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혁은 샤워를 마친 후 가운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으로 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물방울이 머리카락에서부터 떨어져 그의 볼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얼굴 전체를 뒤덮은 물방울들은 꼭 그의 눈물 같기도 했다.
“할아버지가 얘기한 그 날은 절대 오지 않을 거예요. 유진이는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고 나도 아버지처럼 목숨을 끊을 생각 없어요. 나와 유진이는 곧 태어날 아이들과 함께 평생 잘 살 거예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속에는 견고한 다짐이 섞여 있었다.
...
그 뒤로 며칠간 임유진과 강지혁은 거의 저택에만 있다시피 했다.
임유진은 간혹 심심하거나 할 때 한지영과 탁유미에게 전화를 해 무료함을 달랬다.
한지영과 탁유미는 임유진과 강지혁의 사이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것을 듣고 잘 됐다며 기뻐해 주었다.
탁유미는 두 사람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은 바가 없지만 뭐가 됐든 잘 해결됐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 알고 있는 한지영은 다시 임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내려놓기로 한 거야? 괜찮겠어?”
그녀는 임유진의 당시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사람이라 임유진이 감방에서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은 것과 괴롭힘에 지쳐 하마터면 자살 직전까지 내몰렸다는 것까지 전부 다 알고 있기에 아무래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응. 한번 노력해보려고. 진심이야.”
임유진의 말에 한지영은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됐다.
“그럼 다행이고. 참, 엄마랑 아빠가 명절 겸 너희 두 사람을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는데 시간 괜찮아? 나 구해줘서 고맙다고 꼭 한번 맛있는 거 먹이고 싶으시대.”
“고마운 거로 따지면 내가 더 고맙지. 네가 아니었으면 난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지도 못했을 테니까.”
임유진은 한지영에게만큼은 뭘 줘도 아깝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지영의 집으로 가는 날짜를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
임유진은 휴대폰을 내려놓은 후 마침 이쪽으로 걸어오는 강지혁을 향해 말했다.
“방금 지영이랑 통화했는데 내일 우리더러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