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민은 등을 돌린 채 손을 휘저으며 강재희를 돌려보냈고 그녀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왔다.계단을 내려가던 그녀는 갑자기 위층에서 ‘쾅’ 하는 소리를 들었다.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였다....변슬기는 다치지 않았지만 극도의 공포를 겪은 탓에 밤사새 열이 올라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채원미가 밤새 그녀 곁을 지켰고 다음 날, 변우빈이 교대하러 왔다.그날, 도아린은 주현정과 함께 병문안을 왔다.“도 선생님!”변슬기는 도아린을 보자마자 눈물이 터질 듯한 얼굴로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아버지, 저 도 선생님이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어요.”“그래. 몸이 안 좋으면 바로 불러.”변우빈은 주현정과 함께 병실 밖으로 나갔다.도아린은 침대 옆에 의자를 가져와 변슬기의 곁에 앉으면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어제 잡힌 건 기절한 두 놈뿐이에요. 나머지는 전부 도망쳤어요.”변슬기는 입술을 꾹 다물며 울음을 참았다.“대표님은 괜찮아요?”“몇 바늘 꿰매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대요.”도아린은 변슬기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슬기 씨가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어제 다들 걱정했어요.”변슬기는 살짝 시선을 피하더니 조심스레 물었다.“진 대표님도 제 걱정을 했을까요?”“당연하죠. 비서잖아요. 퇴근 후에 사고가 났으니 산재 처리해야 할지도 모르죠.”변슬기의 가슴 한구석에서 두근거리던 감정이 도아린의 한마디에 싸늘하게 식어버렸다.“아... 그렇군요.”도아린은 입꼬리를 살짝 내리며 변슬기의 반응을 살폈다.“오빠는 좀 눈치가 없는 편이라 어떤 감정이든 스스로 깨닫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러니까 슬기 씨, 오빠한테 마음이 있는 거라면 직진하는 게 좋을 거예요.”변슬기는 살짝 움찔하더니 도아린을 쳐다보았다. 놀람, 기쁨, 그리고 믿기지 않는 듯한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섞인 눈빛이었다.“도 선생님, 저... 저 같은 사람이 대표님이랑 어울릴까요?”“왜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죠?”도아린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슬기 씨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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