몰고 데리러 오자 그녀는 강재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나와서 왼쪽으로 걸어요. 그리고 그쪽 사거리에서 기다리세요.]강재민은 차에 타자마자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저랑 만나는 걸 이렇게 숨겨야 해요?”도아린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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