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이렇게 끝까지 뻔뻔하신지.”
그때 의자에 앉아 있던 공수진이 차를 홀짝이며 입을 열었다.
“애 앞에서 거짓말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아요? 나랑 경빈 씨가 함께 있는 게 질투 난다고 탁유미 씨가 나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건 사실이잖아요. 내가 아이를 임신한 걸 뻔히 알면서. 그때 그렇게 아이를 잃지만 않았으면 나는 지금쯤...”
공수진은 말을 흐리면서 윤이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쯤 윤이만큼 큰 아이와 함께 경빈 씨랑 셋이서 도란도란 잘살고 있었을 거예요.”
“공수진, 그 입 안 다물어?!”
탁유미는 공수진의 말에 크게 화를 냈다.
아이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화를 내는 걸 보니 찔리기는 하나 보죠?”
공수진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윤이 앞으로 다가왔다.
“그거 알아? 너희 엄마가 너희 아빠랑 함께 있는 나를 질투해서 내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죽여버렸어. 그 예쁜 생명체가 빛을 보기도 전에 그렇게 죽여버렸다고.”
악마가 있다면 바로 공수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녀는 지금 아이에게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었다.
윤이는 지난번의 살인자 소동 이후에 또다시 엄마가 살인자라는 말이 들리자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며 소리를 쳤다.
“아니에요! 우리 엄마는 살인자가 아니에요! 아무런 잘못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단 말이에요!”
“그건 너희 엄마가 네가 어리다고 거짓말을 한 거고. 만약 정말 누구를 해친 적이 없으면 왜 감옥에 갔겠어? 감옥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나쁜 사람들인데. 안 그래?”
공수진은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을 뻗어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탁유미가 공수진의 손을 세게 뿌리쳤다.
“우리 아들한테 손대지 마!”
탁유미는 공수진이 무슨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손을 뿌리치자마자 공수진은 마치 크게 밀침을 당한 것처럼 뒤로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지는 순간 테이블 매트를 건드리는 바람에 그만 테이블 위에 있던 것들이 공수진 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악!”
공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