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문 아파트에서 고은서가 곽승재에게 물었다.
“내가 입수한 소식에 따르면 여씨 가문의 방계 일족과 연관이 있을 수 있어.”
여씨 가문?
고은서가 물었다.
“설마 여시은이 몰래 그들과 연락해 송민준을 돕게 한 걸까?”
곽승재는 소신껏 답했다.
“여시은은 지난번 게임 표절 사건 이후 여 대표님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이 끊기고 자숙하라는 벌을 받았어. 최근엔 항상 해성에 머물며 외출하지도 않았고. 게다가 여씨 가문 방계 일족들은 여시은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녀가 그들을 움직일 능력이 있을지는 의문이야.”
명문가의 인간관계는 참 복잡하고 이해관계도 더 까다로웠다.
여시은이 그들의 이익과 대립하는 입장이었기에 곽승재의 말대로 그들이 그녀 말을 들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럼 여씨 가문 방계 일족들이 왜 송민준을 돕는 거지?”
고은서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곽승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전에 여 대표님과 내가 함께 ST 그룹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어. 그 일을 안 방계 쪽이 송민준이 쓸 만한 협력자라고 판단해 끌어들이려는 것 같아.”
가능성 없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적의 적은 동지가 될 수 있고, 게다가 송민준은 그만한 능력도 있었다.
하지만 전혜라는 여시은의 생모와 절친한 사이였고 지금껏 여시은을 극진히 보살펴 왔기에 분명 그녀 편일 것이다.
전혜라가 송민준이 방계 일족을 도와 여시은의 이익을 빼앗도록 허락할까?
고은서가 이 의문을 곽승재에게 털어놓자 곽승재의 표정이 갑자기 무겁게 가라앉더니 결국 아무 대답이 없었다.
고은서는 곽승재가 최근 발 붙일 틈도 없이 바쁘고,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도 아직 많아 머리가 아플 거라고 짐작했다. 그녀는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승연이가 오늘 전화 와서 요즘 한 번도 놀러 나가지 못했다면서 내일 같이 전시회 보러 가자고 하던데 승재 씨도 같이 가서 기분 전환이나 할래?”
고은서가 물었다.
고은서가 먼저 데이트를 신청한 이 드문 기회를 곽승재는 당연히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급히 주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