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임다은을 살짝 훔쳐보았다.
그녀가 일부러 자기를 놀리고 있다는 건 너무도 뻔했다.
하지만 아직 젊은 나이의 남자에게 나이 차 있는 성숙한 여자는 언제나 매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임다은은 외모도 몸매도 분위기도 완벽한 치명적 여인이었으니까.
그 순간, 윤태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다, 다은 씨, 이러지 마요...”
“그럼 어떻게 하면 돼요?”
“아무튼, 그냥 이러지 마요.”
“알겠어요.”
임다은은 손가락으로 윤태호의 이마를 콕 누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빴어요. 하지만 그런 것도 맘에 들어요.”
‘무슨 뜻이지?’
윤태호가 그 의미를 곱씹기도 전에 임다은이 갑자기 옷을 벗으려 했다.
윤태호는 기겁하며 그녀의 손을 황급히 막았다.
“다은 씨, 제발 이러지 마요, 네?”
“왜요, 절 안 좋아하세요?”
‘좋아하지, 엄청나게 좋아하지.’
윤태호는 생각했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임다은을 안 좋아하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이런 여자는 평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니까.
하지만 그는 의사다.
직업윤리를 지켜야 하고 환자와 사적인 접촉은 절대 금물이다. 게다가 여긴 병실이었고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오해받기 딱 좋았다.
“다은 씨, 제가 약 바꿔드릴게요.”
윤태호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아까 간호사가 벌써 해줬어요. 안 해도 돼요.”
“그럼 제가 물이라도 떠드릴까요?”
“목 안 말라요.”
“그럼 혹시 배고프세요? 식당에 가서 만두라도 사다 드릴까요?”
“배도 안 고파요.”
“그럼, 음...”
“됐어요, 이제 화제 좀 그만 돌리고 제가 묻는 말에 대답해요. 저, 좋아해요? 안 좋아해요?”
임다은은 눈을 반짝이며 윤태호를 바라보았다.
“솔직하게 말해요. 거짓말은 안 돼요.”
윤태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면 됐어요. 그럼, 저한테 뽀뽀해 줘요.”
“다은 씨, 제발 그러지 마요.”
“말 잘 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