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예수진의 전화에 소이연이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요, 방금 술 마셨더니 잠이 안 와서 연락했어요.”
“누구랑 술 마셨어요?”
“지수랑요.”
소이연은 의심스러운 듯 다시 물었다.
“단둘이 마셨어요?”
“아니요, 하도경 일행들을 우연히 만나서 같이 마셨어요.”
“하도경 일행들이라면 계지원도 있었다는 거네요.”
예수진은 소이연 앞에서 무슨 일이든 숨길 수가 없었다.
“저랑 계지원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당황한 예수진이 큰 반응을 보이며 극구 부인하자, 소이연이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저도 별다른 뜻 없이 말한 거예요, 요즘 수진 씨 나온 예능 잘 보고 있어요.”
“그래요? 저 괜찮았어요?”
소이연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엄청 잘하던데요! 역시 지원 씨가 눈썰미는 있어요.”
소이연이 계지원의 칭찬을 하자, 예수진은 못 마땅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소이연은 계지원에 대한 칭찬을 계속 늘어놓았다.
“첫 무대부터 그 후 모든 경기까지 꿋꿋이 수진 씨를 믿고 밀어줬잖아요. 암튼 지원 씨 안목은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요! 그러니까 매번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거겠죠?”
시무룩해진 예수진이 말했다.
“지금 누구를 칭찬하는지 모르겠네요.”
소이연이 그런 예수진이 귀여운 지 웃으며 말했다.
“둘 다 칭찬하는 거죠, 그런데 요즘 지원 씨랑 자주 만나는 것 같은데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없어요?”
예수진은 단호하게 답했다.
“아니요.”
“사실 그때 지원 씨가 수진 씨를 떠난 건...”
“엄마!”
소이연은 전화 너머로 갑자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자 물었다.
“방금 무슨 소리 나지 않았어요?”
갑작스러운 하연이의 부름에 놀란 예수진이 얼른 둘러댔다.
“티비 소리예요! 대사를 봐야 한다는 걸 까먹었네요, 다음에 다시 통화해요.”
소이연은 갑자기 부랴부랴 전화를 끊는 예수진이 수상하다고 느꼈다.
예수진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하연이한테 물었다.
“하연아, 한밤중에 안 자고 엄마한테 왜 왔어?”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고 싶어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