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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로맨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 제1414화

제1414화

Author: 유진
주원호의 말에 이경빈의 몸이 움찔 떨렸다.

탁유미는 그저 복수대상일 뿐이라고?

아니. 탁유미는 그에게 단지 복수대상뿐인 여자가 아니었다. 그가 유일하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였다.

이경빈은 심장이 점점 더 세게 아파 와 이윽고 벽에 몸을 기댔다.

꼭 이 통증에 잠식되어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는 멀고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자신이 탁유미를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한때는 고작 원수 집안의 딸일 뿐인 여자라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 따위는 금방 지워질 줄 알았다. 그녀를 감옥에 보내 복수를 하고 나면 아주 손쉽게 그녀를 마음속에서 떨쳐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희망했을 뿐 그는 줄곧 그녀를 마음에 담고 있었다.

만약 탁유미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허름한 모습으로 있는 게 신경이 쓰일 리도 없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이 질투 날 리도 없다.

또한 상처만 줬던 그녀에게 배신감이 들 리도 없다.

이경빈은 항상 공수진의 편에만 서고 한 번도 탁유미의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는 것에서 늘 도망쳐왔다.

죽도록 미운 원수의 딸을 사랑하게 됐다는 것을 인정할 용기가 없었다.

이경빈은 몸 옆으로 축 늘어진 자신의 두 손에 서서히 힘을 가했다.

얼마나 세게 주먹을 쥐었는지 손톱이 살을 뚫어버리고 이내 바닥으로 피까지 뚝뚝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는 고통 따위 전혀 느껴지지 않는 듯 텅 비어 버린 얼굴로 탁유미의 병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탁유미를 만나 그간 상처를 줘서 미안했다고, 아무것도 모른 채 멍청하게 굴어서 정말 미안했다고 사과를 해야만 한다.

그녀의 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그따위 비열한 방식으로 그녀에게 화풀이해서는 안 됐다고 사과해야만 한다.

또한 앞으로는 정말 잘 해주겠다고, 지금까지의 고통을 전부 다 잊을 수 있을 만큼 잘해주겠다고 말을 해야만 한다.

이경빈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해놓고는 막상 탁유미의 병실에 점점 가까워지자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탁유미가 전과 같은 원망과 증오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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