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시가 됐을 때, 화장을 해주는 여인이 내 방으로 들어왔으나,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그녀는 다급히 아버지를 찾아갔다."나리! 큰아가씨께서 사라지셨습니다!""뭐라고?!"그 말에 아버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큰아가씨가 어디 갔단 말이냐?! 당장 찾거라!"집안의 하인들이 총동원되어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나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강여진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아버지, 이제 어찌하면 좋습니까? 제가 연우 오라버니에게 시집가는 게 싫어서 언니가 심술을 부려 숨어버린 게 분명합니다. 일부러 저를 난처하게 만들려고요!""정말 그런 짓을 한 거라면, 내 다시는 여원이를 딸로 여기지 않겠다!"어느덧 진시(辰時)가 되었고, 주씨 가문에서 보낸 신부를 맞으러 오는 일행이 곧 도착할 터였다.아버지는 이를 악물고 강여진의 시녀를 끌어당겼다."이 아이에게 네 혼례복을 입혀 대신하게 하고, 너는 네 언니의 옷을 입거라. 일단 혼례식부터 올리고 봐야 하니, 절대로 주연우가 눈치채게 해서는 안 된다.""예."강여진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물러갔다.오랫동안 공들여 계획한 보람이 있었다. 드디어 오늘, 그녀는 주연우의 부인의 신분으로 주씨 가문의 저택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이제 맞절을 나누고 혼례식을 마치면 강여진과 주연우는 정식 부부가 될 것이고, 그녀는 진짜 부인이 될 터였다.‘나중에 강여원이 돌아온다 해도, 이제는 내 발 밑에 있을 수밖에 없겠지.’그동안 밖에서 온갖 고생을 겪으며 살았는데, 드디어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그동안 10년 넘게 참아 온 서러움을 모두 풀 수 있게 된 것이다.강여진이 옷을 갈아입자마자 주연우가 신부를 맞이하러 왔다.그녀는 서둘러 면사포를 썼고, 시녀장이 그녀의 손을 잡아 주연우의 곁으로 이끌었다."여원아, 오늘 왜 내가 선물한 비녀를 꽂지 않았느냐?"강여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목소리를 내지 않고 상황을 모면할 방법을 찾으려던 찰나, 한 무리의 관아에서 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