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진은 하지수의 말에 어이없었다.
“난 네 남편이 아니야.”
예수진도 마지막 정신 줄을 잡고 다시 한번 하지수를 불렀다.
“지수야, 가자.”
하지수가 일어나려다 중심을 잃고 쓰러지려고 했다.
하지만 예수진이 혼자서 술에 취한 그녀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무리였다.
그 순간 옆에 앉아있던 송문수가 갑자기 손을 뻗어 하지수를 잡아주면서 말했다.
“우리 먼저 갈게.”
그러고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하지수의 손을 잡아끌고 클럽을 나갔다.
송문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예수진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뒤쫓아 가려 하자, 계지원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아 세웠다.
“넌 내가 데려다줄게.”
예수진은 확고한 태도로 말했다.
“괜찮아, 난 지수랑 가면 돼.”
“그건 안 돼.”
“왜?”
“지수는 문수가 데려다줄 거야.”
그 말에 흥분한 예수진이 되물었다.
“걔가 데려다주면 어떡해?”
“부부잖아.”
“근데...”
“두 사람 본가에서 나와 단둘이 살고 있어.”
“그래?”
“그러니까 아까 네가 지수를 데려다주겠다고 한 건 쓸데없는 짓이야.”
계지원의 말에 예수진은 할 말을 잃었다.
“지수가 문수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게 넌 안 보여? 더 이상 두 사람 사이 방해하지 마.”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계지원의 예수진의 팔을 잡아끌었다.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술기운과 계지원의 충격적인 말에 어지러워진 예수진은 순순히 그를 따라나섰다.
결국 다들 가고 하도경과 육가희만 남았다.
술에 취한 하도경은 계속 더 마시겠다고 난리 쳤다.
육가희도 이 정도로 취해서 인사불성이 된 하도경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하도경을 잡아끌려고 해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육가희가 다시 말했다.
“도경 씨, 정신 차려봐요! 다들 갔으니까, 우리도 돌아가야죠.”
눈에 초첨도 없는 하도경이 술 냄새를 잔뜩 풍기며 물었다.
“예수진도 갔어?”
아직도 예수진의 이름을 부르는 하도경때문에 육가희의 기분은 더 언짢아졌다.
“갔어요.”
하도경이 중얼거렸다.
“지원이랑 갔어?”
술에 취한 하도경이 이 일을 기억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