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아...”
강한서가 다급하게 유현진의 이름을 불렀다.
유현진은 창백한 얼굴로 목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난 괜찮아. 도망 못 가게 잡아.”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한서는 온천탕에 던져졌던 형체가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한서가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남자의 목덜미를 붙잡아 휙 잡아당겼다.
유현진도 가만히 있지 않고 얼른 일어나 불을 켰다.
강한서는 이미 남자의 팔을 뒤로 꺾어 바닥에 누르고 있었다.
다가가 남자를 확인한 유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 사람이 왜...?”
유현진을 급습했던 남자를 다름 아닌 방금 파티장에서 그녀에게 술을 건넸던 혼혈 모델이었다.
강한서가 너무 세게 그를 온천탕으로 던진 건지 그의 이마에는 어딘가에 부딪혀 혹이 나 있었다.
혼혈 모델의 눈은 충격과 공포로 가득했다. 그는 말을 더듬으며 한국어와 영어가 엉망으로 뒤섞인 말을 내뱉었다. 도무지 들어줄 수 없었던 유현진은 모델의 아래를 힘껏 걷어차며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똑바로 말해.”
유현진의 행동에 강한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모델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는 한참 만에야 어설픈 한국어로 요즘 상황이 좋지 않아 돈이 될 만한 물건을 훔치러 들어왔다고 했다.
유현진은 그 변명을 전혀 믿지 않았다.
“훔치러 왔다면서, 사람이 있는 걸 확인했으면 얼른 도망가야지 왜 날 그렇게 오래 빤히 보고 있었던 거야?”
유현진은 처음엔 강한서가 들어온 줄 알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대방이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자,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요즘의 강한서는 어떻게든 그녀와 붙어있으려고 했다. 그러니 강한서였다면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자신을 한참이나 빤히 쳐다보고만 있던 사람이 고작 물건이나 훔치려고 했다니, 말이 되지 않았다.
모델은 자신이 깜짝 놀라 그런 거라고 했다가, 또 유현진이 너무 예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