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은 그저 사모님을 더 잘 보호하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고이준이 답했다.
“보호요? 감시가 아니라?”
임유진의 되물음에 고이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강지혁은 일전 그에게 김재호의 일에 관해서는 임유진에게 아무것도 얘기하지 말라고 했었다. 곧 출산을 앞둔 사람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건 싫다면서 말이다.
임유진은 고이준의 침묵에 더 추궁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볼록해진 자신의 복부를 바라보았다.
병원에 도착한 후 임유진은 아까보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병실에 도착해보니 상당히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한지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치료에 잘 협조한 덕에 한지영은 이제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퇴원하는 날도 이제는 멀지 않아졌다.
“유진아, 왔어?”
한지영은 손을 휘휘 저으며 임유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빨리 이쪽으로 와서 앉아. 너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조심해야 하는 임산부란 말이야!”
임유진은 자리에 앉으며 미소를 지었다.
“몸은 좀 어때? 선생님은 뭐라셔?”
“다음 주면 퇴원할 수 있대.”
한지영이 이를 활짝 드러내며 웃더니 허전한 머리를 쓱쓱 매만졌다.
그녀는 수술 때문에 머리카락을 전부 다 잘라야만 했다. 그래서 지금은 마치 어린 남자아이처럼 머리가 다 잘려있었다.
퇴원하고 나면 아마 가장 먼저 가발을 사야 할 것이다.
“어제 유미 언니가 나 보러 왔어. 언니는 이미 퇴원했대.”
“너랑 언니랑 두 사람 다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언니는 착한 일을 한 보답을 받은 거고 나는 정말 운이 좋았지.”
한지영은 새삼 자신이 살아난 것이 놀라웠다.
“참, 그러고 보니 뉴스 봤어. 진애령을 죽인 게 진세령이었다면서? 내가 그걸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우리는 줄곧 허재명이 진범인 줄 알고 있었잖아. 진세령도 참 대단해?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지혁까지 속였지?”
“속이지 못했어.”
임유진의 말에 한지영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속이지 못했다니?”
임유진은 주먹을 꽉 말아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