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는 절대 때리지 않지만 그쪽은 예외예요.”
윤태호의 말은 아주 짧았지만 카리스마가 넘쳤다.
고개를 든 임다은은 살짝 놀란 눈빛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저 사람이 누구든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전 다른 사람이 제 앞에서 임다은 씨를 괴롭히는 걸 용납할 수 없어요.”
그 말에 임다은은 흔들렸다.
그동안 그녀는 홀로 모든 걸 감당해야 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능력 좋은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도 다른 사람의 보호가 필요한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을 지켜준 남자가 윤태호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임다은이 말했다.
“태호 씨가 방금 때린 사람은 이미 세상을 뜬 제 전 약혼자의 누나예요. 해정에 있는 아주 대단한 가문의 사람이죠. 저 여자는 태호 씨를 아주 쉽게 죽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요?”
윤태호의 얼굴에 두려운 기색이라고는 없었다.
“임다은 씨가 말했다시피 가진 게 없는 사람은 잃을 게 없으니까 두려워할 것도 없어요. 만약 저 여자가 정말로 절 죽이려고 한다면 저도 목숨 걸고 싸우면 되죠.”
임다은은 조금 당황했다.
그녀는 윤태호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은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 임다은은 윤태호를 낯가림이 심하고 용기가 부족한 사회 초년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기개 넘치는 사나이였다.
임다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남남인 나 때문에 저 여자에게 밉보일 필요는 없어요.”
“임다은 씨, 그 말은 틀렸어요. 제가 바로잡아야겠네요.”
윤태호는 임다은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임다은 씨는 저한테 남이 아니에요.”
그 순간 임다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아주 오랜만에 다정한 말을 들었다. 그녀의 가족조차도 당시 그 사건 때문에 그녀와 연을 끊었고, 그 뒤로 임다은은 미주에서 홀로 사업을 하면서 갖은 고생을 했었다. 그러나 그녀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
“태호 씨, 고마워요.”
임다은의 눈에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