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했던 약속을 지키고, 무엇보다 내가 더는 예은이의 잘못을 문제 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다음 날 아침, 가족들은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난 뒤 내 방문 앞에서 기다렸다.나와 함께 가족사진을 다시 찍기 위해서였다.평소라면 아침 7시에 일어났을 내가 오전 9시가 되도록 방에서 나오지 않자, 부모님은 눈짓으로 오빠에게 문을 두드려 보라고 하셨다.오빠는 내 방 앞으로 다가가 문을 거칠게 두드렸다.“윤서야, 일어나. 가족사진 다시 찍으러 가야지.”“빨리 일어나. 엄마 아빠랑 나도 너 기다리고 있잖아!”한참을 불러도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오빠는 참다못해 중얼거렸다.“설마 또 약 탄 우유를 마시고 잠들기라도 한 거야?”그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예은이에게 향했다.예은이는 화들짝 놀라더니 다급하게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이번에는 정말 내가 안 그랬어요!”“못 믿겠으면 CCTV를 확인해 봐도 돼요!”전날 부모님은 내 앞에서는 줄곧 예은이를 감싸셨지만, 따로 불러서는 단단히 꾸짖으셨다.“어쨌든 윤서는 네 언니고, 우리 가족이야.”“다시 이런 짓을 하다가 들키면, 그땐 너를 딸로 인정하지 않을 줄 알아!”사실 예은이도 속으로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그런 상황에서 부모님의 엄한 경고까지 듣자, 예은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내가 또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부모님은, 곧바로 여분의 열쇠로 방문을 열었다.그리고 방 안을 들여다본 순간, 네 사람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부모님의 얼굴에는 처음엔 미안함이 스쳤다가, 곧 놀라움이 번졌다.이내 그 표정은 분노로 바뀌었다.“보상해 주겠다고 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집을 나가 버리다니!”“정말 불효막심해도 유분수지!”“이런 못된 것 같으니라고! 정말 사람 속을 뒤집어 놓네!”엄마는 화가 날수록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다 휴대폰을 집어 들고 사진관에 전화를 걸었다.“저희가 예약했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