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회복한 다음 날, 윤채아는 남편에게 가장 먼저 이 희소식을 알리고 싶었다.남편 성우현을 구하려다 시력을 잃었던 3년이란 시간은 그들의 결혼 생활에 지울 수 없는 그림자를 드리웠다.성우현은 그녀를 극진히 대하고 사랑하지만, 그와 동시에 늘 깊은 죄책감을 품고 있었다.거실로 내려가려던 찰나, 아래층에서 성우현의 동생 성우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채아는 반가운 마음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지만 곧이어 이어진 대화에 웃음이 그대로 굳어버렸다.“형, 진짜 제정신이야? 지은수가 귀국했다고 이렇게까지 이성을 놓아버릴 일이냐고? 형수님이 그렇게 오랫동안 옆에 있어 주셨는데 아무리 눈이 멀었다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지은수한테 너무 마음이 기울었잖아.”윤채아의 발걸음이 얼어붙었다.지은수 이름 석 자가 낯설지만은 않았다.성우현과 함께하기 전부터 그에게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의붓여동생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두 사람은 혈연관계가 없고 성우현은 이 여동생을 끔찍이 아낀다고 했다.심지어 한때 이들이 부적절한 관계라는 루머도 돌았지만 성씨 가문에서 재빨리 여론을 종식하고 지은수를 치료 목적으로 해외에 보내버렸다.동생 성우빈의 말을 들은 성우현은 안색이 확 가라앉고 냉랭한 어투로 쏘아붙였다.“은수 심장이 약해서 자극받으면 안 되는 거 알잖아. 내 곁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 돼.”“그렇다고 아예 집에 들어와 살게 하는 건 아니지! 형수님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거야?”윤채아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며칠 전부터 3층 방을 분주하게 청소하던 가정부들의 모습이 떠올랐다.대체 누구를 위한 거냐 물어도 다들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회피했었는데...윤채아는 가슴이 조여왔다.다음 순간, 그녀는 가장 듣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가장 진실 같은 말을 듣게 되었다.“형수님을 대체품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형 때문에 눈까지 멀게 해놓고 이게 형이 할 짓이야? 아무리 지은수를 사랑한다 해도 이건 선을 넘었어.”성우현이 미간을 구기며 대꾸하려던 찰나, 위층에서 촤르륵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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