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룡은 시후의 말을 듣고 매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화룡은 지금까지 모든 사업의 투자 초기에 수입을 올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고, 그의 특별하고도 다양한 인맥을 바탕으로 매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과거에 수익성이 높았던 많은 일들이 더 이상 그의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하들이 많고, 이들에게 주어야 하는 월급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물가가 계속 오름에 따라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아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이화룡은 겉으로는 밝았지만, 고민이 깊어 갔다.그런데 시후가 갑자기 해상 운송 사업의 자재 공급 분야를 그에게 맡기겠다고 말했으니, 이와 관련된 막대한 이익은 이화룡에게 시기 적절히 도움이 될 것이었다. 감동을 받은 이화룡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 참, 변지현 씨의 연락처는 나중에 알려드리죠. 앞으로의 사업 관계에 대해 직접 연락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시후는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그런데, 앞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분명히 지역 사회에서 세력을 형성한 사람들과 접촉하게 될 겁니다. 그 중에서는 수많은 강자들이 있겠죠. 그렇다면 이화룡 씨가 부하들을 배치하여 변지현 씨가 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이 부분은 보안 사업으로 당신에게 아웃 소싱 하죠. 그럼 이윤이 상당할 겁니다. 그 후에 제가 변지현 씨 쪽에서 전문가들을 몇 명 지정해줄 겁니다.”이화룡은 재빨리 말했다. "예 도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알겠습니다!" 시후는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돌아가서 계획을 세워 보세요. 변지현 씨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조언을 구하고 미리 준비하시고요.”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시간을 보고 기지개를 켜며 이화룡과 안세진에게 말했다. "자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다릅니다. 소민지 씨도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몇 가지 반박할 수 없는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 소수도를 시리아로 보냈죠. 일단 첫 번째는 소수도가 내 아버지에게 반대하는 조직을 만들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가 내 아버지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문제 삼았죠. 둘째는 소수도가 짐승보다 더 악한 짓을 했다는 겁니다. 남의 악행을 도와 간접적으로 두 딸을 위험에 빠뜨렸으니까요. 셋째는 그가 아버지로서 자신의 딸이 위험에 처했지만 손 놓고 지켜보았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무관심하며 소성봉 회장 옆에서 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자비를 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인 그를 시리아로 보냈던 것일 뿐이죠. 소민지 씨도 그가 이런 벌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어 시후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 소지빈을 시리아에 던져 버리면 소민지 씨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짓을 할 이유도 없고 감정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불합리하죠.""알겠습니다." 안세진은 약간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고은서 아가씨에게 뭔가 꿍꿍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자체가 골치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그를 주시하겠습니다. 혹시라도 감히 무슨 악한 짓이라도 하려고 한다면 당장 제압하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일 은서가 콘서트를 하러 올 겁니다. 해외에서도 많은 인원들을 준비할 것이고요.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좀 더 세심하게 챙겨 주시길 바랍니다.”안세진은 즉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도련님 다음으로 중요한 분이 고은서 아가씨니까요!”…….다음 날 이른 아침.비즈니스 여객기 두 대가 15분 간격으로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가 아침 일찍 착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비행기의 첫 번째 항공편은 아침 일찍 공항에서 이륙하므로 이른 아침에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많
소지빈을 본 소민지는 재빨리 멈춰서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히 옆으로 돌아섰다. 동시에 그녀는 슬며시 20~3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소지빈을 조용히 바라보았고, 김지우 앞에서 세심한 것을 어필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조금 아팠다. 그녀는 문득 엘에이치 그룹의 남자들이 하는 모든 일들에는 강력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의 아버지를 예로 들면, 그의 두 딸은 할아버지 소성봉의 손에 죽을 뻔했지만, 할아버지가 프론트 맨 역할을 요구했을 때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할아버지의 비위를 맞추며 효자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가족이 우선이 아니라 단지 엘에이치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위해 노력했을 뿐이었다. 목적 앞에서 두 딸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소민지 자신의 오빠도 지금 마찬가지었다. 며칠 전, 동생 소민지와 어머니가 할아버지에게 피해를 입었지만, 그가 여전히 할아버지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점만으로도 소지빈은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부류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고은서에게 하는 행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안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은서에 대한 그의 사랑은 결코 영향을 받지 않았고 단 한 순간의 멈춤도 없었다. 지금 고은서의 매니저 팀만이 공항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오빠가 공항에 온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은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친절하게 맞이하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세심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소지빈은 먼저 고은서의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인식을 남기기 위해 아침 일찍 김지우와 그의 일행을 데리러 온 것이다. 그는 이들이 자신이 좋은 의도를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고은서 앞에서 반드시 자신에 대해 좋은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에 대부분의 여성들은 주관이 뚜렷한 것 같지만, 사실은 딱히 이성적으로 따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많은 여자들은 처음에는 특정 남자를 좋아하지 않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속삭이고 세뇌하며 계속해서 그 남자에
그가 원하는 것은 바로 고은서의 호의를 얻기 위해서다. 따라서 이렇게 손해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어수룩한 듯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소지빈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콘서트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수백 억을 썼다는 사실은 고은서의 환심을 확실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는 콘서트에서의 고백이 성공하지 못하면, 마케팅 회사를 찾아 전체 언론을 장악할 예정이었다. 언론에서 그가 수백 억을 쓴 사실을 폭로하고 '사랑에 빠진 재벌 2세'라고 낙인 찍는다면, 고은서에게도 심리적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러한 심리적 압박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세상 물정을 잘 아는 김지우는 소지빈이 왜 그토록 세심하게 배려하는지 자연스럽게 알아차렸고, 서둘러 소지빈에게 말했다. "지빈 씨, 그렇게 예의 차리실 필요는 없으세요. 이미 회사와 연락해서 픽업 차량을 준비했으니 괜찮습니다.”소지빈은 상대방이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전혀 거리낌 없이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지우 씨, 제가 알기로는 업체 측에서 오늘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당장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신 빠르게 와서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인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짐과 장비가 많으면 절대 택시에 다 싣지 못할 테니까요.”김지우는 이 말을 듣고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대적으로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소지빈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한시라도 바삐 서둘러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행사장까지 온갖 장비를 가지고 가야 한다. 만약 소지빈이 준비한 차량을 타지 않으면 2~3시간 정도 지연될 수 있으므로 감사의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감사히 차량에 타겠습니다.”소지빈은 서둘러 말했다. "그렇게 예의를 갖추실 필요 없어요.” 그리고 그는 재빨리 김지우의 여행가방에 손을 뻗으며 말했다. "차량은 바로 문 밖에 있으니 빨리 출발하시죠.”"알겠습니다." 김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때 롤스로이스 차량 행렬의 선두.소지빈은 김지우의 옆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지우 씨, 이미 광고 공간이 많이 확보됐고, 혜리 콘서트 홍보 포스터를 24시간 올려 광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가다 보면 최소 20~30개의 광고를 볼 수 있을 거예요.”김지우는 이해가 안되는 듯 물었다. "지빈 씨, 혜리 콘서트 티켓은 이미 매진된 지 꽤 오래 되었는데, 아직도 현장 홍보를 이렇게 많이 하시는 건.. 좀 아깝지 않나요?"소지빈은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거죠! 콘서트의 수용 능력이 상한선에 도달했지만 많아도 8만 명 정도죠. 사실 콘서트에 못 가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이 홍보 포스터를 볼 수 있다면 인기가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요?”김지우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주요 검색엔진 사이트 지수를 보면 국내 연예인 중 혜리의 영향력이 가장 높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의 마인드는 오랫동안 이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의도적으로 모멘텀을 구축하지 않고 이를 피하려고 했죠.""왜죠?" 소지빈은 놀라서 물었다. "연예인들은 하루 종일 트래픽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까요. 연예계의 트래픽 광고 비용은 점점 더 비싸지고,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홍보를 위해 광고를 늘리고 제품을 판매하여 수입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반대로 하는 거죠?”김지우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은서가 원하는 것이라서요. 은서는 과도한 홍보가 한편으로는 낭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팬들을 착취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은서는 결론적으로 연예계의 광고 노출은 제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저 장기간에 걸쳐 변화하면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줄어들거나 증가하는 것일 뿐.. 그리고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주목을 받으면 다른 연예인들은 주목을 받지 못하잖아요. 따라서 다른 연예인들에게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더라고요.”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약간 불안해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우 씨, 그럼 제가 준비한 이
그러나 그녀는 마음 속으로 시후에게 놀랐다. 사실 종천우의 집안인 창신 기업은 소지빈의 엘에이치 그룹에 비해 그다지 영향력과 세력이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한국 재벌가로 고위층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지빈 조차도 감히 그를 그렇게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지만, 시후는 이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재벌 2세 연예인으로 그의 경력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유망한 미래는 시후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고 이제 더 이상 연예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게 될 정도였다.…….차량 행렬이 버킹엄 호텔에 도착했을 때, 소지빈은 김지우에게 물었다. “지우 씨, 이미 방은 예약했죠?”"네." 김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예약해 두었습니다."소지빈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어쨌든 짐을 맡기고 행사장으로 가셔야 하니까 차에서 기다리죠. 잠시 후에 나오시면 됩니다. 그럼 행사장으로 모셔드릴게요.”김지우는 별 생각 없이 답했다.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준비할게요." 그렇게 말한 김지우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소지빈은 서둘러 내려 김지우가 여행 가방을 꺼내도록 도와주고 체크인을 위해 데려간 다음 서둘러 차에 탔다. 차에 앉아 있던 소지빈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아버지 소수도가 버킹엄 호텔에서 묵은 이후로 조용히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버킹엄 호텔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김지우는 체크인을 마친 후 개인 수하물을 예약한 객실로 가져갔다. 그녀와 고은서는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럭셔리 스위트 룸에서 함께 지내면서 출근할 때 서로를 돌볼 계획이었다. 김지우는 방에 도착한 뒤 짐을 내려놓고 고은서에게 영상 통화를 요청했다. 영상은 빠르게 연결됐고, 고은서는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 물었다. "도착했어?”김지우가 답했다. "응, 이미 호텔에 왔어."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카메라를
어쩔 수 없이 김지우는 고은서의 요청에 따라 상자를 열고 고은서가 요청한 물건들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고은서는 한참 동안 영상을 보더니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언니! 내가 준비해달라고 한 건 꼭 잘 챙겨 둬야 해? 절대 실수하지 마!”"걱정하지 마!" 김지우는 입술을 구부리며 말했다. "내가 잘못해서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할게! 됐냐?”"히히!" 고은서는 행복하게 양손으로 턱을 잡고 꽃밭침을 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언니가 최고야! 사랑해!""됐어, 사랑하지 마!" 김지우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너는 네 시후 오빠를 사랑하도록 해!"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언니 말이 맞아! 내가 어떻게 언니에게 그 단어를 말할 수 있겠어? 시후 오빠만이 그 단어를 들을 자격이 있다는 건 분명하지?”김지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 "야 고은서! 남자에게 반해서 친척도 잊는 배은망덕한 것!! 내가 너에게 그렇게 친절하게 대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은서는 혀를 내밀고 장난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오케이 오케이~ 그럼 끊읍시다! 안녕!” 그 말을 한 뒤 고은서는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김지우는 고개를 저으며 고은서가 말한 물건을 내려놓은 후 서둘러 방에서 나와 다른 팀원들과 함께 모여 접수 장소로 향했다.소지빈은 천성적으로 매우 세심했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있는 내내 동행했다.차량 행렬은 고은서 팀을 콘서트 장소까지 실어 주었고, 전체 공연장은 이미 완전히 준비된 상태였다.소지빈이 준비한 밴은 이미 일행들이 가져온 장비를 행사장까지 모두 운송했다.김지우는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모두 빨리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무대 책임자는 하드웨어 장비를 신속하게 확인해주시고, 엘리베이터 점검에 집중해주세요!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함을 확인하세요. 조명 엔지니어는 신속하게 컴퓨터를 연결하여 현장 조명을 테스트하시고 장비 손상이나 숨겨진 위험이 있는지 차례로 확인해주세요!
소지빈은 서둘러 설명했다. "지우 씨,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저는 공연 계획을 변경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적으로 좋은 의도로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이 바로 혜리의 올해 첫 투어 콘서트잖아요. 그러니 이번 공연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고 싶어서 사전 통보 없이 결정을 내리고 전반적인 계획을 조정하게 된 겁니다..” 이에 대해 소지빈은 다음과 같이 약속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번에 정말 특별히 미국에서 최고의 조명 및 음향 엔지니어를 초대했으니까요. 그들은 원래 진행하게 될 팀과 소통할 것이며 장비는 완전히 이전 프로그램 계획에 최적화되었으므로 오히려 성능이 향상될 뿐 결코 문제가 되진 않을 거예요.”김지우는 소지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지빈 씨, 이 문제는 단순히 효과에 관한 것이 아니에요. 원칙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우리가 협력하기로 했다면 각자의 의무를 수행하고 자신이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거죠.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존중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신이 우리 일에 그렇게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한 일이예요! 만약 은서가 이 사실을 안다면 분명히 엄청 화낼 거라고요!" 이에 김지우는 자신이 데리고 온 동료에게 말했다. "책임자를 찾아와요. 우리가 이번 콘서트를 주최한 고객인데, 왜 우리에게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계획을 변경하는지 좀 따져야겠는데?”동료는 서둘러 말했다. "알겠어요 지우 언니, 지금 당장 찾아 올게요!"소지빈은 급히 김지우를 제지하며 말했다. "아.. 지우 씨, 이번 콘서트를 더 완벽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콘서트를 위해 소속사에서도 비용을 지불했겠지만, 저도 높은 퀄리티와 양을 모두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조명과 음향 효과를 사용해 보시면 이전 계획된 것들보다 효과가 더 좋을 것이고 작업이 헛되지 않게 잘 이루어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조명과 음향 장비는 전문가들이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