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직원에 대한 배상은 반드시 충분해야 한다. 염구준은 그와 동시에 청해 경찰에게 연락했다. 반드시 소식을 막고 모든 것을 테러 조직의 습격으로 간주시켜야 한다."구준 씨..."손가을은 염구준이 황성으로 떠나는 것이 걱정되었다. 많은 일들을 겪고 나니,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가을아, 몸 잘 챙겨. 꼭 우리 가족과 그룹의 안전을 보장할게."염구준은 아내를 꼭 껴안고 말했다. 흑풍이 제거되지 않으면, 손씨 그룹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 것을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손가을은 한참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도 염구준이 사명을 짊어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주작 씨. 수고스럽지만 구준 씨 잘 돌봐주세요."손가을은 주작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녀 웃음에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주작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사람을 시켜 손가을을 집으로 데려다준 후 주작은 염구준은 따라 청해 공항으로 향했다. 염구준은 되도록 빨리 황성에 도착하려 했다.‘이화 그룹의 청해 입주를 환영합니다.’공항에는 플래카드가 가득 걸려 있었고, 전광판에도 모두 이화 그룹의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염구준은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설마 흑풍도 온 것인가?’염구준은 전광판을 유심히 보았고 이화 그룹의 회장이 흑풍인 것을 확인했다.‘대체 어떤 배후가 있기에, 이가의 사람들을 죽였는데도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 걸까?’염구준은 이리저리 각 나라에서 떠도는 흑풍이 어떻게 용국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큰일이야!"염구준은 곧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흑풍이 염구준을 찾아낸 이상, 이사전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이사전은 지금 이미 위험할 수도 있다.그가 생각에 잠기고 있을 때 용성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흑풍이 용병을 데리고 청해 호텔을 습격했다."이서전 씨 지금 어때요?"염구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는 이씨 집안의 사람이 이렇게 사라지길 원치 않았다."지금 곽 군단장께서 지원하러 와서, 이서전도 잠시 안전하네. 하지만 어떤 미
"아가씨, 내가 미안해요. 하지만 상황을 먼저 중시해 주세요. 사후에 반드시 사과할게요."염구준은 그녀와 싸우며 물러서려 했지만 여자는 늘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끈질기게 달라붙었다."저 여자는 어느 집안 사람이죠? 청해에 이런 사람 없었는데요?"곽 군단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청해의 무술자에 대해 그는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 대체 어디서 이런 무술이 뛰어난 인물들이 자꾸 나타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이까짓 사람들을 상대하려고 이렇게까지 한다고?"여자는 염구준을 두고 복도를 향해 돌진했다. 수많은 총알이 그녀를 향해 날아갔다."큰일이야!"염구준은 절망에 휩싸여 눈을 감았다. 하지만 정말 뜻밖에도 여자는 글쎄 총알을 피했다.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가 두 병사의 목을 비틀었다."적어도 전신의 경지이고, 몸놀림도 뛰어나요."염구준은 보기 드물게 다른 사람의 경지를 분석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놀림을 보는 것인지 몸매를 보는 것인지 염구준 자신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전부 출동해!"곽 군단장은 여자가 돌파구를 뚫은 것을 보고, 재빨리 부하들에게 진공을 명령했다. 염구준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여자의 앞으로 쫓아갔다.두 명의 뛰어난 고수가 있으니, 곽가 군단의 공격도 순조로웠고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그러나 흑풍의 병사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랫동안 전장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엘리트들이다. 화력도 곽가 군단이 비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염구준, 드디어 왔네?"흑풍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사전은 이미 그의 손에 잡혔고 용성우도 머리를 안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았다. 병사가 총으로 그의 머리를 겨누고 있었다."흑풍, 대체 원하는 게 뭐야?"염구준은 경솔하게 덤비지 않았다. 흑풍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내가 원하는 건 이제 천천히 빼앗을 거야. 지금 난 이가의 비밀을 원해."흑풍이 싸늘하게 웃었다. 그의 목적은 이사전이었고 그 참에 그냥 염구준을 괴롭히는 것이었다."오늘
"흑풍. 난 이씨 집안 사람의 생사에 관심 없고, 창용칠숙의 비밀에도 관심 없어. 난 네 목숨만 원해."염구준은 사납게 말했다. 흑풍이 직접 청해로 온 것으로 보아, 황성에 사고가 난 것이 틀림없었다."염구준, 전신전 새로운 전주 괜찮던데? 국주와 손을 잡고 이화 그룹의 자산을 막아놨어."흑풍은 묻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말했다. 청용이 손을 쓴 것이었다.이화 그룹 자산에 문제가 생긴 이상, 이가뿐만 아니라 7대 가문의 자산도 틀림없이 국주에게 통제될 것이다."자금이 없으면 집게 없는 게와도 같아. 대체 뭘 믿고 날뛰는 거야?"염구준은 흑풍이 불쌍하면서도 가증스럽다고 느껴졌다. 흑주에 잘 있었으면 큰일을 도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용국은 흑풍 같이 보잘것 없는 사람이 뒤흔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어서 항복해. 어르신께 가서 사죄해!"이영이 비수를 돌리며 말했다. 그녀는 언제든지 흑풍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었다."이영. 창용칠숙에 참여한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 나의 연맹을 얕보지 마."흑풍이 싸늘하게 웃었다."이미 여우에게 문자를 보냈어. 아마 당신의 집은 이미 바다에 가라앉았을 거야.""뭐?"이영은 깜짝 놀랐다. 흑풍이 훈련기지를 공격할 줄은 몰랐다."내가 말했지. 영감도 은둔 세가의 개일 뿐이야. 그것도 늙은 개."흑풍은 더욱 득의양양해졌다. 상대가 침착함을 잃을수록 그의 생기는 조금 늘어날 것이다."너도 잊지 마. 낙성용은 우리가 죽였어!"염구준이 입을 열려고 하자마자 흑풍으로 인해 끊겼다. 흑풍은 낙성용의 죽음에 이영도 참여했다고 밝혔다."이왕 이렇게 된 이상, 다들 아무도 못 떠나!"낙성용의 사인에 대해 염구준은 줄곧 두서가 없었다. 하지만 비밀이 스스로 수면 위로 떠오를 줄은 생각지 못했다."염구준, 원인은 두세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이영은 낙성용의 죽음에 대해 줄곧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염구준에게 해석을 하고 싶었다."괜찮아, 난 시간 많아
흑풍이 말을 마치자마자,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공간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곳에는 그의 음산한 웃음소리만 울려퍼졌다."흑풍은 옥패의 힘을 이용할 수 있어. 이건 어둠의 살인술이야!"어둠 속에서 이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비명이 들려왔고 흑풍때문에 심하게 다친 듯했다.염구준의 귓가에는 간간이 귀신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곧이어 광풍이 세차게 몰아쳤고 그에게 접근하려는 흑풍은 이 신비한 힘에 다쳐 소리를 내며 물러났다."영감은 평생 창용칠숙의 비밀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한 발판이 되었지."흑풍이 말을 마치고 크게 웃었다. 염구준은 그의 말투에서 흑풍도 다쳤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염구준은 흑풍이 천재적이고 일반인들이 모르는 많은 비밀을 장악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넌 영원히 어르신을 뛰어넘지 못해."이영은 흑풍의 말에 분노했고 그림자만 보일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공격을 가했다. 그녀는 비장의 카드, 칼바람 공격을 퍼부었다. 무차별적인 공격에, 곳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염구준은 원소 형태로 몸을 지키고 있어 칼바람에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염구준도 불어오는 바람에 아픔을 느꼈다."이영, 이씨 집안 외아들을 죽이면 영감이 네 목숨을 앗아갈 거야!"흑풍은 이영의 수를 알고 미리 방어 준비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다."전주님, 아가씨께서..."어둠의 공간에서 주작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구준은 익숙한 힘을 느꼈다. 염희주가 왔다.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 붉은 그림자가 어둠의 공간에 나타났다. 주위에 가득 차 있던 검은 기운은 빠른 속도로 흩어졌다."인간의 몸으로 감히 신계의 힘을 남용하다니!"염희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염희주를 보자, 흑풍은 얌전해졌고 이미 맞고 있었다."천인합일!"이영은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눈앞의 여자아이는 이미 신급에 진입한 고수였다.이영이 말을 마치자마자, 염희주는 그녀의 얼굴에 따귀를
"아빠..."흑풍이 사라지자마자 염희주의 두 번째 인격은 사라졌다. 그녀는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고 아래로 추락했다."희주야!"염구준은 쏜살같이 달려가 공중에서 떨어진 딸을 안았다. 염희주의 안색은 창백했고, 호흡도 아주 미약했다."주작, 저 여자를 전신전으로 데려가. 내가 직접 심문할 거야!"염구준을 딸을 구하려 다급히 명령을 내린 뒤 염희주를 안고 한 걸음씩 아래층으로 향했다. 딸이 흑풍을 살려두겠다고 말을 한 이상, 그는 오늘 절대 흑풍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북쪽 변경에 있는 전신전.염구준은 무거운 마음으로 창밖에서 날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염희주는 지금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의 몸은 신비한 힘때문에 이미 심하게 허약해진 상황이었다.이영은 흑풍과 염희주에 의해 큰 상처를 입고 잠시 침대에 누워있었다.염구준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아무런 두서도 없었다. 그는 추위를 막기 위해 독한 술을 한 모금 마셨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싸늘했다."염 전주님, 청용 전주께서 뵈러 오셨습니다."한 친위가 들어와 염구준의 사고를 끊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여 청용을 들이라는 뜻을 전했다."전주님, 국주께서 창용칠숙의 비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청용은 바로 이번에 온 뜻을 전했다. 그의 말투는 이전과 다름없었다. 청용의 마음속에서 염구준이야말로 진정한 전주였다."말해봐."염구준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용국이 믿는 것은 용신입니다. 창용칠숙은 황실의 비밀이에요..."청용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 국주가 그에게 말한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도 은둔 세가의 자료를 보고 알게 되었다."창용칠숙에 용국의 사활이 달린 거야? 아니면 보물 지도인 건가?"의문점이 너무 많아 염구준도 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래된 비밀인 이상, 국주도 사실 알 수 없을 것이다."지금의 은둔 세가 중 이전 황실의 구성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집안을 지키기 위해 대가로, 대대로 창용칠숙의 비밀을 국주에게 알렸습니다."청용은 용
염구준이 그렇게 말할 수록 청용은 더욱 자신감을 잃었다. 사실 전신전의 장병들도 그에게 진정으로 복종하지 않고 있다."세력을 나누는 것은 잠재적인 위험이야. 국주의 생각이 맞아, 전폭적으로 지지할게!"염구준은 청용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용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었다."전신전 모든 장병에게 모이라고 해. 마지막으로 중요한 일을 선포할 거야."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방을 나와 전신전 홀로 향했다.청용은 복잡한 표정으로 책상 위의 옥패를 한 번 보았다. 그는 가질 용기가 없었다. 그는 물론, 다른 사람도 가질 용기가 없을 것이다.염구준은 대전에 와서 자신의 옛 왕좌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느꼈다.그가 떠난 후 아무도 저 자리에 앉은 적 없었다. 현 전주인 청용도 감히 왕좌에는 오르지 못했다."전주를 뵙겠습니다!"염구준은 왕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뒤에서 갑자기 우레와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모든 장군이 자리에 도착했다. 염구준이 고개를 돌리자, 주작은 지존의 열에 없었다.8대 전왕은 이미 두 사람을 잃었고, 흑주에서 벌어진 혼전으로 인해 백팔전장도 적지 않은 손실을 보았다. 물론 대부분 염희주에게 살해되었다."전신전의 사명은 무엇입니까?"염구준이 큰 소리로 물었다."가족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자!"장병들의 목소리가 우레와 같이 울려 퍼졌고, 그들의 감정은 격앙되어 있었다."전신전의 군기는 무엇입니까?""절대적으로 국가와 전주에게 복종하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불사하는 것입니다!""좋아요!"염구준은 겉으로는 침착했지만, 마음속으로 조금 아쉬운 감정이 생겼다. 다들 그와 생사를 함께 한 전우들이다."첫 번째 명령은, 빨리 수련하여 새로운 지존, 전왕을 선발할 것!""두 번째 명령은,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영원히 신분을 비밀로 할 것!""세 번째 명령은, 전신전 전체가 청용 전주의 명령을 따르는 것! 어기는 자는 바로 죽일 겁니다!"염구준이 세 개의 명령을 내리자, 전신전 전체가 조용해졌
이영은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낙성용을 언급할 때 그녀의 눈가에 분노가 이글거렸다.“전신전은 용국의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어. 너희들이 전신전을 건드리고 싶은 건 아니고?”염구준이 알기로 낙성용은 자본 통치자로 욕심을 부리면 부렸지 절대 먼저 은세집안은 건드릴 위인은 아니었다.“은세집안이 없었다면 쥐뿔도 없는 용국에서 뭘로 전신전을 키웠을까?”이영이 퉁명스럽게 되묻자 염구준이 웃음을 터트렸다.“너희들은 정말 오만하고 이기적인데다 멍청해! 전신전이 없었다면 너희들은 지금쯤 사쿠라국의 노예로 살았을 거야.”전신전의 전사들이 목숨으로 바꾼 평화가 자본의 눈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누가 장악하든 은세집안은 이 국가의 부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이영의 눈빛과 말투는 여우처럼 얄밉고 반감이 들었다.“그 해에 멧돼지 일족에게 서북나라 문을 열어준 것도 너희들이지? 잘 들어. 은세집안은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어.”염구준이 싸늘하게 내뱉었다.기업에서 마땅히 이윤을 따져야 하지만 피비린내 나는 싸움은 삼가해야 했다.“사기를 칠 줄 알아야 장사한다는 본의는 이젠 잊혔고 장사치는 모두 사기꾼이라는 오해만 남겼어.”염구준은 최근 백화점에서 겪은 일들을 회상했다.요즘 사람들은 모두 후자를 신조로 여겼다.“염구준, 전신전 능력으로 용국에서 홀로 세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이영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겼다. 왜냐면 용국 국주는 전신전의 세력이 커지기 전에 반드시 은세집안과 손을 잡고 대항할 테니까.“만약 내가 전신전을 국주한테 넘긴다면? 상인들은 왜 타인에게 손해를 주고 자기만의 이익을 챙기는 각도로만 문제를 생각하지?”염구준은 이런 생각을 엄청 혐오했다. 용국은 염구준의 것도 심지어 국주의 것도 아니니 권력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흑풍에 대해 얘기해 봐. 그자는 무술을 어디서 배웠고, 너희들이 그 섬에서 가르침을 받는 목적이 뭐야?”염구준은 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오로지 창용칠숙과 흑풍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내
이영은 마지막 생명줄이라도 잡은 듯 말하더니 이내 오만했던 표정으로 돌아갔다.“이영, 하찮은 것을 중히 여기지 마. 난 가문 간의 싸움에 관심이 없어. 거래할 수 있는지만 말해.”염구준은 국주가 일부러 난처하게 굴지 않으면 황가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그도 결코 만만한 사람은 아니니, 전신으로도 이 세상의 상황을 뒤바꿀 수 있었다.“염 전주께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시면 어르신을 청해에 모시고 올게.”조건을 내거는 이영의 말투에 염구준은 몹시 불쾌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정말 살아있는 거야? 지금쯤 여우가 너희 본거지를 습격했을 텐데.”하지만 그도 반격할 줄 알았다.손중천이 아무리 무술이 대단해도 인간이고 여우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죽어도 어르신은 아니야.”이영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손중천은 그녀에게 신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그분이 청해에 오시기 전에 낙 전주 사인을 확실하게 말해줘.”이것이 염구준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눈에 차지 않는 고용병사 트랑과 제니든, 여우든 모두 낙성용에 대해 언급했으니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어르신이 모든 걸 말씀하실 거야.”이영은 본인의 입으로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시간을 끌거나 숨기려는 의도가 뻔했다.“이영, 난 같은 말을 반복하기 싫어. 너희 어르신을 찾는 것과 낙성용 전주의 사인을 알아내는 건 별개의 일이야.”염구준은 잡담을 나눌 인내심이 없었다.오로지 무슨 속셈으로 낙성용까지 끌어들였는지 알고 싶었다.“낙성용도 어르신의 제자지만 은세집안이나 황가의 사람이 아니야. 그냥 고아지.”낙성용 전주가 여우와 같은 동문이라니 염구준이 놀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하지만 어르신과 의견이 맞지 않았어. 낙성용은 국가를 지키려고 매의 둥지를 떠났거든.”이영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나머지 일은 염구준이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살해할 이유가 되지 않아. 만약 그것 때문에 너희들이 선배를 죽였다면 매의 둥지 놈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