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잃은 뒤, 강주혁은 십 년 내내 나를 증오했다.내가 아무리 그의 눈치를 보며 다정하게 굴어도 돌아오는 건 싸늘한 비웃음뿐이었다.“그렇게까지 잘 보이고 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지 그래.”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불길에 휩싸인 들보가 내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리던 순간, 그는 끝내 나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숨이 끊어지기 직전, 그는 내 품에 기댄 채 마지막 힘을 다해 내 손을 밀어냈다.“송희주, 이번 생에는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장례식장은 곡소리로 가득했다. 강주혁의 어머니 박금란은 오열하며 말했다.“주혁아, 다 이 어미 탓이다. 애초에 그 아이와 혼인시키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때 네 뜻대로 고화영과 맺어줬더라면 오늘 같은 비극은 없었을지도 모르잖니.”그의 아버지 강태호는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주혁이는 너를 세 번이나 살렸다. 헌데 어째서 너는 끝까지 그 아이한테 불행만 가져오는 것이냐? 어째서 죽은 사람이 네가 아니냔 말이다!”모든 사람이 강주혁이 나를 처로 맞은 일을 후회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결국 나는 적성루에서 몸을 던졌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십 년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그래서 이번 생에서는, 모두가 바라던 대로 강주혁과의 모든 인연을 끊어내기로 마음먹었다.“송희주, 너 참으로 대단하구나. 기어이 우리 부모님께 목숨까지 걸게 만들어 나더러 너를 처로 맞으라 하다니. 허나 네가 내 처가 된다고 하여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으냐?”소년의 낮고 냉담한 음성이 귓가를 파고들었다. 나는 정신이 아득한 채 눈을 뜨고, 멍하니 강주혁을 바라보았다.그는 붉은 혼례복 차림으로 서 있었다. 눈매에는 길들지 않은 기운이 어려 있었고, 풍기는 기세와 말투 또한 십 년 뒤의 강주혁과는 전혀 달랐다.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는, 열여덟의 강주혁이었다.나는 정말 십 년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쓰라림을 애써 눌러 참으며, 한순간도 놓칠세라 그의 얼굴을 바라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