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채는 최고의 카드로 최악의 수를 둔 거나 마찬가지였다.“지금 날 협박해? 내가 그까짓 걸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보여?”염구준이 발을 들어 찰채의 복부를 강하게 걷어차며 말했다. 찰채는 그 자리에서 바로 즉사했다. 시신을 온전히 남기는 것, 그것이 염구준이 이 상황에서 베풀 수 있는 유일한 은혜였다.“사, 살려주세요! 저희는 명령에 따른 것밖에 없습니다!”이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찰채의 부하들이 염구준을 향해 절하며 간절히 애원했다. 찰채가 이토록 쉽게 당하다니,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염구준은 그런 그들을 무시한 채 천천히 소요를 향해 다가갔다.“그러게 왜 쓸데없이 일을 크게 만들어?”소요는 겁에 질려 제대로 대꾸조차 못하고 몸을 떨었다. 그렇게 그녀는 무형의 힘에 인해 순식간에 옆에 있던 도랑으로 던져졌다.동남아시아, 한 장례식장.금사남목 관 안에 한 남자가 싸늘하게 굳은 채 누워있었다. 바로 염구준에게 죽임을 당한 찰채의 시체였다.관 앞에 키가 작고 뚱뚱한 한 노인이 주먹을 꽉 쥔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누가 한 짓이냐? 감히 내 하나뿐인 아들을 죽이다니!”한참 침묵하던 솜파가 입을 열었다.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살기가 묻어났다. 사람들은 그런 그의 분노에 짓눌려 제대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오늘 항공편으로 들어온, 용하국 출신의 남자였답니다.”옆에 있던 집사가 재빠르게 그의 옆으로 다가와 대답했다.“그래서, 행방은?”솜파가 온몸으로 분노를 표출하며 복수를 다짐했다.“극정 호텔, 스위트룸에 있답니다.”집사가 손에 들고 있던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며 알아온 정보들을 읊조렸다. 참으로 기이한 행적이었다. 남자는 자신이 표적이 되었음을 알았을 텐데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이 당당히 어디든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올 테면 와라, 선전포고라도 하는 모습이었다.“그럼 뭘 꾸물거리고 있어. 얼른 사람을 소집해 놈을 잡아와라. 아주 갈기갈기 찢어 내 아들의 원한을 풀어야겠다.”솜파가 눈을 번뜩이며 매섭게
들킨 마당에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었다. 베놈은 속으론 놀랐지만,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쾅하고 발로 문을 걷어차며 들어갔다.뚫린 문 사이로 열명 정도 되는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모두 꽤 경지가 높은 강자들이었다. 베놈은 이번 작전을 확실하게 성공하기 위해 오직 강자들만 모아 팀을 꾸렸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차라리 덜 고통스러울 것이다.”베놈은 염구준을 얕보고 있었다. 저 어린 나이에 종사급 찰채를 단번에 죽였다니, 절대로 혼자서 한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염구준이 비웃으며 말했다.이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봤자 정진왕자 경지가 최선이었다. 그는 흥미를 잃었다. “흥, 허세는!”베놈이 신호를 보내자 사람들이 일제히 공격하려 달려들었다. 이 짧은 거리에서 아무리 대단한 고수라도 대처할 수 없을 거라 예상했다.하지만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들은 채 몇 발자국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도 제대로 움직임조차 보지 못했다.“으윽!”잠시 뒤, 베놈이 신음하며 머리를 부여잡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염구준이 조금만 더 힘줘 내리쳤다면 그는 자리에서 즉사했을지도 몰랐다. “네가 아직 죽지 않은 건 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내가 아직 할 말이 남았기 때문이다.”염구준이 유유자적 차를 마시며 말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매우 침착한 모습이었다. 베놈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긴장해 침을 꼴깍 삼켰다. 정예 병력들이 이토록 소리소문 없이 처리되다니!“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그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다시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 허점투성이 공격, 염구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찻잔을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쾅하고 내리쳤다. 이어서 손가락에 공력을 주입해 뛰어오른 찻물을 마치 비수처럼 베놈을 향해 쏘았다. 물줄기가 강타한 곳마다 뼈마디가 스러지며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베놈은 순식간에 바닥에
솜파가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염구준을 노려보았다. 범상치 않는 전력을 가진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선물을 보냈으니, 답례를 하러 온 것뿐이야. 나를 찾았다면서?”염구준이 자연스레 다가와 소파에 앉았다.솜파는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수고스럽게 찾아갈 것도 없이 복수할 기회가 생겼으니까.“암위, 당장 저 놈을 죽여라!”솜파가 큰 목소리로 외치며 소요를 이끌고 뒤로 물러났다. 동남아시아 상업계를 오랫동안 주름잡을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어둠속에서 검은 목면을 한 여러 사람들이 모습을 들어내며 염구준을 향해 다양한 총기들을 겨누었다. “사격 개시!”솜파의 명령이 떨어지자 즉시 총구에서 불꽃들이 튀었다. 온 저택에서 마치 팝콘을 튀기듯, 총성이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온갖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얼마나 심하면 먼지가 거의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올라 밖에선 거의 안의 상황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하, 죽었겠지?”솜파가 소리 높여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강한 인물이라도 이렇게까지 많은 총탄을 맞고도 살아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느새 총알이 다 떨어졌고, 사격 소리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솜파는 벌집이 되었을 염구준을 상상하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뭐 믿는 거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 이딴 총알, 파리나 모기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나한텐 의미 없어.”하지만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자 뜻밖의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염구준은 처음 그대로 너무나도 멀쩡하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전신 영역!이 기술은 전신 경지에 들어선 강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방어막이었다. 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전신 경지, 아니면 그 이상에 있을지도 모르는 강자를 건드려 버리다니! 총알까지 쏘아붙인 상황에서 사과한다고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계속 사격해! 어떻게든 놈을 제거해라!”상황파악이 된 솜파는 당장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건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그는 좀 더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했었다.“어차피 죽을 목숨만 늘어날 뿐이다.”염구준이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인원이 많고 적고, 그와 같은 전투력을 가진 사람에겐 별 의미가 없었다. “그래 어디 떠들어봐라. 전신 경지면 뭐하나, 지금 밖에 있는 사람은 멘딘 제레, 동남아시아의 패왕이다! 이제 좀 두려우냐? 하하하!”솜파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멘딘 가문은 동남아시아의 최강이었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멘딘 가문이라, 실망이다. 그들 부자도 이미 내게 패배한 경력이 있다.”염구준이 사실을 알리며 솜파가 헛된 꿈을 품질 않길 바랐다. “실컷 허풍 떨어라. 허풍은 돈 안 드니까.”하지만 솜파는 전혀 믿는 것 같지 않았다. 타다다닥, 무거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멘딘 제레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뒤엔 무장한 부하들도 함께 있었다. “제레 형님, 저 놈 죽여주십시오!”솜파가 크게 외쳤다. 하지만 이어서 일어난 일에 사색이 될 수밖에 없었다. “멘딘 제레, 염 선생님께 인사드립니다. 동남아시에 들어오신 줄 모르고 미처 마중 나가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멘딘 제레가 정중히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했다. 매우 공손하고도 깍듯한 태도였다.“이 놈이 그러던데, 네가 날 죽이러 왔다고.”염구준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무슨 그런 헛소리를, 제가 어떻게 감히 염 선생님께 대들겠습니까?”그러자 멘딘 제레가 식은땀을 흘리며 더 깊숙이 허리를 접었다. “하하, 뭘 그렇게 긴장해. 농담이었어, 농담.”염구준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후….”그제야 멘딘 제레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농담 한 번에 목숨이 왔다갔다한 기분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솜파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동남아시아의 패왕이라 불리는 멘딘 제레가 눈앞에 있는 남자, 염구준에게 고개를 숙인 것도 모자라 두려워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남자의 정체가 뭐지?“제레 형님, 제발 저 좀 구해주십시오
"에잇, 그냥 인간쓰레기들의 소굴일 뿐이야.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 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떠날 준비를 했다."따르릉!"두 사람이 대화하는 중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사촌 이모가 건네준 그 폰이었다."여보세요, 돈은 준비됐나?"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 준비됐다. 어떻게 거래할 건가?" 염구준은 떠보았다."목소리가 달라졌군. 장난치지 마라. 우리는 언제든 사람을 죽일 수 있어." 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경계심을 드러냈다."나는 용필의 사촌 형이다. 이제부터 내가 거래할 것이야."염구준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상황을 넘겼다."그렇다면 믿어보지. 돈을 내 계좌에 입금해." 전화 건너편에서 계좌번호를 말하기 시작했다."잠깐만, 용필이와 잠깐 대화할 수 있을까?"염구준은 주작이 위치를 파악할 시간을 벌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었다."우리는 신뢰를 중요시하지. 돈만 입금되면 사람은 바로 풀어주겠다. 아니면 직접 와서 사람을 데려가도 되고." 전화 건너편에서 일부러 유인했다.그런 말은 거짓임이 분명했지만, 염구준은 그들의 계략에 일부러 넘어가는 척했다.“내가 동남아에 있으니, 주소를 말해라. 내가 직접 가서 거래하겠다.""좋아, 그게 베스트지!""주소는 희망그룹이다."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기뻐하며 망설임 없이 주소를 읊었다.스스로 찾아오는 먹잇감을 그들은 당연히 반겼다.하지만 누가 먹잇감이고 누가 샤냥군인지는 알 수 없었다.통화가 끝나자마자 주작이 메시지를 보냈다: 주소, 희망그룹.두 군데가 일치했다. 틀림없었다."멘딘 제레, 난 헬리콥터 한 대가 필요해."시간이 촉박했다. 염구준은 오늘 밤 바로 움직이기로 했다. 이 골칫덩어리를 제거하고 용필을 구출하려고 했다."밖에 준비돼 있으니 마음대로 쓰세요." 멘딘 제레는 흔쾌히 허락했다.염구준은 상승 레버를 당기며 헬리콥터를 조종해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지역으로 날아갔다.그 시각, 희망그룹 내부."팬지 형님, 한 놈 집에서 돈이 안 나옵니다. 아무리
"다음번에도 또 이러면, 널 잘라서 개밥으로 줄 거다.""그리고 너희들, 먹이고 재워주는데 빚도 다 갚기 전에 도망치려 해?""누가 앞장서서 도망친 거야? 나와!"팬지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 그러면서 본때를 보여 주기로 했다.한참이 지났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인정할 사람 없나?"팬지는 혓바닥을 내밀어 빨간 입술을 핥았다."그럼 임의로 한 사람 팔을 부러뜨려라. 5분마다 한 명씩 부러뜨린다, 누군가 나설 때까지."그에게는 사람을 고문하는 방법이 많았다.그 후, 여러 부하들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 젊은 여자를 끌어냈다."제발 살려주세요. 저와는 상관없어요," 여자는 애원했지만, 앞에 있는 악마 같은 팬지는 아무런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은 그냥 둬. 내가 앞장서서 소란을 피웠어. 나한테 뭐든지 해도 좋아."한 중년 남자가 나서서 모든 것을 떠안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이런 생활은 진저리가 나."그는 이미 죽을 각오로 나섰다!"하하, 죽고 싶다고? 그렇게 쉽게는 안되지. 내일 널 데리고 가서 벌레에 감염시켜 생지옥을 맛보게 해주마." 팬지는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중년 남자는 자살할 용기도 없는 자신을 원망했다.팬지는 웃음을 멈추고 명령을 내렸다."모두 한 번씩 때리고 끌어내."윙-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염구준이 조종하는 헬리콥터가 도착했다.너무 어두워서 적절한 착륙 지점을 찾을 수 없었다."백 미터도 안 되니 높지 않아!"염구준은 중얼거렸고, 이어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조종석에서 뛰어내렸다.큰 소리와 함께 염구준은 안전하게 착륙했다.헬리콥터에서 낙하산도 없이 뛰어내렸는데, 죽지 않았다.기적이다!"용필은 어디 있나? 나는 사람을 구하러 왔다."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찾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네가 전화한 사람이군,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연락을 담당한 사람은 목소리를 알아차리고 놀라며 말했다."돈은?"팬지는 본능적으로 두 글자를 말
"멈춰, 말할게!"팬지는 급히 손을 들면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용필은 체격이 좋아서 무당에게 보내져 벌레에 감염되었어.""구체적인 장소는?" 염구준은 아무런 감정 없이 물었다.등골이 오싹해진 팬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정말 몰라."진심처럼 보였다."상황이 좀 복잡해졌군." 염구준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드넓은 무당 영역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하지만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에, 그는 살아서든 죽어서든 용필을 찾아야 했다.곧이어, 염구준은 다시 한번 팬지의 팔과 다리를 부러뜨렸다."원한이 있는 사람들은 원한을 풀어라."오랫동안 고문받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알아듣고 일제히 팬지에게 달려들었다.염구준은 귀를 움직였다. 주변에서 적지 않은 발소리를 들었다. 대규모 인원이 접근하고 있었다."우리를 구해줄 수 있나요?"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한 남자가 나서서 희망에 찬 눈으로 물었다.염구준은 남자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다, 동포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세요, 반드시 안전하게 데려가겠습니다."전신 전주로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그의 책임이었다."좋았어, 이제 집에 갈 수 있구나!"모두가 환호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기쁨의 눈물이었다.비록 작은 희망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하지만 그들은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염구준은 순간적으로 계획을 떠올리며 메시지를 작성해 보냈다.수신자는 전신 전 네 전주 중 한 명, 주작전주이었다.[예정된 장소로 철수하고 최적의 방안을 빠르게 계획한다.]수백 명이 구조되어야 했기에, 지원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을 수 없었다.주작 전주는 매우 효율적이었다. 몇 초 만에 경로를 보내왔다.[고속도로로 올라가서 동남쪽으로 15킬로미터 이동한 후, 작은 길로, 남쪽으로 30킬로미터 이동.]이 거리는 마라톤 풀코스에 버금가는 거리였다."길을 안내할 사람이 필요하다!"염구준은 군중
가소롭다는 듯 무심한 한마디를 남기고, 염구준은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기며 다음 무리로 향했다.적의 실력이 너무 약했기에 간 볼 가치도 없었다. 염구준은 뜸 들이지 않고 움직였다.순식간에 통신망은 난리가 났다."대장, 목표를 발견... 으으.""4소대가 공격받았습니다. 요청...""빨리 철수하세요, 우리는..."모든 말이 끊어져서 완전한 문장을 만들 수 없었다.나머지 말들은 영원히 그들의 목구멍에 걸려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무슨 상황인가, 대답해!" 대장은 급히 외쳤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2분도 안 돼서 7개 소대가 연락이 두절되었다. 상대는 도대체 어떤 존재란 말인가?대장은 침을 삼키며 온몸이 두려움에 휩싸였고,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다."소리 지를 필요 없어, 곧 만나게 될 테니까!"어둠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한 인물이 나타났다.한 사람뿐이다.바로 염구준이었다!"젠장, 발포해!" 대장도 죽음의 위기를 여러 번 넘겼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사람이든 귀신이든, 몇 발은 정확히 명중해 몸에 구멍을 뚫어 놓을 생각이었다.그러나, 그들은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염구준의 속도는 그만큼 빨랐다."다음 생에는 삐뚫어지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안타깝게도 이들은 이미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염구준은 멀리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았다.불빛이 산 여기저기에서 빛나고 개들의 울음소리가 어지럽게 들렸다.이 빌어먹을 것들이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불빛만 봐도 적의 수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탈출한 사람들은 갓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선두에 서 있던 남자가 외쳤다."빨리 움직여요, 체력이 좋은 사람은 부상자를 부축하고, 한 명도 낙오하면 안 돼요."그는 등에 연로한 노인을 업고 있었다.개 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마음이 급해졌고 절망감이 엄습해 왔다.희망이 또다시 무너지는 것일까?"앞쪽 사람들, 모두 멈춰라. 대장이 말하길, 돌아오면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
비록 인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베르 일행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여러 가문을 합쳐서 겨우 20명이 살아서 돌아오고 나머지는 심해에서 전사했다.신비한 생물체가 공격하는 바람에 또 한 번 참담한 손해를 보았다.“빨리 출발해!”베르는 선박에 올라오자마자 부하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지금 그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정예병들을 잃고 강력한 조력자 세라까지 잃었는데, 고작 가짜 옥패를 찾다가 죽을 뻔했다.“출발해. 바다 화산이 곧 폭발할 거야!”“우리도 스텔라성이 복수하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다른 가문에서도 각자 선박과 잠수함을 타고 먼 곳으로 향했다.바다 밑의 움직임이 너무 커서 그들도 휘말릴까 봐 너무 무서웠다.지금 해수면에 남은 사람은 노신기와 아타의 선박뿐이었다.그들은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렸다.저런 인간들도 살아서 돌아오는데 대단한 실력을 가진 염구준은 무조건 살아서 돌아올 거라 굳게 믿었다.“문주님, 소용돌이가 나타났어요.”선박에서 누군가 소리를 쳤다.“소용돌이?”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소용돌이가 점점 거세게 번지는데 이러다 선박 세 척까지 삼켜버릴 것 같았다.또 위기가 닥치자 그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아타 장로님, 저기…!”노신기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뒷말을 흘렸다.솔직히 그도 염구준이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싶지만 이러다가 백 명의 부하들이 전부 죽을까 봐 걱정되었다.“일단 철수하고 소용돌이가 사라지면 보트로 찾으러 오죠.”아타도 급속하게 퍼지는 소용돌이를 보고 일단 명령을 내렸다.해수면이 올라오면서 작은 섬들을 완전히 삼키고, 멀지 않은 곳에서 소용돌이가 미친듯이 주변을 삼켜 버리기에 이러다 정말 전멸할 것 같았다.노신기가 베르에게 다가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염 선생님은 어떻게 되었습니까?”“하하하, 당연히 내가 죽였지!”베르는 바다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웃으면서 빌어먹을 허영심 때문에 또 허풍을 떨었다.당시 현장은 난장판이라 제대로 본 사람은 얼마되지 않
밖에서 보면, 절벽이 곧 무너질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게다가 바닥에서 진흙과 모래가 일면서 시야까지 가려, 앞에 무엇이 있는지 어느 방향인지 알아보기조차 힘들었다.“하하하, 염구준이 동굴에 묻혔으면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이미 추동 장치로 수십 미터 올라간 베르가 유난히 신나게 웃고 있었다.염구준이 이곳에서 뼈가 부서지고 연기처럼 사라지길 바랬다.촤아아!그런데 기뻐한 지 10초도 되지 않아, 한 그림자가 혼탁한 바닷물을 뚫고 나타난 것이었다.염구준이 아니면 누구일까?“흥, 추동 장치도 없는데 수천 미터나 되는 심해에서 어떻게 올라오나 보자.”베르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더니 더는 염구준을 상관하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동굴 밖으로 나온 염구준은 마치 지옥에 온 것 같았다.검붉은 암장이 소용돌이치고 모래벌레들이 꿈틀거리며 사방을 헤엄치고 대왕 오징어도 균열을 뚫고 심연으로 빠져나왔다.이곳의 기괴한 생물체들도 도망치느라 인간을 봐도 공격하지 않았다.염구준은 동굴 밖에 나와서도 바다의 화산이 폭발하는 위기에 처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지금 잠수 장비와 추동 장치는 없고 산소통만 남는데 몇 숨만 쉬면 바닥날 것 같았다.갑작스러운 변고로 아래로 흡수하는 암류가 사라져서 올라가기 쉬웠지만 그래도 시간이 한참이나 필요했다.어쩌면 해수면으로 올라가기 전에 암장에 삼키거나 익사해 죽을 것 같았다.‘방법이 있어.’문뜩 좋은 방법이 생각난 그는 빠른 속도로 심해 모래벌레의 둥지로 향했다.그곳에 죽은 무술인들의 잠수 장비를 찾아볼 생각이었다.슈우웅!얼마 가지 못하고 지면이 점점 격렬하게 움직이며 대량의 암장이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바다의 화산이 제대로 폭발한 것이다.분화점에서 가장 가까운 모래벌레 둥지는 순식간에 암장이 덮쳐버렸다.“뭐야. 나랑 해보자는 거야?”왠지 모든 불리한 요소들이 전부 염구준을 향하는 것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심해에서 알 수 없는 에너지에 의해 놀아나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방금 전에 심해 눈물의 덕
신비한 생물체는 춤을 추듯 물속을 떠다니더니 공의 명령을 받았는지 우르르 몰려서 베르 일행을 공격했다.“공격을 멈추지 마세요!”두통이 밀려온 베르는 명령을 내리고 곧장 동굴로 도망쳤다.일부 무술인들도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각자 도망치기에 바빴다.생물의 정체와 아직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기에 일단 도망치는 것이었다.“살려줘요!”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세라는 베르가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데려가길 바랐다.그런데 본인만 챙기느라 누구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일단 한 걸음만 뒤처져도 바로 죽기 때문에 누구를 도울 여력이 없었다.“아악!”운이 나쁜 무술인들은 대량의 생물체에 공격당해 비명을 지르다 백골이 되어버렸다.그리고 몸에 한두 마리씩 들어간 무술인들은 경련을 일으키다 바로 기절했다.기괴한 생물체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일단 몸에 닿으면 방어할 틈도 없이 살해했다.곧 도망친 사람들은 살아남고 늦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전부 죽어버렸다.지금 심해에 염구준이 혼자 남았으니, 반투명한 생물체들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조금만 더!”염구준은 천천히 흐르는 심해의 눈물을 초조하게 바라보면서 여러 번이나 검기를 휘둘러 생물체를 제거했다.아무리 극한 반보천인이라고 해도 이름도 모르는 생물과 억지로 맞서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감당하지 못하면 백골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니까.슈슈슝!신비한 생물체가 죽는 족족 살아 있는 생물체들이 계속 헤엄치며 다가왔다.염구준이 검을 휘둘러 죽일 때마다 더 많은 생물들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마치 그의 피와 살을 모조리 먹어 치울 기세였다.그래도 염구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자신을 보호했다.그때 일부 생물체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서 몸으로 스며들었다.“이것들이 정말 끈질기네.”염구준은 체내의 불 원소의 힘으로 몸 겉면에 황금색 화염을 형성했다.심해에서 불 원소의 힘은 압박을 받아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생물체를 제거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치지직!그에게 접근한 생물체는 엄청
베르는 동시에 방어한다면 염구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하나씩 파괴되는 것을 보고 괴성을 질렀다.“아아아악!”염구준의 검은 여전히 날카롭게 베르의 방어벽까지 쉽게 깨 부셨다.갑자기 대량의 에너지를 사용했더니 구자검이 전처럼 날카롭게 움직이지 않았다.“반격!”이때다 싶어 베르는 다섯 명과 함께 기운을 끌어올려 반격에 나섰다.쿵!맹렬한 공격으로 쌍방은 각자 뒤로 물러서고 그 충격으로 수중에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동굴이 심하게 흔들렸다.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미처 방어벽으로 막지 못해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잠수 장비가 깨지고 심해의 수압에 경련을 일으키다 익사했다.그 장면을 본 일부 무술인들은 괜히 끼어들다 죽을까 봐 한참 뒤로 물러섰다.돌기둥에 돌아온 염구준은 아직도 심해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이렇게 귀한 물건을 낭비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산소통을 빼앗아 검으로 자르고는 거기에 담기 시작했다.심해의 눈물이 워낙 밀도가 강해서 산소통의 물이 알아서 흘러나왔다.그때 전체 동굴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아아악!”또 갑작스럽게 닥친 변고에 다들 주변을 경계했다.베르의 표정은 가관이었다.눈앞의 강적도 죽이지 못했는데 또 알 수 없는 위험이 닥쳐서 미치고 팔짝 뛸 것만 같았다.“불꽃으로 비춰!”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몇몇 불꽃이 위를 비추었다.대부분 부하들은 가방에 보물을 하나라도 더 쑤셔 넣으려고 전등이나 불꽃을 만드는 장비를 전부 던졌다.불꽃이 이동할 때마다 주변을 비추었는데 위험한 생물체는 보이지 않았다.대신 아무런 상처도 없는 죽은 시체가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그것을 본 순간 불길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적의 정체를 모르니 아무리 힘이 있어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응?”염구준도 수상한 기운을 느끼다 갑자기 누군가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감지했다.죽은 모습은 전에 보물을 찾으러 왔던 무술인들의 시체와 증상이 똑같았다.‘엄청난 생명이 움직
운이 좋게 기회를 잡은 염구준은 옥패에 적힌 무학을 펼쳐 체내의 기운을 최대로 끌어올려 이 에너지를 흡수했다.그러자 예전에 다쳤던 상처들이 급속도로 회복하는 것이었다.“염구준, 목숨을 내놔라!”세라는 꼼짝하지 않는 염구준을 노려보며 비수를 앞으로 찔렀다.그동안 참았던 원한을 모두 이 비수에 담았다.아들과 손자를 폐인으로 만든 복수, 그날 중상을 입고 도망쳤던 수치스러움을 오늘 전부 갚을 작정이었다.슈웅!비수가 염구준의 심장을 찌를 무렵, 그가 눈을 번쩍 뜨고 한 주먹으로 세라의 가슴을 쳤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갑자기 주먹을 휘두르는 바람에 세라는 미처 방어하지 못했다.몸을 뚫어버린 것 같은 공격에 그녀는 피를 토하며 뒤로 수십 미터나 떨어지고 말았다.그 충격에 잠수 장비가 폭발하여 세라는 심해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곧 죽을 위기에 처했다.나이를 먹어서 염구준보다 육신이 강하지 못했다.이어서 염구준이 구자검을 들고 체내의 에너지를 감지하며 천천히 일어섰다.지금까지 이토록 강력한 힘을 느껴 보기는 처음이었다.‘극한 육신에 도달했어.’오랫동안 육신을 단련하고 여러 번이나 시도한 끝에 드디어 극한 육신을 만들어내다.이것은 모두 세상에 존재하는 기괴한 물건이 도와준 덕분이었다.심지어 외부 상처와 내상마저 전부 치료되어서 다시 예전의 전투력을 회복했다.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었다.“이… 이럴 수가!”베르는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방금 여섯 명의 공격을 받고 곧 죽을 것 같던 적이 갑자기 멀쩡하게 살아나서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심지어 그의 기운은 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았다.스스슥!염구준은 잠수 장비가 없어 말은 하지 못하지만 검을 들고 다섯 명의 반보천인에게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육신이 극한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하여 이제는 심해의 압력을 받아도 미세한 영향만 미쳤다.한 순간에 육신을 탈변하고 승화시켜 한 단계 높은 경지로 도달한 것이다.“다 같이 공격해요! 혼자서
대어당의 당주는 아직도 염구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않아 정면으로 충돌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게다가 1대1 싸움에서 평범한 반보천인들이 먼저 죽을 가능성이 높았다.…염구준은 통신기에서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자 단호하게 꺼버리고 조용히 돌기둥의 에너지를 감지했다.지금 그들은 진짜 옥패가 염구준이 갖고 있다고 단정했다.“내가 꼭 네놈의 숨통을 끊어버릴 거야!”베르는 다시 결심하며 반보천인 세 명을 이끌고 돌진했다.고대 옥패가 나타난 이상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내가 돕겠습니다. 일단 염구준을 죽이고 나중에 얘기하죠.”메노스도 반보천인 부하 한 명을 이끌고 가담했다.염구준의 실력이 워낙 강해서 이런 위험한 인물은 일찌감치 제거해야 안심할 수 있었다.동시에 반보천인 여섯 명이 의기투합하여 공격했다.‘살기야.’뒤에서 서늘한 살기를 느낀 염구준은 돌기둥에서 물러나 검을 들고 그들과 맞섰다.쿵!하지만 여섯 명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내더니 바로 뒷걸음을 치며 물러섰다.본래 전투력이 80%밖에 회복되지 않았는데 또 6대1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니 승산이 거의 없었다.“하하하, 다들 봤죠? 염구준이 막지 못했어요. 그쪽 세 명 함께 싸우지 않을래요?”일격에 자신감을 찾은 메노스는 대어당 일행을 유인했다.상황이 급변하자 대어당 당주는 앞뒤 상황을 계산하면서 생각에 잠겼다.그 사이에 염구준은 잠수 장비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기운을 끌어올렸다.적들을 물리치려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미쳤어? 잠수 장비가 없으면 육신으로 수압을 견뎌야 해!”베르는 염구준이 자살하려는 줄 알고 경악했다.아무리 반보천인 무술인이라도 육신이 극한에 도달하지 않으면 바다의 수압을 감당하기 힘들었다.“뭐 하는 겁니까? 이때 죽여야죠!”메노스는 엄숙한 표정으로 수중에서 빠르게 전진했다.어쩐지 알 수 없는 위기감이 그를 감싸는 것 같았다.촤아악!한 사람이 공격해 오자 염구준은 날카로운 검을 휘둘러 상대방을 물리쳤다.지금 염구준이 부상을 입어 절
염구준은 미련 없는 듯 베르에게 가짜 옥패를 던져버렸다.그로 인해 자신을 향한 적의를 상대방에게 전가했다. “뭐야?”갑작스럽게 옥패를 받은 베르는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이렇게 쉽게 옥패를 내놓을 줄은 생각도 못한 것이다.“베르, 옥패를 내놓으세요!”이에 불만을 품은 메노스가 손을 뻗어 빼앗으려 했다.그도 이번에 옥패를 찾으라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절대 베르가 독차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스스슥!대어당 일행은 염구준이 옥패를 넘겨주는 것을 보고도 끼어들지 않고 이내 메노스 편에 서서 베르와 대치했다.이제 쌍방의 실력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한편, 염구준은 돌기둥을 계속 쳐다보았다.방금 접촉할 때 안에서 에너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는데, 정체를 알 수 없어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아직 시체가 상처 없이 죽은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염 선생님, 보물을 충분히 챙겼어요. 이제 어떻게 하죠?”그때 노신기가 일을 마쳤는지 부하들을 정렬하게 두 줄로 세우고는 물었다.두 사람은 염구준의 말을 여러 번이나 되새겨 본 후에 그의 지시에 따르기로 결정했다.어떤 물건들은 실력이 없으면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먼저 절벽을 따라 올라가서 선박에서 기다려요.”염구준이 단호하게 지시했다.아직 알 수 없는 위험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미리 대피시킨 것이다.“알겠습니다.”노신기와 그레이는 더는 묻지 않고 방금 들어왔던 동굴로 되돌아갔다.염구준을 따르면 고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이득을 볼 수 있기에 그냥 지시에 따르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여러 차례 큰 사건을 겪으면서 지켜본 결과, 염구준의 결정은 틀린 적이 없었다.천기문 일행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염구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제 좀 눈치를 챙겼네.’만약 그들이 탐욕에 지배되어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면 그냥 죽게 내버려뒀을 것이다.이어서 염구준은 돌기둥 옆에 서서 한참을 관찰하다가 두 손바닥을 붙이고 에너지가 흐르는 것을 감지했다.하지만 잠수 장비로
염구준은 여광으로 모두의 움직임을 살피고는 갑자기 몸을 비틀어 일련의 검기를 발사했다.적들이 부상을 입은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와 사방을 벌겋게 물들였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으니 실력이 약한 부하들은 배추처럼 잘려 나갔다.그때 메노스가 다시 결단을 내렸다,“염 선생, 우리랑 함께 스텔라성을 물리치고 나중에 보물을 평등하게 나눠 가져요!”이것은 염구준을 옆에 유인하여 부하들이 옥패를 빼앗게 하려는 수작이었다.“관심 없어.”하지만 염구준이 싸늘하게 거절하고 더 무정하게 살해했다.어떤 세력이든 상관없이 그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전부 적이라 생각했다.공포스러운 그의 전투력 앞에서 다들 맥없이 쓰러지고, 이러다 고대 옥패가 그의 손에 들어갈 것 같았다.격전을 벌이던 베르는 부적절한 점을 발견하고 바로 제안했다.“그만 싸우고 우리 함께 염구준을 공격합시다. 저놈을 죽이고 다시 상의해요!”“찬성합니다.”메노스가 멀리서 힐끗 보더니 흔쾌히 동의했다.솔직히 모두가 염구준을 먼저 처리하고 싶었다.쿵!격전을 벌이던 각 세력들은 에너지 충격력으로 각자 뒤로 물리었다.그렇게 고대 옥패를 위해 잠시 휴전하기로 협상했다.스스슥!이제 상황은 변하여 일부 반보천인들이 뭉쳐서 염구준을 공격했다.세라 일행은 실력이 따라갔다면 진작에 그와 싸웠을 것이다.그 외에 대어당을 포함한 세 가문은 원래 자리에 서서 구경했다.전에 깨끗하게 패배한 후, 그들은 다시 염구준과 싸우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세 가문의 힘을 잃은 메노스가 눈을 부릅뜨고 재촉했다.“당신들 뭐해요? 전에 우리랑 했던 약속을 잊었어요?”세 가주의 실력은 강하지 않지만 그래도 명백한 반보천인이라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었다.그런데 그들은 옥패 쟁탈권을 포기하고 말았다.“우린 저 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보물들을 챙기자.” “염 선생, 우린 당신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나중에 여기서 나가도 우리한테 복수하지 마.”세 사람은 이득을 위해 스텔라성과 적이 될 수는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