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병실 안은 충격에 휩싸였다.
누구도 윤태호가 이 타이밍에 이재영의 뺨을 때릴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끝났어. 이제 정말 큰일 났다!’
백아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곽정수는 처음엔 놀랐지만 이내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잘됐어! 윤태호, 넌 스스로 무덤을 팠어!’
모두가 이경진이 지극한 효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윤태호가 그 아버지의 뺨을 사람들 앞에서 때렸으니 이경진이 가만둘 리 없었다.
역시나 이경진은 분노에 차서 윤태호를 향해 소리쳤다.
“네가 감히 우리 아버지를 때려? 이 자식,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그러고는 당장이라도 윤태호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곽정수는 재빨리 달려들어 이경진을 막아섰다.
그는 두 손으로 꽉 붙잡고 간신히 말렸다.
“이 국장님, 진정하세요! 겨우 수습 기간 중인 의사 하나입니다. 굳이 이런 사람 때문에 감정 상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일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놔! 내가 직접 처리하겠다니까!”
이경진은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그가 단지 공무원인 것을 떠나 평범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누군가 자신의 아버지를 때리는 모습을 본다면 참을 수 없을 터였다.
이경진이 화를 낼수록 곽정수는 속으로 더 기뻐졌다.
그건 곧 윤태호의 몰락이 확실해진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이 국장님, 이 일은 제가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절 믿으십시오. 꼭 만족하실 겁니다!”
곧바로 곽정수는 윤태호를 향해 소리쳤다.
“윤태호, 넌 해고야!”
“부원장님, 뭐라고 하셨어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윤태호는 태연하게 받아쳤다.
“모른 척하지 마! 넌 의사란 사람이 환자의 뺨을 때렸어. 이건 명백한 의료 윤리 위반이고 병원 규정 위반이야. 지금 이 순간부터 넌 병원에서 해고다!”
곽정수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윤태호를 해고하는 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그는 이경진의 손을 빌려 윤태호를 완전히 파멸시키려 했다.
윤태호가 자기 아들 곽진우에게 해를 가한 건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