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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Author: 잔영
염구준이 이번 작전을 계획하면서 근접킬러들이 들이닥칠 가능성을 빼먹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기를 쓰고 들어왔으면 영원히 여기 남아 있어.”

붉은색 망토를 두른 주작은 천천히 무대 전방으로 걸어가며 허리춤에서 장검을 빼들었다.

“염 선생의 명령이다. 암살자를 모두 색출해서 격살하라!”

조금 전 앨리스에게 접근했던 미녀 기자를 포함해서 총 20여 명의 엘리트 킬러들이 주작의 장검에 목숨을 잃었다.

“앨리스 씨, 반디엘 가주님.”

모든 일을 마친 주작은 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 반디엘과 앨리스를 향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위험은 이제 제거되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랬다. 염구준의 정확한 탐지능력으로 그들은 오늘 한 방에 주변에 잠복했던 암살자들을 전부 제거했기에 엘 가문은 앞으로 더 이상 두려움에 떨 필요가 없었다.

“아니죠.”

웃고 있던 앨리스가 갑자기 표정을 바꾸더니 말했다.

“짐이 남았잖아요? 아직 짐을 잡지 못했어요.”

그 시각.

봉황국과 30km 떨어진 지점.

길가에 선 대형 SUV 안에서 짐은 음침한 얼굴로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기자회견은 이미 끝났을 시간인데도 그가 파견한 킬러들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아마 그가 예상하는 대로 암살은 실패했을 것이다.

“젠장!”

짐은 신경질적으로 시동버튼을 누르며 출발했다.

이번에 봉황국으로 돌아가면 당연하게 가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백터와 손까지 잡았는데 실패로 돌아가다니 인정할 수 없었다.

대체 최강 킬러 진영을 파견했는데 왜 실패한 거지?

“마지막 방법을 쓰는 수밖에…..”

짐은 이를 갈며 SUV를 몰고 미친 듯이 질주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항공편을 타고 어딘가로 출발했다.

목표는 당연히 엘 가문 글로벌 본부.

엘 가문의 진짜 정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짐은 달랐다.

엘 가문은 르엘족의 후예이자 대대로 귀족 가문이었다. 14세기 중 후반부터 방계의 반란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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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111화

    고성은 어둑어둑했다. 복도 양쪽에는 청동 램프가 걸려 있었고, 램프의 기름이 타면서 공기 중에는 특유의 진한 냄새가 퍼졌다. 그중에는 약초 향도 은은하게 섞여 있었다. 바닥과 벽은 몹시 축축했다. 강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성 내부는 마치 와인 저장고처럼 습기가 많았고 밀폐 조치도 매우 철저했다. 공간 또한 매우 넓어 발을 디딜 때마다, 은은한 메아리가 들렸다. 약 2분 후, 소녀의 안내를 따라 짐은 마침내 성의 중앙 홀에 도착했다. 불빛이 화려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커다란 벽난로 속 불꽃들은 불규칙하게 흔들리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검은 도포를 입은 한 여자가 그 벽난로 앞에 다리를 모으고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족장님!” 여자를 본 짐은 빠른 걸음으로 여자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족장님께, 부끄러운 제자 짐이 돌아왔습니다!”짐...... “내가 기억기엔 네가...... 반디의 사촌 동생이었나?” 그녀의 낮은 목소리는 다소 약해 보였지만 고귀했고 위엄있었다.“봉황국 일맥, 너희 소식을 오랫동안 듣지 못했구나.” 짐을 몸은 미세하게 떨며 머리는 더욱 낮게 숙였다. 600년 동안, 봉황국 엘 가문의 분파는 빠른 속도로 번생했고 종족 본부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였다. 독자적으로 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반디엘을 물리치고 봉황 일맥을 차지하려면, 종족 본부의 힘에 의지해야 했고, 이 여 족장의 힘을 빌어야 했다! “짐은 봉황 시에 있었지만, 한순간도 종족을 잊은 적 없다!” 이마를 땅에 댄 짐은 여자의 생각을 빠르게 추측하다 결국 이를 악물었다. “저는 10여 년 동안 조카 ‘폴’을 키웠고 앨리스와 가주 자리를 다투게 했습니다.”“봉황시 분파를 이끌고 다시 종족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최종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앨리스 그 소녀가 외부인과 결탁하여 나와 폴의 계획을 망쳐버렸습니다...... 족장님, 현명한 판단 부탁드립니다!” 그렇군...... 그런 일이 있었구나. 여자는 아무 말

  • 군신의 귀환   재1112화

    "종족이 합병하면 이 사람과 맞설 수 있기를 바래. 그렇지 않으면, 6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엘 종족은 파멸할 것이다…" 가볍게 울려 퍼지던 목소리는 점차 사라지고, 모든 것이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한편, 봉황성에서 7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고성.백타 조직 본부. 과거의 수장이었던 '마야'가 심각한 부상을 입고 행방불명되면서 조직의 이름은 '백타 '로 변경되었으며, 여전히 지하 세계를 지배하면서 불법 거래를 이어가고 있었다.그들의 역사에도 매우 오래되었다. 그들 조직의 전신은 중세 유럽 암살자 연맹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활동했었고 시대가 바뀌면서 점차 사라졌다.현재까지 계속 운영되는 가장 주요한 사업은 현상금이 걸린 암살과 지하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테러정보기관이었다. "킬러왕, 이 타이틀은 정말 매력적이군…" 조직 본부, 의자에 앉아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 백타는 만감이 교차했다. 20년! 20년 전, 마야 조직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그는 한순간도 이 남자를 대체해 이 최고 위치에 앉기를 원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너무나도 강력했던 마야 때문에 이 야망은 마음 깊이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흑풍 존주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마야 비록 행방불명 상태지만 이미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흑풍 존주가 말대로, 마야의 내장과 경맥을 파괴했으니, 운이 좋아 죽지 않더라도 남은 인생은 병신이 될 수밖에 없다.마야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전설의 전신 전주,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최강의 전신뿐이었다! "마야의 운이 그렇게 좋을 리가 없지, 그리고 전신전주가 왜 그를 치료해 주겠어?" 자조적인 웃음을 짓고 있던 백타는 몸을 일으켜 석벽으로 걸어갔다. 석벽 뒤의 밀실은 조직의 최대 기밀이자 암살자 연맹 기지였다. 이 방의 키를 얻으면 거의 지하 세계 전체를 장악한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그 열쇠는… 지금, 백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큰일 났습니다!" 백타가 비밀의 방을 열려는데

  • 군신의 귀환   제1113화

    청해 무관의 제왕, 용하국 북방 염씨 가문의 장남이자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 염구준!"왜 하필 그가……"백타는 온몸이 떨렸고 얼굴에는 핏기 한 점 남아 있지 않았다.전신 전주, 그 위대함은 하늘을 찔렀다!초급 전신 절정 무사인 백타는 일반인 앞에서는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존재 앞에서는 손을 쓸 자격조차 없었다.염구준……심지어 흑풍 존주조차도 그를 두려워했다. 실력은 이미 전신을 능가하는 공포스러운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했을 것이다!"우리……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잔뜩 겁에 질린 백타의 모습을 본 부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비밀 통로로 도망치면, 아직 늦지 않을 겁니다……"도망? 왜 도망가!마음을 가다듬은 백타는 갑자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전신 전주가 집접 행차…그게 뭐?여기는 백타 조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살인자들이 모인 곳이다. 최강 암살자의 본부이고 백타의 영역이다..염구준이 설령 천하무적이라 하더라도 그는 혼자다!눈에 미친 듯한 광기를 뿜어내는 백타는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명령을 받들어라! 모든 킬러들이 적을 맞이하고, 최정예 자객들이 모두 나서라.""염구준을 쳐라!"백타 조직 입구 경계 태세는 삼엄했다.이때 대문 앞에 수십 명의 킬러들이 계속해서 집결되었고, 최정예 자객들도 급히 모여들었다.그리고 백발백중의 정예 저격수들 역시 준비하고 있었다!무려 서른 개 이상의 최정예 저격총이 기지 대문 앞에 서 있는 젊은 남자를 겨누고 있었다.염구준!"마야가 조직 운영은 잘한 것 같군."주위를 둘러보던 염구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숨어 있는 저격수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저 조직 거처를 세심하게 살펴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을 뿐이었다.마야의 취향은 명확했다. 그곳은 산과 물이 어우러져 경치가 아름다웠다. 번화한 도심에서 이처럼 세속을 벗어난 낙원을 찾는 데는 많은 노력을 들였을 것이다.안타깝게도, 사람을 잘못 들인 탓에 배신을 당해 백타라는 비열한

  • 군신의 귀환   제1114화

    무도 고수의 무서운 기운, 저격탄의 새빨간 광채, 로켓탄의 불꽃, 그리고 고대 암기의 격렬한 기류...모든 것이 마치 무적의 에너지 홍수처럼 공기 중에서 상상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염구준에게 몰려들었다."겨우 이 정도? 정말 실망스럽군."이러한 무서운 공격 앞에서도 염구준은 희미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천천히 뻗어 가볍게 움켜잡았다.반보 천인, 천인의 힘으로 천지를 장악하다!반경 500미터 내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고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운 압박감이 서서히 나타났다.모든 것을 파괴하고, 부수고, 소멸시킨다!무서운 기세로 덮쳐오는 킬러들, 순식간에 날아드는 저격탄, 윙윙 소리 내는 로켓탄, 섬뜩하게 빛나는 암기...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가볍게 눌린 듯, 모두 사라져 버리고, 더 이상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그리고 이 미약한 개미들!조직 내의 킬러, 자객, 저격수...총 100여 명이 넘는 이들의 몸은 무형의 저항할 수 없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살덩이들이 순간적으로 터지며 핏빛 안개로 변해 버렸다!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사망했다!"천인 밑엔 그저 개미일 뿐."오른손을 거둔 염구준은 사방으로 터져 나간 시체 조각들을 무시한 채 정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백타, 기다려!......"시간은 충분해, 분명 충분할 거야!"이 순간, 백타는 온몸을 떨며 가져갈 수 있는 모든 것을 급히 챙기고 있었다.산업 주식 증서, 금융 증권, 현금 수표, 다이아몬드...무려 두 개의 가방을 가득 채운 채, 양손에 들고 기지 비밀 통로를 따라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었다.비밀 통로를 막 빠져나가려는 순간..."물건이 꽤 많군, 내가 도와줄까?"희미한 웃음이 섞인 가벼운 목소리가 백타의 뒤에서 조용히 울려 퍼졌다. "이렇게 힘든 일은 왕이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잖아?""내가 대신할까?"음?잠시 멈칫하던 백타는 자신의 부하인 줄 알고 조건반사로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할게, 너희는 명령만 수행하면 돼, 염구준을..

  • 군신의 귀환   제1115화

    심지어 용하국 지존 용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그야말로 천하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이토록 무서운 존재 앞에, 백타 따위는 손을 뻗을 용기도 없고, 반항할 생각조차 감히 못 했다! 새로 취임한 왕? 지하 세계에서 무시무시한 존재가 염구준 앞에서는 그저 어린아이일 뿐이다!“만나서 영광이라면서 맞이할 생각은 안 해놓고 죄송하다?” 염구준은 아무런 표정 없이 백타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며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마야를 배신하고 조직을 침탈한 것이 바로 네가 저지른 짓이다.” “아주 용감하고, 똑똑하고, 대단하네!” 훅!염구준이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백타는 벌벌 떨며 뒤로 물러섰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된 백타는 무릎을 꿇고 염구준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그는 급기야 통곡하기 시작했다.젊은 나이에 출세한 그는 무도로 동료들을 압도하며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지금, 막강한 힘을 가진 전신 전주 앞에서는 감히 머리를 들지도 못했다.“전주님,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세요!” 백타는 목이 터질 듯 외치며 울부짖었다. “전주님, 고개를 숙여 잘못을 인정합니다!” “백타는 전주님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이며, 평생 배신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배신을 일삼는 자가 나에게 충성하겠다고? 그럴 자격이 있나? “너 같은 하찮은 자를 내가 필요로 할 것 같나?” 염구준은 냉소를 지으며 무정한 얼굴로 말했다. “마야가 너를 잘못 믿었기 때문에 오늘날,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너 같은 배은망덕한 자는 돼지나 개만도 못하다.” “넌 살아서는 안 된다!”쾅!공포에 질린 백타는 벌벌 떨면서 실신할 지경이 되도록 머리를 조아렸다. “전주님,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백타가 잘못했습니다!” “흑풍 존주가 강요해서 보스를 배신한 겁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올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염구준은 이미 등을 돌렸다. 백타에게 등을 보이며 조직의 대전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염구준이 차갑게 말했다. “널 죽이면 내

  • 군신의 귀환   제1116화

    잠시 후, 조직의 대전으로 돌아온 염구준은 흔적이 없는 벽 앞에 서서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벽 뒤에는 조직의 핵심, 즉 기계실이 위치해 있었다. 열쇠가 없다면...... 열쇠가 뭐 필요하겠는가! 팍! 가볍게 손바닥을 쳤다! 반 미터 두께의 합금 콘크리트 벽이 그 자리에서 폭발하듯 부서지며, 지름 3미터가 넘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합금 강판이 사방으로 터지고, 시멘트 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역시 여기에 있군!" 염구준은 몸을 솟구쳐 파괴된 구멍을 통해 가볍게 기계실로 들어갔다. 컴퓨터가 작동하고, 본체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는 종이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매우 어수선해 보였다. "마야......" 염구준의 눈가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조금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이 녀석은 능력이 좋으나 문서 정리 같은 사소한 일에는 엉망이었다. 그리고 부하들에게 이런 핵심 기밀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무작정 쌓아두었다.아무런 단서도 없이 정보 찾기가 쉽지 않다! "역시 직접 해야겠군......" 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오른손을 허공에 들자, 보이지 않는 기운이 퍼져 모든 문서가 휘몰아치며 날아다녔다. 일복십행!모든 문서와 종이가 펼쳐지며, 염구준 앞을 순식간에 지나갔다. 각 문서가 머무는 시간은 절대 반 초를 넘지 않았지만, 그는 문서 내용을 이미 완전히 숙지했고 절대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1분, 10분, 반 시간...... 그렇게 자료를 검토한 지 이미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응!?" 그러다 날아다니는 종이들 사이에서 한 장의 어두운 노란색 페이지가 한 서적에서 떨어졌다. 표면에는 간단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으며, 작은 크기로 정교하게 생겼다. 신무 옥패! 오랜 세월이 흘러 이 누렇게 바랜 종이에는 신무 옥패의 간단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으며, 서명은...... 엘·몬드였다. 약 400년 전, 엘 가문 조상 족장! "이제 보니,

  • 군신의 귀환   제1117화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왜 갑자기 엘 가문 내부에서 합병안이 제안되어 봉황 시 지파를 본부로 귀환시키려 하는가!왜? 도대체 왜?! 더 끔찍한 것은, 귀환을 지지하는 사람이 핵심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앨리스를 차기 가주로 지지한다고 이미 표명했었다는 점이다! "허허." 핵심 구성원 중 한 명인 폴도 오늘 가족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반디엘과 앨리스를 차갑게 바라보며 낮게 웃었다. "가주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짐 삼촌은 이미 알고 있었군." "...... 오늘은 당신과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족장의 명령을 실행하는 거예요." "누구든 거부하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겁니다!" 쉭! 폴의 말이 끝나자, 앨리스를 지지하는 몇몇 핵심 구성원들이 얼굴을 일그러졌다. 반디엘은 더욱 분노에 찬 표정이었다. 대담하기 짝이 없군! 반디엘은 가주에서 물러나지 않았으며, 앨리스는 차기 가주로서, 엘 가문 전체를 손아귀에 쥐고 있었다. 그런데 폴이 감히 이렇게 무례하다니? 얼마나 오만한가! "여봐라!" 반디엘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폴을 밀실에 가두고, 반성하게 하라. 가주의 명령 없이 누구도 그를 만날 수 없다!" 정적이 흘렀다. 반디엘의 부하들, 홀 주변에 배치된 경호원들과 성채 곳곳에 숨어 있는 저격수들...... 모두 반디엘과 애리스에게 충성하던 자들이다.하지만 마치 하룻밤 사이에 자취를 감춘 듯,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심지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하하하하하!" 갑자기 터진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평온을 깨뜨렸다.폴의 삼촌이자, 이 음모와 배신의 추동자, 짐! 그는 세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데리고 당당하게 홀로 들어오며, 반디엘과 앨리스의 얼굴에 담긴 충격에 더욱 기쁜 표정을 지었다. "쓸모없는 자들이 감히 우리 삼촌과 나에게 무례하게 굴어? "“사랑하는 형님 동생들, 정말 너무 순진한 거 아닌가요?" 죽었다? 그들이 모두 죽었단 말인가?! 몸을 떨며, 짐

  • 군신의 귀환   제1118화

    짐의 옆에 있던 다른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철위병이 번개처럼 움직여 홀에 남아 있던 몇 명의 앨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가볍게 죽였다. 반디엘과 마찬가지로, 모두 목이 부러져 당장에서 숨이 끊겼다! "가주님을 축하드립니다." 이 순간까지 남아 있던 십여 명의 가족 장로들이 폴을 향해 손을 모아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아첨하기 바빴다."폴이 가주로 취임하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바였습니다. 우리는 기꺼이 복종하겠습니다!" "폴 도련님을 따르겠습니다...... 아니, 이제는 가주님이라고 해야겠군요!" 분위기는 이미 확정되었다. 반디엘이 죽고, 그를 지지한 자들이 모두 살해된 지금, 앨리스는 완전히 홀로 남겨졌고, 이 거대한 가족 성채에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었다! "삼촌이 네 마음을 알고 있단다." 짐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가 손을 흔들었다. "폴의 즐거움을 방해하지 말고 모두 나와 함께 나가자."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삼촌이 준비한 만찬을 마음껏 즐겨라!" 쉭! 앨리스는 몸을 파르르 떨렸다.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설마...... 앨리스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이, 짐은 세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철위병과 십여 명의 가문 구성원들을 데리고 홀을 떠났다. 방 안에는 반디엘의 시체와 지지자들의 차가운 시체만이 남아 있었다! "내 사랑하는 동생, 오빠가 너를 오래전부터 맛보고 싶었단다." 폴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앨리스의 풍만한 몸을 보며 탐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버지가 죽어서 많이 슬프지?" "괜찮아!" "예쁜 아가씨, 걱정 마. 널 질리도록 맛보고 곧바로 아버지 곁으로 보내 줄게!" 엘 성채의 홀에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점점 다가오는 폴을 본 앨리스는 공포에 몸을 떨었다.그, 그가 미쳤나?! 두 사람이 비록 친형제는 아니지만, 폴의 아버지인 엘 간도와 방금 죽은 반

Pinakabagong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479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78화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 군신의 귀환   제2477화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 군신의 귀환   제2476화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 군신의 귀환   제2475화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 군신의 귀환   제2474화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 군신의 귀환   제2473화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 군신의 귀환   제2472화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 군신의 귀환   제2471화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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