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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사랑의 꽃비: Kabanata 11 - Kabanata 20

20 Kabanata

제11화

배인혁은 좀처럼 남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일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을 낮추었다.다행히도 플랫폼 담당자는 안세은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마침내 그는 그녀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복구할 수 있었다.안세은의 프로필 사진은 직접 그린 그림이었다. 계정 속 그녀의 흔적은 고요하고 단정한 성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평소 말수가 적었던 안세은이였지만 의외로 소셜 미디어에는 수년간 자신의 일상을 남겨두었다. 이 계정은 소셜 플랫폼 초기 사용자였으며 첫 게시물은 그들이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작성된 것이었다.[우리가 사귄 지 1일 되는 날.]그 당시 유행했던 이모티콘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촌스러웠다.그러나 배인혁은 그 게시물을 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시간이 흘렀지만 그녀가 연애 초기에 느꼈던 설렘과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그녀는 이 계정에서 자신의 생활을 자주 공유했다. 여가 시간에 그린 그림, 연애 시절 그가 선물했던 것들, 결혼식 때의 부케, 결혼 후 그녀가 정성스레 가꾼 화단.그는 하나하나 그녀의 기록을 읽어 내려가며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게시물은 점점 줄어들었고 사진도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다.마지막으로 올라온 게시물은 6개월 전, 그녀가 옥상 그네에 앉아 찍은 밤하늘 사진이었다.그 시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곰곰이 떠올렸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그 시기는 자신이 임지연과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 때였다.그는 모든 것을 완벽히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녀는 모든 걸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그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고 또다시 후회가 밀려왔다. 그는 용기를 내어 아내의 마지막 게시물로 이동했다.그 게시물은 어젯밤 늦게 작성된 것이었다.[여기까지야.]그녀는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았지만 그는 확신했다. 이 메시지는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단 한 문장으로 그녀는 그들 사이의 모든 것을 완전히 끝냈다.배인혁은 멍하니 하루를 보냈다.밤이 되자 아늑했던 집은 차갑고 공허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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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이는 배인혁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 증명할 수 있는 말이어야 했다.하지만 그는 뒤늦게야 이 사실이 얼마나 창피한 것인지 깨달아 버렸다. 안세은이 이런 이유로 배인혁을 떠났다는 사실은 더욱 그를 난처하게 만들 뿐이었다.여자 경찰은 더 이상 뜸을 들이지 않고 물었다.“그러니까 아내분은 그쪽이 바람을 피운 걸 알고 집을 나갔다는 건가요?”배인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그런데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낯선 번호로 갑작스레 걸려 온 전화가 이 민망한 상황에서 그를 구해준 것이었다.혹시나 안세은에게서 걸려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기대를 안고 전화를 받았다.그러자 전화 너머에서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배인혁 씨 맞으신가요? 저는 의뢰를 받고 안세은 씨의 변호사로 선임된 사람입니다만... 배인혁 씨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요.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네. 지금 바로 갈게요.”배인혁은 경찰에게 변명할 새도 없이 급히 자리를 떠났다. 최대한 빨리 변호사를 만나 안세은을 설득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으니 말이다.상황이 상황인지라 교통 규칙 따위는 배인혁의 안중에도 없었다. 가는 길에 다른 운전사들에게서 욕설을 얼마나 들었는지조차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변호사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배인혁이 건네받은 건 이혼 합의서 한 장이었다.그는 사무실 내부를 둘러보며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세은이는 어디 있나요? 아직도 저를 만나려 하지 않는 건가요? 할 말이 있어서요. 세은이더러 직접 나오라고 해주세요!”그 말을 들은 변호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죄송합니다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세은 씨가 저한테 맡겨준 이상 이혼 절차는 제가 대신 밟을 겁니다. 이혼 합의서에 의문점이라도 있으신 거라면 담당 변호사인 저한테 문의해 주시길 바랄게요.”그제야 배인혁은 변호사가 내민 이혼 합의서의 존재를 실감했고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서류를 집어 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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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아무리 설득해도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는 얼굴을 굳히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군요. 몇 장을 프린트해 와도 저는 절대 사인하지 않을 거거든요. 이혼 소송을 걸든지 마음대로 하세요.”그렇게 된다면 안세은도 하는 수 없이 법원에 나올 것이었다. 소송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그녀를 설득하기만 하면 반드시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거라 배인혁은 확신했다.둘은 오랜 세월을 함께했고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을 공유했으니 말이다. 다시 마주치게 되면 결국 그녀도 마음이 약해질 것이었다.‘나만 끝까지 버티고 있으면 세은이도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거지.’그러나 변호사는 이미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인혁 씨, 사실 소송을 걸지 않으셔도 해결할 방법은 많아요. 이혼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라서요. 세은 씨는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원해요. 그래서 합의 이혼이라는 방식을 선택한 거고요.”안세은이 변호사를 찾기 전부터 철저히 조사한 부분이었다. 이미 결정을 내리고 나서 그녀는 이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들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었던 것이다.그 말을 들은 배인혁은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그럴 리 없습니다. 세은이가 저를 그렇게까지 무정하게 대할 리 없다고요. 저희가 얼마나 사랑했는데... 단 한 번의 실수로 절 완전히 부정한다고요?”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이 저지른 행동들을 잊어버린 듯했다. 그녀를 얼마나 외면했는지도 말이다.변호사는 그의 말에 개의치 않고 사실만을 전했다.“배인혁 씨, 저한테 따져봐야 소용없습니다. 법이 그렇게 정해져 있거든요. 이해하지 못하시겠으면 직접 법에 대해서 이의 제출하시든가요.”소송을 하게 되면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배인혁은 끝까지 집착했다.“제가 그동안에 세은이를 찾아내서 다시 잘 지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변호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그는 수많은 집착하는 부부를 봐왔었다.안세은이 단단히 마음을 먹은 이상 배인혁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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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세은 언니, 대표님께서 어떤 사람인지 언니도 잘 아시죠? 과거 인연을 쉽게 끊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언니가 붙잡고 있으면 끝까지 언니를 책임지려고 할 거예요. 하지만 전 확실히 정리하는 게 좋다고 봐요.][사랑은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절 먼저 만났더라면 지금쯤 언니랑은 그저 안부만 주고받는 사이였겠죠. 여자는 꾸밀 줄 알아야 해요. 항상 민낯으로 다니는데 누가 언니를 좋아하겠어요?][젊음이 다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이 먹고 어린 여자들이랑 경쟁하려 하는 것보단 현실을 아는 게 낫죠. 오늘도 저한테 예쁘다고 해주셨거든요, 대표님께서.][짜잔! 이 목걸이 보세요. 대표님께서 직접 디자인해서 저한테 준 거예요.][세은 언니, 언니도 이해하죠? 우리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예요. 언니가 빠져주기만 하면 그 집은 언니한테 줄게요. 어차피 대표님께서 또 새집을 사줄 테니까요.]...비슷한 내용의 메시지가 수도 없이 이어졌다.문장은 아주 짧았고 표현이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계속해서 ‘세은 언니’라고 부르며 나이를 들먹이고 배인혁을 언급하는 모습은 문자만 보고도 느껴질 정도로 얄밉고 교활했다.충전기를 빌려준 여자 경찰도 우연히 이 메시지들을 보더니 비웃음을 흘렸다.그녀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에게 변명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안세은이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최악이었으니 말이다.‘이혼할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다른 여자를 곁에 두고 있었으면 아내분이 상처를 받을 만했네...’배인혁은 얼어붙은 얼굴로 메시지를 계속 확인했고 그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것은 바로 임지연이 주기적으로 안세은에게 사진을 보냈다는 것이다.그녀가 배인혁에게 요구했던 선물들, 배인혁이 보내준 돈, 그리고 깊이 잠든 그의 옆에 다정하게 기대어 있는 사진까지...순간, 배인혁은 갑자기 구역질이 나는 것 같았다.옆에 있던 경찰들도 상황을 모두 눈치챈 듯했지만 그를 동정하는 이는 없었다.배인혁은 간신히 충전기를 돌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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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임지연은 완전히 그의 뜻을 오해한 듯 웃으며 배인혁의 품에 안겼다.“그런 상황이라서 더 자극적이지 않아요? 인혁 씨, 우리...”“꺅! 뭐 하는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인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원피스를 거칠게 찢어버렸다.귀청이 찢어질 듯한 비명이 울려 퍼졌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옷이 완전히 바닥에 나뒹굴자 배인혁은 그제야 손을 멈췄다.그는 단 한 번도 임지연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이 장면을 목격한 하인들은 더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이들은 그저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이런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부랴부랴 거실에서 나와 정원으로 도망쳤다.임지연은 처음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자 오히려 더 큰 오해를 한 듯 웃어버렸다.“아이참, 이렇게 거칠게 나오는 거 보니까... 오늘 완전 뜨거운 밤을 보낼 생각인가 봐요? 제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무섭게 굴어요?”임지연은 거리낌 없이 그의 품에 파고들며 속삭였다. 수치심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다. 두 사람은 원래 사랑을 논하는 사이가 아니었고 그저 육체적인 관계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감정을 숨길 필요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배인혁을 만족시키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그 대가로 그는 임지연에게 돈을 잔뜩 주었고 값비싼 선물을 주었다.임지연에게 놓고 말해서 배인혁이 자기를 사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아내라는 타이틀과 재산을 원했다.그녀는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질 리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배인혁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거칠게 밀어내는 것이었다.“진짜 역겨워...”그의 시선은 더없이 차가웠다.“네 따위가 감히 세은이 옷을 입어? 감히 세은이 자리를 탐내?”그의 눈빛 속에서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다.임지연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아니, 뭐가 문제지? 날 아내로 삼는 거 아니었어?’그녀는 전화를 받고 자신만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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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너는 세은이를 평가할 자격 없어. 게다가 그 사진들을 퍼뜨리는 것도 네가 원하던 거 아니야? 사진을 보면 나는 항상 선명하게 찍혀 있었고 정작 너 자신은 절대 화면에 나오지 않았어.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이런 방법으로 날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했다는 거.”그는 이제야 완전히 정신을 차린 듯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임지연은 계속해서 변명하려 했지만 배인혁은 그녀를 극도로 혐오하고 있었다. 그는 임지연에게 단 한 순간의 기회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핸드폰을 들어 별장 경호팀에 전화를 걸었다.“여기 별장에 있을 자격 없는 사람이 있거든? 당장 데리고 나가줘.”별장 경호팀은 24시간 대기 중이었기에 지시를 받자마자 즉시 달려왔다.임지연은 그들에게 끌려 나가는 걸 거부하며 필사적으로 버텼다.“인혁 씨, 절 여기로 오라고 한 건 당신이에요. 제가 알아서 갈게요. 하지만 절 이렇게 내치시면 안 되죠...”배인혁은 그녀를 등진 채 집 안으로 걸어가며 단호하게 말했다.“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인혁 씨!”임지연은 그렇게 별장에서 쫓겨났다. 별장 문이 닫히자 그녀는 자신이 꿈꾸던 삶과 점점 멀어져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리쳤다.“배인혁, 내가 아니어도 안세은은 결국 너랑 이혼할 거야. 내 탓이 아니라고!”무엇 때문인지 두 사람은 모두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그때 등 뒤에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저 여자 뭐야? 이렇게 추운 날씨에 옷도 제대로 안 입고 뛰쳐나오다니. 요즘 젊은 애들은 대체 무슨 생각이야?”“못 들었어? 자기 입으로 다 말했잖아.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서 이간질했다고 말이야. 보니까 원래 부인한테 걸려서 쫓겨난 거 같은데...”“어휴, 겉보기는 멀쩡해 보이는데 하는 짓은 왜 저렇대?”이런 구경거리는 흔하지 않았기에 지나가던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기 시작했다.임지연은 아직도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기에 그들이 찍는 것을 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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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그때, 최근 바람난 남편과 이혼한 한 아주머니가 그녀를 가로막았다.“나이도 어린 게 할 일도 없냐? 남의 가정을 파탄 내는 방해꾼 짓을 해야겠어? 여우 같은 년...”갑자기 낯선 사람이 자신을 욕하자 임지연은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아줌마, 당신 같은 얼굴로는 여우 노릇도 못 하잖아요. 절 여우라고 욕하는 거 보니까 혹시 아줌마도 남편한테 버림받았어요?”“그래도 난 이렇게 속옷 차림으로 쫓겨나진 않았어!”아주머니는 분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으려 했다.그러자 순식간에 난장판이 벌어졌다.아주머니는 이 근처에 사는 동네 주민이었기에 금세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임지연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파렴치한 여우 년!”구경꾼들도 점점 늘어나더니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별장 안에서도 들릴 정도로 시끄러웠지만 배인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다.아무리 애를 써도 그녀는 혼자서 이 많은 사람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임지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얼굴을 감싸 쥐고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그녀가 도망가려는 순간, 한 남자가 슬그머니 손을 뻗어 그녀를 더듬으려 했다.“꺼져! 아무도 나한테 손대지 마!”배인혁이 자신과 철저히 등을 돌린 걸 본 그녀는 더 이상 그에게 뭘 바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임지연은 본능적으로 주변 다른 남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릴 때부터 남자에게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온 그녀는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몰랐다.임지연은 주변의 여자들이 전부 자신을 질투한다고 여겼고 그래서 오직 남자들에게만 희망을 걸었다.그녀는 눈물을 닦고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누구든 상관없어요. 저를 도와주세요. 절 도와주시기만 하면 그분과 같이 잔다고 해도 좋아요. 정말이에요...”그 말을 들은 몇몇 남자들은 음흉한 눈빛을 띠며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다.그러나 한 남자가 친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야, 너 진짜 저런 여자를 덥석 받아들일 거야? 보고 즐길 수는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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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배인혁은 애가 탔지만 비자와 티켓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가 노르웨이 땅을 밟고 대사관과 현지 경찰을 통해 안세은의 행방을 찾았을 때는 이미 3일이 지난 후였다.배인혁은 급히 아파트 문을 두드리며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안세은!”문이 열리자마자 그는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하지만 방을 정리하고 있던 집주인이 그를 가로막았다.“누구세요?”“안세은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제 아내입니다. 저희 사이에 오해가 있어서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려고요.”그러나 집주인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여기엔 그런 사람 없습니다.”“제 세입자는 안영이라는 분입니다. 당신이 찾는 사람과는 이름이 달라요.”‘안영이?’배인혁은 순간 당황했다.“혹시 잘못 기억하신 거 아닙니까?”집주인은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믿지 못하겠으면 그냥 가세요.”그는 이렇게 말하며 문을 닫으려 했지만 배인혁은 이 단서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는 급히 지갑에서 돈을 꺼내며 말했다.“팁이에요. 그녀가 언제 입주했는지, 머무는 동안 누구를 만난 적이 있는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집주인은 돈을 받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결국 그는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다.요즘 배인혁은 희망과 절망, 두 극단적인 상태를 반복하며 정신적 상태가 나빠지고 있었다.그는 노르웨이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다. 하지만 안세은은 마치 세상에서 사라지기라도 한 듯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결국 배인혁은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날 이후로 회사를 나가지 않은 채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비서가 업무 보고를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배인혁이 그의 말을 끊었다.“세은이 소식은?”“아직... 없습니다. 전단지도 뿌렸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더라고요.”비서는 그의 지시에 따라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녀를 찾고 있었다.배인혁은 오직 이 희망 하나만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걸 듣고 나서도 그는 화를 내지도, 추가 지시를 내리지도 않았다.오히려 너무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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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바닥을 가득 채운 종이는 안세은이 그에게 남긴 편지와 같은 재질로 된 종이였다. 그는 그녀가 다 쓰지 않은 노트를 서재에서 침실로 가져와서는 몇 날 며칠 동안 밤낮없이 글을 써 내려갔다.이정화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세은이는 널 보는 것조차 싫어하는 데 편지를 잔뜩 써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야지.”배인혁은 잠깐 생각하고는 어머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그는 고집을 부리고 있었고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집스럽게 말했다.“세은이도 알게 될 거예요. 내가 이걸 다 쓰면 날 용서해 줄 거예요. 그러니까 편지를 쓸 때도 진심으로...”배인혁은 목소리가 갈라진 상태였지만 말투는 평소와 달리 굉장히 열정적이었다. 이렇게 말하다가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노트를 다시 빼앗아 가더니 손을 바들바들 떨며 글을 써 내려갔다. 글을 쓰면서 배인혁은 계속 중얼거렸다.“세은아, 내가 잘못했어. 나를 용서해 줄 거지? 내가 이 노트를 다 채우면 날 용서해 줘. 미안해...”그는 지칠 줄 모르고 이런 말을 계속했다.이정화는 미쳐버린 것만 같은 그를 바라보며 무력하게 울며 간청했다.“제발, 엄마가 부탁할게. 더 이상 안 먹고 안 자고 이러지 좀 마. 이대로 있다가는 너 죽어.”하지만 어떻게 말해도 배인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노트를 빼앗으려 해도 힘이 부족했다.결국 배민후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는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세은이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했지? 그럼 네 태도를 보여줘야지. 요즘 딱 맞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 프로그램에 신청해서 카메라 앞에서, 관객들 앞에서 사과해.”그 프로그램은 요즘 인기가 많았기에 배인혁 같은 젊은 친구가 나가면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었다. 아마 안세은도 세상 어딘가에서 그의 고백을 볼 것이었다.배인혁은 즉시 프로그램에 신청했고 게스트 자리로 출연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은 그의 합류로 인해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끌어모았다.그는 프로그램을 위해 샤워를 하고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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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의 이성은 이미 끝없는 절망 때문에 무너져버린 상태였다. 상대방은 우물쭈물하다가 국내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역시 배인혁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저 사기를 치려고 아무 주소를 말하고 그를 속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럴 힘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날 이후로 비슷한 전화는 끊임없이 걸려 왔다. 다들 안세은을 봤다고 하며 보상금을 요구했다.배인혁은 그들 중 사기꾼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그들에게 돈을 보내주곤 했다.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기 위해서였다.보상금을 챙겨 준다고 해도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하지만 배인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지금 그 작은 희망 하나로만 버티고 있었다.전화를 걸어 면담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는 약속을 잡고 만났다. 그와 연락을 시도한 여성들도 있었다. 다들 예쁘고 유혹적인 외모를 한 여자들이었는데 그들은 속셈을 드러내며 말했다.“저 친구도 많아요. 외로우시면 저희가 곁에 있을게요.”배인혁은 그런 이들을 일절 무시해 버리고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꺼져.”그 후로는 그를 속이려던 사람들도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고 그의 핸드폰은 하루 종일 조용히 놓여 있었다.그렇게 한 달이 지나니 결국 일이 터져버렸다.그날 오후, 배인혁은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하인들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자 그들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았다.그러자 배인혁 의식이 없는 채로 카펫 위에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호흡이 가쁜 상태였고 매우 위험했다. 그들은 급히 구급차를 불러 그를 병원으로 실어 갔다.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배인혁의 부모님은 그사이에 나이가 많이 든 것 같아 보였다. 두 사람은 응급실 앞에서 배인혁이 나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태였다.그런데 의사마저 그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다.“환자분은 탈수와 영양 부족으로 인해 기절한 것입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이는 심리적인 문제예요. 아주 심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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