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는 이번 일의 책임이 전적으로 칠성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주준이 두 작가가 함께 전시에 참여하길 바란 건, 작품의 명예를 함께 나누려는 의리였지만, 칠성은 그 마음을 무시하고,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이전 협업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도 없는 태도였다.
그랬기에 신희의 눈엔 칠성이 철저히 이기적이고 이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현길은 그렇게 보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논쟁만 이어졌다.
현길은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우리끼리 다퉈봤자 뭐 하겠어. 어쨌든 지금 문제는 주준이 아니라 칠성이잖아.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칠성을 설득하느냐는 거지.”
신희가 물었다.
“그래서 좋은 수라도 있어?”
현길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칠성의 진짜 정체를 알아보고 직접 만나보려고. 직접 얼굴 보고 설득하면 뭔가 가능할지도 몰라.”
신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 그렇게 이기적인데, 직접 만나도 해결 안 돼. 지금 우리에겐 시간도 없고, 더는 못 기다려.”
그러고는 눈빛을 번뜩이며 말했다.
“차라리 여론을 이용하는 건 어때? 인터넷에서 압박을 주는 거죠.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단순해.”
현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인터넷 폭력 아니야?”
신희는 순진한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다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전시회에서 보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칠성이 응하기만 하면, 여론은 금방 돌아설 거고. 우리가 도와주는 셈이죠.”
현길은 여전히 망설이자 유신희는 컵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직이 말했다.
“오현길, 잊지 마. 이번 전시는 올해 하반기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야.”
“이번 연말에 승진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이번 성과에 달렸잖아.”
그 말에 현길은 입술을 깨물었고, 결국 마음을 굳히며 말했다.
“계정 운영하는 친구 있으니까 내가 이야기해 볼게.”
신희는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
“잘 부탁해 봐. 분명 잘될 거니까.”
그날 오후, 인터넷에 익명의 글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