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신나영도 다가와 미안한 얼굴로 내 팔을 끼었다."유진아,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들 거 알아.""그래도 넌 아이를 못 낳잖아. 다른 여자가 낳는 것보단 내가 낫지 않겠어?""네 건 내 거나 마찬가지라고, 네가 그랬잖아...""솔직히 말해 줄까?""5년 전 네가 그 말을 한 날 밤부터, 나 지환이랑 만났어..."나는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5년 전, 박지환과 내 결혼식에 신나영은 들러리로 참석했다.우리는 바닷가에서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맹세했다.당시 빚에 허덕이던 신나영의 빚을 갚아 주려고 나는 결혼할 때 가져온 돈을 아낌없이 내놓았다.몇 번이고 거절하길래, 내 것이 곧 네 것이라며 받아 달라고 했을 뿐이었다.그날 밤, 신나영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잠자리를 가졌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속까지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곳을 어떻게 빠져나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지난 5년간 나눴던 사랑이 한낱 웃음거리처럼 느껴졌다.박지환이 돌아왔을 때, 집 안은 이미 엉망이었다.예상했던 말다툼은 없었다. 박지환은 전에도 수없이 다투고 나면 그랬듯 다가와 나를 품에 안고, 귓가에 다정하게 속삭였다."다친 데는 없어? 다 큰 사람이, 아직도 애처럼 이러면 어떡해?"그러고는 내 귓가에 입까지 맞췄다.순간 낮에 있었던 일이 전부 악몽이었나 싶었다.꿈은 끝났고,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인 것만 같았다.하지만 바로 다음 말이 나를 그 악몽 속으로 끌어당겼다."요 며칠 밤마다 아이가 보챈대. 도시 북쪽 저택에 가서 나영이랑 아이 곁에 좀 있어 줘야겠어.""걱정하지 마. 내가 제일 사랑하는 건 여전히 너야.""나영이는 그냥 내 아이 엄마일 뿐이야.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정 못 받아들이겠으면, 앞으로 넌 남쪽에서, 나영이는 북쪽에서 살면 되잖아. 서로 신경 쓰지 말고.""왜?"나는 박지환을 바라보며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물었다."왜 하필 5년 전, 우리 결혼식 날 그 여자랑 잔 거야?"박지환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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