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생의 비참한 죽음지옥의 불길보다 차가운 밤이었다.십이월의 매서운 칼바람이 냉궁의 찌그러진 창호지를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바닥에 드리운 어둠은 사방에서 기어 나오는 뱀처럼 서늘하게 살갗을 짓눌렀다.설소유는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쉬었다. 목구멍에서 넘쳐 나오는 붉은 피가 화려했던 홍색 곤룡포의 자락을 기괴하게 적셔 갔다. 놋그릇이 돌바닥에 떨어지며 챙그랑하는 기분 나쁜 쇠소리를 냈지만, 그 소리를 들어주는 이조차 없었다. 사약(賜藥)이었다. 황명이 내린 매서운 독약이 그녀의 장부를 하나씩 찢어발기고 있었다."읏... 쿨럭!"소유는 핏덩이를 토해 내며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시야가 피색으로 붉게 물들어 흘러내렸다. 그 희미해지는 시야의 끝에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검은 비단에 금실로 용을 새겨 넣은 도포를 입은 남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평생을 사모하고 갈망했던 나의 남편이자, 이 제국의 존엄한 군주. 황제 이혁이었다.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단 한 조각의 동요도 없었다. 한때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 잘생긴 얼굴은 칠흑 같은 차가움으로 얼어붙어 있었다."폐... 하..."소유는 피로 범벅이 된 손을 뻗었다. 손가락 끝이 그의 바짓자락에 닿기도 전에, 이혁의 옆에 서 있던 여인이 나비처럼 가볍게 다가와 그를 가로막았다."언니,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입니까? 태후 마마를 독살하려 한 죄도 모자라, 감히 폐하의 용안에 피를 묻히려 하다니요."애처로운 척 눈가를 적시며 말하는 여인. 소유의 이복동생이자, 후궁의 자리를 함께 다투었던 설채령이었다.채령의 입꼬리가 이혁의 시선이 닿지 않는 그늘 속에서 찰나 동안 기괴하게 비틀렸다. 지독한 승리감과 조소가 담긴 미소였다.모든 것이 저 여자의 계략이었다. 채령은 온화하고 착한 누이의 가면을 쓴 채, 소유를 태후 독살 시도의 범인으로 몰아세웠다. 그리고 소유를 든든하게 받쳐 주던 아버지와 가문조차 모반의 죄명을 뒤집어쓰고 단형대에서 모조리 목이 잘렸다.충신이었던 아버지가 억울
Huling Na-update : 2026-10-1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