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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Author: 김원호
외팔 절정의 말에 모든 사람이 흠칫 놀랐다.

이 기괴한 절정들이 다 윤구주와 아는 사이라고?

무슨 상황이지?

민규현, 정태웅 그리고 천현수조차 얼굴에 깊은 곤혹감으로 가득하였다.

외팔 절정의 물음에 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

“6년 전에 너희를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더니 지금 다시 기여 나와서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6년 전?

쿵!

이 말에 모든 사람이 얼 빠졌다!

전에 본 적 없는 이 절정들이 다 6년 전 사람이란 말인가!

“하하하”

“그렇네! 벌써 6년이 지났어!”

“내 팔이 인왕한테 잘리고 난 후로 난 인왕을 단 하루도 생각 안 한 날이 없었네.” 외팔 절정의 얼굴에는 살기가 어렸다.

원래 이들은 6년 전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으로 칭할 때 그의 칼날에서 살아남은 세가 절정이었다.

이 외팔 노파의 이름은 채청화, 채씨 가문 세가 사람이다.

얼굴에 지네 같은 흉터를 가지고 있는 장영록 역시 기북의 장씨 가문 세가 사람이다. 6년 전 윤구주는 자신의 주먹으로 천하를 얻었다!

그의 앞길을 막는 자는 모조리 베여버렸다!

눈앞의 장영록이든 채청화든 모두 6년전 세가의 잔당들이다! 채청화의 끊어진 한쪽 팔과 장영록 얼굴의 그 칼날자국 모두 윤구주가 남긴 것이다.

당시 윤구주가 천하의 왕으로 된 후 그들의 목숨은 살려주었다! 하지만 6년 전 윤구주의 앞길을 막아섰던 세가의 잔당들이 또다시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줄이야!

채청화, 장영록과 그 뒤에 서 있는 십여 명의 세가 잔당을 바라보며 윤구주가 말했다. “나를 대적하기 위해 꽤 머리를 쓴 것 같구나! 그렇다면 나머지 놈들도 다 기여 나오거라!”

외팔 노파가 깔깔 웃어대며 주위를 향해 소리쳤다.

“인왕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더는 숨지 말고 나오거라!”

외팔 절정의 말이 끝나자 잠긴 목소리가 서쪽에서 전해져 왔다.

“주씨 가문, 인왕을 뵙니다!”

말소리와 함께 백발의 한 노인이 휠체어에 탄 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뒤에도 역시 7, 8명의 절정이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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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1268화

    먼저 말문을 연 사람은 배씨 가문의 세자 배도천이였다! 제자백가 중의 배씨 가문 인원으로써 배도천은 이제껏 중립을 유지했다. 윤구주의 변태 같은 실력을 직접 목격했었기 때문이다. 곁에 서 있던 배씨 가문 붉은 얼굴의 절정 노인이 생각 많아 보이는 눈길로 그들을 훑으며 답했다. “세자는 모르겠지만 이 자들 모두 6년 전 살아남은 세가의 잔당들이야!” “6년 전이요?” 배도천은 깜짝 놀랐다. “그래!” “당시 인왕이 곤륜에서 왕으로 칭하고 무력으로 천하를 얻었지. 하지만 자네는 모를걸세. 왕으로 칭하기 전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때문에 목숨을 잃었는지를 말이야.” 배씨 가문 절정이 유유히 말했다. “셋째 장로님의 뜻은 이들 모두 당시 윤구주를 막아 나섰던 사람들이란 겁니까?” 배도천이 재차 물었다. “그렇고말고!” “저기 휠체어에 앉아 있는 늙은 괴물 보이나? 저 자는 주형권이라고 주씨 가문의 선조일세! 주씨 가문은 북방에 웅거하고 있지. 비록 제자백가의 이름난 대표는 아니지만 주씨 가문의 음양진은 도문중에서 명성이 자자하지! 심지어 예씨 가문도 주씨 가문 현문진법의 위력을 인정하였어!” “바로 윤구주가 이 주씨 가문 선조의 두 다리를 베여버렸어!” 이 말에 배도천은 오금이 저려났다. “그리고 저 나호봉의 사도인!” “나호봉은 우리 세가 서열에 속하여 있지 않아. 나호봉은 악행을 서슴지 않는 철저하게 나쁜 종문이지. 나호봉 사람들은 사람의 정기와 피를 빨아먹으며 사악한 무술을 연마해! 사도인은 6년 전 윤왕의 손에 죽었다고 들었는데. 이 자들이 아직도 살아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네!” 배도천은 눈앞의 절정 강자들을 쓱 훑어보았다. 방금 모습을 드러낸 새 얼굴의 절정만 하여도 30여 명이 넘었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세가의 절정도 합하면 50명은 족히 넘는다! “망했어!” “이렇게 많은 절정이 인왕 하나를 죽이기 위해 모인 거라니! 큰 심혈을 기울였네!” 배도천은 놀라워하며 말하였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269화

    6년 전 세가 잔당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윤구주 뒤에 서 있던 형제들의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두렵지는 않았지만, 오늘 이 노룡산에 이토록 많은 절정 고수가 숨어있었을 줄은 몰랐다. 이 자들은 어디서 나온 거지? 그리고 이 자들은 도대체 누구지? 윤구주 이외 나머지 사람은 그들이 누군지 몰랐다. “제길, 마씨 가문이 언제 이토록 강해진 거지? 이 많은 절정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공수이는 두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렸다.“죽여버릴, 절정의 수가 우리의 예상을 한참 벗어났어!” 안색이 어두워진 염수천도 한마디 하였다. 곧이어 고개를 돌려 윤구주에게 말했다. “저하! 명만 내려주신다면 제 10만 금위군들을 불러 모아 이 역적들을 말살해 버리겠습니다.” 윤구주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마치 갑자기 나타난 이 많은 세가의 절정이 그와 상관없다는 듯이 말이다. “괜찮다!” 그는 담담하게 이 세글자를 내뱉었다. “하지만...”염수천이 뭐라 더 말하려고 하다가 연구주의 표정을 보고 말을 삼켰다. 흰 옷차림의 윤구주가 늠름하게 서서 6년 전 세가 잔당들을 훑어보았다. “장씨 가문!” “채씨 가문!” “주씨 가문!” “그리고 나호봉!” “6년 전 내가 너희들의 목숨만은 살려두었건만 6년 후 감히 내 앞에 다시 나타날 줄은 몰랐다!” 윤구주의 목소리는 마치 천둥소리처럼 곳곳에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에 갑자기 나타난 이들이 6년 전 세가 절정들이었음을 말이다!“인왕이 저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저희가 이 몇 년 동안 날마다 인왕을 그리던 보람이 있습니다.” 먼저 입을 뗀 사람은 장씨 가문의 절정 장영록이였다. 그는 당시 윤구주의 칼날에 긁혀 미간부터 입가까지 흉터가 생겼다. 본디 금창약으로 없앨 수 있는 흉터지만 본인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였다. 흉터를 보면서 윤구주를 향한 원한을 되새기기 위해서이다. “장영록, 인왕과 쓸데없는 말 그만해! 우리 이 늙은이들이 인왕

  • 구주, 왕의 귀환   제1270화

    바로 이때 윤구주가 팔을 저으며 말했다. “꼬맹이, 너희들 뒤로 물러서! 이들과 나 사이의 원한에 끼어들지 마!” “하지만 형님...”공수이는 뭐라 더 말하고 싶었다. 윤구주는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말 들어!” 그는 그제야 윤구주의 뒤로 물러섰다. “윤구주, 내 두 다리를 이렇게 만든 값은 톡톡히 치러야겠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주씨 가문 노인은 냉랭한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윤구주는 시선을 그한테 돌리지도 않은 채 덤덤하게 답했다. “네가? 무슨 능력으로?” “너...”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 노인은 분노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감히 뭐라 대꾸하지는 못하였다. 윤구주는 시선을 마씨 가문 일원들한테로 돌렸다. “네가 바로 마씨 가문 세자냐?” 윤구주는 마씨 가문 세자 마동한을 바라보면서 질문하였다. 마동한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였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그가 매번 윤구주를 마주할 때면 마치 많은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렇소. 그러면 뭐요?” 마동한이 대답했다. “사실대로 말해. 이 6년 전의 세가 잔당을 누가 불러 모은 거지? 문씨 가문이냐?” 윤구주는 직설적으로 물어보았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물음에 마동한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윤구주의 말대로 이 세가 잔당들은 문씨 가문이 불러 모은 것이다! 마씨 가문 혼자서는 이걸 해낼 능력이 없다! 하지만 마동한은 사실대로 말할 수 없거니와 감히 말할 용기도 없다. “아무 말도 안 하면 네가 묵인한 거로 여길게!” “하지만 넌 마씨 가문을 끌어들이지 말아야 했어. 왜냐하면 오늘부터 너희 마씨 가문은 주자백가에서 지워질 거거든!” 윤구주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하였다. 윤구주의 이 말에 마동한이 분노하며 말했다. “윤구주,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구나! 네가 정녕 오늘 살아 돌아갈 수 있을듯싶으냐?” “문벌을 도살하고 우리 무도 3대 서열을 억압하고 또 서울에 혼란을 준 죄, 넌 목숨으로 죗값을 치러야 마땅하다.” “오

  • 구주, 왕의 귀환   제1271화

    배씨 가문의 말에 마동한의 안색이 점점 더 굳어졌다. 하지만 그는 곧 기분이 나아졌다. 오늘 이 자리에 제자백가 중 최소 열몇 개의 가문이 왔다! 게다가 30여 명이나 되는 6년 전의 절정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배씨 가문 하나 없다고 두려워할 것 없다. “반씨 가문은요? 혹여 배씨 가문처럼 왕위도 없는 폐인한테 빌빌 길면서 살 건가요? 잊지 마세요, 6년 전 그가 우리 화진 3대 서열을 짓눌렀다는 것을. 6년 전에 그랬듯이 6년 후에도 여전히 그럴 겁니다!” 마동한은 고개를 들어 이제껏 아무 말도 없는 반씨 가문을 바라보았다. 반씨 가문 역시 제자백가의 10대 세가중 하나였다. 게다가 반씨 가문은 싸움에 능하다. 하지만 싸움에 능하다고 하여 막무가내로 싸울 줄만 안다는 뜻은 아니다! 당시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으로 칭할 때 종문 서열조차 그를 막지 못하였는데 세가가 막을 수 있을 리가! 반씨 가문의 절정 노인이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마동한 공자는 우리를 추동시키려 하지 마시오! 우리 반씨 가문은 줄곧 조정에만 충성하고 화진을 위해서만 일하오! 오늘의 일은 저희도 배씨 가문과 같은 입장이요. 우린 끼어들고 싶지 않소!” 이 말에 마동한은 기가 찬 나머지 폭소하였다. “반씨 가문은 사나이다운 면모를 지녔다고 여겼거늘 두려움 앞에서 벌벌 떠는 강아지 같구려!” “그래!” “반씨, 배씨 이 두 가문 모두 나서기를 꺼리니 오늘 내가 이 쓸모없는 왕을 처리해 버리지!” 마동한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든 세가 성원이 차가운 시선으로 윤구주를 쳐다보았다. 오늘의 싸움은 더는 물러날 여지가 없다. 게다가 오늘의 이 싸움은 본디 문씨 가문 세가가 짠 판이다! 6년 전 세가 잔당 절정의 손으로 윤구주를 대적하려는 속셈이다. 지금 6년 전의 세가 절정만 하여도 30여 명이 넘었다. 게다가 마동한의 편인 10여 개의 가문까지 더하면 절정 강자의 수가 50여 명을 넘겼다. 그중 오악 절정이 9명이나 되였다! 이번 싸움은 이제껏 윤구주가 상대했

  • 구주, 왕의 귀환   제1272화

    공수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세가라고 자칭하는 놈들이 이런 짓을 벌이다니.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지? 사람 모아서 형님을 죽이려고 해? 제길! 오늘 소생이 맹세할게. 내가 오늘 너희들 다 죽인 후에 공씨 가문 사람들을 불러 너희 조상 18대의 무덤을 다 파헤치도록 할 거야.” “저하를 보호하라!” 염수천,민규현, 정태웅, 천현수 모두 앞으로 나와 경계 태세를 취하였다! 이때 윤구주가 갑자기 말하였다. “너희들은 물러서거라! 오늘 나 혼자서 저들을 모두 처리하겠다.” “네? 저하?” 염수천은 윤구주가 혼자서 이 많은 세가 절정을 상대하겠다는 말에 멈칫하였다. “내 말에 따르거라! 모두 물러서!” 윤구주는 다시 한번 패기 가득한 어투로 말하였다. “모두 형님 말에 따르도록 해! 형님이 혼자서 해치우겠다고 하시니 우린 그저 앉아서 좋은 구경할 준비나 하면 되!” 공수이는 그 누구보다도 윤구주의 진짜 실력을 알고 있다! 그러니 그는 윤구주가 걱정되지 않았다! 당시 곤륜산에서 싸울 당시 상황이 지금보다 몇십 배는 더 엄중하였으나 윤구주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은 걱정할 필요 없다. 그들은 공수이의 걱정되지 않는 듯한 표정을 보고서야 지시대로 뒤로 물러났다. “하하하!” “역시 천하무적의 인왕 다워. 배짱 하나는 여전히 대단해!” “혼자서 5, 60명의 절정을 상대하겠다는 거야?” 얼굴에 흉터를 지닌 장영록이 비웃으며 말했다. “인왕 풍채가 남다르니 그저 탄복할 따름이야! 하지만 세가를 억압하고 우리 사람을 죽인 죄로 오늘 반드시 목숨값을 치러야 할 것이야!” 외팔의 채씨 노파가 말하는 와중에 검붉은색의 절정 기운이 그녀의 온몸에서 슴베였나 왔다.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저놈부터 먼저 죽이자! 6년 전의 원한을 제대로 갚아보자고!” 검은 도포로 온몸을 뒤덮은 나호봉의 사도인이 분노로 가득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두 팔을 들어 올리자 죽음의 기운이 해골로 변하여 윤구주를 향해 날아갔다. 드디

  • 구주, 왕의 귀환   제1273화

    윤구주가 드디어 공격을 시작하였다. 하늘에 생겨난 커다란 구멍에서는 번쩍거리는 번개가 가득한 뢰의 연못이 있었다. 이 뢰의 연못이 하늘을 뒤덮자 검은 소용돌이 속에서 기둥처럼 굵은 번개들이 이리저리 쳐대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건 봉왕팔기의 뇌왕인이다! 조심해!” 얼굴에 지네 같은 흉터를 지닌 장씨 가문 절정 장영록이 소리를 내었다. 6년 전, 곤륜에서 왕으로 칭할 때 윤구주는 스스로 창작해 낸 팔기지로 무도 3대 서열을 이겼다.지금 윤구주의 팔기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모든 이가 팔기지의 무서움을 안다. 팔기지의 일부만 깨우쳐도 신급에 발을 디딜 수 있고 무도의 절정에 도달할 수 있다. 현재 윤구주의 뇌왕인의 출현과 함께 무수히 많은 천둥번개가 미친 듯이 쳐댔다. 마치 온 하늘이 천둥번개로 뒤덮인 듯 하였다. “윤구주, 네가 팔기지를 쓴다고 해서 우리가 두려워할 것 같으냐?” 다리가 잘린 주씨 가문의 절정이 새빨개진 두 눈으로 거의 절규하다시피 소리 질렀다. 그가 가슴을 툭 치자 구릿빛의 나침반이 튀어나왔다. “현문쌍사진 열리거라!” 이 주씨 가문 선조는 왕년에 윤구주가 왕으로 칭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절정 중 하나이다. 후에 그는 곤륜산 아래에서 윤구주의 검에 의해 두 다리를 잃었다! 이 6년간 윤구주를 향한 원한은 나날이 깊어져갔다! 이젠 복수를 할 때다. 그 나침반이 허공에 떠오르는 순간 절정의 산그림자가 그의 뒤에서 아른아른 비쳤다! 절정중에서 전삼중천은 하등급이다! 전삼중천의 경지를 뛰어넘으면 비로소 절정을 현상할 수 있다! 지금 주씨 가문 선조 뒤에 나타난 우뚝 솟은 5개의 산그림자는 그가 오악 절정임을 알리는 상징이다. 고동으로 만들어진 그 나침반은 허공에서 신속히 커지기 시작하여 3층 건물 높이만큼 커졌다.나침반 속 괴이한 주술 문양이 반짝거렸다. “변!” 주술이 반짝일 때 오악 절정인 주형권이 손으로 가리키며 소리치자 무수한 주술이 순식간에 두 마리의 커다란 이무기로 변하였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274화

    그의 긴 머리가 바람에 흩날리었다. 공중에 서 있는 윤구주는 그 자태가 꽤 늠름하였다. 머리 위로는 번쩍이는 번개였고 발아래는 망망한 산악이었다.그는 날카로운 눈길로 아래를 바라보았다. 천지의 원기가 사면팔방으로부터 그의 몸에 흡수되었다. “수이야, 모두 데리고 물러가거라.” “내 오늘 이 하늘을 피로 물들이고 땅바닥을 갈라지게 하여, 이곳을 인간 지옥으로 만들 참이다!” 살기가 역력한 말에 곤륜 출신인 꼬마의 표정이 처음으로 진중해졌다. “망했어!” “형님이 진짜로 화났어!” “다들 뒤로 물러서... 얼른... 좀 이따 형님이 그 술법을 펼치기 전에!” 공수이는 황급히 모두에게 일렀다. 민규현, 남궁서준, 정태웅, 천현수 이들은 그저 윤구주가 대단하다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로 대단한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공수이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그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 났다. “아 진짜, 멍때리지 말고! 나 지금 엄청 진지해!” 모두가 멍하니 가만히 서있자 공수이가 얼른 한마디 더 보탰다. 그들은 공수이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이 안 되었으나 그의 말대로 얼른 뒤로 후퇴하였다. “세자님, 우린 어떡하죠?” 이때 계속 중립을 유지하던 배씨 가문 절정이 저 모습을 보고 배도찬한테 물었다. 배도찬은 안색이 안 좋았다. 그는 공중에 서 있는 윤구주를 본 뒤 십여 명의 세가 잔당 절정도 힐끗 보았다.“우리도 후퇴해요!” “인왕이 이기든 세가 잔당들이 이기든, 우린 이 싸움에 끼어들 필요가 없어요!” 배씨 가문 절정은 이 말을 듣고 인츰 머리를 돌려 배씨 가문 성원들한테 말했다. “모든 이들은 내 명을 따르거라. 속히 후퇴하라!” 배씨 가문 성원들 모두 이 전장에서 빠져나간 뒤, 반씨 가문 성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몸집이 우람진 반씨 가문 절정 노인이 큰 소리로 외쳤다. “반씨 가문 모든 성원은 후퇴하라!” 얼마 안 가 배씨 가문, 반씨 가문, 공수이 및 기타 사람들 모두 전장의 백 리 밖으

  • 구주, 왕의 귀환   제1275화

    이 4대 오악 절정과 함께 주위의 절정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이 순간, 노룡산 산꼭대기는 완전히 절정들의 전장으로 전락하였다. 무수히 많은 살기를 품은 절정 기운이 윤구주를 향해 날아갔다. 윤구주는 고고한 기품을 풍기며 홀로 수많은 절정을 상대하였다. “펑!”모든 이들의 회심의 일격에 윤구주 머리 위 뢰의 연못이 강하게 진동하였다. 뇌왕인이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건가? 필경 이건 절정들의 싸움이니, 팔기지의 뇌왕인 하나로 그들의 공격을 다 막아내긴 불가능했다.“하하하... 윤구주!”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우리 모든 절정의 공격을 막아내긴 힘들 거다!” “오늘 이후 네 구주왕의 칭호는 화진에서 지워질 것이야!” 장영록은 기운으로 검을 만들어내 뢰의 연못을 향해 찔렀다.뢰의 연못은 다시 한번 거세게 진동하면서 마치 곧 부서질 듯 하였다. 윤구주의 뇌왕인이 버티지 못하고 곧 갈라질 거라 여기던 찰나, 윤구주의 눈동자는 금빛 화염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는 차갑게 아래를 바라보며 온기 하나 없는 말투로 말했다. “너희는 나한테 진정으로 굴복하지 않지? 그러면 오늘 너희를 죽이는 것으로 굴복시켜 줄게!” “팔기지 천주금술 열리거라!” 곧이어 연구주는 팔기지의 제2기를 펼쳤다. 윤구주가 검결을 펼치자 무수히 많은 청색 현기가 윤구주의 몸 안에서 나왔다. 이 현기들은 곧 999개의 작은 검으로 응결되었다. 곧이어 이 999개의 청색의 작은 검들은 하나로 융합되어 거대한 검으로 변하였다. 이게 바로 천주금술이었다.“윤구주가 팔기지의 제2기를 펼쳤어!” 세가 잔당 중 한 절정이 그 거대한 검을 보며 소리쳤다. “겁먹지 마!” “팔기지가 강하다 한들 우리가 같이 공격한다면 제2기도 우리를 어쩌지 못해!” 다른 한 절정이 답했다. 다들 윤구주가 제2기를 펼친 후 끝인 줄 알았는데 이때 윤구주의 분노가 섞인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팔기지 어검술 열리거라!” “팔기지 부자결 열리거라!” 봉왕팔기! 제1기: 뇌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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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028화

    하지만 한 계단씩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난관들도 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만약 윤구주와 맞서야 하는 적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차분히 계단을 오르는 윤구주는 마치 깊은 심연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의 강력함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올라올수록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였다.검종의 검객들이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윤구주는 이미 사백 계단까지 올라와 있었다.하지만 사백 계단쯤으로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화진의 또 다른 황자 구주왕의 후계자였으니까.윤구주가 오백 계단을 밟는 순간 모든 이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오름을 지켜보았다.오백일…… 오백이십! 오백오십! 오백구십구!“마침내 구구관에 도달했다.”“칠구는 수겁이요 구구는 극히 넘기기 어려운데.”진정한 고수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과연 윤구주가 이 한 걸음을 쉽게 넘을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했다.윤구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그가 본 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마치 화진의 온 세상 같았다.한눈에 화진의 대지와 산천이 모두 담겼다.눈앞에 펼쳐진 화진의 아름다운 대지는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이 끝없는 강산 곳곳에 묻혀 있는 수많은 해골도 함께 보였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비장함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구주의 내면을 감지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이 곧바로 그의 곁에 나타났다.“구주야 화진의 산천을 잘 살펴봐! 천하의 용맥은 모두 화진에서 비롯되었고 이 한 획 한 획은 백성의 척추와 같다! 눈에 비치는 물의 맑고 흐림은 중요하지 않아. 지나치게 눈 부신 빛은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너무 어두운 밤은 희망을 앗아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화진의 이 산천은 영원히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왜냐하면 푸른 산마다 묻혀 있는 충신의 뼈와 넋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으니까.”서요산 검종 종주는 윤구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 온

  • 구주, 왕의 귀환   제2027화

    진인들은 말했다. 임정설이 만약 집념을 내려놓는다면 육백 계단까지도 오를 수 있을 거라고.장인 대진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집념을 놓는다면 더 이상 화진의 국주가 아니지. 바로 이런 끈질긴 의지가 있기에 그분이 화진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다른 진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이란 그런 법이다. 아마도 집념을 놓았다면 임정설은 오백 계단조차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이때 임정설은 아직 남아 있는 절반의 계단을 바라보며 씁쓸히 미소 지었다. “어쩌면 여기서 멈춰야겠구나.”임정설은 다시 뒤를 돌아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기 자식이자 동료처럼 여기는 윤구주가 과연 몇 계단을 오를지 궁금했다.깊은 생각에 잠긴 임정설이 곧바로 말을 꺼냈다.“구주야 이제 네가 올라서 봐! 화진의 구주왕다운 실력을 보여줘! 적어도 나보다는 못하면 안 되지 않겠냐?”아래에 서 있던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원래 그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국주의 바람이라면 흔쾌히 도전할 마음이었다.“명 받들겠습니다!” 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계단을 밟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기 시작했다.구주왕이 등천로에 도전했다는 소식에 서요산 검종 전체가 술렁였다.검객은 물론이고 잡일을 돕는 제자들까지 모두 금정에 모여들어 그의 모습을 보고자 했다.심지어 하늘 위 어둑한 구름 사이에서도 한 쌍의 법안이 열렸다. 바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 환영이었다.임정설이 먼저 정상에 올랐고 장인 대진인을 포함한 일곱 진인과 서요산의 모든 제자들은 화진의 황자를 향해 몸을 숙여 예를 갖추었다.“모두 일어나시오. 그대들이 없었다면 화진은 이미 혼란 속에 빠졌을 것이오. 진정 국가와 화진을 위해 헌신한 것은 바로 그대들입니다.” 임정설은 화진의 모든 백성을 대표할 순 없지만 왕실을 대표하여 임 씨 일족의 지도자로서 서요산 검종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국주께서 과찬입니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묵묵히 힘썼을 뿐입니다. 화진의 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6화

    일곱 진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들은 국주가 이미 등황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사백 계단은 쉽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그들의 예상대로 임정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며 오백 계단을 가볍게 밟아 올랐다. “오백 계단을 밟으면 등황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일곱 진인 중에서도 오직 장인 대진인께서만 과거에 오백 계단에 오르셨고, 현재 서요산에 살아계신 유일한 오백 계단 수련자이십니다. ” 한 진인이 감탄하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옆에 있던 백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선임 도사님 그러면 그 도사님도 황자란 말씀입니까? ”“하하! 우리 서요산에서는 외부의 그런 칭호를 쓰지 않아요. 우리 사이에서는 그를 반신이라고 부릅니다.” 진인들이 웃으며 말했다.청해가 옆에서 덧붙였다. “서요산 검종에서 말하는 반선이 황자를 뜻하는 거야. 근데 그 서요산 반선 진짜 어마어마하게 강한 인물이거든. 예전에 곤륜 구역에서 귀한 영약 찾으러 들어왔다가 우리 빙신전 전주랑 빙황 두 명이 같이 상대했는데도 둘 다 거의 죽을 뻔했어. 결국 아사 신전한테까지 도움 요청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뭐라고?”백호는 놀라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진짜 그렇게 강한지 의문이 들었다.일곱 진인 중 가장 나이 많은 그 진인은 백호의 단순한 반응에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가 바로 그 반선이었다. 다만 백호가 워낙 세상 물정에 둔감하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놀라기만 하고 있었다.그사이 임정설은 이미 오백오십 계단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자 임정설도 거의 극한에 도달했다.“역시 직접 올라와 봐야 이 압력을 제대로 실감하는구나! 오백사십 계단까진 무리 없었는데 오백오십 계단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구나.”지금 임정설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한 술도의 압력만이 아니었다.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마장이 되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곱 진인은 모두 임정설의 기운이 혼란스러워진 것을 느꼈다.“장인 사형, 국주님께서 심마에 걸리셨군

  • 구주, 왕의 귀환   제2025화

    청해의 눈길이 자주색 도포를 입은 진인에게로 향했다.서요산검종에서 종주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명의 진인이 가장 높은 수련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종문 내의 모든 일은 이들 일곱 명이 책임지고 있다.기세는 마치 대강의 파도가 넘실대듯 깊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과 숲처럼 무한히 이어져 있었다. 그의 수련은 깊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요산 7대 진인의 수련이 극 신급 절정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리네요. 귀하의 수련은 적어도 극 신급 절정 후반에 다다랐군요.”청해는 세 명의 진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몸을 굽혔다.“서요산의 전통은 천 년을 자랑하며 그 깊이는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곤륜 구역은 스스로 신을 자처한 이후로 계속해서 내분을 일으켰습니다. 수련을 통해 세상을 떠난 후 도를 깨닫는다는 말처럼 곤륜 구역은 천하의 영기와 천물을 흡수했지만 제 생각에는 도를 얻지 못한 곳입니다. 지금 당신이 화진에게 올바른 수를 두는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극 신급 절정 후반도 절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한 진인이 답례하며 말했다.그때 몇몇 사람들은 서요산 검객들의 함성에 이끌려 사방을 살폈다. 백호가 사백 계단을 올라갔다는 소식이었다.“대단한데요. 서요산이 전성기였을 때도 사백 계단을 오른 이는 드물었어요. 우리 몇몇 진인들도 입문 시에 사백 계단을 넘은 적은 없었죠.”몇몇 진인들이 칭찬했다.이는 백호가 미래에 매우 큰 가능성을 지녔음을 의미했고 적어도 극 진경 후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극 진경 후반은 곤륜 구역에서 신전의 전주가 될 수 있는 실력이다.지금 사백 계단에 오른 백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완전히 의지로 버티며 강력한 정신력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강한 운명을 지녔다 해도 천지의 이치를 막을 수는 없다.사백오십 계단에 도달했을 때 백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의식을 잃은 것은 시험이 끝났다는 신호였고 백호는 곧 깨어났다.“겨우 사백오십 계단이라니

  • 구주, 왕의 귀환   제2024화

    서요산 검객들이 모두 그 무인의 정체를 궁금해하자 진인도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말했다.“저분은 구주왕 휘하의 화진 군신이자 국방부 대장 백호 장군이시다.”검객들은 모두 입이 벌어진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군신의 명성은 당연히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는 영웅이었으니까.“정말 구주왕 휘하의 군신이라니!”“역시 저런 굳센 의지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어! 수많은 전장을 누빈 명장다운 모습이다!” 서요산 검객들은 백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백호는 이미 삼백이십 계단을 돌파한 상태였다. 백호가 혼자 주목을 독차지하는 걸 본 청해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처음 백 계단은 청해도 육신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백 계단을 넘자 육체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는 술법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평소 쓰던 빙신전의 신술이 계단 위 술법에는 통하지 않았다.“역시 화진의 서요산 검종은 보통이 아니구나. 이 등천로에선 일반 술법이 먹히지 않으니 천지 영기에 대한 깨달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겠어.” 청해는 몸을 감싸고 있던 현빙을 거두고 오로지 자신의 속성 영기로만 버티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막상 올라 보니 이 등천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실감했다. 이백 계단쯤 오르자 벌써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단마다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었다. 올려다보니 백호는 여전히 계단 위로 나아가고 있었다. 청해도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서요산 검객들도 청해의 수준을 알아보고 속삭였다. “저 이역인은 정말 대단한 내력의 소유자다! 기운이 이미 진인 급에 가까워! 극 신급 절정의 수련자임이 분명해!”이에 대해 진인은 신비롭게 꾸미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저자는 곤륜 구역 빙신전의 부 전주 청해다. 경지가 매우 높지. 지금 빙신전은 우리 화진에 귀속되었고 청해 역시 구주왕 휘하의 부하가 되었다. 얼마 전 서울 방어전에서 청현과 목숨까지 걸고 사투를 벌인 끝에 죽을 고비를 넘겼으

  • 구주, 왕의 귀환   제2023화

    백호는 아직도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어느덧 이백오십 계단까지 올라왔다. 이 단계부터는 실체화된 술법이 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계단 하나를 오를 때마다 바람, 불 번개와 같은 속성의 영기가 점점 강해졌다. 여기서부터는 육신 횡련의 수련자는 강력한 체질로 버티고 술도 재능이 뛰어난 수련자는 천지 영기를 다루는 능력으로 버텨야 했다. 한마디로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갈리는 구간이었다. 어느 한 분야라도 특출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백호는 술도에는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강인한 육체 하나로 견디고 있었다.웅!성수의 피가 진동하며 백호의 몸을 지탱했다. 각종 속성의 영기가 몰아쳤지만 백호는 성수혈의 힘을 빌려 억지로 앞으로 나아갔다.수련자에게 있어서 성수의 혈맥이나 법보 등은 모두 신체 외적인 재능으로 간주하지만 그렇다고 이것들이 꼼수나 편법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천 가지 변화와 만 가지 신통력이 있어도 결국 만법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법기든 혈맥이든 이를 감당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몫이다. 천지 영기를 이용한 술법도 결국은 그 힘을 감당할 수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며 감당하지 못하면 반드시 반작용을 맞게 된다. 따라서 수련의 길에는 애초에 편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성수 혈맥 같은 천지의 보물은 보통 사람이 함부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윤구주의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결국 이를 감당하는 건 백호 자신이었다. 성수 혈맥의 힘을 온전히 감당하며 백호는 결국 삼백 계단까지 올라섰다.계단의 꼭대기 근처에는 이미 서요산 검종의 검객들이 여럿 서 있었다. 서요산 검종은 근대에 들어 삼백 계단을 넘는 인재가 드물었다. 최근 백 년 동안 삼백 계단을 넘은 사람이 고작 열 명 남짓이었고 그중 대부분이 삼백여 계단에서 멈췄다. 그런데 지금 백호는 삼백이십 계단까지 올라선 것이다. 이 정도면 서요산 검종 전체가 떠들썩해질 만한 성과였다.이런 제자가 나타난다면 종문 전체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래서 서요산의 진인들까

  • 구주, 왕의 귀환   제2022화

    “한 사람의 품성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그렇게 많은 수련자를 키워낸다면 결국 천하의 마인을 직접 만들어 내는 꼴이 아니겠어?”청현이 바로 그 실패한 예다. 서요산 검종 종주가 청현의 천재성을 아까워한 나머지 그의 인성을 무시하고 양성한 끝에 결국 역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그럼 저하 서요산에 입문한 무술 무인들은 평균적으로 몇 계단까지 오르는지 아십니까?” 백호가 호기심에 물었다. 윤구주는 잠시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무술 무인의 정확한 데이터는 모르지만 검종 종주와 잡담할 때 들어보니 검종 제자들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져서 천 년 전만 해도 평균 삼백 계단 정도였는데 요즘엔 백 계단도 못 오른다고 하더구나. 가끔 삼백 계단을 오르는 자라도 나오면 검종 전체가 몇 년은 떠들썩할 정도라고 했어.”“구백구십구 계단까지 있는 시험인데 천 년 전 전성기에도 겨우 삼백 계단이요?” 백호는 입술을 삐죽이며 서요산 검종의 수준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때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이야?” 윤구주는 흥미롭게 백호를 바라보았다. 백호는 당장이라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윤구주의 허락을 구한 뒤 바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 계단 두 계단... 오십 계단까지는 아무 어려움도 없었다. 백호는 오십 계단에 서서 사람들을 향해 서요산 검종이 별것 아니라며 놀려댔다. 하지만 육십 계단쯤 올랐을 때 처음으로 압력을 느꼈다. 마치 몸 위에 작은 차 한 대가 올라탄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백호에게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백 계단에 도달하자 압력이 갑자기 커졌다. 등에 작은 승용차 대신 소형 트럭이 올라탄 듯한 느낌이었지만 아직 백호의 한계에도 가지 못했다.“근래 사람들의 평균이 백 계단도 못 넘는 이유가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예전의 무인 횡련은 황제도 오를 수 있었지만 요즘 무인 횡련은 죽어라 노력해도 소형 트럭 하나 못 버티는 수준이니 말입니다.”백호는 농담을 던지며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

  • 구주, 왕의 귀환   제2021화

    전에 임정설은 구오 지존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나라를 위해 힘쓰며 수모를 견뎌내고 살아남으려 했다.하지만 이제 황제가 된 그는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그 탓에 이번 관문 앞에서 그는 망설였다.살아 있는 자만이 통과할 수 있는 관문이었다.죽음을 마음에 품은 자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관문이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청해만이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생각했다.‘황제가 되면 곤륜 구역에서 최고 경지에 도달하는 건데. 기뻐해도 모자랄 판에 왜 죽음을 택하려는 거지?’“저하, 국주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듯합니다. 저하도 사랑하던 이에게 배신당했어도 결국 극복해 나갔잖습니까.”백호도 이해하지 못했다.그는 여전히 국주보다는 왕이 더 낫다고 여겼다.“네가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함부로 내뱉느냐.” 윤구주가 단호하게 말했다.백호는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그는 어리숙하고 말솜씨도 없기에 생각나는 대로 말했을 뿐이다.“내가 문아름에게 배신당한 건 억울한 일이지만 나는 그녀에게 잘못한 게 없다. 오히려 그녀가 날 배신한 거다. 하지만 국주는 그 반대였지. 그가 그녀를 저버린 거야. 정이 깊으면 오래가지 못하고 지혜가 지나치면 오히려 상처를 입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쓰라린 후회는 가진 뒤 잃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생사를 달리하게 되는 것이다.” 윤구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만약 소채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도 제정신이 아닐 거라고 느꼈다.“그럼 복수하면 되지 않나요?” 백호가 어리둥절하게 물었다.이때 청해가 눈치를 채고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상대가 너무 강해서 못 이기는 거지. 황제에 오르기 전까진 제대로 맞붙을 힘도 안 돼. 오르고 나서도 이길 수 있을지 장담 못 하고.”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딱 그 말이 맞았다.“그럼 우리가 국주님 대신 복수해 드리면 되잖아요? 국주님은 제 왕이기도 하지만 제 윗사람이기도 하잖아요.”백호가 고개를 갸웃했다.“하하! 만약 세상 사람들이 다 너처럼 솔직하다면 이런

  • 구주, 왕의 귀환   제2020화

    인간이 나쁜 짓을 거듭해 양심을 잃으면 부끄러움도 사라진다.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윤구주를 따라 명예심이 생기면서 죄책감도 느끼게 된 청해에게 이 원한의 전법은 고통스럽기만 했다. 물론 곤륜역 한 신전의 부전주로서 정신이 붕괴할 정도는 아니었다.네 사람은 이 원한의 전법도 가볍게 넘어섰다.이때 전법에 관심을 가졌던 임정설이 무언가를 눈치챘다.“구주야, 서요산의 전법은 우연히 들어온 자를 쫓아내는 동시에 수련자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었어. 서요산은 의지력이 확고한 자들만 끌어들인다는 것을 미리 들어 알고 있다. 이게 바로 서요산이 제자를 선발하는 방식인가 보구나.”“그렇습니다. 매년 화진 무도계 사람들이 서요산에 찾아오지만 성공한 자는 극히 드뭅니다. 실패자들 중 십중팔구는 산기슭에서 죽음을 맞이하죠. 어떤 문턱은 넘지 않는 것이 복이 될 때가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약이죠. 현실을 알고도 바꾸지 못하는 것이 가장 괴로운 법이니까요. 이 관문을 넘는다고 해도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입니다.”윤구주의 말이 끝나자 세 번째 전법이 나타났다.첫 번째와 두 번째 전법은 이곳에 들어온 이들을 돌려보내려고 만든 것이지만 세 번째 전법은 달랐다. 이 전법은 살기로 가득 찬 죽음의 전법이었다.평범한 사람들은 여기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이곳까지 온 자들도 앞길의 위험을 보고 함부로 들어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진 죽음의 길을 보고도 들어가는 자는 스스로 죽음을 원하는 자라서 그런 자들에게 죽음을 내리는 것은 오히려 덕을 쌓는 일이었다.하지만 무도로 도를 깨우치려는 수련자라면 이 관문을 넘기 위해 반드시 목숨을 걸어야 한다. 버텨내야만 수도의 길에 들 수 있고 실패하면 그 후과를 받아들여야 한다.전법 안은 살기로 가득했다. 생기와 영기가 세상을 이롭게 하지 못할지라도 살기와 죽음의 기운은 목숨을 앗아갈 것이 분명했다.진법 내부에는 수많은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무도계에 이름을 날렸던 강자들의 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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