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아파트에 있던 윤채아는 노크 소리를 들었다.오늘 이나연에게서 얘기를 전해 들은 윤채아는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성우현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윤채아는 한숨을 쉬며 달려가 문을 열었다.“왜 이제야 문을 여는 거야?”성우현의 목소리에서 불만이 느껴졌다. 의심이 더욱 깊어진 성우현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집 안을 쭉 둘러본 뒤 곧장 윤채아의 방으로 걸어갔다.“뭐 하는 거야?”윤채아는 성우현이 옷장을 열어 보고, 안방 화장실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뒤지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성우현은 마치 불륜 현장을 덮치러 온 사람처럼 굴었다.두 사람 중에 바람을 피운 사람은 윤채아가 아니라 성우현인데 말이다.“성우현!”윤채아는 성우현의 앞을 가로막으며 더는 멋대로 집안을 둘러보지 못하게 했다.“대체 뭐 하러 온 거야?”“뭐 하러 왔냐고?”성우현은 키가 커서 고개를 숙여 윤채아를 바라볼 때는 압박감이 상당했다.사실 처음에 성우현은 강해준이 윤채아의 집에 와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 집을 살펴봤다.그런데 쭉 둘러보니 생활용품이 빠짐없이 갖춰져 있었다. 마치 다시는 성씨 가문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처럼, 평생 이곳에서 살 것처럼 말이다.그 점이 성우현을 가장 화나게 했다.성우현은 나지막하게 웃으면서 윤채아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윤채아가 저항하는데도 신경 쓰지 않고 억지로 윤채아를 끌어안았다.“채아야.”윤채아의 눈빛에서 두려움과 경계를 읽어낸 성우현은 윤채아의 손목을 붙잡고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너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지금 당장 나랑 집에 가.”윤채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집으로 돌아가자고? 거기 돌아가서 너랑 네 애인이 애정 행각을 벌이는 걸 지켜보라고? 성우현, 이제는 진짜 네가 미쳤는지, 내가 미쳤는지 모르겠어.”오늘 연구원에서 지은수를 마주쳤던 일을 떠올리자 두 사람에 대한 혐오가 더 커졌다.“너랑 네 애인이 싸운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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