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윤은 가느다란 버드나무 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야, 이게?’원래 줄거리대로라면, 애나가 은화각 앞마당으로 달려가 사람들을 불러 모아 별채로 데리고 왔었어야 했다.하지만 어젯밤, 그녀는 분명 애나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녀와 현 왕자 사이의 ‘비밀스러운 일’을 알고 있는 거지?“그럼 어젯밤… 현 왕자님과 나의 목소리가 밖까지 다 들렸다는 거야?”애나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얼굴을 붉혔다. “제가 문 앞을 지키고 있었지만, 거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그럼 ‘소리를 들었다’는 핑계는 못 대겠네.”그렇다면 누군가가 지윤이 몰래 현 왕자의 별채로 들어가는 걸 보았거나, 애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는 소리다.지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을 굴리다가, 허리를 부드럽게 주물렀다.애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가씨, 몸이 불편하신가요?”“허리가 좀 뻐근하네. 어젯밤… 현 왕자께서 자비란 걸 몰라서 말이지.” 지윤이 투덜거리자 두 하녀의 얼굴이 동시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아가씨, 제발 그런 말은 입 밖으로 내지 마시라고요!’“와서 허리 좀 주물러줘.”결국 지윤은 참지 못하고 도움을 청했다.애나가 기쁘게 대답했다. “네, 아가씨.”애춘은 지윤을 부축해 침대에 엎드리도록 도운 뒤, 애나와 함께 양쪽에서 허리를 주물러주기 시작했다.“흐음…” 지윤이 만족스러운 숨소리를 내뱉었다.‘일단 은화각에서의 일은 잠시 접어두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정리해 두는 게 좋겠어.’……임 후작의 저택.이 곳은 지윤의 아버지, 임중범이 집안을 이끌고 있었다. 그는 왕실의 오래된 귀족 가문인 백 씨 가문의 외동딸 진희와 혼인하였다. 백 씨 가문은 높은 관직을 가진 집안은 아니었지만, 기반이 탄탄하고 인맥이 광범위한 명문가였다.백 씨 가문 덕분에, 청렴하고 정의감 넘치는 관리였던 중범은 점차 승진하여 결국 후작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당시, 조정의 신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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