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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6화

Author: 잔영
“살려… 주세요…”

한 모퉁이에서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 가봤더니, 중년 여성이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움켜쥐고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응?”

여자의 표정을 살피던 염구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입꼬리를 올리면서 피식 웃었다.

무슨 상황인지 단번에 알아챈 것이다.

“괜찮으세요? 저희가 도와 줄게요.”

마음씨 착한 손가을이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자, 염구준이 팔을 잡아당기며 막았다.

“잠깐만, 저 사람 괜찮아. 안 죽어.”

“구준 씨, 이렇게 많은 피를 흘렸는데 일단 지혈이라도 해줘.”

그 여자를 본 순간 손가을은 덜컥 겁이 났다.

필경 사람마다 각자 말 못할 어려운 상황이 있기 마련이니까.

“제… 제발 도와주세요.”

여자가 꼼작하지 않고 계속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염구준이 거짓 연기를 보다 못해 싸늘하게 말했다.

“뒤에 칼을 숨겼잖아. 언제까지 쇼할 거야?”

역시 백전백승의 전쟁을 겪은 사람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

염구준은 살면서 하찮은 수법을 사용하는 인간들을 많이 봐서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연기라고?”

손가을은 의심스러웠지만 남편이 거짓말할 이유가 없기에 믿기로 했다.

쇼라는 것이 들통난 여자는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며 날카로운 비수를 꺼내 들었다.

“흥, 똑똑한 척하기는 죽어!”

비수는 가차 없이 염구준의 목을 겨누며 빠르게 다가왔다.

“조심해!”

갑작스러운 변고에 손가을이 소리를 질렀다.

비록 무공 실력이 약하지 않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쿵!

염구준은 가볍게 비수를 내치고 상대방의 목을 조르며 따져 물었다.

“너 정체가 뭐야? 왜 여기에 매복했어?”

여자는 그를 미행하던 무술인들은 아니지만 온몸에 강력한 기운이 감도는 것이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그때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의심스러운 일행에서 이 여자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정말 알고 싶어?”

여자가 되물었다.

“그래.”

염구준의 목소리가 조금 더 싸늘해졌다.

정체를 모르는 무술인들이 게임에 끼어들어 매복했으니 보통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위협이 되었다.

“말하기 싫다면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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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이 누군지 똑똑히 봤어?”용병 대장은 불길한 소식에 표정을 싸늘하게 굳히며 물었다.정예팀이 갑자기 죽었다는 것은 현장에 더 강력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었다.“대장, 그놈을 찾아가서 형제들 대신 복수할 겁니까?”부하가 나지막하게 되물었다.그들은 지금까지 함께 수차례 임무를 수행했으니 생사를 겪은 형제나 다름없었다.그런데 용병 대장이 손을 내리며 결정을 내렸다.“상대방의 정체와 실력을 모르니 이만 토니를 데리고 철수하자!”“하지만…”촤아악!부하는 형제를 위해 복수하고 싶어 더 설득하려 했지만 돌아온 건 용병 대장의 손찌검과 엄한 꾸짖음이었다.“명심해! 우리는 용병이야. 오로지 돈을 받고 싸우는 용병이니 복수 따위 생각하지 마!”“네!”“알겠습니다!”부하들이 전부 일어서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솔직히 그들은 이미 생사에 미련이 없어서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용하는 본래 용병 출입을 금지하는 구역이라 오기 전부터 죽을 각오를 했던 것이다.“대장, 이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누군가 묻자, 용병 대장이 손으로 목을 그으며 대답했다.“한 놈도 살리지 말고 죽여!”이미 목표 인물을 잡아서 최대한 빨리 철수해야 하니 누구에게도 들통나면 안 되었다.용하 제경에서 눈치채는 날이면 임무가 실패하는 것은 물론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었다.“최대한 빨리 처리한다!”한 용병이 말하면서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 들었다.체포된 게임 참가자들은 죽이라는 말에 저마다 몸부림치며 소리쳤다.“안 돼. 제발 살려줘!”“우리 집 부자야! 나를 풀어주면 얼마든지 줄게!”“너희들 함부로 이러지 마! 죗값을 받을 거야!”어려서부터 평화로운 용하에서 살아온 국민들은 이런 살벌한 협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염구준 부부는 간이 벽 뒤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여보, 우리 도와주자!”손가을은 더는 봐줄 수가 없었다.“조금만 기다려 봐, 그들이 움직였어.”초조하는 그녀에 반해 염구준은 여유 있게 입꼬리까지 올렸다.용

  • 군신의 귀환   제2866화

    “살려… 주세요…”한 모퉁이에서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 가봤더니, 중년 여성이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움켜쥐고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응?”여자의 표정을 살피던 염구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입꼬리를 올리면서 피식 웃었다.무슨 상황인지 단번에 알아챈 것이다.“괜찮으세요? 저희가 도와 줄게요.”마음씨 착한 손가을이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자, 염구준이 팔을 잡아당기며 막았다.“잠깐만, 저 사람 괜찮아. 안 죽어.”“구준 씨, 이렇게 많은 피를 흘렸는데 일단 지혈이라도 해줘.”그 여자를 본 순간 손가을은 덜컥 겁이 났다.필경 사람마다 각자 말 못할 어려운 상황이 있기 마련이니까.“제… 제발 도와주세요.”여자가 꼼작하지 않고 계속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염구준이 거짓 연기를 보다 못해 싸늘하게 말했다.“뒤에 칼을 숨겼잖아. 언제까지 쇼할 거야?”역시 백전백승의 전쟁을 겪은 사람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염구준은 살면서 하찮은 수법을 사용하는 인간들을 많이 봐서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연기라고?”손가을은 의심스러웠지만 남편이 거짓말할 이유가 없기에 믿기로 했다.쇼라는 것이 들통난 여자는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며 날카로운 비수를 꺼내 들었다.“흥, 똑똑한 척하기는 죽어!”비수는 가차 없이 염구준의 목을 겨누며 빠르게 다가왔다.“조심해!”갑작스러운 변고에 손가을이 소리를 질렀다.비록 무공 실력이 약하지 않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쿵!염구준은 가볍게 비수를 내치고 상대방의 목을 조르며 따져 물었다.“너 정체가 뭐야? 왜 여기에 매복했어?”여자는 그를 미행하던 무술인들은 아니지만 온몸에 강력한 기운이 감도는 것이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그때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의심스러운 일행에서 이 여자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정말 알고 싶어?”여자가 되물었다.“그래.”염구준의 목소리가 조금 더 싸늘해졌다.정체를 모르는 무술인들이 게임에 끼어들어 매복했으니 보통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위협이 되었다.“말하기 싫다면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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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862화

    “10억!”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경매장을 꽉 채웠다.이런 낙찰 방식은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염구준이 단번에 두 배의 가격을 불렀기 때문이었다.“10억 1원!”고준희는 기회다 싶어 염구준에게 한방 먹였다.두 사람의 모순은 비단책의 유혹으로 가속화되어 가격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다른 가주들은 끼어들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11억!”“11억 1원!”염구준이 가격을 부르면 고준희도 따라서 가격 1원을 추가했다.외부인이 보기에도 두 사람은 싸우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녀석과 시간 낭비하기 싫어 또 두 배의 가격을 제시했다.“20억!”“와!”현장의 사장들과 가주들이 감탄을 자아냈다.비단책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높은 가격을 부르는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손씨 그룹은 그럴 능력이 있다고 여겼다.순식간에 고준휘의 안색이 시퍼렇게 상기되었다.당장 쓸 수 있는 자산이 제한이 있어서 계속 가격을 부를 수 없었다.솔직히 이 비단책은 무술계에서 15억이면 충분히 살 수 있지만 실제 가치가 미미하여 거액으로 사려는 사람은 극소수였다.“입만 놀리지 말고 그만한 돈은 있어?”“하하하.”그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며 바보 취급을 했다.손씨 그룹의 규모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고준휘는 이 사람들이 왜 웃는지 몰라 안색을 굳혔다.염구준이 패기 있게 나서서 말했다.“시끄러워. 갖고 싶으면 가격을 올리고 없으면 저리 꺼져!”어디를 가나 멍청한 것들이 말썽을 피워서 여간 귀찮지 않았다.하지만 여기서 그만둘 고준휘가 아니었다.그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 가격을 제시했다.“23억!”아무리 대경재단이 돈이 많아도 이것이 한계였다.두 사람의 기싸움에 가격은 비단책의 가치를 훨씬 초월하여 점점 더 손해를 보았다.“24억!”그러나 염구준도 마찬가지로 여유 있게 가격을 올렸다.옥패와 관련 있는 책이니 상대방이 어떤 가격을 제시해도 무조건 낙찰할 것이다.그러니 돈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흥!”낙찰에 실패한 고준휘는 씩씩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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